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70화 (70/349)

제70화

70화. 특수 아레나 자연의 몰락 (1)

[특수 아레나 ‘자연의 몰락’에 입장하셨습니다.]

[몰락의 원인을 제거하세요.]

어두운 하늘에 떠오른 일련의 시스템창.

아래론 잿빛과 검고 붉은 세상이 쫙 펼쳐진다.

시문은 슬쩍 미간을 찌푸렸다.

‘지독하네.’

곳곳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정체 모를 연기와 비틀리다 못해 기괴해진 초목들.

그에 걸맞은 눅눅한 공기까지.

‘뒤틀렸다는 말이 딱 어울리겠네.’

과연 특수 아레나.

‘자연의 몰락’이라는 이름과 무척이나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크하! 분위기 지린다!

-데뷔전 우승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특수 아레나라니?

-진짜 매 방송이 레전드네 ㅋㅋㅋ.

-ㄹㅇㅋㅋ. 초기부터 챙겨 본 내가 자랑스럽다.

-근데 지형이 좀 익숙한데?

-ㅇㅇ. 어디서 본 느낌임.

시청자들 역시 같은 마음인지.

채팅창이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를 보던 시문의 눈이 조금 커졌다.

‘뭐야. 채팅창이 왜 이렇게 빨라?’

본래도 채팅창이 많은 방송이긴 했으나.

지금 채팅창이 올라가는 속도는 가히 어마어마했다.

시문이 플레이어가 아니었다면 쉽사리 좇아가기도 힘들 정도.

시문은 어렵지 않게 이 현상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업적 ‘시청자 100,000명 돌파하기’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5,000점을 획득합니다.]

‘10만? 10만이라고?’

믿기 힘든 업적의 내용에 서둘러 시청자 수를 확인하는 시문.

그리고 시스템이 거짓말을 할 리 없었고.

[110,471명 시청 중.]

실제로 시청자 수는 10만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 5만 명대를 유지하던 평균 시청자 수의 두 배가 넘는 상태.

심지어.

‘계속 올라가고 있잖아?’

점점 올라가다 14만을 넘기는 걸 확인한 시문은 헛웃음을 머금었다.

‘골드 방송을 15만 명 가까이 보다니…….’

골드부턴 제대로 된 1명의 플레이어로 인정받는 구간이라지만.

결국 브실골을 엮어 심해라고 부르는 라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한데 어지간한 유망주도 평균 시청자 5만을 못 넘기는 골드 랭크대에서 14만 명이라니?

심지어 시문은 이제 막 골드 랭크로 승급한 플레이어이거늘.

‘하긴, 데뷔전 우승만 한 게 없긴 하지.’

국내 최고의 유망주, 차기 랭커 등.

여러 수식어가 달리는 것이 데뷔전 우승자 아니던가?

자신 역시 전생에선 저 시청자들의 입장이었던바.

현재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한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거 묘하게 쑥스럽네.’

슬쩍 볼을 긁은 시문은 입을 열었다.

“여러분, 계속 제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아레나 할 때 채팅은 자주 확인 못 합니다. 혹여나 질문이나 후원 못 읽어도 이해해 주세요.”

-물논이죵!

-충성충성! ^^7

-유입들아 들었지? 우리 형 집중할 땐 답 못 해 줘~.

-ㄱㅊㄱㅊ. 우리끼리 놀면 됨 ㅋㅋ.

기존 시청자들이 더해져 알아서 수긍하는 채팅창.

그대로 채팅창을 닫으려던 시문은 아차하고 말을 덧붙였다.

“아. 매니저님, 혹시나 과한 채팅이나 어그로 과하게 끄는 분들 싹 벤해 주세요.”

사람이 많은 만큼 채팅창 관리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었다.

[성좌 검은 염소가 두 눈을 반짝이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캬! 염소 누님 칼춤 각인가?

-ㄷㄷ 킹갓 염소님…….

-다들 바짝 엎드리도록 해!

대번에 반응을 보내는 성좌 검은 염소.

그 믿음직한 모습에 고개를 끄덕인 시문은 채팅창을 닫고 걸음을 옮겼다.

사박.

잔뜩 쌓인 낙엽을 밟는 것처럼.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마른 낙엽들이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황폐한 주변을 살피며 전진하던 시문은 턱을 괴었다.

본디 특수 아레나는 목표가 모호하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직접 그 힌트들로 클리어를 해내야 하는데.

‘목표가 몰락의 원인을 제거하라였지?’

자연의 몰락이라는 특수 아레나의 이름과 몰락의 원인 제거까지.

두 단서를 조합한 시문은 어렵지 않게 목표 지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긴가.”

조금 먼 곳에 자리한 거대한 나무.

구름까지 꿰뚫고 자라난 나무는 그 거대한 크기와 달리.

나뭇잎 하나 없이 앙상하게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시문은 나무의 정체를 대번에 파악했다.

‘세계수로군.’

특수 아레나 자연의 몰락과 현 상황을 종합해 보면 뻔했다.

그곳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음?”

시문의 고개가 휙 돌아간다.

‘뭔가 들렸던 거 같은데?’

이내.

따악.

손가락을 튕기는 시문.

귀에 [화이트돌핀의 인체조직]이 연성되자, 희미했던 소리가 한결 자세히 들렸다.

“……했어!”

“피……!”

다급함이 실린 고성들.

‘저쪽이군.’

위치는 마침 말라 버린 세계수로 가는 방향.

[블랙팬서의 신체조직]을 연성한 시문은 곧장 땅을 박차고 달려갔다.

얼마 가지 않아.

쿠웅.

“제기랄!”

“망할! 딜 좀 해 봐!”

거구의 괴물과 전투 중인 3인의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놀라운 것은.

“잠깐. 플레이어?”

저들 모두가 특수 아레나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아닌, 플레이어 같다는 것이다.

아니, 틀림없었다.

“저 새끼 그쪽으로 간다!”

“으아아! 말만 하지 말고 좀 막아 보라고!”

“어그로가 안 잡혀! 그냥 째!”

말하는 것부터 걸치고 있는 장비까지.

누가 봐도 갤럭시 아레나에 참가한 플레이어였으니까.

-뭐야, 플레이어잖아?

-ㅁㅊ! 진짜네.

-이거 1인 특수 아레나 아니었음?

-맞음. 혼자 참가했는데 왜 갑자기 다른 플레이어들이 나와?

채팅창도 상황이 파악되었는지 어마어마한 속도로 올라갔다.

-잠깐. 저 검사 박태민 아냐?

-진짜네? 근데 박태민은 플래티넘이잖아.

-옆에 궁수는 백인, 힐러는 흑인이네. 여기 플래 맞나 본데?

-ㅅㅂ ㅋㅋㅋ. 특아에서 다른 플레이어 나오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플래티넘이라고?

-어쩐지. 아까부터 맵이 익숙하다 했더니, 여기 부패한 숲인가 본데?

-ㅇㅇ 맞는 듯. 부패한 숲은 플래티넘부터 등장하는 지역이니까.

채팅창을 닫고 있긴 했으나.

‘보아하니 플래티넘들이군.’

시문 역시 상위권인 플래티넘부턴 월드 매칭임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

거기에다 저들이 상대하는 몬스터는 다름 아닌, 플래티넘부터 등장하는 상급 용족 코카트리스 아니던가.

꼬꼬꼬!

닭 특유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거대한 덩치 때문인지.

울음소리는 무척이나 위협적으로 들려왔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다들 귀 막아!”

“커헉!”

“악!”

서둘러 귀를 틀어막는 검사 박태민.

그러나 뒤편에서 시위를 당기던 백인과 기도를 준비하던 흑인은 미처 대응하지 못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코카트리스의 울음소리.

하울링에 당한 것이다.

“젠장!”

후방에서 지원하던 두 파티원이 쓰러져서일까?

박태민은 검기를 둘렀음에도.

“빌어먹을! 나 혼자서 뭘 어쩌라고!”

점차 뒷걸음질을 치며, 코카트리스의 공격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내.

쿵.

“컥!”

기다란 꼬리에 일격을 허용하곤 허공을 붕 나는 박태민.

그가 내동댕이쳐진 곳은 다름 아닌 시문의 앞이었고.

“으…… 누, 누구……?”

3인 협력 조건임을 아는 박태민은 또 다른 플레이어의 등장에 당황을 숨기지 못했다.

“쯧.”

혀를 찬 시문은 작게 한숨을 쉬며 정면을 바라봤다.

파충류의 하반신.

거기에 생뚱맞게 달려 있는 수탉의 머리통이 시문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역시 진즉부터 날 눈치채고 있었나.’

시선만 박태민의 일행을 향했을 뿐.

이미 이 일대로 접어든 순간부터 코카트리스의 감각에 걸려든 것이다.

간단한 언어도 못 할 정도로 지능이 낮지만.

꼬꼬.

야수형 용족답게 동물적인 감각 하나는 타고난 녀석이니까.

따악.

[오우거의 신체조직]까지 동시 연성한 시문은 즉시 땅을 박찼다.

콰앙.

그 자리로 곧장 처박히는 두툼한 꼬리.

이어 코카트리스의 꼬리가 귀신같이 하늘로 솟구친다.

짜악.

꼬오옥!!

시원한 타격음과 함께 터져 나오는 코카트리스의 비명.

치솟는 코카트리스의 꼬리를 시문이 걷어찬 것이다.

코카트리스가 상급 용족.

그것도 지능 대신 육체적인 능력이 대폭 발달한 용족임을 따져 보면.

아무리 동시 인체 연성을 한 시문이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문은 해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역시 천마신공. 성취도가 한 단계 올랐을 뿐인데, 느낌부터 달라.’

2성에 오른 천마신공.

그에 따라 현자의 돌에서 운용되는 마기의 수준이 달라진 것이다.

보통 전투계 스킬이나 무공들의 성장 수준을 따져 보면 가히 격이 다른 성장 폭이었다.

‘괜히 천마신공이 아닌 거지.’

꼬로록!

걷어차인 꼬리가 어지간히도 아팠던 것일까?

수탉 같은 머리통에 어울리지 않는 파충류의 동공이 크게 확장된다.

굳이 사안을 활성화하지 않았어도.

‘빡쳤군.’

녀석이 열을 받았다는 걸 알아차린 시문은 자연스레 한층 성장한 천마신공의 구결에 몸을 맡겼다.

이어.

콰가가각!

고수준의 뇌속성 마법처럼.

엄청난 속도로 내리꽂히는 코카트리스의 부리.

그 포화와 같은 공세 속에서.

스륵.

시문은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무시무시한 연격을 피해 냈다.

심지어.

꼬곡?!

역으로 점차 더욱 파고드는 시문.

전광석화 같은 연격을 쏟아 내고 있음에도.

‘아직 천마군림보는 못 배웠지만, 이 정도의 회피는 충분하지.’

시문은 그 속을 여유롭게 거닐며, 공격을 쏟아 내는 코카트리스를 역으로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와…… X발! 이게 뭐임?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자, 전투계님들 등판해 주세요.

-전투계고 자시고, 저 뱀닭 새끼 겪어 본 사람들은 알아. 저렇게 피한다는 게 말이 안 돼.

-ㅇㅈ. 하도 빨라서 어지간한 플래들도 회피할 생각을 못 하는데.

-민첩이 주력인 플레이어들도 겨우 피하는 거임. 그걸 저렇게 연속으로…….

그 가공할 만한 광경에 시청자들은 일제히 경악을 토했다.

꼬오오옥!!

공격을 피하다 못해, 역으로 파고드는 시문에 위기감을 느낀 것일까?

뒷걸음치며 부리를 쪼아 대던 코카트리스가 느닷없이 울음을 질렀다.

일전에 박태민의 파티원들을 전투 불가로 만든 하울링이었다.

하지만.

타탓.

아무런 반응도 없이 무심하게 거리를 좁히는 시문.

‘용족인 이상, 저런 건 내게 안 통하지.’

이미 데뷔전에서 최상급 용족 나가를 상대했을 때도 조금의 위축도 없었던 시문이다.

8개의 팔을 지녔던 나가 공주 아샤즈급의 용족이 아니고서야.

감히 용신 티아메트의 피를 이은 시문을 상급 용족의 하울링 따위가 영향을 줄 순 없는 노릇.

코카트리스 역시 그 사실을 눈치챈 것일까?

꼬고곡!

녀석은 하울링을 내뿜던 부리를 닫고.

눈을 부릅뜨며 회색의 빛을 품기 시작했다.

코카트리스를 상급 용족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능력.

석화였다.

“시, 시선을 돌리십쇼!!”

뒤편에서 다급히 들려오는 박태민의 목소리.

플래티넘 랭크의 플레이어인 만큼, 코카트리스의 기술을 꿰뚫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석화 능력의 유무를 알고 있는 건 박태민만이 아니었다.

‘이걸 기다렸지.’

회색으로 빛나는 코카트리스의 눈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키이잉.

곧장 오딘의 눈을 활성화하는 시문.

활성화된 오딘의 눈엔 파충류 특유의 기다란 동공이 나타났고.

꼬, 꼬고곡?!

사안을 마주한 코카트리스는 마치 자신이 석화에 당한 것처럼 얼어붙었다.

이어.

“잘 가라.”

놈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한 시문은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곳엔 한껏 응축된 시커먼 기운, 마기가 넘실거렸다.

천마신공(天魔神功).

파(波) 섬멸포(殲滅砲).

일직선으로 쭉 쏘아지는 마기.

역설적이게도.

광선이라 불러야 마땅할 검은 기운은 너무나도 깔끔하게 코카트리스의 머리통을 관통했고.

피잉.

공간째로 도려낸 듯.

횅하게 뚫린 거대 수탉의 미간 사이로 뒤편에 부패한 숲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결과는 하나였다.

쿠웅.

묵직한 진동을 남기며 쓰러지는 코카트리스.

단 일격에 허무하게 죽어 버린 상급 용족의 최후에.

“…….”

-…….

박태민을 포함한 채팅창은 잠시간의 침묵에 빠졌다.

* * *

‘이게 대체…….’

플래티넘 랭크의 플레이어.

박태민은 혼란스러운 얼굴로 뚜렷한 이목구비의 미청년을 바라봤다.

이내.

“잠깐. 저 사람!”

박태민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까는 코카트리스의 꼬리에 얻어맞은 터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었지만.

어느 정도 몸을 가눈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호, 혹시 김시문 플레이어 아니신지요?”

“예, 맞습니다. 절 아십니까?”

“모를 수가 없죠!”

자연스레 높아지는 박태민의 톤.

그럴 수밖에.

“이번 골드 데뷔전의 우승자시잖습니까!”

골드 랭크 데뷔전의 우승자.

그것이 주는 타이틀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고.

실제로 상위 구간의 플레이어들도 골드 데뷔전은 눈여겨보는 편이었다.

차후 자신들의 구간에 반드시 나타날 강자였으니까.

고로 조금의 경쟁심을 품어도 이상할 것이 없었으나.

“하하! 데뷔전의 우승자를 이런 곳에서 뵐 줄은 꿈에도 예상 못 했습니다!”

박태민은 감히 그런 마음을 품지 못했다.

이유야 간단했다.

‘아까 그 미친 회피력에 마법 저항력이 높은 코카트리스를 한 방 컷 낸 마법까지.’

자신보다 훨씬 강하다.

그 사실을 몸소 목도했으니, 어찌 경쟁심을 품을 수 있겠는가?

대신 호기심이 생겨났다.

“근데 시문 님. 혹시 플래티넘이십니까?”

“아니요, 골드입니다.”

“그, 그렇죠? 얼마 전에 골드 데뷔전을 치르셨는데…… 하하!”

근데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애당초 랭크를 떠나서 어떻게 자신의 아레나에 참가자도 아닌 시문이 나타난 거야?

차마 묻지는 못하고 뒷머리를 벅벅 긁는 박태민.

그의 의문을 눈치챈 것일까.

“지금 특수 아레나를 진행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소리가 나서 와 본 겁니다.”

특수 아레나가 다른 플레이어의 아레나와 함께 매칭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지만.

워낙 신기한 일들이 많이 펼쳐지는 것이 특수 아레나인지라.

“그, 그렇군요. 특수 아레나라…….”

박태민은 별다른 물음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아! 예! 도와주셔서 감사했―.”

뚝 끊어지는 박태민의 인사.

인사를 끝내기도 전에 시문의 신형이 저 멀리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게 골드라고?’

기가 찬 표정으로 시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박태민.

이내.

‘어라? 잠깐만. 이거 잘하면?’

“으으으…….”

“으음…….”

신음하며 바닥을 뒹구는 팀원들을 힐끔한 그는 곧장 시문이 사라진 방향으로 달렸다.

‘골드 주제에 저렇게 강한 걸 보면 분명 남들이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거야.’

하다못해 지금 시문이 하고 있다는 특수 아레나에 발만 슬쩍 담글 수 있어도.

제법 쏠쏠한 보상을 받아먹을 수 있으리라.

그렇게 화색을 띤 얼굴로 한동안 숲을 내달리던 박태민은.

퉁.

“읏!”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쳐 밀려났다.

그의 눈앞으론.

[입장 자격이 없습니다.]

짤막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망할! 골드도 되는데 플래가 안 된다는 게 말이 돼?!”

특수 아레나의 입장 조건이 입장 아이템의 보유임을 모르지 않지만.

막상 시스템에 막히자, 울화통을 토하는 박태민.

그런 그의 귓가로.

꼬.

꼬꼭?

닭 특유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순식간에 얼어붙은 채.

“어…….”

고장 난 기계처럼 고개를 돌리는 박태민.

그곳엔.

“여, 엿됐다…….”

세 마리의 코카트리스가 회색 안광을 반짝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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