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화
210화. 힘이 다가 아니란다 (3)
검보라색.
어찌 보면 매혹적이나.
어찌 보면 더없이 음험하고 위험한 그 색이 녹색의 세상을 덧칠한다.
정확히는.
스르르.
검보라색으로 이루어진 실이라고 해야겠지.
에이션트 드래곤이 드래곤 캐스팅으로 쏟아낸 수십 가지의 마법은 온데간데없었다.
그저.
스르르.
스윽.
자신을 제외한 다른 어떤 색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녹색의 세상을 삽시간 검보라색으로 채워갈 뿐.
물론 예외는 있었다.
지이이잉.
백금으로 환하게 빛나는 방첨탑.
오벨리스크의 영역만큼은 검보라색의 실도 침범할 수가 없었고.
“이, 이럴 수가……!”
녹색의 거대한 존재.
에이션트 드래곤인 에트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두 예외의 상황이 조금 다르긴 했다.
백금의 오벨리스크의 경우.
검보라색의 실이 감히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영역이었고.
녹색의 에트라의 경우.
치이이.
치익!
수많은 검보라색 실이 쉬지 않고 그녀를 노렸으나.
에이션트 드래곤의 막강한 마력으로 그것들을 녹여 내고 있었으니까.
하나 신경이 꽤나 쓰이는 것일까?
“빌어먹을!”
짜증을 토한 그녀는.
“더러운 공허의 부산물 따위가! 저리 꺼. 져. 라!”
용언까지 내뱉고 나서야.
사방에서 날아드는 검보라색의 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자.
사가각.
가벼우나 날카로운 소리가 연이어 들려온다.
점점 가까워지듯.
점차 작아지던 소리는 갑작스레 뚝 멈추더니.
스륵.
검보라색의 공간을 가르며, 그 정체를 드러냈다.
“흐응~.”
창백하다 못해, 잿빛이 감도는 살결에.
“이게 얼마만의 외출인지…….”
나른함과 끈적함이 뒤섞인 목소리.
가슴조차 간신히 가리는 그녀의 상반신을 고려해보면 퍽이나 외설적이었으나.
“타 차원의 공기는 늘 새롭네요.”
사각.
가볍고 날카로운 걸음을 내딛는 거대한 하반신을 보자면.
외설적이라는 생각 따위는 전혀 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나~ 이게 누구야? 위대한 2용제님의 제2전령 아니신가?”
그녀가 내딛는 다리‘들’.
골반쯤에 달린 거대한 독니와 좌우로 칼날처럼 세워진 8개의 다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전신의 소름이 돋을 정도로 흉측했으니까.
이는 강대한 에이션트 드래곤조차 피해갈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너, 넌!”
에트라는 처음으로 목소리까지 떨어가며.
공간을 가르고 등장한 거대 거미 여성을 노려봤다.
그에.
“잠깐 에트라. 우리 5천 년만의 해후는 조금 있다 나누자? 난…….”
비소를 흘린 거미 여성은 몸을 돌려.
“그 유명하신 저편의 귀빈을 몸소 알현해야 해서 말이야.”
시문을 바라봤다.
“저, 저편의 귀빈이라고?!”
그녀의 뒤편에서 에트라의 충격이 들려왔으나.
사각.
그것을 깔끔히 무시한 채.
시문을 향해 다가간 그녀는 십 미터는 훌쩍 넘는 몸을 숙이곤.
“저편의 귀빈을 뵙습니다. 전 경계의 방직공을 모시는 사도이자, 렝의 거미들의 여왕. 아라크레아라고 합니다.”
골반쯤에 달린 거대한 독니까지 공손히 모아 예를 표했다.
시문 역시.
“반갑습니다. 아라크레아. 한 종족의 여왕을 뵙게 되어 영광이네요.”
정중히 눈앞의 거미 여왕의 인사를 받았다.
하나.
“저 따위에게 어찌 저편의 귀빈께서 예를 보이시는지요.”
그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제가 모시는 신께서도 귀빈으로 모시는 분이신데…… 부디 예를 거두어주시지요.”
아라크레아라 소개한 거미 여왕은 정중히 고개를 저었다.
그에 잠시 눈을 끔뻑이던 시문은 진실로 부담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에.
“어음…… 그럼 뭐, 알겠어요.”
멋쩍은 듯.
슬쩍 볼을 긁적인 시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와 다르게 확실히 예가 덜 느껴지는 모습 덕분일까?
“그럼 귀빈께서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확실히 여쭈어봐도 될는지요.”
한결 여유를 되찾은 아라크레아는 우아한 귀부인처럼.
두 손과 아래의 독니를 기품있게 모으며 물어왔다.
물론.
“후후. 대충 짐작이야 가지만 말이죠.”
뒤편에서 경악 어린 두 눈을 부릅뜬 에이션트 드래곤을 힐끔하며 말이다.
그 모습에 시문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소환의 절차 때문이군요.”
“역시 귀빈이십니다.”
아라크레아는 송곳니가 드러나는 날카로운 미소를 흘렸다.
“그분의 신물로 소환된 만큼, 명백한 목적성이 요구되어야 하거든요.”
“하긴. 이런 방식의 소환은 여러모로 제약이 많으니까요.”
레메게톤의 첫 번째 장이자 열쇠인 아르스 게티아.
그로 인해 마수를 소환할 수 있는 시문은 소환의 장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특히나.
신의 권속인 사도의 소환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좋아요. 확실히 지정하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시문은 눈을 돌려.
경악 어린 눈초리의 거대한 드래곤을 바라봤다.
“에이션트 드래곤 에트라. 그녀의 죽음을 원합니다. 가능한가요?”
시문의 물음에.
“호, 호호호홋!!”
갑작스레 웃음을 터뜨리는 아라크레아.
상체의 두 팔과 독니로 제 몸을 끌어안은 그녀는 폭소라 부를 정도로 자지러졌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과연 저편의 귀빈이십니다. 이런 재밌는 농은 만 년 만에 들어보는군요!”
제 거미줄로 짠 듯한 검보라색의 손수건.
그것으로 물기 어린 눈가를 우아하게 닦아낸 아라크레아는 웃음기가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답했다.
“에트라. 저 오만한 그린 드래곤을 처음 조우한 지가 5천 년 전이었지요. 그래. 웜급에 올랐을 때군요.”
즐거운 추억이라도 되는 것인지.
과거를 회상하는 아라크레아의 눈동자는 어딘가 아련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답니다? 제 아이들에게 사로잡혀, 눈물을 줄줄 흘리던 그때가 말이지요.”
“다, 닥치지 못해?!”
대번에 튀어나오는 에트라의 노성.
드래곤 피어를 머금은 노성은 대기를 일렁이게 만들 정도로 강렬했으나.
“지금처럼 저리 앙칼지지도 못했죠. 그저 살려달라는 애원과 잘난 용제들을 부르짖으며, 협박을 해댔을 뿐.”
그것은 안중에도 없는지.
에트라에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때 저의 둥지로 2용제가 난입했고, 저의 신께서 워낙 나태하신 덕분에…….”
아라크레아는 제 할 말만을 이어나갔다.
“저 앙칼진 그린 드래곤이 5천 년의 생을 더 살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어느새 손수건을 착착 접어 넣은 그녀는 드디어.
사각.
에트라를 향해 시선을 던져주었다.
“그 덕에 에이션트급이 되긴 했으나…… 군단장이나 사도급도 아니고. 고작 전령.”
칼날처럼 날카롭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제 턱을 톡톡 두드리는 아라크레아는.
“그것도 제2전령 따위를 이 아라크레아가 어찌 못하겠습니까? 그러니…….”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니 부디 즐겨주시지요.”
이내.
“경계의 방직공의 사도인 이 아라크레아가 바칠 공연을.”
음험한 공허가 그녀의 눈동자에서 스멀스멀 흘러나왔다.
* * *
오우거만 한 크기의 마법진들.
그 크기답게.
화르륵!
파츠측.
최소 7성.
더러 8성급의 마법 십여 가지를 연발로 내뱉는다.
하나.
스륵.
허공을 가르는 실.
머금고 있는 검보라색의 공허가 아니었다면.
그 존재조차 알아차리지 못했을 실들이 갖가지의 형태로 마법들을 가로막았다.
이내.
진압되는 잔불처럼.
푸쉭.
피이이…….
공허의 실에 닿자마자.
삽시간 형체가 무너지며 사그라드는 마법들.
그 마법들이 7, 8성에 달하는 고위급 마법이길 따지기 이전에.
“또!”
강대한 크기의 존재.
최전성기인 에이션트 드래곤의 마법임을 고려해 보면.
정말이지 말이 되지 않는 현상이었다.
“빌어먹을!”
사그라드는 마법에 에트라는 짜증을 토하며 이를 빠득 갈았다.
‘그 많고 많은 권속 중에 하필 사도를 만나선!’
사도.
성좌의 권속 중에서 가장 성좌와 가까운 존재.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도들이 사용하는 권능은 반신과 비견될 정도였다.
거기다.
‘어디 저편의 잡신도 아니고! 경계의 방직공이라니!’
저편의 성좌 중에서도 수준급의 성좌.
경계의 방직공의 사도가 다루는 권능은 에이션트 드래곤조차 버거웠다.
아니.
솔직히 버거움을 넘어 두려울 지경이었다.
그런 에트라의 속내를 읽은 것일까?
“후후. 이제야 좀 익숙한 모습이 보이는구나. 에트라.”
아라크레아의 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
그에.
“개소리 마라!”
펄럭.
눈매를 꿈틀거린 에트라는 거대한 두 장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러자.
우우웅!
강맹한 이명과 함께 우수수 맺히는 수십 개의 대마법진.
또 한 번 이어지는 드래곤 캐스팅에도.
“같은 짓을 반복하는 어리석음은 5천 년이 지나도 여전하구나.”
그저 진득한 비웃음만을 걸치는 아라크레아.
“나까지 같이 어리석을 이유는 없으니…… 이번엔 패턴을 좀 바꿔볼까?”
따악.
그녀는 칼날 같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고.
스륵.
곧바로 에트라의 주변 공간이 일렁거렸다.
이 검보라색 공간을 이루는 실.
정확히는 거미줄이라고 해야 할 그것들은 실타래가 풀리듯.
검보라색의 공간에서 풀려 나와, 강맹하게 빛나는 녹색의 마법진에 녹아들었다.
두 개의 색이 맞닿자마자.
콰가가가각!!
이명이 마찰하는 소리가 고막을 어지럽혔다.
이내.
츠츠측.
혈관 내부로 급속히 퍼져나가는 독액처럼.
공허의 거미줄들은 발광하는 녹색의 마법진들을 뚫고.
기이하고 복잡한 녹색의 마법진 사이를 무자비하게 누볐다.
이내.
“8성의 마법이 고작 이 정도 수준이라니…….”
아라크레아가 한심한 듯 한쪽 팔을 슬쩍 들어 올리자.
“에트라. 네가 2전령에 불과한 이유가 있구나?”
쩌정!
에트라의 마법진들은 한 줌의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고작 손짓 한 번으로 깨어져 버린 드래곤 캐스팅.
그와 함께.
“이, 이럴 수가!”
에이션트 드래곤의 드높은 자존심도 깨져버렸으나 다행히도.
“크윽!”
에트라는 이성을 잃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저 망할 렝의 여왕은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경계의 방직공.
저편에서도 상위급의 성좌임을 논하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사도를 많이 두지 않는 성좌였다.
고로 그의 사도인 아라크레아가 가지는 그의 권능은 에이션트 드래곤으로서도 대응자체가 불가능한 수준.
그렇다면.
‘일단 달아난다. 그 후에 후일을 도모해야 해.’
일단 이 자리에서 벗어나, 다시 김시문을 노리는 게 현명한 선택일 터.
‘김시문이 반지를 소모한 것으로 보아, 아라크레아의 소환은 더 이상 불가능할 테니까.’
애당초 저만한 존재를 마음대로 불러낸다면.
갤럭시 아레나에서 가만히 있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난색이 감돌던 에트라의 눈에 한 줄기의 감정이 떠오른다.
‘이번 작전은 2용제께서 많은 것을 투자하신 작전. 이대로 달아나기엔 그분도, 나도. 잃는 게 너무 많아. 그러니…….’
분노.
그것을 머금은 에트라는.
‘곱게 물러나진 않겠다.’
펄럭.
거대한 날개를 펄럭였다.
그녀의 속내를 읽은 것인지.
“호호! 또 도망이니? 어쩜 에트라. 넌 5천 년 전과 변함이 없는지…… 하긴, 너희 용족들이 다 그렇지.”
아라크레아의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공허가 한층 더 짙어졌다.
“늘 잘난 척 코를 들고 다니지만,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주저 없이 도망을 택하잖니?”
“닥쳐라!”
츠하아아아.
무영창으로 터져 나오는 산성 구름과 독 마법들.
“후후. 앙탈은.”
아라크레아는 코웃음을 치며, 그것들을 가뿐히 지워버렸다.
그러나.
방금 것은 시간 끌기에 불과했다는 듯.
스흐으으으.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안 그래도 거대한 흉부와 복부를 더욱 부풀리는 에트라.
그녀의 호흡에 따라.
휘이이.
거대한 공기의 흐름이 뾰족한 주둥이로 휘몰아쳤고.
크고 날카로운 이빨들 사이로.
우웅.
희미한 이명과 함께 심상치 않은 녹광이 흘러나왔다.
시문의 품에 있던 고말숙이 저도 모르게 읊조렸다.
“드래곤 브레스…….”
드래곤 브레스.
최고의 용족인 드래곤에게 허락된 최강의 무기이자, 권능의 집합체.
랭커들조차 단숨에 증발시키는 그 강대한 힘이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심지어 에트라는 에이션트 드래곤 아니던가?
그 위력은 가히 상상이 불가했으나.
“이제야 꽤 흥이 달아오르네.”
아라크레아는 여유만을 내보일 따름이었다.
하나 드래곤 브레스가 쏘아지기 직전.
“죽어라!”
에트라의 거대한 주둥이가 아라크레아가 아닌.
아예 다른 방향을 향했고.
“아, 안 돼!!!”
아라크레아의 비명과 함께.
콰아아아아아!
검보라색의 공간마저 살라버리는 녹색의 광선이 시문을 향해 쏘아졌다.
* * *
화아아아!
눈앞의 모든 것이 짙은 녹색의 섬광으로 점멸한다.
그 광경을 목도하고 있는 눈도.
그리고 그 눈을 유지시키는 몸도 응당 녹색의 섬광에 파묻혀 사라져야 했지만.
“음.”
시문은 침음이 아닌 침음을 작게 흘릴 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어마어마한 녹색의 광선을 응시했다.
정확히는.
츠츠츠츠츠!!
그것을 막아 내고 있는 그물 형태의 검보라색 거미줄이라고 해야겠지.
그리고.
[감히…….]
갑작스레 들려오는 이명이 뒤틀린 듯한 목소리.
그래.
꼭 경계의 방직공의 그것과 비슷한 목소리가.
[이 아라크레아의 눈앞에서. 이딴 개짓거리를 해?!]
거대한 분노를 실은 채.
공간 전체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내.
츠측.
녹색의 브레스가 완전히 사라지자.
쿠우웅!
강렬한 진동이 일어난다.
그나마 귀부인 같았던 10미터 크기의 거미 여왕은 어디 갔는지.
[그냥 달아나는 것도 모자라, 내 앞에서 저편의 귀빈을 노려?!]
어느새 소행성급의 크기로 자라난 아라크레아가 그 거대한 팔을 들어 올렸다.
그 끝엔.
[어디 짖어 보거라. 에트라. 이 렝의 여왕이 그리도 우스워 보였더냐?]
날카로운 손톱에 몸이 꿰뚫린 채.
“커, 커헉!”
간헐적으로 경련 중인 녹색의 드래곤이 한 마리 보였다.
소행성급의 압도적인 크기 때문인지.
어지간한 빌딩만 한 크기임에도 무척이나 작아 보이는 에트라.
꿰뚫린 부위가 상체이기 때문일까?
스으으…….
피 대신 녹색의 기운을 줄줄 흘리는 그녀를 본 시문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드래곤 하트가 박살 났군.’
뀨웅이 때도 그랬지만.
드래곤 하트는 드래곤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것.
그것이 박살 났다면 아무리 에이션트 드래곤이라도 두 번 다시 재활할 수 없을 터였다.
이를 증명하듯.
에트라의 드래곤 브레스로 인해 지워진 공간.
정확히는 덧칠해진 검보라색의 실들이 지워졌다고 해야겠지.
스르르르.
그 사이로 드러난 짙은 녹색의 공간들이 서서히 옅어진다.
처음 에트라가 펼쳤던 녹색의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내.
[귀빈이시여. 당신의 명령을 완수하기 위하여, 전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쿠그그그.
소행성급의 거대 거미 여왕이 정중한 예를 표하곤.
[감히 내 앞에서 귀빈을 노리다 못해, 나의 진신까지 꺼내게 만든 대가는 아주 톡톡히 받아내 주겠다. 에트라.]
쓰레기봉투마냥.
제 손가락에 꿰뚫려 덜렁거리는 에트라를 들고, 저편의 문을 열어 돌아가는 아라크레아.
그렇게.
“이렇…… 에키드…….”
저편 너머로 초라하게 사라지는 에이션트 드래곤의 읊조림을 끝으로.
[오류의 원인 확인.]
[해당 길드전을 즉시 종료합니다.]
갑작스러운 갤럭시 아레나의 메시지를 시작으로.
[성좌 제우스와 오딘이 허겁지겁 당신을 발견하곤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성좌 천마와 바알이 믿음의 눈빛을 보냅니다.]
[성좌 검은 염소와 라가 갤럭시 아레나에 격렬한 항의를 보냅니다.]
성좌들의 반응이 우후죽순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