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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242화 (242/349)

제242화

242화. 전부 역방향으로 (4)

상황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우선.

[성좌 케찰코아틀의 추방을 잠시 중단합니다.]

케찰코아틀의 추방이 잠시 멈췄고.

한 줄기의 빛과 함께.

[피해 보상 협의를 위한 특수 영역이 생성됩니다.]

[특수 영역에선 그 어떤 권능이나 무력도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파괴된 주변의 일정 영역이 하얀빛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그래.

꼭 아레나 대기실의 검은 무주 공간의 백색 버전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공간으로 들어선 두 존재.

시문과 그 비슷한 크기로 줄어든 케찰코아틀은 부서진 제단 앞에 자리했다.

“갤럭시 아레나?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대화는 비밀로 해주세요. 당신들조차도 들을 수 없게.”

시문은 허공을 보며 요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저번 길드전으로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해도, 아직 용족과 연이 닿은 이들이 내부에 남아 있을 테니.’

아레나 측에 있을 용족의 끄나풀에게 자신의 정보를 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런 시문의 눈앞으로.

[플레이어 김시문의 요구를 받아들입니다.]

[특수 영역이 모든 차원과 격리됩니다.]

곧바로 메시지가 떠오르며, 무형의 파장이 특수 공간 전체로 퍼져 나갔고.

허공에 떠오른 메시지를 잠시 바라보던 케찰코아틀은.

[김시문. 대체 넌 뭐 하는 존재지?]

곧바로 특수 공간에 들어서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의문을 토해 냈다.

[네놈은 겁이 없는 것이냐? 아니면 필멸자 특유의 무지로 위험이라는 걸 모르는 것이냐?]

“그게 무슨 말이야?”

[갤럭시 아레나 말이다!]

케찰코아틀은 믿기지 않는 눈으로 시문을 바라봤고.

[방금도 그렇고. 어떻게 일개 플레이어가 갤럭시 아레나에게 그렇게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거지?]

“성좌면 잘 알지 않나? 갤럭시 아레나는 공정성을 추구하잖아. 난 그에 합당한 요구를 한 거고.”

뭐가 문제냐는 듯.

멀뚱멀뚱한 눈으로 답하는 시문에.

[그러니까! 내 말은 저 악랄한 놈들이 어찌 일개 플레이어의 요구에!]

케찰코아틀은 안광을 번뜩이며 언성을 높였으나 거기까지였다.

[후…… 하긴, 신왕들이 괜히 관심을 두는 게 아니겠지. 아니, 그들 때문에 이리 대우를 하는 것인가?]

한숨을 푹 내쉬는 그는 저 혼자 중얼거리더니.

[어찌 되었건, 네게 요구하고 싶은 피해 보상이 무엇이냐?]

곧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며 물었다.

[말했다시피. 내가 이번 일에서 얻어 낸 것은 없다. 기껏 준비해 둔 사기는 네놈이 홀라당 먹어버렸으니.]

“자꾸 얻은 것이 없다고 그러는 하는데. 착각하지 마.”

체르노젬.

케찰코아틀은 지구 3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그곳의 방대한 생명력을 노렸다.

물론 빠른 대응으로.

전생처럼 유라시아 대륙의 북부가 죽음의 땅으로 변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내가 요구하는 건 ‘그쪽이 입힌 피해’에 대한 보상이니까.”

[그래. 요점은 나도 알겠다만…….]

잠시 말끝을 흐리는 케찰코아틀.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닌, 진실로 고민하는 모양새였다.

이내.

[체르노젬에서 뽑아 낸 생명력에 대한 부분이라면, 정말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케찰코아틀은 고개를 저었다.

“왜지?”

[내 개입이 있었다곤 하나, 체르노젬의 의식은 전적으로 말리크를 비롯한 버러지들이 이룬 일이니까.]

“직접 손을 쓰지 않았으니. 인과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필멸자 주제에. 인과에 대해 제법 아는구나.]

그는 조금 신기하다는 듯.

시문을 바라봤다.

[네 말대로다. 거기다 내가 조금의 제물이라도 받아들였다면 모를까. 그조차 아니지.]

“제단을 말하는 거구나.”

[그렇다. 네놈이 부숴버린 나의 제단은 총 2가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하나는 깃털뱀의 진을 펼쳐, 케찰코아틀의 영역으로 만듦과 동시에.

일대의 생명력을 빨아들여 사기로 전환, 저장하는 역할이었고.

[다른 하나는 갤럭시 아레나의 시선을 은폐시키는 것.]

그래서 시문이 제단을 부수자마자.

갤럭시 아레나가 그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곧바로 제재를 가해온 것 아니던가?

[고로 네가 체르노젬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다 해도. 내가 줄 수 있는 건, 몰래 개입한 것에 대한 값뿐이다.]

애당초 이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벌인 이는 말리크를 비롯한 그 휘하.

즉 지구의 플레이어들이었다.

케찰코아틀이 이번 일을 시켰다고 한들.

그가 직접적으로 권능이나 무력을 행사한 부분은 많지 않았고.

그조차 제단이라는 나름의 정식적인 절차로 이루어졌기에.

“그럼 보상은 얼마 되지도 않겠군.”

[그렇다.]

케찰코아틀이 줄 수 있는 보상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네가 원한다면, 내 어떻게든 보상을 짜내어 줄 순 있다.]

“그래? 근데 그냥 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냥 줄 거였으면 이렇게 말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를 증명하듯.

[잘 알고 있군. 단 한 가지의 질문만 답해준다면, 내 최대한 보상을 챙겨주도록 하지.]

“잠깐. 그 질문을 하기 이전에, 최대한 챙겨 주면 뭘 얼마나 줄 수 있는데?”

[갤럭시 아레나의 등급으로 따지면…… 그래. SSS 등급 수준의 아이템이 되겠지.]

“쓰읍.”

쓴 숨을 들이켜는 시문.

이유는 다름 아니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맛이 너무 없는데?’

SSS급 아이템.

당장 지구의 현존하는 아이템 중 최고등급임은 물론.

정규 아레나에서도 무척이나 귀한 가치를 지녔으나 그뿐.

‘아이템은 내게 큰 의미가 없을뿐더러, 보나 마나 사령술과 관련된 아이템이겠지.’

당장 사기도 그리 쓸 만한 스탯이 아닌 마당에 사령술이라니?

물론.

‘받아서 팔면 부르는 게 값이겠지만…… 돈은 그다지 의미가 없어.’

이미 여러 사업으로 돈에 대한 아쉬움에서 초월해 버린 시문 아니던가?

퀘에네와 같은 신화급 아이템이라면 모를까.

SSS급 아이템은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역시…… 받을 수 있는 보상은 대충 이 정도 선인가.’

어느 정도 보상 수준을 예상하고 있던 시문은 잠시 턱을 괴더니 말했다.

“그럼 방향을 좀 바꿔보자고.”

[무슨 말이지?]

“당신이 준 피해 보상을 베이스로, 거래 하나 하지.”

[거래?]

고개를 갸우뚱하는 케찰코아틀.

시문은 찬찬히 말을 이었다.

“그쪽. 이대로 돌아가면 피해가 아주 막심하지?”

[날 조롱하려는 것이냐?]

“아니.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거야.”

불쾌한 것인지.

안광을 번뜩이며 케찰코아틀이 답했다.

[당연하다. 추방이야 문제가 없지만, 저 악독한 놈들이 강력한 제재라고 논할 정도면, 상당한 페널티가 될 테니.]

“거기다 이번 일을 위해 나름 말리크를 후원했으니. 나름의 지출도 좀 있을 테고.”

[네놈! 날 놀리려는 것이라면……!]

기어코 케찰코아틀의 분노가 터지려던 찰나.

“그 손해, 내가 메꿔줄게.”

[……뭐?]

시문의 말에 케찰코아틀은 잠시 눈을 끔뻑였다.

[대체 네놈이 무슨 수로 메꾼다는 거지? 네가 직접 남은 체르노젬의 생명력을 바치기라도 할 셈인가?]

“그럴 리가.”

뭣 하러 여기까지 와서 이 수고를 한 건데.

피식 웃은 시문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쪽의 원하는 제물이, 꼭 체르노젬의 생명력일 필요는 없잖아?”

그 말에.

[……그렇군. 그런 뜻이었나? 하긴, 네놈은 사기도 품고 있으니 못할 것도 없겠지.]

알아들은 것이 있는 건지.

케찰코아틀은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제안을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내겐 선택지가 없지. 좋다, 네 제안을 받아들이마.]

“시원해서 좋네. 그리고 이 거래가 지구의 피해 보상에 대한 연장선인 건 알지?”

[물론이다. 이 거래를 성사하기 위한 모든 인과와 대가는 내가 치르겠다. 원한다면 권속도 보내주지.]

“대신 그 지원으로 내가 그쪽의 제물 의식을 대신 치러주고.”

이로써 유라시아 북부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 버렸던 전생의 재앙은 사라짐과 동시에.

‘전생의 재앙을 내가 원하는 곳에 뿌릴 수 있지.’

갤럭시 아레나판의 핵탄두랄까?

케찰코아틀은 흡족스럽게 웃는 시문을 향해 물었고.

[그럼 문제는 해결됐으니, 이제 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줬으면 좋겠군. 어떻게 죽음의 권능에서 멀쩡했던 것이냐?]

시문은 대답 대신 인벤토리를 열어, 무언가를 꺼내 보였다.

당연하게도.

[그, 그, 그것은?!]

케찰코아틀은 경악을 넘어, 경기까지 내보였다.

* * *

우웅.

특수 영역이 사라진다.

[손을 내밀어주시오.]

밖으로 나온 시문이 다소 얌전해진 케찰코아틀의 요구대로 손을 내밀자.

스아아아.

진녹색과 회색의 사기가 그의 손등으로 스며들었고.

[성좌 케찰코아틀과의 계약이 성립되었습니다.]

계약이 성립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어.

[성좌 케찰코아틀의 추방 작업을 시작합니다.]

딱히 작별을 나눌 사이도 아니긴 하지만.

휘오오오오!

곧바로 블랙홀을 만들어, 케찰코아틀을 추방시켜 버리는 갤럭시 아레나.

‘거참, 칼 같네.’

그 빠른 일 처리에 실소를 머금는 시문에게.

[다시 한번 이번 일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더 유심히…….]

갤럭시 아레나의 작별성 인사가 떠올랐고.

“아아, 잠깐만요.”

시문은 다급히 갤럭시 아레나의 말을 잘라냈다.

이유야 간단했다.

“케찰코아틀의 개입은 개입이고, 그걸 모르고 있던 당신들도 책임이 있잖습니까? 이러고 끝내면 곤란하죠.”

아직 털어야 할 놈은 더 있었으니까.

[…….]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진다.

이내.

[해당 피해는 성좌 케찰코아틀이 독단적으로 벌인 일의 여파입니다. 저희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똑 부러지는 갤럭시 아레나의 대답에.

‘내 이럴 줄 알았지.’

시문은 시니컬한 웃음을 흘리곤 답했다.

“체르노젬의 황폐화는 그쪽 말대롭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죽어 나간 사람은 어쩔 건데요?”

[…….]

또다시 침묵이 이어진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갤럭시 아레나는 아레나 외적인 인명피해에 무척이나 민감했었지.’

특히나.

“죽은 이들은 다 플레이어입니다. 그것도 최소 골드 랭크이고요.”

이번에 사망자들은 모두 플레이어.

그것도 제값을 한다는 골드 랭크 이상의 플레이어들 아니던가?

“지구는 아직 정규 아레나도 아닌데, 이게 얼마나 큰 타격인지는 당신들이 가장 잘 알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게 사과만 한다고 끝날 일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만이라도 확실한 보상을 해주셔야죠.”

자신을 제외하더라도.

이번 일로 직격타를 입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해줘야 했다.

잠시 후.

[그저 자신의 보상만 요구했다면 그냥 넘어갔을 텐데…… 역시 성흔을 준 보람이 있구나.]

“응?”

갑자기 평소의 갤럭시 아레나와 다른 분위기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좋다. 플레이어 김시문, 공정하고 합당한 요구이니. 내가 책임지고 실행시키도록 하지.]

* * *

화아아아.

고결함이 느껴지는 순백의 빛이 환하게 빛난다.

하지만.

“끄어어어!”

그 아래로 펼쳐지는 광경은 정반대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눈을 까뒤집다 못해, 입에서 피거품까지 줄줄 흘러나오는 흑인 남성.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악명 높은 빌런 조직 데스페라도의 핵심 멤버이자, 세계 최고의 네크로맨서로 군림했던.

“꺼, 꺼허헉!”

말리크는 발작 수준의 경련을 일으키며, 처참한 몰골로 바닥을 길 뿐이었다.

그런 말리크의 귓가로.

“빨리 말해요.”

순백의 빛과 어울리는 청아한 목소리가 흘러든다.

하나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일까?

“끄…… 끄륵!”

입에 피거품이 가득한 말리크는 잘게 몸을 떨 뿐이었고.

화아아.

이유정의 손이 다시 한번 순백의 빛을 머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손을.

“그쯤 해두시죠.”

다분히 사무적이면서도 차가운 목소리가 잡아챈다.

이유정은 성력을 쥔 그대로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봤다.

“왜죠? 절 도우라는 부탁을 받았다면서요?”

“그래서 이렇게 돕고 있지 않습니까?”

한 올의 흐트러짐도 없는 금발.

각진 안경을 쓴 미녀, 올리비아는 등을 대고 있는 뒤편을 턱짓했다.

그곳엔 냉기를 풀풀 흘리는 빙벽이 두텁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의 뒤편만이 아니었다.

“외부와 격리된 공간이 필요하다 하셨고. 전 이렇게 제공을 했습니다.”

이유정의 양옆과 뒤, 그리고 위까지.

빈틈없이 매끄럽게 조형된 빙벽은 흡사 입구 없는 이글루처럼.

이곳과 외부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었다.

“설마 제게 그 무의미한 고문까지 거들라는 건 아니겠죠?”

“무의미한 고문이라뇨? 전 세계 최대의 빌런 조직, 데스페라도의 내부 정보를 캐고 있는데요.”

“이미 뱉을 만한 정보는 다 뱉은 거 같은데…….”

각진 안경을 슬쩍 끌어 올리는 올리비아.

물론.

“계속 성력을 쏟아부으시니 하는 말입니다.”

그녀의 가라앉은 시선은 이유정을 똑바로 직시하고 있었고.

올리비아를 마주 보던 이유정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가장 중요한 정보가 안 나오잖아요? 예를 들면, 데스페라도의 본진이 있는 주소라던가.”

“그건 이미 몇 번이고 답을 듣지 않았습니까? 점조직으로 구성돼 있어, 핵심 멤버끼리도 서로의 위치를 잘 모른다고.”

“어머, 그 말을 믿으세요? 악명 높은 빌런의 말을?”

“글쎄요. 제 눈엔 이유정 씨께서 믿고 싶지 않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화풀이를 위해서요.”

“…….”

그 말에 미소를 걸치고 있던 이유정의 얼굴이 삽시간 굳는다.

그녀의 적의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잘 알 텐데.

“물론 이해는 합니다. 성삼과 당신의 할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은 저 역시 잘 알고 있으니까요.”

올리비아는 평소와 같은 사무적인 어조로 말을 이어갈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의 행동은 그저 원한…….”

순간.

콰아앙!

강렬한 폭음과 함께 올리비아의 신형이 흔들린다.

어느새 코앞으로 나타난 이유정의 주먹이, 그녀가 기대고 있던 빙벽에 틀어박힌 것이다.

이어.

“잘…… 안다고요? 당신이?”

청아한 목소리.

그러나 잘게 떨리는 그 목소리가 짐승의 으르렁거림처럼 들린다면 착각일까?

적어도.

“개소리하지 말아요. 덴슨 씨.”

올리비아에겐 착각이 아닐 것이다.

“내가 단순히 성삼과 할아버지 때문에 이러는 것 같나요?”

철벽의 성녀.

늘 청아한 외형으로 유명한 그녀가 살기가 넘실거리는 눈으로.

“물론 그것도 없지야 않지만, 데스페라도에겐…… 보다 더 큰 빚이 있어요. 당신이 짐작도 못할 빚이.”

올리비아를 노려보고 있었으니까.

이유정의 무력을 고려해보면.

당장 목숨이 달아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잘 모르고 언급한 부분은 사과드리겠습니다만, 그렇다고 이 상황이 옳게 보이진 않습니다.”

올리비아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답했고.

“…….”

잠시간 말없이 그녀와 마주 응시하던 이유정은.

“후, 미안해요.”

짧은 한숨과 함께 평소의 청아한 미소를 되찾았다.

물론.

“놈들이 제게 소중한 사람을 앗아 갔었거든요. 그래서…….”

콰직!

“제가 좀 흥분했었나 봐요.”

그녀의 손에 들린 메이스로 말리크의 머리통을 으깨버렸지만.

이내.

피를 털어낸 이유정은 메이스를 회수하며.

“악의는 없었어요. 아시죠?”

싱긋 웃은 이유정이 부숴버린 빙벽 쪽을 힐끔했고.

그런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던 올리비아 역시.

“캔슬.”

손을 저어 외부를 차단하던 빙벽을 치워버렸다.

그러자.

“유정아! 올리비아!”

외부에서 익숙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런 그를 향해.

“오라버니!”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이유정.

그곳으로 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근데 참 이상하네요. 당신 같이 도덕적인 사람이…….”

올리비아를 스치며.

“아메리칸 드림 같은 곳의 중진으로 있다는 게.”

작게 속삭였고.

“오라버니. 괜찮으세요? 다친 덴 없으시죠?”

“당연하지. 넌 괜찮아? 다른 사람들은?”

올리비아는 뒤편에서 들려오는 시문과 이유정의 이야기를 벽 삼아.

“그러게 말입니다…….”

나지막이 읊조렸다.

그리고 그날 저녁.

[속보! 우크라이나에 아웃 브레이크가?]

[플래티넘 등급 아웃 브레이크의 등장! 홀로 해결한 우크라이나!]

[이번 아웃 브레이크엔 데스페라도가 개입? 데스 로드, 차원악동 등 핵심 멤버 다수!]

[세계 연맹, 각성자법 지키지 않은 우크라이나에 유감.]

각종 포털사이트부터 각국의 뉴스들까지.

모든 헤드라이트에 우크라이나의 아웃 브레이크 소식과.

[충격! 아웃 브레이크에도 보상이 있다?]

[보상으로 부여된 우크라이나의 국가 버프!]

[아웃 브레이크 보상, 용병으로 참여한 이들에게도 적용된다고?]

[용병으로 뛴 랭커가 둘이나? 참가 용병 리스트]

이례적인 보상 버프로 줄줄이 도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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