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273화 (273/349)

제273화

273화. 대륙 대표전 (2)

잿빛의 세상.

하얗고 검은 여러 채도를 지닌 바위들이 단조롭지 않게 일대를 이룬다.

그리고 그 중앙.

일정 영역의 바닥이 푹 내려앉은 것처럼.

사방이 막힌 천연의 투기장에서 두 남자가 서로를 말없이 바라본다.

그중.

“보아하니, 다친 데는 없나 보네.”

시문이 허공을 터치하며 적막을 깨뜨린다.

“다쳐요? 아아. 하! 당연하지요.”

픽 웃음을 터뜨리는 유우토.

“그깟 어설픈 암살에 당할 만큼, 전 약하지 않으니까요.”

단정한 외형만큼이나 단호한 대답이 흘러나온다.

이내.

“이런.”

고운 미간을 슬쩍 찌푸리더니.

“이거 또 길마에게 한 소리 듣겠군요.”

유일하게 뚫린 하늘을 힐끔했고.

그게 뭘 의미하는지 깨달은 시문은.

“괜찮아. 지금 하는 이야기는 방송으로 송출이 안 되니까.”

피식 웃으며 말했다.

꽤 놀란 것일까?

“송출이 안 된다고요?”

동그란 눈으로 고개를 갸웃하는 유우토.

시문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 방금 대화는 음소거 해뒀거든.”

“음소거? 아…….”

작게 탄식을 흘리는 유우토.

“아까 허공을 터치하셨던 게 음소거를 세팅하신 거였군요.”

“맞아. 아레니아랑 거의 똑같아. 너도 한번 확인해 봐.”

유우토는 곧바로 아레니아처럼 옵션을 열었다.

그러자.

[대화 내용을 음소거 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이미 음소거가 적용된 상태입니다.]

정말 시문의 말대로 주륵 떠오르는 설정창.

“이것 참…….”

헛웃음을 흘린 유우토는 그것들을 치우며 물었다.

“대체 이런 건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이리저리 아레나를 하다 보니 알게 되더라고.”

“하긴…… 시문 씨가 진행하시는 아레나는 보통이 아니니까요.”

고개를 절레 젓는 유우토.

이내.

“뭐, 안부는 이만하면 된 것 같네요.”

허리에 찬 검자루를 쥔 그는 순식간에.

“오늘 같은 날을 위해, 불철주야 수련해왔습니다. 이제…….”

단정하고 조용한 소년에서.

“그 결실을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날카로운 한 명의 검사로 변모했다.

화아아아!

차가운 칼바람이 스치듯.

피부가 저릿할 정도의 기세가 뻗어온다.

‘역시 유우토. 전생의 일본을 마지막까지 이끌던 하이랭커답네.’

그 놀라운 성장 속도에 감탄을 표함도 잠시.

“언제든 환영이야.”

시문은 싱긋 웃으며 양팔을 늘어뜨렸고.

“그럼 가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스릉!

검자루를 쥔 유우토의 팔이 번뜩인다.

깔끔하지만, 섬뜩한 속도의 발도.

하나.

키이잉.

우드득.

즉시 오딘의 눈과 드래고노이드를 활성화시킨 시문은.

‘보인다.’

같은 다이아라도 포착하기 힘든 유우토의 검격이 보였다.

그리고 미래시가 그 경로를 알려 주기도 전에.

천마신공(天魔神功).

파(波) 섬멸포(殲滅砲).

흑색의 광선을 쏘아버리는 시문.

까강!

두 사람의 사이로 검은 불똥이 튀어 오른다.

발도로 시작된 유우토의 검격을 섬멸포가 격추시킨 것이다.

하지만 시문은 긴장을 놓지 않고.

타앗.

곧바로 몸을 물렸다.

이유야 간단했다.

유우토의 계통은 전투계 중 검사.

당연히 마법계를 상대하기 위해 거리를 좁히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일 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저벅.

가볍지만 힘 있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한 걸음이었건만.

슈아악!

어느새 거리를 좁히고.

오른편에서 검을 뻗어오는 유우토.

상당한 속도인지.

스르르.

이번엔 미래시의 궤적이 유우토의 공격로를 알려왔고.

시문은 오른팔로 날아드는 미래시의 궤적을 피해.

우웅.

강맹한 묵색의 기운.

격의 초식 패황쇄를 내질렀다.

콰아아앙!

검과 주먹이 맞닿았다곤 믿기 힘든 폭음이 일어난다.

그 반발로 거리를 벌린 시문의 두눈엔 다소 놀라움이 깃들었다.

‘아직 다이아인데. 벌써 축지를 사용할 줄이야.’

축지(縮地).

말 그대로 땅을 줄여버리는 그것은 유우토의 또 다른 특성.

SS급 특성 단축을 보법으로 활용한 기술이었다.

애당초 공간과 관련된 능력인 만큼.

‘전생에선 랭커가 될 때쯤에나 쓰던 건데…….’

그 사용법이 무척이나 까다로워.

일본의 역대급 천재라는 유우토도 전생에선 랭커 직전부터나 사용했던 기술.

한데 그걸 다이아 초입에서 사용하다니?

‘불철주야 수련해왔다는 게 거짓말이 아니구나.’

동생 김시혁에 비하자면 한 수 밀리긴 해도.

객관적으로 보자면 천재 중에서도 천재에 속하는 인물.

그런 천재가 불철주야 노력까지 해댔으니.

전생의 경지를 보다 앞당기는 것도 그리 이상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좀 열받네?’

묘하게 열이 오르는 시문.

이유는 간단했다.

“유우토. 천재가 노력까지 하면 어쩌자는 거냐?”

있는 놈이 더하다고.

안 그래도 잘난 녀석이 이렇게까지 노력해서 강해진다는 게.

전생에 1렙으로 생을 마감했던 시문으로선 조금 속이 쓰린 것이다.

하나 이건 시문만의 착각이었는지.

“그게 당신이 하실 소립니까!”

되려 격앙된 목소리로 다시 달려드는 유우토.

그 갑작스러운 발진에.

‘뭐야? 왜 저래?’

잠시 당황했으나 그뿐.

전생의 유우토를 랭커로 올려놓았던 1등 공신이 축지인 만큼.

시문은 긴장을 되살리며,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스르륵.

이번엔 연격인 것일까?

사지와 목, 그리고 복부와 가슴까지.

곳곳으로 그려지는 미래시의 궤적에.

화륵.

시문의 왼쪽 눈이 금빛으로 일렁인다.

화안금정이 활성화된 것이다.

그러자.

‘역시 단순한 연격이 아니었군.’

단순히 미래시로만 보이던 궤적이.

스르르.

서로 비슷한 간격으로 조금씩 틀어진다.

기운의 종류까지 알아내는 화안금정으로 유우토의 공격이 보다 세밀하게 분석된 것이다.

‘SS급 특성 단축을 이용한 다각도의 연격인가…….’

단순히 보법에만 차용하는 것이 아닌, 검격의 간격 자체를 단축시켜 버리는 특성의 활용.

특히나 지금과 같은 연속적인 검격에 활용될 시.

분명 시간 차로 이어지는 공격임에도.

동시에 공격이 당하는 듯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마치 여러 개의 팔로 동시에 공격하는 느낌이랄까?

그나마.

‘다행히도 아직 검격까진 단축시키지 못하는 모양이군.’

전생처럼 공격 범위의 단축은 하지 못하는 모양.

‘하긴. 그게 가능했으면 벌써 시혁이랑 맞먹었겠지.’

전생의 동생 녀석을 유일하게 검으로 상대 가능하던 존재가 유우토 아니던가?

공격로부터 간격, 범위까지.

모든 것을 제멋대로 단축시키는 유우토의 검은 동생 김시혁의 SSS급 특성.

천무지체로도 매번 새로 대항해야 하는 그야말로 변화무쌍의 극치였으니까.

슈아악!

각기 미세한 차이긴 하나.

어느새 가장 먼저 도달한 목을 향한 검격.

그것을 본 시문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이거 길게 가면 안 되겠군.’

이 무시무시한 소년은 강자에 대한 동경으로 자신을 대하고 있지만.

결국 그 근본은 자신의 성장을 위한 목표로 두고 있는 것.

고로.

‘단번에 끝낸다.’

전투를 길게 끌고 가 봐야 자신에겐 득 될 것이 없었다.

그렇게 마음먹은 시문의 고개가 뒤로 살짝 젖혀진다.

딱 1cm.

자로 잰 듯한 움직임으로 첫 검격을 피해 낸 시문은 곧바로 땅을 박찼다.

그리하여.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환영(幻影).

사사삭.

순식간에 5개의 형상으로 나뉘는 시문.

여기까진 예상하지 못한 것일까?

“이런!”

유우토는 당황스러운 신음을 흘렸으나 거기까지.

전생에서도.

그리고 현생에서도 일본의 역대급 천재답게.

“저도 나눠 공격하면 그뿐입니다!”

뒤이은 검격의 경로를 재빨리 수정하는 유우토.

그에.

‘과연…….’

시문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애당초 다수의 검격을 거의 일시에 내지른 이유 자체가 무엇이던가?

자신과의 실력 차이 때문 아니던가?

한데 이런 식으로 검격이 하나씩 날아들면 큰 위협이 되지 못했고.

실제로.

스륵.

어지러웠던 미래시의 복잡했던 궤도는 아주 단순하게 변해 있었다.

그렇게 각기 다른 4개의 분신으로 동시에 유우토의 검로를 읽어 낸 시문은.

“훌륭했어. 유우토.”

진심을 담은 찬사와 함께 손으로 허공을 그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격(擊) 무쌍참(無雙斬).

시커먼 마기.

그보다 더 검고 짙은 악기를 모두 머금은 초승달이 허공을 나아간다.

묵색의 초승달은 순식간에 SSS급 특성 검재(劍才).

그리고 SS급 특성인 단축을 머금은 유우토의 강기와 맞닿았고.

유령이 벽을 통과하듯.

스륵.

천재의 검강을 지나가는 묵색의 초승달.

흡사 삭제라도 당한 것처럼.

묵색의 초승달과 맞닿은 유우토의 검강은 흔적도 없이 지워졌고.

스스슥.

이미 그러한 현상을 일궈낸 또 다른 4개의 묵색 초승달 역시 유우토의 사방을 점하며 날아든다.

“역시…….”

그렇게.

“전 아직도 한참 멀었네요.”

그것들을 환한 미소로 맞이하는 유우토를 끝으로.

서걱.

일본과 한국의 예선전.

[한국과 일본의 첫 경기가 종료됩니다.]

[승자는 한국입니다.]

다이아 랭크 경기는 막을 내렸다.

* * *

다섯 조각으로 지워지는 유우토.

그렇게 끝나는 첫 경기에.

[아아! 이렇게 끝이 납니다!]

[강기를 저렇게 흔적도 없이 지워내다뇨! 정말 말도 안 되는 공격입니다!]

국아의 중계를 맡은 최강엽과 송재경은 비명과도 같은 경악을 토했다.

그들뿐이랴?

-미친 ㅋㅋㅋㅋ

-아니. 강기 지워지는 거 실화임?

-나도 저런 건 처음 봄.

-난 본 적 있음. 예전에 김시혁이 유럽쪽 랭커랑 붙었을 때, 저런 거 보여줬었음.

-김시혁은 랭커잖아! 김시문은 다이아라고!

비록 예선전이라곤 하나.

한일전의 첫 경기를 지켜보던 시청자들 역시 기함을 토했다.

물론.

-니들 저 형 방송 안 보냐? 저것보다 어지러운 거 천진데.

-그러게. 고작 저런 걸로 놀람?

-ㄹㅇㅋㅋ 근데 유우토 진짜 세긴 하다. 왜케 강해졌냐? 저번이랑 넘 다른데?

-ㅇㅇ. 상대가 김시문이라 그렇지. 어지간한 다이아들 걍 썰 듯.

-22. 특히 아까 그 다수의 검격은 다이아인 나도 감조차 안 잡힘.

시문의 방송을 보던 이들에겐 그리 놀랄 만한 수준의 전투까진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어.

[아아! 베트남전도 이렇게 끝이 납니다!]

[아니 고말숙이 저렇게 강한 플레이어였나요? 한 방에 끝을 냅니다!]

[김시혁! 과연 검성이라는 타이틀에 버금가는 실력을 선보입니다!]

타국과의 경기에서도 승승장구하는 한국팀.

그렇게.

[4강도 이렇게 끝나는군요! 지금까지 전적은 전승, 무패입니다!]

[아주 무시무시합니다! 이 기세면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겠어요!]

[그렇습니다! 결승이 치러지는 내일이 정말 기대되는군요!]

무패라는 전적 때문인지.

어느새 4강까지 우승으로 끝이 났고.

“확실히…… 강하군.”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차가운 인상의 중년인.

“어떻게 생각하나? 철춘류.”

종리추가 나지막이 물었고.

“크핫! 길마님의 말씀대로 상당한 실력잡니다.”

화통한 웃음의 주인.

철춘류이라 불린 남자는 삐죽삐죽 자란 수염을 슥 쓸며 답했다.

“불과 며칠 전의 저였더라면, 몇 수 나누다 뒈져버렸겠는데요?”

세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대륙성.

그곳의 길드 마스터에게 사용하기엔 그리 깔끔하지 않은 언사였으나.

“불과 며칠 전이라…….”

그것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 것인지.

“그럼 이젠 다르다는 뜻이겠지?”

종리추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는 얼굴로 물었고.

“물론입지요! 길마께서도 제 뒤에 누가 붙었는지 아시잖수?”

근육과 살이 반반 섞인 두툼한 가슴을 탕탕 치는 철춘류.

그에 따라 아래로 노출된 배가 출렁거렸으나.

다행히도 종리추의 시선은 한국의 아레나 채널.

국아로 되돌아간 상태였다.

“철춘류. 성좌의 후원은 분명 강력하나, 결국 개인의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에이~ 알면서 왜 그러시나. 저 사실상 랭커를 앞두고 있던 몸입니다?”

“흥. 정작 랭커인 강무, 두춘, 장시린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알고 있을 텐데.”

“허허! 거참. 그것들은 배후성이 없는 말단들이잖수. 무려 ‘적합자’인 저랑 비교하면 섭섭하지요.”

이번 김시문의 암살행에서 목숨을 잃은 세 랭커.

분명 랭커가 아님에도.

“거기다 뭐 제대로 싸운 것도 아니고. 흑룡 누님 계획 때문에 개죽음당한 거라면서요?”

그들의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거론하는 철춘류.

그러나 종리추가 미간을 찌푸린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그건 또 어디서 들었나?”

“뻔하잖수. 부길마님이 싹 이야기해 주셨지.”

“하…….”

짧은 한숨을 내쉬는 종리추.

이내.

“어쨌거나. 이번 대륙 대표전은 저놈들과 우리의 싸움이 될 거다. 패배는 용납되지 않아.”

이어지는 종리추의 말에.

“솔직히 김시문 저놈은 좀 쫄리긴 합니다만은, 어차피 반반이잖아요? 그런 저보단 우리 후기지수님을 더 걱정해야 하지 않을 깝쇼?”

슬그머니 뒤편을 힐끔하며 화제를 돌리는 철춘류.

다행히도.

그런 그의 요행은 잘 먹혀들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래. 네놈이 있었지.”

“기, 길마님.”

훤칠한 키와 외모.

그에 걸맞은 포권으로 예를 표하는 사내.

“서위룡.”

현 대륙성 최고의 후기지수인 서위룡이었으니까.

달리.

“전에 했던 제안의 답은?”

종리추와 명백한 반대파벌인 전대 길마 송일천의 사람이었기에.

그의 관심은 서위룡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고.

‘크! 송 어르신에 대한 경계는 여전하신 모양이구먼.’

무시무시한 길마의 관심을 따돌린 철춘류는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그때와 같습니다.”

서위룡은 다소 긴장기 어린.

그러나 확고한 목소리로 답했고.

“……그때와 같다?”

섬뜩한 목소리.

그와 같은 눈빛으로 서위룡을 노려보는 종리추는.

화아아아악!

어마어마한 살기를 내뿜었다.

어찌나 강렬했는지.

“읏!”

랭커를 앞두고 있다던 철춘류가 몸을 슬쩍 떨 정도.

당연하게도.

“크읍!”

플래티넘인 서위룡이 버틸 수준이 아니었다.

몸을 비틀거리며, 한쪽 무릎이 털썩 내려앉는 서위룡.

그의 귓가로.

“정녕 그 노괴에게 미쳐…… 이번 일을 모두 망칠 셈이더냐?”

노기가 섞인 종리추의 목소리가 파고든다.

“아시아 최강국. 나아가 지구를 대표하는 차원대항전의 대표로 선출되는 자리다. 이 모든 것을…… 그깟 노괴 때문에 져버리겠다?”

그에.

“송…… 어르신 때문이 아닙니다.”

몸을 덜덜 떨면서도, 힘겹게 고개를 젓는 서위룡.

“길마님을 무시하는 것 또한 아닙니다. 단지 제가 가는 방향이 송 어르신과 같은 것이죠.”

“내가 언제 네놈에게 충성을 바라던가? 단순히 이번 아시아전을 위해 힘을 제시한 것이다.”

“결국 제 노력이 아닌, 외부의 도움으로 얻은 힘이잖습니까?”

“그게 뭐가 어떻다는 거지? 어떻게든 강해지면 그뿐인 것을.”

저벅.

서위룡을 향하는 종리추.

단 한 걸음이거늘.

앞선 예선전의 유우토처럼.

순식간에 서위룡의 앞으로 도달한 종리추는.

“컥!”

서위룡의 목을 움켜쥐었다.

“네놈도 눈이 있으니 알지 않나? 그 노괴의 치하 때보다, 지금의 대륙성이 더욱더 이름을 알린다는 것을.”

당장이라도 으스러뜨릴 듯.

바들거리는 그를 서서히 들어 올리는 종리추.

“말만 양대 산맥이지. 그간 대륙성은 아메리칸 드림에게 밀려, 매번 2인자로 만족해야 했지. 하지만 나의 대륙성은 다르다.”

팔을 쭉 뻗어 서위룡을 높이 들어 올린 그는.

“모든 부분에서 최고가 될 것이고. 최강을 이룰 것이다. 그러니, 복종해라.”

광오(狂傲)함이 깃든 눈으로 서위룡을 노려보았다.

육체에 가해지는 압박.

그리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지닌 기세는 가히 정신이 아득해지는 수준이었으나.

“싫습니…….”

서위룡은 그런 정신을 붙잡으며.

“그런 건…… 이루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는 것…….”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이내.

콰앙!

“컥!”

그대로 벽에 내동댕이.

아니, 처박혀 버리는 서위룡.

“쯧. 약해빠진 것들이 늘 주제파악을 못하지.”

짧게 혀를 찬 종리추는.

우드득!

서위룡의 팔다리를 가볍게 골절시켰고.

“크아악!”

비명을 지르는 그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철춘류. 이 버러지를 구속해, 데피나에게 넘겨라.”

“예? 아, 예!”

곧바로 방을 나섰다.

* * *

다음 날.

[대륙 대표전의 ‘아시아전’의 결승전이 시작됩니다.]

아시아의 대표이자.

차후 차원대항전의 참가자를 가리는 대망의 결승전이 다가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