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340화 (340/349)

제340화

340화. 어인족 (3)

[차원 대항전 4경기가 시작됩니다.]

[참가 인원은 200명입니다.]

주륵 떠오르는 메시지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참가 인원이었다.

이전 3경기의 인원수는 874명.

대규모전을 유도한 만큼. 거의 천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가했음을 고려해 보면.

200명은 정말이지 확 줄어버린 숫자이지 않나?

특히나 이전 3경기를 단체전으로 승리한 지구의 입장에선.

다소 달갑지 않은 내용일 법도 하건만.

소환된 지구 측 플레이어의 얼굴은 어두움 대신.

“뭐야? 진짜잖아?”

놀라움이 가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4경기의 종목은 ‘점령전’이고, 지역은 ‘아케쉬의 해저 동굴’입니다.]

이번 차원 대항전의 종목은 지구에서 정한다지만.

지역은 상대인 어인족이 정하지 않던가?

고로 ‘아케쉬의 해저 동굴’이라는 맵은 응당 몰랐어야 했거늘.

“정말 해저 동굴이네?”

“그것도 아케쉬라는 이름까지 똑같아.”

지구의 플레이어들이 맵에 관하여 아는 눈치이지 않은가?

정확히는 누군가에게 들었다고 해야겠지.

휘둥그레진 랭커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봐 킴, 너 이건 또 어떻게 안 거냐?”

“진짜 예언 특성 같은 거라도 있는 거야?”

“보통 눈 같은 게 그런 쪽과 연관 있지 않나.”

“그래, 저 왼쪽 눈 말이지.”

4경기가 시작되기 전.

원형 회의실에서 ‘아케쉬의 해저 동굴’을 정확히 언급한 시문에게 시선이 향했다.

놀라움은 데릭과 종리추마저 피해 가지 못한 건지.

“…….”

“…….”

그간의 불만이 쌓여 표독스럽던 두 남자의 눈에도 의문이라는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에.

“대충 감이 잡히는 게 있어서요.”

시문은 어깨를 으쓱이며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무리도 아니었다.

당장 ‘사실 전 회귀자 거든요. 그래서 알아요.’라고 답할 순 없지 않은가?

거기다.

‘혹시 어인족이 해저 동굴이 아닌, 다른 곳을 택하면 어쩌나 했는데…….’

사실 시문으로서도 반신반의하던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전생의 지구는 첫 차원 대항전을 3대 0으로 완패하지 않았던가?

고로 본래대로였다면.

지구는 이 4경기까지 오지 못해야 정상이었다.

한데도 시문이 4경기의 맵을 예측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다행히 어인족이 지역 선택권을 가져갔을 때. 항상 나오던 레퍼토리 그대로 나왔어.’

바로 지역 선택권을 가져간 어인족의 일정한 맵 선택 방식 덕분이었다.

‘어느 종족을 상대하든, 어인족은 지역 선택권을 얻으면 늘 아케쉬 쪽 맵을 택했었지.’

바다에서 살아가는 종족이기 때문일까?

어인족은 늘 바다와 관련된 맵들을 선호해 왔었고.

특히나 ‘아케쉬’라는 지명을 지닌 맵들을 굉장히 자주 선택했었다.

오죽하면 전생에서 만났던 이종족들 사이에서도.

‘어인족은 아케쉬 시리즈만 막으면 끝이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겠나?

하지만 이를 모르는 랭커들의 입장에서야.

“감? 대체 무슨 감이길래 맵의 지명까지 콕 집는 거야?”

“차라리 배후성한테 정보를 받았다고 하지 그래.”

“맞아, 그편이 더 신빙성이 있네.”

시문의 말을 쉽게 믿을 수 없었지만.

애당초 설명해주고 싶지 않다는 걸 빙 돌려 말한 것이었기에.

“거참, 대충들 좀 알아들어라.”

“알려주기 싫다는 거 아냐.”

“하여간에, 저런 지능으로 어떻게 랭커가 됐는지 몰라.”

시문에게 특히나 호감을 지닌 랭커들은 불신을 표하는 랭커들에게 톡 쏘아붙였다.

당연하게도.

“뭐, 뭐야?!”

“이 새끼들이 진짜!”

자존심 높은 랭커들.

심지어 200명으로 참가 인원이 확 줄어든 만큼.

모두가 최상위권의 플레이어이기도 한 그들은 눈살을 찌푸렸으나 거기까지.

[4경기를 시작합니다.]

[점령지를 점령하거나, 상대 팀을 모두 처치하세요.]

눈앞으로 떠오르는 시작 메시지와 함께.

파앗.

지구 측 플레이어를 가두어두던 빛이 사라졌고.

“그럼 회의 시간에 이야기 나눴던 대로. 점령지는 최대한 늦게 진입할게요.”

시문은 아까 회의에서 정리했던 전략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달아오르던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그에.

“킴, 회의 때부터 계속 궁금했었다만…….”

라틴계의 30대 남성.

브라질의 대표인 페르난도가 찬찬히 입을 열었다.

“왜 하필 참가 인원을 200명으로 줄인 거야?”

무리도 아니었다.

“거기다 킴, 넌 처음엔 100명까지 줄이려고 했잖아.”

200명으로 확 줄어버린 참가자 수.

심지어 이마저도 처음 시문이 언급했던 인원에서 2배나 부푼 숫자 아니던가?

아마 1, 2경기의 패배 이후.

각국에서 최소 1명씩은 참가시키려는 여론이 조성되어, 강력한 반발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이번 경기는 처음 시문의 의견대로 100명이서 진행됐을 터였다.

거기다.

“우리 3경기 때 단체전으로 잘했잖아. 아아 물론 킴, 네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도 인정은 해.”

이전 경기였던 3경기에서 단체전의 저력을 보지 않았던가?

바다를 갈라버린 시문의 활약을 고사하더라도.

온갖 계통이 모여 합심했을 때의 저력은 1, 2경기 때와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모두가 느낀 마당이었다.

한데.

“그래도 난 단체전이 유리하다고 보거든? 다른 애들도 그렇게 생각할 테고. 근데 왜 숫자를 다시 줄인 거야?”

4, 500명도 아니고.

무슨 200명으로까지 줄여버린단 말인가?

막말로.

“솔직히 킴, 네 의견만 아니었다면 우린 참가 인원을 최소 400명 이상으로 잡았을 거라고.”

3경기의 공신인 시문의 의견만 아니었다면.

다들 최소 3경기 인원의 절반인 400명 단위까지는 인원수를 조절했을 터였다.

실제로 각 나라별로 1명씩만 뽑기엔.

나라의 입장에서나, 참가자의 입장에서나 아쉬운 부분이 많았으니까.

이는 페르난도만의 궁금증이 아니었던 것인지.

진형을 갖추던 랭커들 역시 페르난도와 시문을 힐끔거렸고.

그 시선을 느낀 시문은.

“어인족을 상대로 단체전이 유리하다는 건 저도 잘 알지만, 맵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줄였어요.”

약간의 아쉬움이 담긴 미소로 답했다.

그에.

“맵의 특성?”

“뭐야. 이 맵에도 뭐가 있는 거야?”

의문을 표하는 랭커들.

물론 이는 잠시일 뿐.

“하긴…… 1, 2경기를 보면 없는 게 이상하긴 하지.”

“그때나 지금이나 다 아케쉬라는 지역명이 붙어 있잖아.”

“맞아, 그러고 보니 이 동굴 안에 묘한 기운이 감도는 거 같은데…….”

“설마 또 권능이야?”

이미 1, 2경기의 경험이 있는 랭커들은 곧바로 시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나 그것만으론 부족했던 것일까?

이이잉…….

아주 희미하게.

“응?”

“방금 무슨 소리 안 났어?”

영문 모를 메아리가 들려왔고.

‘이런! 벌써!’

입술을 슬쩍 깨문 시문이.

우드득.

“다들 방어 기술을 최대…….”

드래고노이드를 활성화하며 뭐라 말을 내뱉으려던 순간.

키이이이이잉!!

희미했던 메아리가 순식간에 날카롭게 벼려지다 못해.

쿠그그그그그!

후두둑.

동굴을 아예 진창으로 만들었다.

* * *

넓디넓은 거실.

그 한쪽 벽면에 도달한 장신의 중년인은 서늘한 인상에 걸맞게.

“찾았다.”

무미건조한 얼굴로 손을 뻗었고.

그의 길고 강직한 손가락엔.

“히잉…….”

예닐곱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딸려 나왔다.

아직 젖살이 오동통 오른 나이임에도.

“잡혔어…….”

뚜렷한 이목구비가 여실히 드러나는 아이는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참으로 성장이 기대될 외형이었다.

순박한 눈망울에 시무룩함이 가득하던 아이는.

“할아부지, 할아부지는 어떻게 그렇게 잘 찾아요?”

어느새 반짝이는 눈으로 할아버지라 부른 중년인을 올려다보았고.

“…….”

그에 잠시 몸을 움찔하던 중년인은.

“기척을 느꼈을 뿐이다.”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으며.

저벅.

한 손에 아이를 쥔 채.

거실의 소파로 걸음을 옮겼다.

“헤헤! 시준이 또 잡혔따!”

그곳엔 시준이를 쏙 빼닮은 여자아이.

시연이가 해맑은 얼굴로 손을 흔들고 있었고.

“흥! 누나보다 늦게 잡혔거든?”

시준이는 입술을 삐쭉 내밀며 투덜거렸다.

“어쩔 수 없쪄. 할아부지는 숨바꼭질 엄쩡 잘하거든!”

짧은 두 팔을 활짝 벌리는 시연.

그런 누나의 반응에 할아버지를 홱 돌아본 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우움…….”

작은 침음성을 흘렸다.

사내아이라서일까?

특유의 승부욕이 발동한 것인지.

시준이는 순박한 눈동자를 반짝이며.

“할아부지, 다시 해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쳤고.

그 조막만 한 손을 말없이 내려다보던 김무열은.

“……그만 되었다.”

작게 고개를 저었다.

무리도 아니었다.

“벌써 4번째다. 이 이상은 안 돼.”

이 유치하고도 유치한 숨바꼭질이 벌써 4번째이지 않는가?

거기다.

[아아! 드디어 대망의 4경기가 시작됩니다!]

[이대로 2연승까지 달렸으면 좋겠는데요!]

거대한 TV 속에선 차원 대항전 4경기가 시작되고 있지 않나?

하나.

“할아부지이이! 딱 한 번만! 딱 한 번만 해요!”

아이들에겐 놀이만큼의 관심사가 되지 못했고.

“진짜진짜진짜 마지막이요! 네?”

“마자! 할아부지! 마지막! 응? 마지막!”

마지막임을 강조하는 시준이와 시연이의 모습에.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눈을 지그시 감은 김무열은 결국 허락해 버렸고.

가장 싫어하던 ‘번복’을 몸소 실행하는 김무열의 모습에.

“혀, 형님……?”

곁에 있던 최창욱은 당황스러운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으나 거기까지.

“어차피 금방 끝난다. 마지막이니, 빨리 해 주고 치우는 게 나아.”

서늘한 얼굴로 무미건조하게 답하는 김무열의 말에.

“아, 예…….”

최창욱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얼굴로 고개를 까딱였다.

이어.

“시준아, 너 이번에 어디에 숨을 꼬야?”

“히히! 할아부지가 절대 못 찾는 곳에 숨을 거야!”

“할아부지가 못 찾아?”

“응! 누나도 숨겨줄게. 나만 믿어!”

조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는.

‘금방 끝나겠군.’

김무열의 말대로 금방 끝날 미래를 상상하며, TV로 고개를 돌렸다.

이내.

“5…… 4…… 3.”

누군가를 고문하거나 죽일 때를 제외하곤.

처음 들어보는 김무열의 카운트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2…… 1.”

금방 끝나버리는 카운트.

하나.

지금껏 서슴없이 걸음을 옮겨, 아이들을 잡아내던 모습과 달리.

“…….”

김무열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은 채.

묵묵히 주변을 둘러보기만 했고.

“형님?”

최창욱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4경기가 시작됐습니다만…….”

방금 지구 측 선수들이 맵으로 소환된 것이다.

고로 얼른 저 맹랑한 두 아이를 잡아내어야 했건만.

“안 잡으십니까?”

김무열은 꼼짝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런 최창욱의 물음에도.

주변을 둘러보기만 하는 김무열.

그렇게 10초가 지났을까?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최창욱이 입을 열려는 순간.

“느껴지지 않는다.”

닫혀있던 김무열의 입이 열렸다.

“예?”

반사적으로 반문하는 최창욱.

하나 그도 잠시.

‘뭐야, 어디 갔어?’

활성화된 기감에 기척이 전혀 잡히지 않자.

최창욱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확히는.

일어나려 했다.

삐리리…….

웬 정체 모를 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그 소리가.

‘음?’

피리 소리임을 알아차릴 틈도 없이.

스륵.

골렘이라는 별명을 지닌 그의 단단한 육체가 서서히 넘어간다.

최고급 소파이기 때문일까?

2미터의 거구는 조금의 소음도 없이, 푹신한 소파로 파묻혔고.

이는.

“읏…….”

천하의 철목왕도 다를 바가 없었다.

털썩.

김무열의 장신마저 푹신한 소파로 쓰러지자.

“흐응~.”

웬 여성의 콧소리가 두 남자의 위로 들려온다.

그와 함께.

스으으으.

어디선가 흘러든 백색의 운무.

그것을 가르고.

“저 덩치야 그렇다 치지만, 이 사내는 제법인데?”

도복을 입은 여성 하나가 껄렁한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는 연꽃잎 한 장을 부채처럼 살랑이며.

“너도 봤지? 한상자. 네 피리 소리에 잠시나마 저항하는 거.”

소파에 앉은 듯.

잠이 든 김무열을 내려다봤다.

“보니까 배후성도 없는 거 같은데. 어떻게 저항한 거래?”

“하선고, 넌 고작 1초 남짓한 시간을 저항이라고 보는 것이냐?”

뒤편에서 날아드는 싸늘한 중저음.

그러나 그 안에 서 있는 삐죽한 날을 모를 리 없는 하선고는.

“새끼, 너 자존심 상했냐?”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며 뒤편을 돌아봤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하얀 운무를 가르고 나타난 도복의 남성.

한 손에 피리를 쥔 한상자는 그녀의 말대로 제법 뚱한 기가 여실했으나.

“헛소리 마라. 인간 따위, 자존심을 논할 가치조차 없으니.”

한상자는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그래그래~. 어차피 네놈이나 나나 적합자의 몸이니까, 이 정도 저항이야 벌어질 수 있지. 고럼!”

하선고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그의 말에 화답해주었고.

“……하선고 네년이 정녕!”

그 속에 깃든 놀림을 모를 리 없는 한상자의 분노가 기어코 터지려는 순간.

“어허, 하계까지 내려와서 이러지들 말게나.”

걸걸한 목소리가 한상자의 분노를 가라앉혔다.

마찬가지로 백색의 운무를 가르고 나타난 허름한 행색의 노인.

지팡이를 짚은 채.

다리를 절뚝이며 나타난 그는.

“우리가 나름 신경을 썼다곤 하나, 본디 몇 년 후에나 각성할 적합자들에게 강신한 상태네.”

걸걸한 목소리와 다르게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고.

“우리가 강신한 것만으로도 부담이 될 터이니, 얼른 일이나 처리하세나.”

그 차분함 때문일까?

“흥, 이철괴를 봐서 내 참지.”

한상자는 치솟던 짜증을 가라앉혔고.

“참지 마. 어차피 이깟 인간 따위, 뒤지든 말든 알 바 아니잖아?”

하선고 역시 투덜거렸으나 그뿐.

“그래도 뭐, 나와 맞는 적합자가 언제 또 나온다는 보장은 없으니…….”

고개를 까딱이곤 몸을 돌려.

“어디 더러운 짐승 새끼들을 찾아볼까?”

넓디넓은 거실을 쓱 훑었다.

그러곤.

“저기 어디서 원숭이 놈의 냄새가 나는데…….”

복도로 이어지는 방향을 의미심장한 눈으로 바라보는 하선고.

하나 거기까지.

“놈의 존재감이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단 말이지?”

의문으로 한쪽 눈썹을 삐쭉 끌어올렸고.

“이쪽도 미약하긴 하나, 우마왕의 요력도 느껴진다. 한데 그 역시 존재감은 느껴지지 않는군.”

한상자 역시 고개를 주억이며, 복도 쪽을 바라봤다.

그에.

“허허, 요괴들의 장난질이 어디 하루 이틀이던가?”

걸걸한 웃음을 걸친 이철괴라 불린 노인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더니.

“일단 이곳부터 수색을…….”

불현듯 말을 멈추며, 복도 옆의 코너로 고개를 돌린다.

“뭐야?”

“언제부터 저쪽에 있었지?”

하선고와 한상자 역시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볼 수 있었다.

“할아부지~.”

“우리 안 찾아?”

코너에서 조막만 한 손과 머리를 내미는 한 쌍의 아이들을 말이다.

하선고는 한숨 섞인 웃음을 흘렸다.

“하~ 씨, 나오라는 짐승은 안 나오고. 웬 애새끼들이 툭 나오네.”

“상관없다. 김무열은 그렇다 쳐도, 저 여아는 종리추가 말했던 목표이니.”

“그렇긴 하지. 옆에 남아는 못 들었다만…… 뭐, 어차피 이 주변은 싹 쓸어버릴 참이었으니까.”

이어지는 한상자의 말에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하선고.

그러나 아이들은 저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정확히는 듣지 못했다고 해야겠지.

의문으로 가득하던 아이들의 두 눈에.

“우움?”

“어?”

소파에 앉은 듯.

“할아…… 부지?”

“……아조씨?”

잠이 든 김무열과 최창욱이 담겼으니까.

그렇게.

“어쩌지. 우리 아가들?”

멍해진 두 아이를 내려다보는 하선고의 눈빛은.

“X됐네?”

순식간에 잔혹함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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