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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카나리아의 도발 (13/135)


13화. 카나리아의 도발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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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가 들뜬 얼굴로 아침부터 하녀를 독촉했다.

카나리아가 정말로 노래하는 새라도 된 것처럼 재잘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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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황후가 기가 확 죽었을 거야. 그러지 않고서는 나를 이렇게 초대할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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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카나리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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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제가 쫓겨날 처지라는 것도 아는 거지.”

카나리아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톤 높았다.

황후가 쫓겨나고 나면 카나리아의 작위도 결정될 것이다.

보는 눈들이 있는데 언제까지고 카나리아를 아무것도 아닌 정부로 둘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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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가 되는 거야……!’

카나리아가 입술을 끌어 올렸다.

황후의 발을 닦는 하녀로 들어와 가장 높은 자리까지 앉게 되는 것이다.

레니샤와 완전히 뒤바뀌는 것이다. 언젠가 열망하였던 대로!

카나리아가 콧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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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예쁘게 해줘. 나도 금사가 박힌 드레스를 곧 입게 될지도 모르잖아? 레니샤에게 보여주는 거야. 그 자리가 이제 누구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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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카나리아 님.”

하녀가 카나리아의 머리에 보석을 얹었다.

카나리아가 제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항상 볼품없다고 생각했었던 갈색 머리카락이 지금만큼은 아름답게 보인다.

레니샤는 화사한 백금발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대조되는 자신의 갈색 머리카락이 불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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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고귀해지는 거라고.’

카나리아가 머리에서 빛나는 녹색의 페리도트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렸다.

카나리아가 치장을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레니샤를 따라 고고한 척 걸었다.

황후라도 된 것처럼.

***

카나리아가 레니샤의 온실 문을 두드렸다.

린데이는 불만스러운 얼굴을 했지만, 레니샤는 또 태평하게 온실 문을 열어주라 명했다.

온실 안에 모여 있던 귀부인들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항상 그렇듯이 과한 치장을 하고는 사뿐사뿐 걸어 들어온 카나리아가 레니샤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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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 폐하.”

레니샤가 고개를 끄덕였다.

레니샤가 카나리아를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았다.

지난날 만찬장에서 레니샤가 했었던 착장과 비슷했다.

레니샤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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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

그것은 분명한 비웃음이었다.

귀부인들이 부채를 팔랑였다. 찾아들었던 열기가 잠시나마 사라지는 듯했다.

레니샤가 삐딱한 시선으로 카나리아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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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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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인사를 올리기 위해서 왔습니다. 이번에 티파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요.”

내용은 공손했지만, 카나리아의 어투나 눈빛은 불손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레니샤를 아래로 깔보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

귀부인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티파티를 주최하는 것도, 사람을 초대하는 것도 레니샤의 마음이다.

황성의 속사정을 다 알 수는 없으니 황제의 압박이 있었을 수도 있다.

레니샤의 자리가 위태롭든 말든 귀부인들은 카나리아를 천박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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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인사라.”

레니샤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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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볼일은 끝난 건가?”

카나리아가 이를 악물었다.

레니샤가 한 수 접고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카나리아를 보는 눈빛에는 옅은 경멸이 서려 있었다.

카나리아가 절대로 올라올 수 없는 곳에 서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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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아십니까?”

만찬장에서 카시우스는 명백하게 레니샤의 편을 들었었다.

레니샤가 제게 대단한 무엇이라도 된 것처럼 날을 세우고.

실상 카시우스는 올바른 말을 한 것뿐이었는데 심기가 뒤틀린 카나리아에게는 그런 건 하등 중요치 않았다.

지금, 어떻게 해서든 레니샤의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싶었다.

저 태연한 낯짝을 뭉개줄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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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사 말입니다. 카시우스 경. 이번에 제 파트너가 되어주기로 했답니다. 저는 그 기사가 황후 폐하를 경애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봐요. 제가 내민 손을 덥석 잡더군요.”

카나리아가 생긋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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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카시우스 경의 취향은 저였나 봅니다. 고상한 황후 폐하가 아니라. 사실 그렇지요. 남자들은 대게 뻣뻣한 여자보다 저처럼 나긋한 여자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황제 폐하도 마찬가지고요.”

레니샤가 날카로운 웃음을 터뜨렸다.

저걸 자랑이라고 지껄이고 있는 건지.

놀라운 건 황제와 카나리아가 너무나 레니샤의 뜻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황제는 정말로 카시우스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카나리아에게 그를 가져다 붙였다.

그것과는 별개로 레니샤의 기분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카나리아가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레니샤를 모욕할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그랬다면, 기고만장하여 콧대를 치켜들고 다니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카나리아는 멍청하게 레니샤의 분노를 자초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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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레니샤가 나긋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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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그런 매력이 있다는 걸 내가 미처 몰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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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 폐하를 위해서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너무 나무토막처럼 굴지 마세요. 그러다가 카시우스 경마저 도망가면 어쩐단 말입니까?”

레니샤가 카시우스에게 보내질 거라는 것을 암시함과 동시에 카시우스 또한 레니샤를 버릴 거라고 조롱하는 거였다.

귀부인들이 대경하여 카나리아를 응시했다.

대놓고 황후를 모욕하는 모양새가 몹시 천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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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 그만하시오!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눈앞에 계신 분이 누구인지 잊은 것이오?”

귀부인 중 하나가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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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영광이네요. 제게 말도 다 걸어주시고.”

더러운 것을 본 것처럼 피할 때는 언제고.

카나리아가 입술을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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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가 안 보이는 줄 알았죠. 인사도 할 줄 모르시더니.”

카나리아가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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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 그 말에 후회 없나?”

레니샤의 묵직한 음성에 카나리아가 고개를 돌렸다.

레니샤의 분홍빛 눈동자가 투지로 불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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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무엇을 후회해야 하나요?”

카나리아가 귀엽게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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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는 옳은 말만 한 것 같은데. 카시우스 경이나, 황제 폐하나. 황후 폐하보다 저를 더 좋아하는걸요. 증명된 사실일 뿐이잖아요, 폐하.”

레니샤가 입술을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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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 잘 알았네, 카나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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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만 가볼게요, 황후 폐하. 그리고 거기 계신 앞이 안 보이시는 분들.”

카니라아가 짜증스럽게 몸을 홱 하고 돌렸다.

결국 레니샤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꼴은 보지 못했다.

그녀의 발아래에서 설설 기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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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부인들 앞이라고 또 도도한 척하기는! 그래 봐야 내게 초대장을 보낸 주제에! 나를 인정하려는 거면서.’

카니라아가 이를 아득 물었다.

그 뒷모습을 레니샤가 한동안 고요히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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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 폐하, 왜 참고 계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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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내가 참고 있는 걸로 보였나?”

레니샤가 느릿하게 몸을 돌렸다.

그 모습이 숨을 죽이고 분노를 내포한 채로 때를 기다리고 있는 맹수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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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는 참고 있는 게 아니야.”

레니샤가 부채를 펼쳤다.

손짓 하나, 하나가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었다.

귀부인들의 시선이 레니샤에게로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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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다리고 있는 거네. 카나리아는 자연스럽게 제 주제를 깨닫게 될 거거든. 굳이 저 장단에 놀아줄 필요가 있나?”

우아한 황후의 모습 그 자체였다.

레니샤는 웃고 있는데도 귀부인들은 긴장감에 싸인 채로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날 오후, 레니샤가 린데이에게 명령을 하나 내렸다.

***

파란색 정장.

테리언은 길거리를 뒤져 가장 싼 의상점에서 잘 팔지도 않는 파란색 정장을 구해왔다.

테리언이 초조한 얼굴로 침실 앞을 서성거렸다.

눈이 멀 정도로 새파란 정장을 품에 안고 들어오는 테리언을 목격했었던 기사들이 기대 어린 얼굴로 카시우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테샤가 기사들 사이에 끼어서 약간 불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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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 테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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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장이 정말 옳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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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 테샤, 네가 보기에도 그렇지?”

기사들이 낄낄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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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들 취향은 정말 알 수 없다니까.”

키득거리는 기사들 사이에서 테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여러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침실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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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 사이로 한숨이 터져 나왔다.

문을 열고 나온 카시우스가 막 결혼을 앞둔 새 신부처럼 머뭇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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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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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랗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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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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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후후후훕!”

여기저기서 감상평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끝은 같았다.

다 같이 얼굴을 돌리고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사이즈를 맞춘 것이 아니라 만들어져 있었던 것을 값싸게 사온 것이다.

다시는 이 정장은 돌아보는 일이 없을 거라는 다짐이 담겨 있기도 했다.

어기적거리며 걸어 나온 카시우스가 터질 것 같은 셔츠를 만지작거렸다.

곧 있으면 단추가 튕겨 나갈 것 같은 모습이었다.

허리에 손을 얹은 카시우스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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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찬을 반드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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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식 공문이 나오지 않았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간신히 웃음을 참은 테리언이 엄숙하게 말했다.

황제는 그것으로 카시우스를 휘두를 심산인지 쉽게 공문을 내리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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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꿍꿍이가 있을 거야. 거기에 휘둘려주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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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그럴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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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대 같은 꼴로 황성에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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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한 이들을 다 웃겨줄 수 있을 것 같긴 하군요.”

테리언의 말에 카시우스가 날카롭게 눈을 치켜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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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이 낄낄거리는 것을 보면서 카시우스가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바닥에 패대기치려는 순간이었다.

테샤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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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작은 소년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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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애초에 색 배합부터가 엉망이었다. 저 빨간 머리에 파란 정장 말이다.

그런데 이 상황을 무슨 수로 해결한다는 건지.

테샤가 목을 가다듬었다. 모두가 테샤만 보고 있으니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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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말로 파란 정장을 입으라는 건 아닐 거예요. 제가 가십지나 이런 데서 봤었는데 그냥 파란색 소품을 지니면 되는 게 아닐까…….”

테샤가 우물거리며 말했다.

여태 전쟁터에만 있었고 이런 사교 모임과는 거리가 멀었던 기사들이 손뼉을 쳤다.

카시우스가 내팽개치려던 파란 정장을 들어 올렸다.

새파란 정장이 눈이 아플 정도로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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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선물 받은 정장이 있지 않습니까? 타이를 만들어서 착용하면 되겠군요. 주변 아낙에게 돈을 주면 쓸 만한 타이를 만들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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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나을 것 같군.”

카시우스가 당장 바지를 벗어 던질 기세로 침실 안으로 들어갔다.

바지도 딱 달라붙어서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던 것이다.

어기적거리는 뒷모습을 보며 기사들이 다시 키득거리고 웃었다.

저 민망한 모습으로 황성에 들어가는 것을 막은 테샤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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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테샤. 그런 건 또 언제 봤냐?”

기사들이 테샤가 쓰고 있는 모자를 벗겨내곤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테샤가 어색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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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야. 여기에 와서 할 일이 없으니…….”

기사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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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눈썰미가 좋아서 우리 카시우스 경을 살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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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들이 눈썰미가 너무 없는 것 아닐까요?”

테샤가 웅얼거리듯 말했다.

기사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테샤의 밤톨 같은 머리를 아프지 않게 쥐어박았다.

그 모습을 테리언이 고개를 갸웃하며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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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십지나 그런 걸 접해봤다고? 제도에 와서?’

테리언이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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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어린애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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