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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화. 내가 로드야? (218/367)


219화. 내가 로드야?
2022.04.03.


그러나 옥좌에 앉은 피인어는 라틸이 엘프란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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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인간은 엘프가 아니라 인간인데 왜 엘프라 하느냐.”

곁에 있던 다른 피인어도 라틸을 안내해 데려온 피인어에게 빈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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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엘프도 구별하지 못하다니. 게다가 저 인간은 기르골이 데려왔다며. 그럼 대적자잖아.”

라틸은 그들이 대화를 주고받을 때마다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라틸을 안내한 피인어는 힐긋 그런 라틸의 눈치를 보고는 경고하듯 동료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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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는 우리 말을 다 알아듣고 있어.”

아니, 대체 피인어들의 말을 알아듣는 게 얼마나 특별한 일이기에?

라틸은 피인어들이 단체로 놀란 표정을 짓자 오히려 얼떨떨해졌다. 알아듣는 사람 수가 더 적은 건가?

반면 라틸을 데려온 피인어는 동료들이 놀라자, 마치 최초로 뭔가를 발견한 사람처럼 으스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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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야. 이 여자는 눈도 소름 돋아. 대적자는 안 그러잖아.”

눈이 소름 돋는 건 무슨 뜻일까. 이건 좀 기분 나쁘게 들리는데. 라틸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지만, 피인어들로 가득한 곳이니만큼 아까처럼 저 피인어를 쉽게 쉽게 공격하긴 힘들었다.

그러나 ‘지배자님’이라 불린 피인어는 여전히 단호하게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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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잔 엘프가 아니다. 엘프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종족인 걸 모르느냐, 티투.”

뭔가…… 맞는 말이긴 한데. 이것도 듣는 사람이 조금 짜증 나는 설명이다.

그러나 므라딤이 라틸을 보며 “기르골과 안 다녔다면 로드라 생각했을 텐데.”라고 중얼거리는 순간. 라틸은 심장이 철렁해졌다.

므라딤의 날카로운 시선이 라틸을 위아래로 찬찬히 볼 때마다 그런 기분은 더해졌지만, 라틸은 곧 이럴 때가 아니란 걸 깨닫고서 아무렇지 않은 척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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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인어들. 나는 여기에 붉은 머리 뱀파이어를 구하러 왔어. 그쪽들과 싸우러 온 게 아닌 이상, 내 정체가 뭔진 중요하지 않잖아.”

‘인어’라는 말에 피인어들의 분위기가 동시에 험악해지자 라틸은 슬쩍 말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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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인어들. 난 당신들과 문제를 일으킬 생각 없어.”

그 순간. 옥좌에 앉아 있던 피인어가 동굴 천장에 매달려 있던 희한하게 생긴 등잔을 향해 입술을 내밀자 그곳의 빛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깜짝 놀랄 사이도 없이 그 옥좌에 앉은 피인어가 라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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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 여자를 잡아라.”

그 말이 끝나자마자 여러 피인어들이 다 같이 빛을 향해 입술을 내밀었다.

그때마다 동굴 안을 훤히 밝혀주던 빛이 사라졌고, 라틸은 당황해서 몇 걸음을 뒤로 물러났다.

아니, 문제 일으킬 마음 없다니까 왜 다짜고짜 공격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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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기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어떻게 한 건지 들어온 입구는 그새 도로 닫혀서, 일반 바위들과 이젠 전혀 구별이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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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걷어차볼까?’

라틸이 생각하는 찰나. 이번에는 옆에서 날카로운 습격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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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군. 싸우는 수밖에.’

라틸은 상체를 숙여 습격을 피하고서,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손톱을 휘두르는 이의 손목을 잡아 엎어치기 해버렸다.

밤눈이 밝아서일까, 아니면 보기와 달리 저들이 빛을 다 빨아들인 게 아닌 걸까?

라틸은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피인어들의 공격을 잘 피해냈다.

하지만 라틸은 그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피인어들도 살수를 펼치진 않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피인어 소굴에서 피인어에게 중상을 입히거나 죽였다가 아예 못 나가게 되고 싶진 않았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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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지배자 피인어가 짝 박수를 한 번 치며 말하자, 라틸을 잡기 위해 몰려들던 피인어들은 일사분란하게 공격을 멈추었다.

공격을 멈춘 피인어들이 자기들이 삼켰던 빛을 뱉어내자 방 안은 다시 순식간에 밝아졌다.

대체 무슨 원리인진 모르겠으나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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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멈추지?’

물론 라틸은 이 광경을 감상할 여유 따윈 없었지만.

라틸은 지배자 피인어가 빛을 도로 뱉은 이유를 몰라 팔을 내리지 않고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피인어 지배자는 자신이 왜 공격을 멈추게 한 건지 설명하는 대신, 풍성한 수염을 쓸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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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적자가 아닌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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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게 대체 뭘까요, 지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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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적자가 아닌데 기르골과 같이 다니고. 하지만 대적자라면 로드의 나이트를 구하러 올 리가 없는데.”

라틸은 경계하며 피인어들을 둘러보다가 지배자 피인어의 입에서 나온 ‘로드의 나이트’란 낯선 단어의 조합에 흠칫했다.

로드의 나이트. 서넛을 두고 하는 말인가?

안 그래도 머리가 복잡해 죽겠는데 이 와중에 머리가 더 혼란스러워졌다.

게다가 저 말을 듣는데, 서넛이 자신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

‘나는 폐하를 위해 태어났다’고 한 말. 그리고 칼라인이 했던, 아주 오랫동안, 라틸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기다렸다던 말이.

그러나 이 모든 혼란은 라틸의 머릿속에서만 벌어지고 있어서 겉으로 볼 때 라틸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표정 관리를 평소에 열심히 한 성과가 이런 데서 드러나고 있었다.

덕분에 피인어 지배자조차도 라틸이 자기 정체를 모른단 생각을 하지 못한 듯했다.

오히려 피인어 지배자는 그런 라틸의 정체가 더더욱 궁금한지, 계속 바라만 보다가 마침내 부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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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

라틸을 여기까지 안내해 준 피인어가 얼른 나서서 “네.” 하고 대답하자, 지배자는 눈으로 라틸을 가리키며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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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희한한 인간을 뱀파이어 나이트에게 데려다줘라.”

또 나이트라고 하네. 못 들을까 봐 꾸역꾸역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라틸은 티 나지 않도록 입술 안쪽을 꽉 깨물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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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인어들은 지느러미랑 다리를 계속 왔다 갔다 바꿀 수 있어? 자유자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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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대체 정체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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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인어랑 인어 차이가 뭐야? 난 아직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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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체는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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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가야 해? 잡혀 온 그 뱀파이어 상태는? 아프진 않고?”

티투란 피인어는 지배자의 명령에 따라 라틸을 안내해 주면서도 연신 꿍얼꿍얼 질문을 던져댔다.

라틸이 거기에 덩달아 질문으로 응답하자, 걸어가는 내내 대답하는 사람은 없고 물어보는 사람만 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걸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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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야.”

다른 곳과 별 차이도 없는 곳에 도착한 피투가 다른 벽과 다 똑같아 보이는 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라틸은 눈썹을 치켜떴다.

이게 뭐?

그러나 다른 벽과 다 똑같던 동굴 벽은 티투가 또 손을 안쪽으로 집어넣어 뭔가를 하자, 곧 덜컹덜컹 소리를 내면서 모양이 바뀌더니 스르르 빠르게 열렸다.

아까 피인어들이 가득 찬 방처럼.

벽이 열리자 안쪽으로 방 같은 게 보였다. 그러나 피인어들이 가득 차 있던 방과 달리, 이 방은 휴식을 취하는 데 쓸 법한 모양새였다.

티투가 안으로 들어가자 라틸은 바로 따라 들어갔고, 세 발자국 만에 라틸은 서넛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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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완전히 적 취급을 받은 건 아닌 듯 서넛은 침상에 앉아 있었다.

무기는 빼앗긴 것 같지만 더 마르지도 않았고 옷도 깨끗한 걸로 제대로 챙겨 입고 있었다.

서넛 역시 처음엔 또 피인어가 들어왔다고 생각한 건지 정면만 보고 있었으나, 곧 다른 점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라틸과 눈이 마주치자, 그의 동공이 대번에 커다래졌다.

서넛은 잠시 입을 뻐끔거리다가 라틸을 보고는 갑자기 자기 눈을 비볐다.

라틸이 라틸이란 걸 알아본 눈치인데. 얼굴이 다른 사람이자 당황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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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그 모습에 피인어 티투가 의혹을 제기하자, 눈을 비비던 서넛은 갑자기 “실례. ” 하고 말하고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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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얼굴을 보니…… 그새 더욱 사랑스러워지셔서.”

라틸은 웃음이 터질 뻔한 걸 꾹 참았다.

그가 나이트란 소리를 듣고서 마음에 풍랑이 일고 있었는데, 저런 모습을 보자 또 그새 반가웠다.

그러나 티투는 서넛의 말에 치가 떨리는지, 괜히 자기 팔등을 손으로 벅벅 문지르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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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간다. 나갈 때 문에 대고 ‘티투 티투’라고 불러.”

티투가 아까 들어온 문으로 나가자 동굴 벽이 스르륵 닫히더니 또다시 평범한 벽처럼 변했다.

그 모습을 라틸은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불안해져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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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갇힌 거 아니지?”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이 없어서 돌아보니, 서넛은 여전히 라틸을 멍하게 보고 있었다.

갇힌 건 아닌가 보네. 갇혔으면 저것보단 반응이 거셌겠지? 아닌가?

라틸은 그 정처 없는 시선을 받다가 큼큼 헛기침을 하고서 서넛에게 다가가보았다.

그래도 서넛은 라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라틸은 주저하다가 서넛과 눈을 맞추고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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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넛 경. 내가 누군진 알겠습니까?”

서넛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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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알아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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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알아봅니까?”

서넛은 라틸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손을 뻗더니 무언가를 당겼다. 라틸이 아직까지 들고 있던 그의 목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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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때문에 알아봤습니까?”

라틸이 목걸이를 건네주며 묻자, 서넛은 다시 그걸 목에 걸더니 라틸의 얼굴을 재차 보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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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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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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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냥이요.”

라틸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서넛의 상태를 차근히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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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덴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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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가진 못했지만요. 사실, 굳이 탈출하려고 그들과 싸우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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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힌 게 아닌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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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하러 온 거니까요. 적이 되러 온 게 아니라. 대화를 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려 했습니다.”

서넛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서 라틸의 뺨을 쓸어 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자신에게 고정된 채 단단히 박혀 있자 라틸은 괜히 어색해져서 시선을 굴리다가 서넛의 손을 잡고 내렸다.

서넛은 더 손을 올리지 않고 라틸을 계속 보기만 했다.

만나면 화내려 했는데. 계속 저런 눈으로 쳐다보자 라틸은 화내기도 어려워져서 그게 좀 불만스러웠다.

서넛은 그런 라틸을 물끄러미 보다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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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는 여기에 왜 오신 겁니까? 갑자기 저기서 폐하가 느껴져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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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온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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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아니실 거 같고.”

라틸이 눈을 가느스름하게 하고 쳐다보자 서넛은 믿을 수 없단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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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걱정해서 오신 겁니까?”

기쁘기도 심란하기도 한 목소리였다.

라틸은 서넛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다.

나란히 앉으면서 무릎과 무릎이 얼핏 부딪칠 듯 하자 서넛이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라틸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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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넛 경 아버지가 찾아와서 서넛 경이 실종됐다고 했습니다. 날 위해서 뭘 하러 쇼드 폴리에 나타난 공동으로 갔다가 실종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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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틸은 서넛의 옆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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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넛 경은 여기에 대화를 하러 왔다고 했죠. 여기엔 인어가 있던데. 인어들이랑 대화할 게 뭡니까? 그게 어떻게 날 위한 게 되는데요?”

라틸을 본 후 내내 미소짓던 서넛의 입가가 딱딱하게 굳었다.

돌처럼 단단해진 그 표정을 보다가, 라틸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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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넛 경. 혹시…… 내가 로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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