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색화약의 용병대장-16화 (16/556)

5-1. 아넥시 방어전

당장 내일 쯤 전투가 시작될 텐데, 하루 밤 사이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빈 통에 흙을 담아서 벽의 무너진 부분들을 보강하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했고, 무너진 성벽 아래 쌓인 돌덩이를 가능한 만큼 거둬들였다. 자연적으로 성벽 아래 생긴 비탈을 없애 적병이 어이없게 기어올라 버리는 상황을 방지하고, 거둬들인 돌들은 성벽 위에 두어 수성 병기로 활용할 예정이다.

총이 있는 시대에 무슨 수성전에서 돌이냐 하겠지만, 결국엔 보병이 달라붙어서 기어올라야 하니 이게 뜻밖에 엄청나게 유용하다고. 무엇보다 사격 무기를 가지지 않은 수비병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상황에서 그저 기다리기만 하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는 게 훨씬 낫지.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어도 주민들을 병사로 훈련했겠지만, 하루 만에 그것은 무리다. 적당히 방어 준비를 하고 푹 쉬어야 내일 싸움에 지장이 없겠지.

“자, 하나 둘!”

“으쌰아!”

주민들이 힘을 합쳐 밧줄을 당기자, 돌을 담은 바구니가 성벽 위로 끌어올려 진다.

처음부터 자기들끼리라도 맞서 싸우려던 이들이다. 명확한 방침이 정해지고 적들이 눈에 들어오자, 그리고 생각도 않았던 완성자··· 가 나타나자 주민들의 사기는 눈에 띄게 올랐다.

아쥬흐가 가는 곳마다 주민들이 고개 숙여 인사하며 성호를 긋는다. 본인은 성녀 역할이 아주 고역인 모양이지만, 남들 앞에서는 절대로 싫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게 태생부터 남을 이끄는 자의 모습이겠지.

모두가 힘써 일하는 사이, 나는 성벽 부근에 작은 천막에서 서류와 씨름하고 있었다. 가용한 수비 병력을 분류하고 방어 물자를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내 계획대로라면 방어전이 오래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장기전 준비를 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까.

방어전인데 사격 무기가 너무 부족했다. 총이야 말할 것도 없고, 활이나 쇠뇌도 부족하다. 겨우 50명 될까 말까. 포도주 판매를 주로 하는 상업 마을이라 사냥을 주업이나 부업으로 삼은 주민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대신 성벽을 지킬 지원자들은 충분했다. 약 300여 명, 보조 전력인 여성들을 포함하면 500명에 이르렀다. 인근에서 몰려든 피난민들 덕택에 인구가 많은 점도 있겠지만. 역시 완성자가 이끄는 군대라는 점이 정순파 신도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나서게 했다.

야전이라면 이런 민간인들을 전력으로 계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수성전은 다르다.

특히나 매우 용감하고 열성적인 이들은 기꺼이 성벽의 가장 위험한 장소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싸울 것이다. 성벽을 기어 올라와 성가퀴 너머로 고개를 내민 적의 머리를 내려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용감한 이는 많지 않다. 안전한 성가퀴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순간, 성벽 너머 적의 지원 사격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기꺼이 할 것이다. 설령 자신의 몸이 적의 총격에 관통당하더라도 과감히 나설 테고, 쓰러지면서도 동료가 자신의 뒤를 이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죽어가겠지.

...그걸 계산해서 훈련도 되지 않은 상태로, 종교적 열정만 충만한 이들을 총알받이로 내모는 것은 양심의 가책에 걸리는 점이다. 병사들을 위험한 임무로 내보내는 것은 항상 입맛이 쓰지만 민간인을 내보내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스승님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추가적으로 내가 데리고 온 트랑카벨의 기병대 200명은 강력한 전력이다. 그러나 최후의 최후에 적의 뒤통수를 칠 예비대다. 절대로 적에게 노출하지 않아야 하니, 수성전 전면에는 배치할 수 없다. 이들은 만약에라도 적에게 보이지 않도록 건물들 사이에 잘 배치해 놓았다.

이건 사실 주민들만 위험에 노출시키고 정예 병력은 꼭꼭 숨겼다고 오해받아도 할 말이 없는 전술 배치다. 다행히 '완성자'이자 성녀가 된 아쥬흐가 주민 대표들에게 잘 설명했기에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불가능했겠지.

전쟁은 게임이 아니기에, 실제로 전장에 서서 적과 맞서는 이들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휘를 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이 망각하는 사실이지만.

그 외에 기병들이 조금 더 있었는데, 로베르 경이라는 하급 귀족이 이끄는 패잔병들이었다. 북부에 영지를 가지고 있는 기사와 그 종사들인 이들은 약탈자들과 한 번 싸우고 패배했다고 한다. 부대는 완전히 와해되고 간신히 살아서 평소에 친분이 있던 귀족이 통치하는 아넥시에 도착했으나 그때는 이미 영주가 도망친 후였다고 한다.

로베르 경은 복부에 총을 맞아 상태가 심각했기에, 아쥬르가 곧바로 치료하지 않았으면 위험할 뻔했다. 모두 초췌한 몰골에, 절반은 시대착오적인 미늘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눈빛은 살아 있었으며, 싸울 기회를 준다면 사자처럼 싸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을 안전하게 적의 코앞에 배송만 해준다면···.

그 외에 전투 물자 관리도 큰일이다. 전투 중에 먹을 음식과 물을 잘 보관하고, 물 단지는 여러 개로 나누고 입구를 잘 막아두고···. 휴우, 참모들이 있으면 편할 텐데 지금은 도와줄 사람이 없다. 모리츠가 도울 수 있지만 모리츠는 지금 중요한 정찰을 하고 있으니.

“콘도티에레! 적정 탐색이 끝났습니다!”

생각하기 무섭게 모리츠가 천막 입구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의 손에는 접히는 형태의 망원경이 들려있다. 으음, 모리츠의 덩치를 생각하니 천막이 조금 작은 것 같다.

“그래 어떤 것 같아?”

“적 숫자는 400이 조금 넘는 것 같습니다. 500은 안 되고요. 어느 정도 훈련된 병력이 약 200쯤 되고, 나머지는 급하게 숫자만 불려 놓은 모양새입니다!”

“흐음, 약탈을 위해 용병들을 긁어모은 걸까?”

“뭐 그렇지 않을까요? 이 근처에는 괜찮은 용병이 별로 없으니까요! 북방 전쟁 끝났으니 이제 실업자 된 용병들이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병종 별로는 어때?”

“어느 정도 훈련된 장창병이 120명 안팎, 그리고 총병이 한 50명 됩니다!”

“그 병력이 적의 주력이겠군.”

다행히 적의 전력이 위험할 정도까지는 아닌 모양이다. 오히려 수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잖아!

“기병은 없어?”

“말이 몇 마리 있기는 한데 지휘관이나 전령들이 타는 것 같고, 기병대로 활동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알았어. 실내에서는 목소리 조금만 줄여라 귀 아프다.”

“으윽! 알겠습니다아···.”

이 정도 전력 비율이면 패배할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얼마나 적은 희생으로 완벽하게 이기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단순하게 승리해서 적군을 부수는 것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완벽하게 이기고 적의 대부분을 죽이거나 사로잡아야 한다.

...불쌍한 주민들을 이교도로 몰아 산 채로 불태우는 미친놈들을 멀쩡하게 돌아다니게 놔둘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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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약탈자들이 보낸 전령이 왔다. 사용한 흔적은 많지만 제법 괜찮은 품질로 보이는 갑옷으로 보아 경험 많은 용병 정도로 보이는 두 명과, 왜소한 체구의 수도사 한 명. 가뜩이나 작은 체구에 비쩍 마르고 거북목이라 더더욱 키가 작아 보인다. 용병 중 한 명이 들고 온 두루마리를 펼치더니 오만방자한 태도로 읽기 시작한다.

"주신의 지상 대리인 법황 프루덴티우스 3세께서 선포하신 이단 토벌령에 따라, 우리는 아넥시의 주민들에게 고한다. 성문을 열고 해방군을 받아들여 그대들의 신실함을 증명하고 마땅히 이단 섬멸에 협력하라."

전령역의 용병은 잠시 눈을 부라리며 성벽 위에 눈만 내밀고 있는 수비군들을 노려보더니 말을 이어간다.

"본 포고령의 내용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이단 토벌군은 아넥시를 공격할 수밖에 없다. 주신의 신실한 신도는 아넥시를 떠나 일신의 안전을 도모하라. 기한은 내일, 해가 뜨기 전 까지다."

용병이 두루마리를 다시 말아 넣는 순간, 내가 나선다.

"한번 다시 좀 읽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두루마리를 정리하던 용병의 손이 순간 멈춘다.

"뭐라고?"

"그... 내용이 길어서 중간부터 헷갈려서 말입니다. 아, 저는 참고로 신실한 주신교의 신자입니다."

솔직히 그렇지 않나. 벽돌체도 정도가 있지, 숨 쉴 틈도 없이 어? 이런 걸 누구 들으라고 어? 썰 풀듯이 풀어놓는 거야.

용병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뒤의 수도사를 돌아본다. 오호, 저 수도사가 이 약탈자 무리의 우두머리인 모양이구나. 어떤 직책일까, 설마 추기경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성직자들은 청빈한 척한다고 외부에서는 거지처럼 행색하고 다니는 인간들이 좀 있어서 확신은 가지 않는다.

피부 창백한 고블린처럼 생긴 수도사가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전령 역할 용병은 다시 두루마리를 편다.

"주신의 지상 대리인...."

"그 하시는 김에 좀 천천히 좀 부탁합니다!"

"으흠!"

두루마리 읽던 용병은 말이 끊기자 엄청나게 열받은 것 같다. 이번만 참는다는 표정이 완연하다.

"...기한은 내일, 해가 뜨기 전 까지다."

다음 낭독은 방해 없이 끝까지 이루어졌다. 확실히 적당한 속도로 알아듣기 쉬웠다.

"그 저기, 질문 좀 드려도 되겠습니까?"

"하거라."

"법황님 명령으로 오신 해방군이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렇다."

"해방군인데 그게 말이죠, 이단뿐 아니라 신실한 주신의 신도들도 해치시는 겁니까?"

"그럴 리가 있나!"

"그럼 신실한 신도들은 왜 마을을 떠나야 하는지? 어차피 안전한 것 아닌가요?"

"이이잇!"

아니 뭐, 나는 들은 대로 의문가는 점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용병의 얼굴이 벌겋게 변한다.

"크크크, 사특한 녀석! 감히 신의 사자를 능멸하는가!"

뒤에서 듣고만 있던 허연 고블린 수도사가 말을 몰아 앞으로 나오더니 폭언을 쏟아낸다. 생긴 것만 고블린이 아니라 성격도 고블린이었다!

"이름을 밝혀라! 이 이단심문관인 보세낙 드 리몽이 네 녀석의 신실함을 확실하게 검증해 주겠다!"

"아이고, 갑자기 이름은 왜요? 무섭게. 법황청의 특사이신 추기경님이 타비뇽에 계시다 들었는데, 혹시 보스낙 추기경이십니까?"

"내 이름은 보세낙이다 어리석은 놈! 타비뇽의 추기경 예하께서는 토벌군의 주력을 이끌고 함께 도착하실 거다! 너 같은 애송이 정도는 내가 처벌해주마!"

"엇, '검증' 하시는 것 아닙니까. 재판도 없이 그냥요?"

"끄으으으... 네 이놈!"

허연 고블린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변해간다. 색이 짙어지고 인상을 찡그려서 주름이 심하게 지니 더더욱 고블린을 닮아간다. 아니, 이거 실제로 고블린 혼혈 아니야? 그룬발트의 숲에는 여전히 무리를 지어 살고 있는 고블린들이 많으니까.

"내일 아침까지다! 신의 마지막 자비다, 잊지 말거라!"

내 뱉듯 말한 보세낙이 말을 돌려 가버린다.

뭐 대충 정보는 얻었다. 보세낙이라는 허연 고블린 성직자는 신실한 신의 사도인지는 몰라도 그다지 똑똑한 인물은 아닌 것 같다. 조금 긁어주면 과시하듯 자기가 아는 정보를 죄다 털어놓는 인간들이 있다. 유난히 귀족 중에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튼 성전군의 집결지는 브와이유가 아니라 타비뇽이며, 이단 토벌을 위한 법황의 특사가 이미 부임했다 이거지. 그냥 고블린이 아니라 보물 정보 고블린이었네.

으흠 흠··· 사실 사람을 외모로 놀리면 안 되긴 하지··· 아무리 고블린과 닮았어도 말이다.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로는 하지 말아야겠다.

그건 그렇고, 전투는 내일 아침으로 정해졌다. 생각보다 하루를 벌게 되었네. 선전포고고 뭐고 달려들 줄 알았는데... 하긴 부실하긴 하지만 성벽이 있는 마을을 공격하려면 자기네도 나름 준비를 하긴 해야겠긴 싶다만.

자 그럼, 하루 늘어난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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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콘도티에레!"

나름 일찍 일어난다고 일어나서 해 뜰 무렵에 성벽에 오르니 모리츠가 벌써 일어나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화승총을 꺼내 구석구석 닦고 있는 모습에서 무기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와, 이거 오랜만에 보네.”

모리츠가 만지작거리는 화승총은 통상적인 화승총에 비해서 배는 묵직해 보인다. 총신도 제법 길다. 무게도 그만큼 나가겠지. 딱 봐도 모리츠 정도 되는 덩치와 완력이 아니면 다루기 어려운 총이다.

“콘도티에레께서 떠나시고 두 차례 개량했습니다.”

“적군들 혼비백산하겠구만.”

그는 앉은 자세로 어지간한 사람 배는 될 정도로 두꺼운 팔뚝에 총을 얹고 멀리 지평선 방향, 적들이 머무는 천막이 있는 곳을 겨눈다.

모리츠는 슈토르히 용병단에서 가장 뛰어난 화승총 사수 중 하나였다.

솔직히 화승총은 그다지 명중을 기대하기 어려운 무기이다. 진짜인지 과장인지,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이 근거 없지는 않다. 반동이 심해서 처음 쏘면 절반은 허공을 향해 나간다거나, 어차피 조준해도 안 맞으니 수평으로 쏘는 훈련이나 한다거나 하는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그건 ‘평범한 사수’들 이야기다. 이쪽 분야에도 도대체 같은 인간인가 싶을 정도로 선을 벗어난 인외의 존재들이 있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장인의 범주에 속하는 인간들.

보통 활과 화승총을 비교할 때, 활은 사수를 양성하는데 6년, 명사수는 10년도 부족하다는 식으로 말을 한다. 그에 비해 화승총 사수는 몇 주 정도만 훈련하면 전투에서 써먹을 신병으로 써먹을 수 있고, 이 차이가 활을 밀어내게 된 강점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맹점이 하나 있는데, 화승총 사수가 6년 10년을 정성을 쏟으면 어떻게 될까?

그거야 뭐··· 당연히 1개월 차와 6년 차 10년 차 사이의 차이가 나는 거지. 사람 하는 일이라는 게 다 그렇지만.

모리츠는 그 몇 년 경험을 쌓은 사수에 속한다.

“읏차.”

무기를 다 닦았는지, 그가 도구를 정리하며 일어선다.

“병사들, 주민들을 깨울까요! 콘도티에레?”

“좀 더 자게 두자고. 어제 종일 고생들 했고, 야간에 돌아가며 경비도 섰으니까. 저놈들도 해 뜰 때 까지네 어쩝네 해놓고 쿨쿨 자는 모양인데.”

“그것도 그렇습니다! 그림 조금 기다리도록 하지요!”

모리츠는 다시 약탈자들의 진영 방향으로 총을 겨눈다. 와, 저런 괴물딱지 같은 총을 받침대도 없이 겨누네.

다음 순간, 그의 어깨에서 희미한 빛이 스르르 올라간다.

기프트 발동의 신호.

보통 기프트 효과는 보유자마다 비슷한 듯 다르다. 그래서 그걸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하느냐가 당사자의 기량이라고 할 수 있다. 모리츠의 기프트는 내가 본 기프트 중 최고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프티드로서의 현실 적용 기량은 거의 최고 할 수 있다. 나도 조금 조언을 해 주기는 했지만.

“빠앙!”

입으로 소리를 내며 발사하는 척을 하더니, 총을 어깨에 걸친 모리츠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나는 믿는다. 모리츠는 오늘 전투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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