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전쟁하기 나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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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대로 알코자르 남작령에서 사절이 도착했다.
“어어, 오랜만에 뵙습니다, 성함이··· 아버··· 아, 맞다! 아버클리 크릭키 경! 요새 날씨가 꽤 추워졌는데,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으음, 제 이름은 크릭키가 아니라 그릭키입니다. ...오랜만이군요, 가스텔 드 누아 백작님, 그룬발트의 에트 경. ...여기 여자분은 처음 뵙습니다.”
“저는 아쥬흐 트랑카벨이라 합니다. 처음 뵙습니다. 저는 그냥 참관인이니,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트, 트랑카벨 가문의···.”
그의 혈색이 좋지 않은 얼굴이 더더욱 창백해진다.
참가자는 이전대로 가스텔 드 누아 백작과 나, 거기에 아쥬흐가 추가되었다. 가스텔 백작에게는 미리 계획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 이번 회담은 내가 주도하기로 되었다. 대부분은 아쥬흐의 계획대로 말하게 되겠지만.
예상했지만, 당시와 같은 과장된 연극배우 인사는 역시나 없다. 뭐, 원래 높은 신분으로 태어나 몸에 익힌 예절이 아니라 벼락출세한 후 대충 배운 예절이 다 그렇지. 복장도 레이스에 환장한 듯한 나풀거리는 장식은 최대한 절제한, 어두운색의 단정한 남성 정장이다.
“본관은 알코자르 남작, 타르벤도 카마조 데 보르토 각하께서 보내신 사절 아버클리 그릭키라고 합니다. 오늘은··· 지난 전투 이후 악화한 양측의 관계를 봉합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찾아보고자 하는 생각으로, 타르벤도 남작님의 명을 받아 방문하였습니다.”
장광설을 풀어 놓는데 어째 좀 매가리가 없다. 위기에 약한 남자였나 아버클리 경! 이러면 크게 될 사람은 아니네. 외교관이라면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냉철함이 최우선인데.
우선 어떤 소리를 하나 들어나 보자. 우리는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무안했는지 아버클리가 말을 이어간다.
“저희 타르벤도 남작께서는··· 지난 전투로 인해 양측의 사이가 악화한 것에 대해 많은 유감을 표명하셨습니다. 또한, 전투 중 포로로 잡힌 남작가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걱정하시어, 석방에 대해 논의를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감? 유우감? 뭔 빌어먹을 유감이야. 지들이 멋대로 국경 넘어서 쳐들어와 놓고는. 욕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울컥 치솟았으나 참는다. 뭐 그거야 그냥 인사치레일 테고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제 나오겠지.
자 포로가 무려 1,600명이나 있는데 이걸 무슨 수로 데리고 갈 것이냐.
“저희 남작님께서는 본인의 처남이시자, 가문의 계승자이신 미카토 바르두 샌잔디스 경의 석방을 원하십니다.”
허어, 네그라타 용병단의 차기 단장 말고도 남작령의 계승권 역시 미카토가 가지고 있는 거였나. 엄청나게 인정받고 있었구나 미카토라는 남자.
“알코라즈의 남작부인이시며 미카토 경의 친누나이시기도 한 누에세바 마님께서도 몹시 슬퍼하시어 식음을 전폐하고 계십니다. 물론 드 누아 가문이나 트랑카벨 가문 측에서 저희 측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계신 것은 압니다만, 모쪼록 살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버클리는 이를 악물더니 허리를 깊게 숙인다. 이전의 고압적인 태도를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인데. 정말 반드시 찾아오라고 신신당부를 들은 모양이네. 누에세바는 처음 듣는 이름인데, 타르벤도 남작이랑 30살 가까이 차이 난다는 미카토의 누나인 모양이다.
그런데 이게 끝인가?
“그리고요?”
“...네?”
“요청하시는 안건은 미카토 바르두 샌잔디스 경 말고는 없습니까?”
내 말에 아버클리는 당황한 듯한 태도이다. 어라, 이건 나도 생각 못 했다. 가스텔 백작과 아쥬흐 양을 바라보니 그 둘 역시 어이가 없다는 듯한 태도이다.
이렇게 일부러 찾아와서는 딱 한 명의 석방에 대해 협상만 한다고? 이건 진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인데··· 요 며칠 아쥬흐와 상의하면서 꽤 여러 가지 특이한 상황을 가정해봤는데 이건 그중에 없었던 케이스이다.
“저희가 포로로 잡고 있는 귀 가문 측의 인원이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견도, 요구사항도 없으신가요?”
“크흡···.”
내가 진짜로 궁금해서 질문하자, 아버클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딘가 화가 난 것처럼도 보이고, 부끄러워하는 것처럼도 보이고.
참고로 이 세계의 관습으로는, 포로로 잡기 전에 죽였으면 몰라도 잡힌 이후 포로를 죽이거나 학대한다면 그건 꽤 큰 문제가 된다. 귀족 가문처럼 명예에 신경을 쓰는 주체라면 입방아에 올라 인식이 안 좋아진다. 뭐 그렇다고 국제법이니 인도적 대우니 하는 기준이 있는 것도, 거기 따르는 처벌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명예에 죽고 사는 귀족 계급에게는 심각한 문제지.
하지만 포로들을 최소한의 정성은 들여서 보살폈는데, 포로의 인수 책임이 있는 쪽에서 찾아가지 않는다? 그럼 죽여도 된다. 그리고 그 도덕적 문제와 책임은 죄다 포로를 찾아가지 않은 상대측에 몰리게 된다. 전장에서 죽어야 할 목숨을 살릴 기회를 줬는데, 살리지 않았으니 니들 책임이다. 이런 감성이려나?
이 때문에 어차피 몸값이 얼마 되지 않는 일반 병사나, 가끔 식량이 부족한 등의 경우에는 하급 기사조차도 항복을 거부당하고 학살당하는 경우가 있다. 괜히 몸값 협상 귀찮고, 밥값도 아까우니 귀찮은 일을 줄이자는 잔혹한 생각이다.
당연히 브롱보카쥬 전투에서는 알코라즈 가문의 복잡한 권력구조와 계승 관계를 분석해 미래를 내다본 아쥬흐의 지시로 최대한 포로를 잡았다. 그냥 놔뒀으면 트랑카벨 병사들이야 그렇다 쳐도, 드 누아 병사들은 포로 거의 안 잡고 다 죽였을걸?
“거기에 대해서는··· 차후에 네그라타 용병단이 협상에 임할 것입니다.”
“네? 네그라타 용병단의 우두머리가 알코라즈의 통치자인 타르벤도 남작 아닌가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겁니까?”
“그게··· 그렇기는 합니다만···.”
아버클리는 말을 흐리며 얼굴에서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다. 아, 대충 감이 온다. 내가 이 인간을 전번에 봤을 때부터 꽤 싫어하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 인간인 모양이다. 자기 자신조차 믿지 않는 주장을 뻔뻔하게 하려니 자기도 힘든 모양이지.
쯧쯧··· 역시 외교관이 될 사람은 아니네. 외교관이라면 누가 들어도 개소리라도 뻔뻔하게 지껄이는 패기 정도는 있어야지.
“그게··· 저희 가문에서는 우선 ‘알코라즈 남작가’의 일을 우선 처리하고, 그 이후에 ‘네그라타 용병단’의 일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는 뜻으로, 미카토 바르두 샌잔디스 경의 석방 비용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금액보다 더 높게···.”
갑자기 열이 화악 오른다. 나도 모르게 입가가 내려가고 어금니에 힘이 들어갔다. 왜냐하면 아버클리가 고생고생하면서 한 자 한 자 늘어놓고 있는 개소리는 나름 논리적으로는 맞기 때문이다. 아니 어거지로 논리만 맞춘 이야기, 말 그대로 욕이 나오는 궤변이다.
포로를 찾아가야 하는 ‘주체’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보통 이 주체는 군대가 속한 정치적 집단의 군주가 된다. 뭐 군주가 아닐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렇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게 예외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건 바로 용병인 경우이다.
군주가 비용을 들여 용병대장과 계약한다. 그러면 그 용병대장은 자신의 명성과 인맥, 그리고 비용을 들여 용병단을 모집해 무장시킨다. 그래서 고용주인 군주가 지정한 날짜에 지정한 위치에 데리고 가는 것이 관례이다. 그렇다면 이 용병단의 일부가 포로로 잡히면 어떻게 될까?
그 책임은 용병단의 단장에게 있다. 보통은 그들을 지휘하는 연대장에 해당하는 인물이겠으나, 용병단이 다른 법인 등에 속하는 경우는 그쪽이 주체가 되겠지.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들을 고용한 고용주는 포로 인수의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기간 중의 비용을 지불하기야 해야겠지만, 찾아오는 것은 용병단이 자체적으로 할 일이다.
그러니까, 명목상 네그라타 용병단은 알코라즈 남작가와 고용 상태이니 이제 와서 그 둘을 분리하겠다, 이 말이다.
이걸 진짜 말이라고 하는 건가? 기껏 전투에서 패하고 깨갱거리며 도망친 직후에, 며칠 머리 싸쥐면서 고민한 것이 이딴 결론이라고?
아니··· 진짜···.
“가스텔 백장님, 콘도티에레 에트, 외람되지만 제가 잠시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하시죠, 아쥬흐 양.”
아쥬흐 양 쪽에서 엄청난 기백이 느껴진다. 엄청 화가 났구만. 아쥬흐 양이 이런 치사한 음모를 무척 싫어한다.
“아버클리 경이라고 하셨죠?”
“맞습니다, 트랑카벨의 아쥬흐 양.”
“만약 여기서 적절한 교섭이 들어오지 않으면, 이쪽, 드 누아 가문이나 트랑카벨 가문에서는 ‘알코라즈 남작가의’ 병사들을 살려두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그건···.”
그녀의 물음에서는 무시무시한 냉기가 느껴진다. 차라리 물음이라기보다는, 예의바른 말의 형태를 갖춘 차가운 얼음으로 된 비수.
“소수도 아니고 1600명, 정확히는 1632명입니다. 관계야 어떻든 알코라즈 남작을 위해서 싸우던 병사들인데 직속이 아니니 버려두겠다는 것인가요?”
“....”
그녀의 서슬 퍼런 질문에, 아버클리는 아무 대답도 못 한다. 아마 그 자신도 방금 자기가 했던 말이 궤변이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 말 그대로 헛소리지만, 위에서 그렇게 시키니 사절로서 어쩔 수 없이 이야기하러 온 것이겠지. 이래서 무능하고 멍청한 고용주를 섬기면 업무 스트레스가 배가 된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아쥬흐에게서 냉엄한 독기가 서서히 사라진다. 여기서 상대의 사절, 심부름꾼 따위를 다그쳐봤자 얻는 것이 없다 판단한 것이겠다.
“가스텔 백작님, 콘도티에레 에트, 당사자인 미카토 바르두 샌잔디스 경을 이 자리에 불러서 본인의 의향을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동의합니다.”
“저도요.”
오호, 좋은 방안이다. 물론 그간 고민했던 선택지 중에 미카토 본인을 참여시키는 것도 있었지만, 이런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상황이 더 재미있겠는데.
“물론 괜찮으시겠지요, 아버클리 그릭키 경?”
“아··· 허, 음··· 예,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얼마 후, 경비병들의 손에 이끌려 미카토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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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군, 이렇게 무사히 모여줘서 고맙다.”
네그라타 용병단의 부단장, 미카토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주변에는 함께 포로로 잡힌 용병단 간부 중 상급자들이 모여있다. 모두 일곱 명. 그 중의 넷은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몸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먼저 포로로 잡힌 가운데에서도, 힘든 시기를 잘 버텨주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미카토 부단장님도 따로 격리되어 계셔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건강하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잠시 훈훈하게 서로의 얼굴과 건강을 확인하며 건재함에 기뻐한다. 하지만, 미카토가 지금부터 해야 하는 말은 전혀 훈훈한 말이 아니다.
“오늘, 아버클리 경이 사절로 찾아왔었다.”
“오, 포로 석방에 관한 협의를 하러 오신 모양이네요.”
“으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타르벤도 남작은 몸값을 지불하고 포로를 찾아갈 의사가 없다’라고는 도저히 말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게··· 결렬된 것 같다.”
“후우··· 역시.”
“하아아···.”
아쉬움과 절망의 탄식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의외로 그냥 납득은 하는 느낌이다. 1600명이 넘는 포로, 아무리 일반 병사의 몸값이 귀족 기사에 비해 낮다고는 해도 쉽게 지급할 수 있는 비용이 아니다. 특히 현금 일시금으로는 작은 남작령에게 터무니없는 금액이겠지.
또한 반대로, 간부들은 다소 시일이 걸릴 뿐이지 협상은 어떻게든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이 그렇게까지 절망적인 분위기가 되지는 않은 이유였다. 원래 몸값 협상이 그러니까. 차근차근 비용을 책정하고 지급 기한을 정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부 상인 가문이 아닌 한은 영지에 금덩이를 쌓아놓고 사는 가문은 많지 않다. 당연히 자신을 현금화 시키거나, 영토를 담보로 돈을 마련하는 등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때문에, 포로 생활을 견디기만 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석방될 수 있다고 하는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는 것이다.
“포로 생활이 길어지겠군요.”
“하지만 생각보다 잘 대해줘서 놀랐습니다. 병사들은 잘 지내고 있을지···.”
“다행히 상태는 나쁘지 않다고 전달받았습니다.”
하지만 미카토는 알고 있다. 그런 희망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아까 회담 자리에 불려갔을 때, 당연히 포로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묘하게 아버클리 경의 태도가 이상했고, 이야기가 엇나가는 듯했다. 알고 보니, 지금 그 자리는 포로 석방에 대한 협상 자리가 아니라, 미카토 개인의 석방에 대한 협상 자리였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미카토 바르두 샌잔디스 경,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에 본인이 아버클리 경을 따라 누아 성을 떠나고 싶으시다면, 저희는 거기에 응할 생각이 있습니다.’
아쥬흐라는 이름의 아름답고 침착한 트랑카벨 여인이 자신에게 말했었다. 그녀가 무슨 의도로 말했을까. 자신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을까, 반대로 생각했을까.
당연히 거절했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선택이었다. 타르벤도 남작이 자신을 후계자로 생각해주고, 각별히 생각하여 포로에서 해방 시켜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포로로 잡힌 병사들에게는 그의 책임이 있었다.
“단장이신 타르벤도 남작님의 인척인 입장에서 매우 미안한 말이지만···.”
이야기를 하기는 해야 한다. 이들도 알아야 하고,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
“더 이상의 석방 교섭은 없다. 안타깝지만.”
“옛?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드 누아 가문에서 석방을 거부했습니까? 그, 그럼 저희는···.”
이를 악물고, 진실을 말한다.
“거부는 알코자르 가문에서 했다. 알코자르 가문은 네그라타 용병단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예?”
갑작스러운 침묵. 이어지는 미카토의 설명을 들은 간부들이 불같이 분노하며, 타르벤도의 배신을 성토한다.
“쓰레기 같은 자식!”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20년 가까이 네그라타 용병단에서 함께 싸워왔는데!”
“정말 누아의 거짓 공작이 아닌 겁니까? 어떻게··· 타르벤도 경이 어떻게!”
“...면목이 없다.”
미카토는 타르벤도와 한통속으로 엮여서 비난받아도 어쩔 수 없다 생각했다. 친누나의 남편이라는 인척관계이기도 하고, 솔직히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타르벤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리라는 어리석음이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럼 부단장,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설마 누아의 손에 처형당하는 것입니까?”
“하아··· 빌어먹을···.”
몸값을 받을 가망이 없는 포로를 살려 둘 이유가 없다. 죽여도 사회적으로 비난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과야 뻔하다.
“미안하다 제군. 다만 트랑카벨 가문에서 중재안을 내놓았다. 들어보길 바란다.”
웅성거림이 잦아든다. 중재안이라면, 어떤 것일까. 타르벤도 남작이 포로 인수를 거부한 이상, 무엇을 중재한다는 것일지.
“마지막까지 잘 들어보고, 귀관들의 운명을 잘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귀관들에게 알린 이후에는, 포로로 잡힌 네그라타 용병단 전원에게도 알려 각자가 판단하기로 할 생각이다.”
고민이 되는지, 미카토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간다.
“참고로, 나는 트랑카벨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다.”
모두에게 제안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