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신의 이름으로
북방에서 출발한 정보들이 속속 도착한다.
이번 전쟁에서 아군, 즉 트랑카벨 가문과 블랑독 연맹군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점은 바로 정보이다. 우리 군이 펼쳐놓은 촘촘한 군사 정찰망 이외에도, 트랑카벨 가문과 거래하는 상인들이 가져다주는 정보들, 아쥬흐가 엘랑키아 전역에 뿌려놓은 정보원들, 블랑독 현지 주민들이 전해주는 새로운 소식까지 해서 정보는 정말 넘칠 정도로 들어온다. 일단 블랑독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은 적이 꼼짝하지 만 해도 알 수 있다.
다만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북서부의 국왕이 보낸 성전군과, 북동부의 법황이 보낸 성전군에 대해 들어오는 정보의 질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국왕 성전군의 경우는 더욱 정보가 상세하고 정확하다. 그에 비해서 법황 성전군은 정보가 좀 두루뭉술하고 확신이 가지 않는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이건 딱히 법황의 성전군 측에서 정보 통제를 잘한다거나 역정보 공작을 시도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순전히 양측의 병력 구성 때문이다.
우선 국왕군 측은 한마디로 일원화된 편성이다. 성전에 참여하거나 지원하기로 서원한 엘랑키아 각지의 영주들이 보낸 병력을 브와이유에서 한데 모아 훈련과 재편성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로 평균적이고 안정된 군대가 만들어졌고, 전투력과 기능에 따라 적절한 규모의 소부대로 나누어졌기에 ‘예상하기가’ 쉽다.
게다가 각종 군수물자 도급업자들에게서 나오는 정보 또한 뻔했기 때문에 규모나 편제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대략적인 신분과 같은 예민한 정보까지도 역추적이 가능한 판이다.
하지만 법황군은 어떤가. 여러 가지로 완전히 반대이다. 대체 어떤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병력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내가 확신하는데 아마 자기들도 모를 것이다. 한마디로 온다는 놈들은 가리지 않고 받아서 마구 모아놓은 개판 군대라는 것이지. 여러 지역에서 소집된 이질적인 군대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왕왕 있기는 하지만, 이 집단은 특히 심한 편이다. 머릿수가 많기는 하지만 대체 얼마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부대인지 알 수가 없다.
대략 사령관 직속의 용병부대로 보이는 병력과, 드라멜른을 비롯한 법황의 칙명에 따라 파병해온 종교 기사단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숫자만 많은 허수일 가능성이 크다. 뤼나메르 교차로의 전투에서도 떨거지들 전투력은 대충 드러나기도 했고···.
내가 걱정해줄 일은 아니지만, 이거 관리 잘 안 되면 오히려 군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최소한의 경건함이나 신앙심, 순수한 열정이라도 가진 자들이라면 전선 유지용으로라도 쓸 수 있지, 성전 자체를 악행의 기회로 보고 끼어든 진짜 양아치들은 군대에 악영향만 미친다. 군대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제대로 싸우고자 하는 자들을 방해하게 되거든. 뭐, 우리 관점에서야 적이 스스로 군대를 말아먹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리고 정보 다음으로 아군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바로 ‘내선의 이점’이다. 로데브 강 북쪽의 강력한 방어 거점이자 보급 거점인 벨모제 성을 중심으로, 먼저 싸울 상대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여기서 어버버 거리다가는 포위당해서 이 장점도 없어질 테니,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지금까지 정보와 참모들의 조언, 블랑독의 지형지물과 세력 관계를 따져서, 먼저 상대해야 할 적군을 결정했다. 아니,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지만.
서쪽, 국왕군이다.
이전에 블랑독 북부까지 올라갔던 것도, 포르망제 성을 끼고 적에게 소모를 강요하기 위함이었고 국왕군이 준비를 끝내기 전에 법황군을 한 방 먹이고자 했던 의도였다. 뭐···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야 하려나. 당시에야 국왕군은 아직 소집 도중이었지만 지금은 벌써 집결지인 브와이유를 떠나 이쪽으로 오고 있으니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먼저 상대해야 한다.
일단 잘 정돈된 정예 병력인 국왕군 쪽이 행군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 데다가, 드 레뮤즈 백작의 영지를 경유한다고 치면 블랑독 핵심지까지의 거리도 훨씬 가깝다.
“국왕이 보낸 군대는 로데브 강을 우회해서 상류 쪽으로 가려고 하지는 않을까요?”
나를 도와 작전계획서 및 명령서를 정리하고 있던 첼레스티나가 묻는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가능성도 있기야 하겠지만, 낮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로데브 강의 북쪽, 트랑카벨의 영지인 몽세나 자작령과 드 누아 영지 사이는 대군이 기동하기에 그렇게 좋은 지형은 아니다. 로데브 강이라는 자연 방어선을 통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가지 않을 명백한 이유 또한 있다.
“대군이 거기 들어가는 순간 병력은 분산될 테고, 우리나 드 누아 군의 온갖 견제에 시달리면서 계획은 엉망이 될 거야. 이제 막 정돈된 대군을 이끌게 된 에티엔 드 크레이 공작은 절대 그런 혼란을 원하지 않을 거야.”
“네에··· 아, 그렇네요. 게다가 엘랑키아는 전통적으로 기사의 나라죠!”
“그래, 잘 알고 있네. 블랑독에도 기사들이 많은 편이지만 엘랑키아 중북부 대평원은 그야말로 기사의 땅이거든.”
대체 국왕 측 성전군의 중장기병 전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지 솔직히 겁이 난다. 가뜩이나 국왕이 직접 베르마유 대성전에 성전 참여자 명단을 봉헌하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모병한 병력이다. 그만한 기동 전력을 가지고 숲과 늪과 산이 뒤얽혀 있는 지역으로 들어가려는 바보는 없겠지.
뭐 그래도··· 독하게 마음먹는다면 그쪽으로 올지도 모르지. 그러면 할 수 없이 아군도 거기 대응해서 지저분한 소모전을 각오해야 한다. 서로에게 쉬운 싸움이 아니게 된다. 강은 자연 방어선 중에서 가장 수준이 높다. 왜냐하면 반대편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서 산, 숲, 늪은 그 자체가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전투가 지저분하고 지루해진다. 그사이에 다른 병력, 법황군이 남하하면 어려운 싸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마 그러진 않을 거야. 화려한 싸움을 기대한 귀족 기사님들에게 풀 한 포기 없는 바위산을 오르거나 진흙탕 허벅지까지 담그고 싸우라고 강요하기는 어려울 테니까. 게다가 승리의 주역을 법황군에 내준다? 그래서는 이겨도 에티엔 공작이 국왕에게 쪼인트를 까일걸.
그래서 90퍼센트 정도는 확신하고 있다. 국왕군은 평지를 행군해서 벨모제로 향하거나, 로데브 강을 건너서 카르카냑을 공격하려고 할 것이다.
“저, 콘도티에레. 지금 명령서대로라면 벨모제 동쪽에는 딱 2개 연대만 남게 되는데··· 그래도 될까요?”
“음··· 타비뇽의 성전군을 막아야 하지 않냐는 거야?”
“네에··· 괜찮을까요?”
“당연히 괜찮지는 않지. 하하, 그래서 더 위험해지기 전에 브와이유의 국왕군을 어떻게든 묶어놓고 빨리 돌아와야 해. 이도 저도 아니게 되면 끝장이야.”
“네에... 으에에... 너무 어려운 전쟁이에요오···.”
그나마 내가 믿는 건, 타비뇽에서 출발한 성전군이 트랑카벨의 영토에 도착하려면 훨씬 먼 거리를 행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멀다’라는 것은 당연히 ‘물리적인 거리’도 해당하겠지만 거기에는 여러 방해물이 존재한다는 ‘전술적인 거리’도 있고, 이 전쟁이 이단 토벌 성전이라는 특별한 ‘심리적인 거리’ 또한 있다.
물리적인 거리야, 해변 길을 따라 델레망드로 가자니 강을 두 개나 건너야 한다는 것이고, 강을 한 번만 건너자니 근처에 트랑카벨 최강의 요새 벨모제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고.
전술적인 거리는 포르망제야 함락했다지만 나머지 세 개의 요새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이다. 이는 마지막, 심리적인 거리와 연동되어 적에게 아주 까다로운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
국왕군이야 블랑독 연맹군의 궤멸과 트랑카벨 가문의 복속이 목적이니까 야전에서 몇 번 승리하고 카르카냑을 점령하면 목표를 이루는 것이 되겠다. 그러나 법황군은 ‘이단 토벌’이라는 대의를 이루지 않으면 성전이 끝나지 않는다. 그 때문에 한가지 목표만 가지고 쭈욱 진군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무저항인 마을들에도 들어가 혹시 있을지 모를 이단을 색출하고 신실함을 유지한 주민들도 위무하는 한편 교화시켜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 아넥시를 비롯한 ‘이단들의 거점’을 절대 그냥 두고 지나칠 수 없다. 그렇다고 이 거점들이 쉽게 무너질까? 포르망제의 함락을 보고 절치부심하며 오히려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정순파 신도들의 요새가?
“그러고 보니, 아넥시에 군수물자는 추가로 보냈지?”
“네에, 말씀하신 대로, 방어 계획서도 새로 써서 보냈어요!”
“잘했어!”
“네에, 에헤헤!”
첼레스티나는 도시 밖에 나오면 길치지만, 도시 안에서는 입체적으로 공간을 파악하는 엄청난 능력이 있다. 요새 방어를 준비시키면 이중 삼중으로 십자포화를 반복해서 뒤집어쓰지 않고는 적이 지나갈 수 없도록 촘촘하고도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그런 첼레스티나가 작성한 방어 계획서이니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이전에 함께 아넥시를 방문해서 충분히 눈으로 확인한 도시니까 말이다.
몽세나의 서쪽이 ‘지리적인 늪’이라면, 블랑독 북동부는 ‘전술적인 늪’이 되어 성전군을 잡고 쉽게 지나가게 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적의 절반을 붙잡고 나머지 전력으로 또 다른 절반을 격파한다.
현재 트랑카벨의 전력이라면 절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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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랑키아 국왕이 임명한 성전군의 사령관, 에티엔 드 크레이 공작은 남쪽으로 행군하는 성전군, 자신에게 맡겨진 군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쟁에 처음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2개월간 그가 훈련해온 병력은 그간 지휘해온 병력 중 가장 큰 규모이다.
보병 6개 연대, 기병 4개 연대.
각종 보조전력을 합치면 총 2만에 가까운 대군이다. 지휘관들의 면면도 화려해서, 수많은 명문가의 주인, 혹은 그 자식들이 종군하고 있었다. 당연히 가문의 주인이나 후계자가 출전하는데 딸려 보내는 병력이 어중이떠중이일 리가 없다. 나름 가문의 정예들이 함께하는 것은 당연했다. 따라서 질적인 면에서도 다시 모으기 힘들 정도의 기라성과도 같은 인물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국왕 다고베르 2세 형님 폐하의 배려 덕에 사령관으로 임명받은 것은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대외적으로는 그렇지만.
에티엔은 뿌듯함과 함께 피곤함 또한 느끼고 있었다.
첫 번째로 지휘체계의 문제였다. 부대를 편성할 때 최우선으로 기능이나 효율에 앞서 구성원들의 신분과 인간관계를 고민해야 했다. 당연하지만 귀족 대부분은 자신보다 격이 떨어지는 상대에게 지휘받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게다가 수백 년 역사를 가진 엘랑키아에서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가문이 있는 것도 당연했다. 이 모든 것을 배려하면서 전술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이 부대를 편성하려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다음으로는 성전군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00명의 병력을 파견한 가문과 500명의 병력을 파견한 가문이 가진 지분이 같을 리가 없다. 그렇게 단순히 숫자로 체크하면 어려운 것 없지만, 이게 또 ‘가문의 격’이라는 애매모호한 기준과 섞이면서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다. 가령, 300명의 병력을 이끌고 참전한 백작과, 400명의 병력을 이끌고 참전한 남작가의 경우 가중치를 어떻게 줘야 할 것인가! 따위의 문제였다.
“가티, 지도를···.”
종자에게 손을 내밀던 에티엔은 멈칫했다. 가티가 아니다. 그의 옆에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두루마리를 내밀고 있는 이는 몇 년간 그를 섬겨온 종자 가티 드 리네콩테가 아니었다.
“...미안하다. 모셸.”
“아닙니다, 공작님. 블랑독 전역의 지도를 드릴까요?”
“고맙다.”
가령 이 새로운 부관, 모셸 드 라글랑의 경우도 그런 편성 과정의 일부였다. 드 라글랑 후작가는 자기네 후계자가 연대장이 되기를 원했지만, 연대장 자리는 보병 기병 합쳐서 딱 열 개뿐이다. 그 때문에 타협책으로, 드 라글랑의 후계자인 제르티에 드 라글랑이 ‘가장 명성이 높은 연대장의 휘하’로 들어가는 대신 공석이 된 총사령관 에티엔 공작의 종자로 제르티에의 막냇동생, 모셸이 임명되었다.
모셸은 소극적이지만 성실한 소년이었고,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척하면 척, 주군의 마음을 읽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완벽한 종자이자 부관이었던 가티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가령 방금 같은 경우도, 가티였다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어느새 지도를 꺼내 들어 내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유능한 가티는 이번에 그의 곁을 떠났다. 이번 블랑독 이단 토벌을 위한 성전 동안은 엘랑드르 기병 연대의 지휘관으로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완벽하게 편성된 기병 연대를 제공해온 가티의 아버지, 엘랑드르 대공의 요청이었기 때문이다.
“여기 있습니다, 공작님.”
“고마워, 모셸.”
그는 천천히 지도를 펼쳤다. 목표인 트랑카벨의 요새, 벨모제는 그다지 멀지 않다. 딱히 중간을 가로막는 지형지물도 없었다. 서두른다면 며칠 안에 도착할 수도 있는 거리이다. 물론 적군의 저항에 직면하면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사실 이건 정치적 이유로 인해서 에티엔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다. 다른 선택지인 남쪽 우회나 북쪽 우회는 선택하고 싶어도 선택할 수 없었다.
먼저 남쪽 우회는 전쟁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소모전으로 만들 것이다. 복잡한 지형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브와이유에서 훈련받은 성전군은 그런 싸움 방식을 배우지 못했다. 개활지에서의 대규모 회전과 시가지에서의 전투를 상정한 훈련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게다가 크고 작은 발언권을 가진 귀족 중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미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영광’을 얻고자 하는 부유한 귀족과 그 계승자들도, 이번 전쟁에서 전공을 쟁취해 그것을 새로운 ‘부와 권력’으로 바꾸고자 하는 계승순위가 낮거나 가난한 귀족들도 길고 지루한 싸움 따위는 원치 않는다.
다음으로 북쪽 우회는 법황이 보낸 군대와 합류를 전제로 하는 기동이다. 잘만 된다면 정말 압도적인 대군으로 트랑카벨 영지군을 절망으로 몰아넣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잘 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너무도 이질적인 두 군세.
통일되지 못한 지휘체계.
근본적인 전략상 목표의 괴리까지.
연합은커녕 서로 안 싸우면 다행이겠지··· 에티엔은 고민 끝에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결국 선택지 중에 남은 것은 자력으로 싸워 승리하는 것이었고.
그리고 참모들에게는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는 못했지만, 법황군보다 트랑카벨의 핵심부로 빨리 진격해 카르카냑을 함락해야 했다. 거의 절대적인 조건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야 ‘비교적 평화로운’ 마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동경하는 트랑카벨 가문의 영애, 아쥬흐 트랑카벨이 걱정되는 점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절대로 그녀 때문만은 아니다.
만약에 법황군이 카르카냑에 먼저 입성한다면··· 풍요로운 남부 블랑독은 인세의 지옥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학살당하고 시설들은 파괴당해 초토화될 것이 뻔했다. 향후 블랑독을 왕국의 일부로 통치해야 할 엘랑키아 입장에서는 절대로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래서는 왕실 입장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전쟁이 되어버린다.
“좋아, 우리도 출발하자. 다음 경유지에서는 레뮤즈의 라몽 백작을 만날지도 모르니까.”
“알겠습니다, 공작님!”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트랑카벨의 야전군을 격멸하거나, 그에 따르는 큰 타격을 입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