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288화 (288/650)

288화 새로운 세상에 우리가 먼저 들어간 것이다

시장은 침체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지속된 금융시장의 혼란은 몇 해가 지났건만 서브프라임 사태 전으로 여전히 돌아가지 못했다.

부동산 시장 또한 침체기를 맞기는 마찬가지였다.

돈이 돌지 않자 사람들은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기를 꺼렸고 이런 매수세의 실종은 부동산 시장의 빙하기를 초래하고 말았다.

악순환은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져 갔다.

이런 악순환의 연속에 사람들은 지갑을 닫고 추이를 지켜본다는 심정으로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해갔다.

시장의 변화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아무래도 돈이 가장 활발하게 도는 주식시장일 수밖에 없었다.

반등을 보이며 2,000 장악을 외치던 시장은 쇼크를 맞고 빠져 내려온 뒤 겨우 1,850에서 저항받고 다시 빠져 내려온 상태였다.

그리고 그 빠진 침체의 늪은 지난 쇼크 때의 저점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제 더는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중이었다.

그런 시장 상황 속에서 세이지 자산운용만은 다른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진영을 비롯한 세이지 자산운용의 팀장급들은 회의실에 앉아 김준하가 만들어낸 프로그램이 분석하여 만들어낸 예측을 들었다.

“현재 프로그램이 판단으로는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에 돌입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김준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도표를 손으로 가리키며 계속 이야기했다.

“미국의 FRB를 비롯하여 유럽의 ECB와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등은 침체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컴퓨터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침체는 이미 시작하여 우리의 발목을 잠기게 만든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준하의 말에 한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준하는 그런 한진영의 반응에 용기를 내어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에 조만간 각국 은행들의 조치가 나올 거라는 예상이 약 85%에 달하고 있습니다.”

“조만간이라면 얼마나를 말하는 겁니까? 한 달 뒤도 조만간이고 석 달 뒤도 조만간 아닙니까?”

홍대민이 예민한 표정으로 김준하에게 물었다.

조치가 나오고 시장이 움직이게 된다면 가장 바쁘게 움직여야 할 사람이 바로 홍대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앞에 놓인 노트에 펜을 든 채로 자세한 내용을 김준하에게 묻기 시작했다.

“조치라고 하면 어떤 조치를 이야기하는 겁니까? 직접적으로 돈을 뿌리는 것도 조치이고 간접적으로 시장에 워딩을 내놓은 것도 조치라고 부를 수 있으니 이것도 매우 모호한 이야기 같습니다.”

“홍 팀장님이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기 편하도록 이것도 그래프로 가지고 나왔으니 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마치 이런 질문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김준하는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화면에 다음 장면을 띄웠다.

그곳에는 홍대민이 보고 싶어 하던 각국 은행들이 내놓을만한 정책들이 보기 좋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정책들 옆에 확률이 같이 적혀 있었다.

김준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화면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설명했다.

“현재 나올만한 정책들 또한 정리하여 확률로 정리한 모습입니다. 워딩만 시장에 제공하여 분위기를 돌리려는 행동은 5%도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홍대민은 김준하의 말을 가만히 들으며 화면에 보이는 것들을 살폈다.

그리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김준하에게 물었다.

“이런 것도 확률로 알아낼 수 있는 겁니까?”

“네. 알아낼 수 있습니다.”

홍대민이 질문을 던지자마자 무 자르듯이 딱 잘라 대답한 김준하는 자신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동안 숫자로 이야기하지 못하던 것들을 모아 수치화한 것이 바로 우리 프로그램의 장점입니다.”

“이걸…… 믿을 수 있는 겁니까?”

자신 있는 김준하의 말에도 여전히 홍대민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저기 보면 지금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QE3를 단행한다고 나와 있는데…… 정말 QE3가 나오는 겁니까?”

홍대민은 고개를 저으며 한진영을 돌아봤다.

지금 이 프로그램이 누구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지시를 내린 당사자에게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에 한진영을 바라본 것이었다.

홍대민뿐만이 아니었다.

자리에 있는 사람 대부분은 한진영을 바라보고 한진영의 판단을 기다렸다.

그럴 듯해 보이지만 이걸 정말로 믿어야 하는 것인지 아직 사람들은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기에게 쏠리자 손뼉을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고하셨습니다.”

한진영은 김준하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팔을 두어 번 토닥였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김준하가 서 있었던 곳에 나아가 서서 화면에 커다랗게 떠 있는 것들을 바라보고 말했다.

“제가 추구하는 매매의 지향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한진영의 말에 사람들은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진영은 그런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를 시작해 나갔다.

“그전까지는 이런 것을 수치화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관련 인사들에게 설문지를 돌리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지요. 그러다 보니 데이터가 오염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설문조사를 하기 전에 배가 고플 때와 식후 든든하게 불러온 배를 두드리며 적는 설문조사의 값은 다를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한진영은 화면을 손바닥으로 치며 말했다.

“그런 데이터의 오염이 없습니다. 그리고 설문조사보다 더 폭넓은 지표들을 찾아내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세세하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보십시오.”

한진영은 말을 하고 3차 양적완화가 발동되었을 시 끝나는 시점까지 함께 예측한 값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1년. 3차 양적완화가 유지될 기간 1년. 이런 자료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한진영은 김준하가 만들어낸 퀀트 프로그램에 매우 만족했다.

한진영이 알고 있는 미래를 숫자로 좀 더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잘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김준하의 능력이 생각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박도하를 비롯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부서의 능력 또한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한진영은 일부러 자기가 알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그런 사람들만 모집하여 이곳에 모은 것이었다.

하지만 자기의 생각을 뛰어넘는 그들의 능력에 한진영은 즐거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진영은 여전히 화면을 손바닥으로 짚으며 말했다.

“프로그램이 예측한 시장의 최하단은 1,700이 살짝 깨지는 곳입니다. 이곳을 타겟으로 하여 그동안 비워놨던 우리 창고에 물량을 담도록 합니다.”

한진영의 지시에 홍대민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대표하여 한진영에게 물었다.

“정말 3차 양적완화가 시행될 거로 보고 계시는 겁니까? 아직 시장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요?”

“반응이 왜 없습니까?”

“반응이 있나요?”

“있지요. 3차 양적완화를 하지 않으면 어쩌냐는 반응에 시장이 계속 불안감을 내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한진영의 말에 홍대민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돌아봤다.

자기만 한진영의 말이 이상하게 들리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한진영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기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그들은 자리에 앉은 채 눈만 끔벅거릴 뿐 어떤 반응도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한진영은 화면을 짚고 있던 손을 거두고 천천히 그들이 앉아있는 탁자로 다가가며 말했다.

“3차 양적완화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조금 전 김 팀장이 가지고 온 자료에서 보았듯이 3차 양적완화를 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악화일로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잠시 말을 멈춘 한진영은 탁자를 양손으로 짚으며 조금 더 소리 높여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3차 양적완화는 무조건 나옵니다. 그러니 의문을 가지지 말고 믿고 진행하십시오. 인간의 추상적인 느낌과 판단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자료를 토대로 아무런 감정이 들어가지 않은 컴퓨터가 판단한 세상이 곧 열릴 겁니다. 우리는 그 새로운 세상에 먼저 들어간 것뿐입니다. 그러니 이상한 곳에 왔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기회가 왔을 때 단물을 빨아먹도록 합시다.”

한진영의 말에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했다.

변화의 속도가 그들이 따라잡기 버거운 속도였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한다는 듯이 한차례 살펴보고는 김준하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다시 한번 건넸다.

그리고 박도하와 이진경에게 이런 시스템을 믿고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말로 위험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진행에 박차를 가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회의실을 나왔다.

***

“대표님.”

회의실을 나온 한진영에게 조지훈이 다가왔다.

한진영이 고개를 돌려 조지훈을 바라보자 조지훈은 한진영에게 조금 전에 들어온 이야기를 알렸다.

“안혁규 의원이 이성우 팀장님과의 만남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흐흐. 안달이 났나 보다. 알았어.”

비자금을 운용해줄 존재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안혁규였다.

그렇지만 한진영에 이어 정병선까지 비자금을 맡는 것을 거절하자 안혁규는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당장 얼마 지나지 않아 대선 레이스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법을 바꿔 기존 증권사를 찾아가기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중 첫 번째 타자로 기풍증권을 택한 안혁규였다.

아무래도 기풍은 한진영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은 상태이기에 기풍이 맡아준다면 한진영 또한 운용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기풍증권의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기풍의 미래전략팀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성우를 만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기풍증권의 신임 사장보다 그래도 그동안 기풍증권을 맡은 이성우가 조금 더 믿음직스럽다는 이유에서이지만 실상은 한진영과 친구 사이인 이성우를 통해 한진영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한진영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여 이성우에게 안혁규가 찾아갈 거라고 이야기한 것이었다.

“이 팀장님께서 잘하실까요?”

이성우는 걱정되는 목소리로 한진영에게 말했다.

한진영은 걱정하고 있는 이성우의 가슴을 손등으로 두드리고는 웃었다.

“성우가 어수룩해 보여도 할 건 하는 놈이야. 잘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한진영은 단언하듯 이성우에 대한 믿음을 건네고 회의실에서 이제 막 나오는 홍대민을 불렀다.

“홍 팀장님.”

여전히 모르겠다는 표정의 홍대민은 나오던 한진영의 부름에 급히 땅을 바라보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한진영의 부르는 손짓에 급히 한진영에게 달려갔다.

“부르셨습니까?”

“네. 잠시 걸으면서 이야기 좀 나누시지요.”

“네? 네.”

홍대민은 조심스럽게 한진영을 따라 걸었다.

한진영은 사무실이 아닌 아래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내려온 아래층은 비어있는 채로 한창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생각보다 이곳을 쓰던 분들이 빨리 짐을 빼주어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네. 안 그래도 언제쯤 공사가 시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었는데 빨리 시작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홍 팀장님의 조언대로 이곳 구성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일반적인 트레이딩룸 형식이 아니라 하나하나 쪼개진 형태의 벌집 구조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그게 업무적으로 더 큰 효율을 가져다줄 것 같아 드린 말씀인데…… 흔쾌히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한진영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손을 휘저었다.

“저도 그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팀 단위가 갈수록 세분화 되었던 지난 시절에는 트레이딩룸이라는 개념이 시간이 갈수록 흐려졌던 것을 한진영은 알고 있었다.

한곳에 모두 모여 큰돈을 굴렸던 과거와 달리 그보다 적은 돈을 더 많은 팀이 나누어 운용하는 시대로 점차 변화해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한곳에 모여 있는 트레이딩룸은 과거의 유물이 되어갔다.

그런 이유로 새로 운용팀이 자리할 곳을 공사하며 벌집 구조로 많은 팀이 각자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 구조로 공사를 진행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런 제안을 홍대민이 공사 전에 먼저 한 것이었다.

한진영은 역시 홍대민이 뛰어난 이유를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지금 시기에 남들이 생각지 못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여 앞서나가는 능력이 그를 높은 곳으로 밀어 올리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홍대민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있었다.

“대표님. 그런데 어쩐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공사하는 걸 보여주기 위해 저를 이곳으로 부른 것은 아니신 것 같아서요.”

“그렇죠. 공사하는 걸 보여주려 했다면 굳이 회의 자리가 끝나고 홍 팀장님을 이곳으로 데리고 오지는 않았겠죠.”

한진영은 몸을 돌려 홍대민 앞에 섰다.

이곳에는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위해 움직이는 인부들만이 있을 뿐 회사와 관련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직 멀리서 한진영과 홍대민 근처로 가는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는 조지훈만이 있을 뿐이었다.

홍대민은 주변을 살피다 한진영을 향해 다시 돌아봤다.

한진영은 그런 홍대민을 향해 그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량을 담을 때 북양그룹 관련 회사들은 피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홍대민은 전혀 뜻밖의 말을 들어서 그런 것인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한진영은 그런 홍대민을 지그시 바라본 뒤 먼저 입을 열었다.

“이해합니다. 이런 일의 경우에는 홍 팀장님에게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리고 이렇게 중간에 치고 들어와 어떤 종목을 더 담아라 혹은 덜 담으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금기되는 사항 중에 하나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알고 계시는데도 요청하신 것을 본다면…….”

“조만간 북양그룹에 문제가 생길 겁니다.”

“문제가요? 어떤 문제가 생긴다는 말씀이십니까?”

홍대민은 금기시되는 행위를 한 한진영의 태도보다 북양그룹에 무슨 일이 생긴다는 것인지 그게 궁금했다.

“북양그룹은 제과를 비롯하여 시멘트와 건설 등 계열사들이 모두 각 분야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바스켓으로 담게 된다면 무조건 담길만한 곳이지요. 그런데 바스켓에 담지도 못할만한 일이라면…… 그냥 사소한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이 맞나요?”

“맞습니다. 담지도 못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진영의 말에 홍대민이 턱에 나 있는 까칠한 수염을 손톱으로 긁으며 말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3차 양적완화가 진행되어 지수가 움직인다면 모든 종목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등락 폭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모두 지금 자리에서 상승할 텐데…… 그런데도 담지 말라는 것은…… 설마 상폐…… 아니지. 그러기에는 계열사를 모두 다 담지 말라고 하셨으니 그건 아닐 것 같고…….”

혼자 상상을 하는 홍대민을 향해 한진영이 그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대답을 건넸다.

“북양그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겁니다.”

“역사 속으로…… 그렇다면 파…….”

“네. 파산할 겁니다.”

홍대민의 턱에서는 수염을 긁던 손톱이 파고들어 핏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홍대민은 그런 아픔조차 잊은 채 한진영을 바라보고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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