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357화 (357/650)

357화 내 옷에 피 묻는 걸 걱정하지 않는다

다음 날 서준일보 조간신문 경제면에 기사 하나가 올라왔다.

8면에 위치한 경제면 하단에 위치한 기사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을만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인들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경제면을 유심히 살피고 관찰하는 사람들에게 서준일보의 기사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서준일보에서 말한 펀드 어디라는 거죠?

-서준일보에서 괜히 호들갑 떠는 거 아니에요?

-이게 진짜라면 작은 문제가 아니니 다들 자기가 가입한 펀드들 확인해보세요. 실제로 서준일보에서 말한 펀드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가입한 펀드가 실제로 다른 걸 거래하고 있다는 뜻 같은데…… 이게 진짜면 이건 사기 아닌가요?

-괜히 서준일보가 소설 쓰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이럴 리가 없잖아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준일보 이야기가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에 사람들이 믿으려 하지 않았다.

황색신문처럼 서준일보가 선정적인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냐고 사람들이 생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준일보가 제기한 문제에 빠르게 반응했다.

특히 서준일보 기사의 마지막에 자리한 검찰이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조사에 들어갔다는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이었다.

[퓨처스에셋,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자사 펀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부인]

[기풍증권, 채권 그중에서도 전환사채와 같은 채권에 투자한 펀드는 없다고 발표]

[남부증권, 기사 속의 펀드와 자사 펀드는 구조부터 확연히 차이 난다고 주장]

증권사들이 발 빠르게 기사 속의 이야기와 자기들은 관계가 없다는 것을 강력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어디인지 빠르게 몰아갔다.

[대형증권사 중 이와 같이 문제가 될만한 곳은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해]

[서준일보 기사 속의 증권사는 소형증권사로 업계에서는 예상]

[관계자에 따르면 K모 증권사로 업계의 예상이 좁혀지고 있다고 함]

[K모 증권사, 최근 여러 도움을 받아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승승장구 중]

[K모 증권사, 거액의 자금을 빠르게 수익으로 만들기 위해 무리한 것으로 보여]

[K모 증권사…….]

[K모 증권사…….]

서준일보의 기사 이후 여러 언론에서는 후속 보도가 이어졌고, 그 보도 속의 주인공으로 K모 증권사가 지목됐다.

조지훈은 일간지와 경제지를 살피고 있는 한진영 앞에 서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했다.

“현재 경기증권으로 의심의 눈초리가 몰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몇몇 가입자가 펀드 해약이 안 된다며 증거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벌써 해약을 받지 않는데?”

한진영이 보고 있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한진영의 얼굴에는 어처구니없음이 담겨 있었다.

조지훈은 그런 한진영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해약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해명을 바라는 고객의 요구에도 일절 반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돌았네.”

짧은 한진영의 말이었지만 그것만큼 경기증권의 상태를 잘 보여주는 말은 없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경기증권이라는 글자가 지면에 쓰인 것도 아니며 검찰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도 아니었다.

태훈이 검찰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동우가 장악한 검찰이었기에 검찰 내부에서의 반발을 잠재우고 움직이게 만들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그만큼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증권에는 시간이 충분했었다.

검찰이 움직이기 전에 먼저 언론을 잠재우고 여론을 돌리려 마음먹었다면 그만한 여유쯤은 충분한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경기증권은 그러지 않았다.

침묵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이었다.

마치 누군가가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모습처럼 입을 굳게 닫고 있을 뿐이었다.

한진영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조지훈에게 말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준비한 거 다 소용없게 돼 버렸네.”

“네. 경기증권이 언론과 여론을 돌릴 걸 예상해서 준비했던 것들인데 지금은 허공에 떠버린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진영은 가만히 조지훈을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니야. 준비한 거 그대로 진행해.”

“그대로요?”

“그래. 기왕에 이렇게 된 거 불을 화끈하게 질러 버리자고.”

“정말…… 괜찮을까요?”

조지훈은 걱정하는 표정으로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경기증권이 어떻게든 소문을 막으려고 애쓰는 수비자 입장이 되었을 때를 상정하여 만든 공격 계획이었다.

그런데 수비 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는 공격이 과한 불길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아직 증거라고 할만한 것들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소문만 걷잡을 수 없게 퍼져나가다가는 불길에 세이지 또한 그을릴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괜찮아. 그냥 진행해. 어차피 피는 묻을 수밖에 없어. 이미 칼이 뽑힌 상태에서 상대가 막을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고 칼을 거둬들일 수는 없잖아. 그냥 베어버리자고.”

“그러다가는 핏물이 묻을지도 모릅니다.”

“상대를 죽이고자 칼을 휘두르는 데 내 옷에 피 묻는 걸 걱정해서야 되겠어? 그냥 휘둘러 버려. 여기까지 왔으니 끝장을 보도록 하자.”

조지훈은 불안했지만, 한진영의 단호한 말에 더는 말릴 수가 없었다.

한진영의 말대로 내 손에 묻을 피를 걱정하다가는 상대에게 칼을 휘두르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조지훈은 한진영을 향해 바로 진행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무실을 나갔다.

***

여러 언론사를 통해 이야기 나오던 것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의혹은 있는데 증거라고 할만한 마땅한 것이 더는 나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형 증권사들이 즉각적으로 자기네들은 아니라고 해명하며 서준일보에서 이야기한 펀드는 소규모 펀드에서 일어난 일탈과도 같은 행동이 아니었을까 생각한 것이었다.

경기증권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증권의 경우 해약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서준일보에서 이야기한 곳이 경기증권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증권에서 아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자 의심을 품은 이야기는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경기증권이라는 이름이 언론을 통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증권 고객들 몇몇만으로 여론을 형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펀드를 직접 해약해보지 않는 한 해약이 되는지 안 되는지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상태에 사람들은 불안감을 피부로 직접 느끼지 못한 것이었다.

그저 지금의 이야기는 시끄럽게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쯤으로만 생각하며 넘어가는 중이었다.

그렇게 점점 펀드 이야기는 사그라드는 것만 같았다.

***

방에 앉아 게시판을 바라보던 황찬규는 글 하나에 주목했다.

-경기증권 펀드 가입자분들 모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펀드가 이상한 것 같습니다

황찬규는 대뜸 떠 있는 글을 클릭하여 내용을 확인했다.

펀드에 관해 잘 모르는 자기라고 하더라도 알기 쉽게 잘 쓰인 내용에 황찬규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걸어갔다.

거실에서는 어머니가 한창 저녁을 만드는 중이었다.

“엄마. 바빠요?”

“저녁 하느라 바쁘지. 왜 그러는데?”

한창 찌개에 넣을 두부를 자르고 있던 황찬규의 어머니는 고개를 돌려 황찬규를 바라봤다.

황찬규는 어머니가 바쁜 것을 알고 급히 본론만 이야기했다.

“엄마. 그 펀드 말이에요. 경기증권 펀드에 가입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랬지.”

“펀드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하세요?”

“글쎄. 뭐였더라…… 인슈 뭐라고 하던데…….”

“인슈어드요?”

“어 맞다. 그거. 그거야. 그런데 그건 왜 물어?”

황찬규는 어머니의 대답에 얼굴이 사색이 되어 급히 어머니의 손목을 낚아챘다.

“얘가 왜 이래? 엄마 칼 들었어.”

“엄마 잠시만요. 빨리 이리 오세요.”

“엄마 밥해야 해. 이따가. 어? 이따가 하자.”

“아니. 지금 그게 급한 게 아니라고요.”

다짜고짜 어머니를 잡아끄는 모습에 황찬규의 어머니는 그대로 황찬규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황찬규는 끌고 온 어머니를 의자에 앉힌 뒤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거 읽어보세요.”

“이게 뭔데?”

“우선 읽어보고 이야기해요.”

황찬규의 닦달에 황찬규의 어머니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황찬규를 올려다본 뒤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모니터의 글자가 작아 황찬규의 어머니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게 뭐길래 그러냐고 다시 물어보려 할 때 그녀의 눈에 몇 가지 단어가 들어왔다.

경기증권, 인슈어드, 부실, 파산…….

황찬규의 어머니는 잠시 황찬규를 올려다본 뒤 다시 모니터를 읽었다.

그리고 점점 표정이 굳어지고 말았다.

“이게 뭐니? 이게 진짜야?”

“엄마. 펀드 계약서 어디 있어요?”

“안방 서랍에…… 이게 진짜니?”

“우선 계약서 본 뒤에 이야기해요.”

황찬규는 급히 안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었다.

두 번째 서랍 안에는 보험증서부터 시작해서 아파트 등기권리증과 여러 가지 서류들이 섞여 있었다.

황찬규는 그 속에서 경기증권 로고가 보이는 서류를 찾아 들었다.

그리고 급히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 서류를 훑어 내렸다.

“정말 여기 있는 그런 단어가 있니?”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황찬규는 계약서를 살폈고, 여덟 장째 계약서를 넘겼을 때 모니터 화면 속에 있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 진짜 여기 있어요. ‘세부 사항은 운용역 판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란 문구가 정말 여기 들어있어요.”

“어디 나도 좀 보자.”

황찬규의 어머니는 황찬규의 손에서 빼앗다시피 계약서를 건네받고는 급히 문구를 확인했다.

“정말 있네.”

“엄마. 내일 바로 경기증권에 가봐요. 우선 펀드가 살아있는지부터 확인해야죠.”

“여기 엄청 유명하다고 해서 가입한 거야. 성주 이모 알지? 성주 이모도 들었고…… 그래. 찬희 이모도 들었어. 게다가…….”

“엄마. 지금 누가 들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가 든 펀드가 괜찮은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예요. 지금 여기…… 여기 보세요.”

황찬규는 모니터 화면을 가리켰다.

펀드 수익률을 확인하는 사이트에서는 수익률을 보여주는 다른 펀드들과 달리 경기증권의 경우 직접 찾아가 확인해보라는 말이 적혀 있을 뿐 아무것도 나타나는 것이 없었다.

마치 말 못 할 이유가 있다는 듯한 모습에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황찬규는 불안에 떠는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 내일 아침 일찍 함께 경기증권에 가보면 알 수 있다는 말로 어머니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다른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경기증권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황찬규가 본 내용의 글은 순식간에 여러 사이트에 동시에 퍼진 것 같았다.

황찬규가 가는 사이트마다 경기증권 이야기로 게시판이 가득 메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서 조사가 들어간다는 말이 있으니 모두 펀드부터 괜찮은지 확인해보세요

-채권단과 투자자들을 조사한다는 건 금감원에서도 첩보를 들었다는 이야기 아니겠어요? 뭔가 문제가 단단히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거 서준일보에서 지지난달부터 꾸준히 제기하던 문제 아니었나요? 저는 그때부터 본 것 같은데…….

-그 전부터 서준일보 인터넷판에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고 해요. 그리고 그 이후에 언론에서는 K모 증권이라고 표현했고요. 아무래도 암암리에 경기증권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 같아요

황찬규는 게시판 글을 읽어갈수록 점점 더 불안감이 커져만 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구체적인 증언이 나오는 것이 아무래도 커뮤니티 등에 퍼진 이야기가 사실인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황찬규의 걱정이 기우가 아니었다는 것이 다음 날 아침 조간신문을 통해 드러났다.

“여보. 당신 경기증권 펀드에 돈 넣었다고 하지 않았어?”

아침밥을 먹으며 신문을 보던 황찬규의 아버지가 푸석해진 얼굴로 주방에 서 있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신문을 보던 아버지는 고개를 들어 못 들은 척하는 어머니를 향해 다시 물었다.

“경기증권 펀드에 5,000만 원 넣는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나서…… 아니야?”

“그런 건 왜 물으세요?”

맞다 틀리다 말보다 먼저 왜 물어보냐며 다가오는 어머니를 향해 아버지가 손가락으로 신문을 가리켰다.

“여기 뭐 이상한 기사가 떴네. 경기증권의 일부 펀드가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했는데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들이 증거금률을 100%까지 올리면서 손실이 급속도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의하라고 하는데…… 당신이 투자한 펀드는 아니지?”

아버지의 말에 어머니는 눈이 찢어질 듯이 커져 신문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TRS를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것으로 예상되는 펀드 중에 인슈어드가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여보 왜 그래?”

아버지는 눈앞에서 주저앉은 어머니를 급히 부축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모든 힘을 잃은 것인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멍한 눈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황찬규 어머니가 투자한 금액은 아버지가 알고 있던 금액보다 많았다.

5,000만 원에 더해 본인이 가지고 있던 비자금 5,000만 원까지 총 1억을 투자했던 것이었다.

게다가 주변에 투자를 권유하여 함께 들어간 이들이 여럿 있었다.

그들이 황찬규의 어머니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말해야 하나 걱정이 앞선 황찬규의 어머니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을 느끼고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고 만 것이었다.

“엄마!”

방에 있던 황찬규가 급히 거실로 나와 쓰러진 어머니를 부축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세 사람은 모든 일을 뒤로 미룬 채 경기증권으로 향했다.

“별일 없겠지?”

“괜찮을 거예요. 어젯밤하고 오늘 아침에 나온 뉴스니까요. 아직은 별일 없을 거예요. 바로 펀드 환매한다면 몇 푼 손해야 보겠지만 돈을 다 날리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야 할 텐데…….”

아버지는 황찬규의 말에 대답하고 반쯤은 넋이 나간 어머니를 바라봤다.

5,000만 원이 아니라 1억을 집어넣었다는 것에 화가 잔뜩 치밀어 오른 상태지만 이미 사람이 넋이 나가 있는 상황에 황찬규 아버지는 화를 내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두 사람은 황찬규 어머니를 부축하며 서둘러 경기증권으로 향했다.

“아니. 무슨 사람이…….”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경기증권으로 찾아왔건만 벌써 사람들로 경기증권 앞이 가득 메워진 상태였다.

그들은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린 채로 모두 황찬규 어머니와 같은 표정을 하고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300명은 족히 넘는 듯한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경기증권 안에서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나왔다.

그들은 확성기를 들고 문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금일 경기증권은 영업을 쉬기로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확성기를 든 사람은 당황한 사람들을 향해 또 다른 공지를 발표했다.

“플루토와 테티스 그리고 인슈어드 펀드의 경우에는 환매를 연기하고 결정했으며 밸런스 전문 투자형의 경우에는 환매 중단을 연장하기로 했으니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영업이 재개하는 때는 따로 공지할 예정이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환매 연기와 중단을 발표한 경기증권 직원이 안으로 들어가자 경기증권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은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환매가 연기되고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기에 그 충격은 더욱 크게 그들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사람들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본 채 그대로 그 자리에 굳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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