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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증권사 생활-394화 (394/650)

394화 뺏기고 쫓겨가는 거로 보여야 한다

“으아아앙~”

한진영은 아기 울음소리에 이성우를 향해 눈을 흘겼다.

“너는 애기 먼지 먹을까 봐 걱정도 되지 않냐?”

“안 그래도 조금 뒤에 서율 엄마 올라올 거야.”

너무나 태연하게 이야기한 이성우는 한참 짐 정리를 하는 사람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다 싸 짊어지고 가려고? 너 혹시 아예 안 돌아오려고 그러는 거냐?”

“왜? 안 돌아왔으면 좋겠어?”

“반대지. 너 안 돌아오면 큰일 나.”

“뭘 큰일까지 난다고 호들갑이야?”

“진짜야.”

“진짜예요.”

이성우가 소리를 지르자 뒤를 이어 문서영이 안으로 들어오며 이성우에게서 아이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아이를 품에 안고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진짜로 이이한테 진영 씨 없으면 큰일나요.”

“남들이 보면 성우하고 저하고 부부인 줄 알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는 아이만 낳아주는 사람이고, 이 사람한테 진짜 부인은 진영 씨가 아닌가 생각해요.”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십니까? 소름 돋습니다.”

한진영이 징그럽다는 듯이 팔을 쓰다듬으며 이성우를 밀어냈다.

이성우는 한진영이 밀어내는 힘에 잠시 뒤로 물러나는 듯하다 오히려 앞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너 진짜 안 오는 건 아니지?”

“아 진짜. 와. 오니까 자꾸 그런 질문 하지 마. 징그러우니까.”

“다행이다. 다행이야. 너 없으면 내가 숨 쉴 구멍이 없어. 집에만 있다가는…….”

이성우는 한창 한진영을 향해 투정을 부리려다 따가운 뒤통수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는 문서영이 도끼눈을 뜨고 이성우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아 참. 당신도 있었지? 내가 푼수같이 헛소리하고 있었네?”

“알면 됐어요.”

문서영은 이성우를 향해 인상을 찌푸리며 이따 보자는 말을 건넨 후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듣기로는 경제수석 제안을 받으셨다면서요?”

“맞아 맞아. 나도 그 이야기 들었어. 비서관도 아니라 단번에 수석으로 제안받았다며?”

이성우는 이야기 주제가 바뀐 것에 즐거워하며 손뼉을 치며 이야기했다.

“아버지도 그 이야기 듣고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몰라. 청와대에 네가 들어간다면 도움받을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나한테 너하고 잘 지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하셨는지 몰라. 그런데 그걸 마다하고 미국으로 가는 거야? 너 혹시 뭐 사고 쳤냐? 특히 여자 쪽으로…… 아야!”

이성우는 말을 하다 말고 소리를 질렀다.

문서영이 그만하라고 이성우의 옆구리를 꼬집었기 때문이다.

“너도 내가 갈 때 같이 미국 갈래? 아무래도 이대로 가다가 제수씨한테 너 제대로 혼날 거 같다.”

“나 그래도 되냐?”

옆구리를 문지르며 이성우가 진지하게 물었다.

문서영은 그런 이성우의 등을 밀어내며 말했다.

“데리고 가세요. 차라리 없는 게 낫지 있으면 짐만 돼요.”

“됐습니다. 괜히 분위기 좋은 부부 사이에 끼고 싶지 않네요.”

“분위기 좋은 부부요? 그 부부 어디 있는데요? 서율아. 너는 알고 있니?”

문서영이 아이를 똑바로 안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한진영은 그런 문서영의 모습에 크게 웃고는 이성우의 어깨를 손으로 두드렸다.

“안 그래도 너한테 말하려고 했다.”

“나한테? 뭘?”

“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흐음…….”

“뭔데 왜 말을 꺼내려다 말아? 사람 궁금하게?”

한진영이 이성우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로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딸을 다시 품에 안은 문서영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혹시 말과 관계가 있나요?”

“말? 무슨 말?”

한진영은 턱을 쓰다듬던 손을 내리고 문서영을 바라보고 웃었다.

“알고 계셨네요?”

“그걸 모를 수가 없죠.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혈통의 말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거니까요. 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게 어떻게 들어온 건지 모두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도 누가 가지고 온 건지 쫓았어요. 그리고 그 말을 진영 씨가 가지고 온 걸 알게 됐고요.”

문서영은 딸이 품에서 푹 쉴 수 있도록 등을 토닥이고는 한진영을 향해 눈을 가늘게 떴다.

“이상했어요. 진영 씨는 승마에 별 관심이 없으신 분이시잖아요. 골프도 싫어하시는 분이 승마를 한다? 안 그래도 이이를 통해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말이 나온 김에 여쭤보는 거예요. 말은 왜 가지고 오셨어요?”

“그래. 너 돈 안 되는 일에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골프도 안 치잖아. 그런데 말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한진영은 문서영과 이성우의 시선에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짐을 정리하기 위해 사람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조지훈을 불렀다.

“잠시 내려갔다 올 테니 알아서 정리하고 짐 부쳐. 웬만한 건 거기 가서 살 테니까 쓸데없는 건 그냥 놔두고 가. 어차피 돌아올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조지훈은 한진영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이성우와 문서영 쪽으로 돌아보고 이야기했다.

“여기는 듣는 귀가 많으니 너희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 제수씨 괜찮죠?”

“괜찮고 말고요. 궁금했던 일의 대답을 듣는 건데 당연히 집으로 모셔야죠. 가요.”

문서영은 잘됐다고 이야기하고는 먼저 앞서 걸어갔다.

이성우는 그런 문서영의 뒷모습을 보고는 한진영을 돌아보고 울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 가기 싫은데.”

“네 집에 네가 가기 싫으면 어떻게 해? 앞장서.”

“나 정말 너랑 같이 뉴욕 가면 안 되냐?”

“회사도 다 때려 치고 오려고? 너 뉴욕 간다고 하면 제수씨 전에 회장님이 너 잡아 족친다고 나서실 거다. 그리고 네 동생은 이참에 잘 됐다고 회사로 다시 들어올 테고…….”

한진영의 말에 오싹해진 이성우는 고개를 바삐 저었다.

“안 돼. 그러면 안 돼.”

“그러니 어서 앞장이나 서.”

한진영이 턱짓하자 앞장서 걷던 문서영이 고개를 돌리고 소리쳤다.

“안 오시고 뭐 해요? 여보. 뭐 해?”

“어? 뒤에서 보는 우리 서율이와 당신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거 감상하느라 좀 늦었어.”

“내 뒷모습?”

문서영은 잠시 몸을 틀어 자기 몸매를 위아래로 훑고는 이성우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렸다.

“알았어. 그건 이따 밤에 다시 이야기해.”

“어? 여보? 뭐라고? 뭘 다시 이야기하자고? 왜? 왜 밤에 무슨 이야기를 하자고?”

이성우는 당황한 표정으로 문서영을 향해 걸어갔다.

문서영은 그런 이성우를 향해 다시 한번 미소를 날렸다.

이성우는 문서영의 미소에 기겁하더니 한진영을 향해 도와달라는 손짓을 했다.

“너 오늘 우리 집에서 자면 안 되냐?”

“싫다. 제수씨한테 인수분해 당할지도 모르는데 내가 왜 그래야 해? 그냥 너는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앞장이나 서. 지금이야 제수씨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 계속 미적대면 너부터 제수씨한테 인수분해 당할지 몰라.”

“그래. 요새 보니까 힘 더 세졌더라. 저 봐 애기 한 손으로 들었을 때의 저 팔뚝. 으~ 어떡하지?”

이성우는 벌벌 떠는 모습을 보이고는 문서영 쪽으로 황급히 다가갔다.

한진영은 이성우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고는 둘을 따라 아래층에 자리한 이성우의 집으로 향했다.

***

“여기 앉으세요.”

문서영은 애기를 요람에 눕히고는 한진영을 위해 소파 한쪽을 정리했다.

한진영은 문서영의 손에 한가득 아기용품들이 들려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안한 듯이 말했다.

“괜히 제가 와서 번잡스러워지는 거 아닌가요?”

“아니요. 원래부터 번잡스러웠어요.”

문서영은 대충 앉을 곳을 정리하고 자리에 앉은 뒤 이성우를 발로 툭툭 찼다.

“가서 마실 것 좀 가지고 와요.”

“어? 어. 마실 것? 그래. 마실 것 가지고 와야지.”

이성우가 자리에 앉으려던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힘없이 부엌으로 향했다.

문서영은 이성우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한진영에게 말했다.

“오랜만에 오셨죠?”

“그렇죠. 결혼 뒤 집들이할 때 오고는 처음이니까요.”

“집으로 초대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진영 씨 집보다 한참 모자라서요. 창피하기도 하고…….”

“남들이 제수씨 이야기 들으면 욕합니다. 제가 사는 것보다 더 좋은 곳을 충분히 이사 가실 수 있으면서 너무 죽는소리 하시는 거 아닙니까?”

“저도 다른 곳으로 가고 싶죠. 하지만 서율 아빠가 가기 싫다고 그래요.”

“이사 가기 싫다고요? 왜요?”

한진영의 질문에 문서영이 질투가 난다는 듯이 한진영을 바라보고 말했다.

“진영 씨 때문에요.”

“저 때문에요?”

“네. 떨어지면 진영 씨와 만나기 힘들어진다고요.”

“만나기 힘들어진다기보다는 아지트처럼 쓰는 저희 집이 사라져서 그러는 걸 겁니다. 거의 저 친구랑 룸메이트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니까요.”

한진영이 대충 냉장고에서 음료수 캔을 들고 걸어오는 이성우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이성우는 인상을 찌푸리고 문서영과 한진영을 번갈아 바라봤다.

“나 없는 사이에 내 욕했지.”

“그래. 네 욕했다.”

“나 없을 때 내 욕하지 마. 자, 받아. 우리 집은 너희 집 같지 않아서 먹을 게 마땅한 게 없네. 이럴 줄 알았으면 너희 집에서 먹을 것 좀 가지고 올걸.”

“이제는 우리 집 음식들마저 탐내는 거냐?”

“탐낸다기보다는 너희 집이 워낙에 잘 돼 있으니까 부러워서 그런 거지.”

“부럽기는 별걸 다 부러워한다.”

한진영은 이성우가 건넨 음료수를 들어 보였다.

“난 이거로 충분하니까 잘 마실게.”

한진영은 캔을 따 단숨에 한 모금 들이마시고 소파 앞 탁자에 놓았다.

“음료수도 마셨으니 이제 이야기해볼까요?”

한진영이 먼저 말을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서영이 물었다.

“말은 도대체 뭐예요? 분명 진영 씨는 승마하고는 연결점이 없으시잖아요.”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 잘 들으셔야 합니다. 성우. 너도 잘 들어. 잘 듣고 회장님이 하려는 일 잘 막아야 해.”

“뭔데? 뭔데 잘 막으라 마라 이야기하는 거야?”

한진영의 말에 이성우와 문서영이 쫑긋 귀를 세웠다.

한진영이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 게 심상치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 후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성우는 한진영과 같은 음료수를 들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진영이 마시고 난 뒤 자기도 마시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성우는 음료수 캔을 든 채 뚜껑을 따지 못했다.

한진영의 입에서는 엄청난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서영 씨께서는 현재 새롭게 민정수석에 앉는 사람을 조사해보셔야 합니다.”

“잠깐.”

이성우는 손을 들어 한진영의 말을 막은 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지금 대통령은 꼭두각시라는 이야기야?”

“결론만 말하자면…… 네 말이 맞아.”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성우는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은 뒤 문서영을 돌아보고 말했다.

“지금 대통령이 그럴 사람이 아니잖아. 아버지 대부터 이어온 가신들도 수두룩하고 정치판에서 구른 것만 해도 한두 해가 아닌데 꼭두각시라니?”

“아니에요.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요.”

“당신은 진영이가 하는 말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성우는 예상과 달리 한진영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받아들이는 문서영을 이상하게 바라봤다.

“지금 대통령이 누구인지 당신도 알잖아.”

“아니까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한 거예요. 동우 이야기 몰라요?”

“알지. 아는데…… 이 친구도 동우 패밀리에 잠깐 몸담아서 나도 잘 알아. 그리고 동우가 박살 난 거 당신도 잘 알잖아. 비선 실세라고 보여지던 곳이 단숨에 박살 나는 거 말이야. 김한춘이 주도해서 박살을 내 버렸는데…… 그러니까 진짜 실세는 김한춘이라는 거야?”

이성우가 한진영을 돌아보고 물었다.

한진영은 고개를 저었다.

“김한춘보다 더 높은 곳. 내가 조금 전에도 이야기했잖아.”

“아니. 그러니까. 누구? 최순욕? 최순욕이 누군데?”

“최순욕이 아니라 최순옥.”

“최순옥이건 최순욕이건 뭐가 됐건 간에…… 그러니까 그 사람이 뭔데 실세라는 거야?”

이성우의 말에 문서영이 한진영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최대민 목사 딸이요.”

이성우는 문서영의 말에 여전히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최대민은 또 누군데? 그 사람 딸이라는 것만으로 대통령이 꼭두각시가 되는 거야?”

“지난 대통령 경선 때도 나왔던 이름이에요.”

“대통령…… 경선 때도 이름이 나왔어?”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의심도 받았고요. 하지만 죽은 사람이라서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문서영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진영 씨는 그 패밀리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말을 내주고 미국으로 도망가신다는 이야기예요?”

“우리끼리 이야기할 때는 그게 맞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렇게 보여서는 안 되겠죠. 말을 내주고 제가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말을 뺏기고 미국으로 쫓겨가는 것으로 보여야 합니다.”

한진영의 말에 이성우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물었다.

“네가 분명 조금 전에 준다고 이야기했잖아? 아니야?”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 뺏기고 쫓겨가는 거로 보여야 한다는 거야. 그게 아니라면 나도 동조자가 될지도 모르니까. 모든 실상이 드러나면 사람들은 동조자를 색출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켤 텐데 거기에 휩쓸릴 수는 없으니까.”

문서영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신문사에서 잘 짜달라는 말씀이시죠?”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특종을 물어다 드린 겁니다. 시작은 민정수석으로부터 시작이 될 겁니다. 지금 비서관으로 있지만 새로 대통령실이 꾸려지며 민정수석으로 올라가는 사람. 그 사람이 최순옥 패밀리를 풀어내는 키가 될 겁니다.”

문서영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한진영은 문서영이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이성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내 이야기 잘 들었으니까 회장님이 최순옥 패밀리에게 줄을 대려고 한다면 막아야 해. 그게 기풍이 사는 길이야.”

“야. 네 말대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피할 수 있겠어?”

“피하지 못하지. 그러니 잘 뺏겨야 한다는 이야기야.”

“잘 뺏겨라?”

한진영의 말에 이성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

한진영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됐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자기 말을 이해한 이성우를 바라보고 웃었다.

“피해자는 처벌받지 않아. 그러니 무턱대고 주지 말라는 뜻이 아니야. 주되 뺏기는 형식으로 최순옥에게 물건이 넘어가야 한다는 뜻이야. 나처럼…….”

“너처럼?”

“말을 준다고 했지만 내 손으로 건네 주지는 않을 거야. 이야기를 들은 최순옥은 이미 자기 말인 것처럼 행동할 테고, 내가 자리에 없는 순간에 내 말을 가지고 갈 거야.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뺏기는 것처럼 보이겠네요.”

생각을 마친 문서영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좋아요. 제가 잘 꾸며서 보기 좋게 이야기를 만들어 드릴 거예요. 이렇게 큰 선물을 가지고 오셨으니 그만한 일은 해줘야죠.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 일에 세이지는 철저히 피해자로 세팅해드릴 테니까요.”

“잘 부탁드립니다.”

문서영은 재미있는 일을 손에 쥐게 된 것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한진영은 문서영의 미소를 보고 이번 일에 더는 신경을 쓸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며 크게 웃었다.

웃는 두 사람 사이에서 이성우만이 어떻게 뺏기는 것이 잘 뺏기는 것인지를 생각하느라 웃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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