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화 부인할수록 진실이 되는 이야기
한진영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는 12층이 아닌 1층으로 향했다.
어차피 12층에 가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들이 하려는 짓을 내가 그대로 돌려줘야지.”
한진영은 고민도 하지 않은 채 1층에서 내려 오히려 로비 쪽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로비에 자리하고 있는 인포데스크로 거침없이 걸어갔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인포데스크의 여자는 손이 베일 것 같은 날 선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한진영은 블랙문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는 직원을 향해 찾아온 이유를 알렸다.
“대한민국의 세이지증권의 한진영 사장이라고 합니다. 초대받고 이곳에 왔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네요.”
“초대요? 어느 분의 초대로 오신 거죠?”
“어느 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블랙문이라고만 연락받았습니다.”
실제로 조지훈은 블랙문에서 연락한 사람의 직위와 이름을 듣지 못했다.
그저 블랙문이라며 밖에 나오면 자기 측 차가 있을 거라는 말만 전했을 뿐이었다.
한진영은 말을 하고 인포데스크의 테이블에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 자기 얼굴이 CCTV를 통해 잘 보이도록 얼굴을 틀어주기까지 했다.
인포데스크의 여자 직원은 이런 한진영의 태도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인포데스크에 찾아와 이런 식의 질문과 태도를 보인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정중한 자세로 찾아와 어느 부서의 누구와 연락하고 싶다는 이야기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데스크 앞에 서서 조용히 연락을 이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방문자들의 평범한 태도였다.
이런 식으로 막무가내로 모른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직원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한진영에게 말했다.
“어느 부서의 누구라고 정확히 말씀해주셔야 저도 연락을 할 수가 있어요. 이렇게 막무가내로 말씀하신다고 연락을 넣을 방법은 없어요.”
“그래요?”
답답하다는 표정의 블랙문 직원의 표정을 보고 한진영은 어깨를 들어 올렸다.
“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초대하고 차를 보내주기는 했는데 아무도 저를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어서요.”
“네? 뭐라고요? 차를 보내줬다고요?”
“네. 그 차를 타고 여기 주차장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으로 바로 가라고 하더군요.”
“12층으로요? 그러면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
직원이 놀란 눈으로 물어보자 한진영은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하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저기서 내렸지요. 그리고 이곳으로 걸어왔습니다.”
한진영이 게이트 안의 엘리베이터를 가리키자 직원이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게이트 안에서…… 여기로 나오신 거예요?”
“네. 나오는 건 그냥 문을 열어주니 뭐 불편함 없이 바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직원은 회사에서 차를 보내줬다는 것과 바로 12층으로 올라오라고 했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들어 올렸다.
자주는 아니지만 일이 년에 한두 차례 소란이 벌어지고는 했다.
그리고 소란의 주된 장소는 바로 12층이었다.
인포데스크의 직원은 소란을 피운 사람들이 모두 회사에서 보내준 차를 타고 이곳에 온 것임을 떠올렸다.
직원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한진영을 향해 양해를 구하는 말을 건넸다.
“잠시만요. 연락을 한번 해볼게요.”
“네. 만약 저를 초대한 사람이 없다면 굳이 찾으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뭐 할 만큼 했고 이쯤에서 돌아가도 괜찮으니까요.”
그냥 돌아가라는 말을 기대했다는 듯한 한진영의 태도에 직원은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건넨 후 12층에 자리 잡고 있는 대외전략 본부에 연락을 넣었다.
한진영은 직원이 통화를 하는 사이에도 데스크에 몸을 기댄 채 주변을 살피고만 있었다.
직원은 그런 한진영을 이상한 듯이 쳐다보고는 한진영을 통해 들은 대로 그대로 대외전략 본부에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얼마 하지도 않았을 때 로비를 향해 사람 하나가 내려왔다.
한진영보다 한 뼘은 커 보이는 흑인은 한진영을 내려다보듯이 쳐다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 올라오지 않으셨습니까?”
“남의 회사에 안내도 받지 않은 채 사무실에 올라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요.”
“후우~”
남자는 준비해놓은 것들이 모두 흐트러진 것에 기분이 상했는지 한진영을 향해 틱틱거리는 말투로 이야기했다.
“분명 우리는 차를 보냈고 우리 직원이 12층으로 올라오라고 전하지 않았습니까?”
“12층으로 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럼 올라와야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겁니까?”
한진영은 화를 내려는 블랙문 자산운용의 직원을 바라보고 빙그레 웃었다.
“여기는 자기소개란 것이 없는 곳인가 보군요. 저는 아직 블랙문 자산운용의 누구에게서 초대받은 건지 이야기 듣지 못했습니다.”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아~”
한진영은 상대의 말에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인포데스크 직원에게 인사했다.
“귀찮았을 텐데 제 말을 잘 듣고 직원을 찾아주기까지 하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인포데스크의 직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한진영의 인사에 손을 흔들었다.
한진영은 처음 보는 광경에 당황한 인포데스크 직원을 향해 상냥한 미소를 보낸 후 남자를 향해 말했다.
“그래도 블랙문이라는 이름에 끌려 이곳에 왔는데 괜히 왔나 보군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여봐요.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커다란 남자의 목소리에 1층 로비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인포데스크가 있는 곳으로 몰려들었다.
블랙문 자산운용의 직원들은 물론이고 방문한 외부인과 보안업체 직원들까지 1층에 자리한 사람들은 모두 인포데스크가 있는 곳을 둘러싸기 시작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인포데스크는 회사의 얼굴과 같은 것이라 건물에 들어선 뒤 가장 가운데,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있었다.
그래서 한진영에게 소리친 남자의 모습은 사람들 눈에 더욱 잘 띄었다.
게다가 덩치도 한진영보다 더욱 컸기에 그가 화내는 모습은 사람들의 이목을 더욱 잘 끌었다.
한진영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상대를 향해 상장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마음을 가슴 속에 담아둔 채 남자를 향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 하는 거라니요? 볼일이 없으니 가보겠다는 겁니다.”
“우리가 가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가는 게 어디 있습니까?”
“아니. 여기는 방문한 손님도 허락을 맡고 가야 하는 곳입니까?”
한진영은 손을 들어 보여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돌아봤다.
그리고 억울하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내가 들어가겠다고 온 것도 아니고, 들어가지 않겠으니 가겠다고 하는 건데도 이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한진영이 말을 하고 보안 관계자를 바라보자 보안 관계자도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안 매뉴얼 상 외부인이 강제로 들어오려고 하는 경우는 있어도 가겠다는 사람을 막는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그의 지식 선에서 법적으로도 아무 잘못이 없기에 막을 명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보안 관계자가 남자를 향해 이야기하려 할 때 남자의 전화기 벨이 울렸다.
남자는 전화를 받았다.
“네. 네.”
상관으로 보이는 듯한 사람이 CCTV를 통해 1층 상황을 파악하고 남자에게 연락한 듯한 모습이었다.
한진영은 CCTV가 있는 곳을 바라보고 일부러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억울하고 답답하여 분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 한진영을 향해 전화를 끊은 남자가 말했다.
“이만 돌아가셔도 됩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택시비도 안 주고 가라고 하는 겁니까? 시간을 날린 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여기까지 오며 날린 돈까지 물어줄 생각이 없는 겁니까?”
한진영의 말에 남자는, 더는 듣기 싫다는 듯이 몸을 돌리고 보안 관계자들에게 손짓했다.
“내보내세요.”
남자의 말에 커다란 덩치의 보안 관계자들이 한진영이 있는 곳을 달려왔다.
그리고 양쪽에서 한진영을 잡은 채로 강제로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한진영은 끌려 나가면서도 억울하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자기는 잘못을 한 게 없으며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어필했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는 사람들의 시선이 창피하다는 듯이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이제 그만 꺼져.”
한진영을 밖으로 끌고 나온 보안 관계자는 한진영을 향해 소리쳤다.
보안 관계자들은 한진영의 태도와 한진영을 대하던 남자의 모습으로 한진영을 악성 고객쯤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한진영을 향해 위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었다.
한진영은 이런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훑어보고 잔뜩 주눅 든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보안 요원은 한진영을 향해 보란 듯이 더욱 위압적인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떠나는 한진영을 향해 조롱 섞인 비웃음을 날리기까지 했다.
한진영은 비웃음을 뒤로하고 블랙문 자산운용을 도망치듯이 떠났다.
멀리 블랙문 건물이 보이지 않게 됐을 때쯤 한진영은 전화기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한진영은 블랙문 자산운용의 건물이 어슴푸레 보이는 곳에 서서 나창운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본부장님. 이제 협상 시작하셔도 됩니다.”
한진영의 얼굴에서는 블랙문 자산운용에서 보여주던 모습이 이제 더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보안 관계자들이 보여주던 비웃음이 한진영의 얼굴에 가득 걸리기 시작했다.
***
대한민국의 세이지증권과 테라의 유상증자 협상이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소식이 뉴욕 월가에 전해졌다.
테라라는 회사 자체가 아직은 월가의 분위기를 바꿀 정도의 기업은 아니었다.
그러나 화제성만큼은 웬만한 기업 못지않았기에 테라 소식은 빠르게 시장에 번져갔다.
테라에 공개적으로 공매도를 진행 중이라는 금융회사만 다섯 곳이 넘었다.
공개되지 않은 곳까지 더한다면 십여 곳은 가볍게 넘지 않겠냐는 것이 일반적인 시장의 예상이었다.
테라의 공매도를 진행하는 곳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블랙문 자산운용으로 꼽혔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블랙문 자산운용은 테라 시총의 5%가 넘는 2조에 가까운 금액을 공매도로 때려 넣은 상태라고 했다.
그래서 테라의 유상증자에 블랙문 자산운용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테라 주가가 10%만 올라도 2,000억이 넘는 손실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조지훈은 한 시간마다 한 번씩 울리는 전화기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차 비서는 그런 조지훈의 전화기를 슬쩍 바라보고 조지훈에게 말했다.
“실장님. 전화를 꺼놓으시죠.”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
“그럴 수가 없다고요?”
“사장님이 다 받으래. 전화기 꺼놓지 말고 받고 직접 이야기 전하라고 하셔서…….”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요?”
“그래야 상대가 더 안달을 낸다고 하시니 나야 뭐 말을 따르지 않을 수가 있나? 사장님한테 시계 받은 값을 아주 톡톡히 한다.”
조지훈은 손목에 걸려있는 시계를 손가락질하고는 전화기를 받았다.
조지훈은 그래도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화기 너머의 애원에 가까운 목소리를 들으며 사장님과 연락이 안 된다는 소리를 할 때마다 그런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블랙문 자산운용과 대화를 할 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글쎄요. 저는 지금 미국에 있지 않습니다.”
-그럼 언제 돌아가시는 겁니까?
“이곳에 일을 다 보고 돌아가려면 한 열흘은 걸릴 거 같습니다.”
열흘이라는 말에 전화기 너머의 블랙문 자산운용 직원은 애끓는 소리를 내뱉었다.
-끄응~
그렇게 신음을 내뱉은 블랙문 자산운용 직원이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가진 뒤 조심스럽게 조지훈에게 물었다.
-그럼 한진영 사장님께 연락할 방도는 없습니까? 직접 집으로 찾아가 봤는데 안 계신다는 말씀만 들어서…….
“웬만하면 집에 계실 텐데 안 계신다는 말씀을 들으셨다면 만나고 싶지 않으신가 봅니다.”
조지훈은 한진영에게 지시 들은 대로 노골적인 말을 블랙문 자산운용에 건넸다.
괜히 연락해보겠다느니 아니면 잠시 자리를 비운 것 같으니 다시 한번 가보라는 말 같은 것은 자기를 더 피로하게 만드는 일이니 있는 그대로 전하라는 것이 한진영의 지시였다.
조지훈의 말을 들은 블랙문 자산운용 사람은 전화기로 당황함을 그대로 내보였다.
-저희가 큰 실수를 했는데 그걸 만회할 방법이 없을까요? 정말 다시 한번 꼭 뵙고 사과를 드리고 싶은데 말입니다. 혹시 한 사장님 곁에 다른 분은 없는 겁니까? 그분을 통해 직접 한 사장님께 연락을 넣고 싶은데 말입니다.
“제가 비록 한국에 들어와 있지만 연락은 저를 통해서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 곁에는 지금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비서진이 이곳 한국에서의 일을 처리하고 위해 철수한 상태이니까요. 방법은 사장님께서 마음을 돌리시고 귀사와 만나주시는 것과 제가 미국에 돌아가는 열흘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현재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열흘이면 우리 손해가…….
블랙문 자산운용 직원의 목소리에서는 심각함이 잔뜩 묻어났다.
조지훈은 무슨 손해를 말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지금은 블랙문 자산운용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블랙문 자산운용의 직원은 그러고도 몇 번이나 방법을 물어봤지만, 조지훈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블랙문 자산운용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러는 거야?”
조지훈은 겨우 끊은 전화기를 내려다본 후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차 비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미안. 통화가 길어졌네.”
“아닙니다. 미국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그렇다면 조 실장님께서 들어가 보셔야 하지 않으십니까?”
“아니야. 사장님께서 여기 일이 우선이라고 여기 일부터 처리하라고 하셨으니 여기 일부터 정리해야지.”
“그럼 비서실 직원이라도 보낼까요?”
“그것도 됐어. 사장님이 일이 있다면 말씀하겠다고 하셨으니까 우리는 우리 일이나 처리하자고.”
조지훈은 말을 마치고 차 비서가 내민 서류를 내려다봤다.
“그럼 우선 최 이사님 건부터 처리하자.”
잠시 서류를 들어 각 방송사의 제안을 확인한 조지훈은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CNBC로 정해.”
“그럼 테라 이야기만 하게 될 텐데 괜찮을까요?”
“괜찮아. 사장님께서 세이지의 어떤 직원도 이번 정치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지시하셨어.”
“최 이사님도요?”
“그래. 최 이사님도 포함이야.”
조지훈은 CNBC가 적혀있는 글자를 내려다보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당장 눈앞에 30억 달러짜리 프로젝트가 펼쳐져 있는데 국내 방송에 나가 정치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어. 최 이사님께 통역 하나 붙인 뒤에 CNBC 방송에 나가시라고 해.”
“그럼 국내 방송국에는 뭐라고 할까요?”
“세이지증권 이름으로 보도문 하나 내.”
조지훈은 잠시 생각하다 차 비서에게 이야기했다.
“세이지증권 현 상황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 없습니다. 여러 가지 추측과 유언비어가 이어지고 있지만 모두 거짓된 이야기입니다. 그저 세이지증권은 묵묵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조지훈은 자기 이야기를 빠르게 적어가는 차 비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대충 이런 식의 이야기를 써서 방송사에 뿌려. 요지는 이거야. 지금 나오고 있는 이야기는 모두 유언비어다. 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차 비서는 조지훈의 말에 인사하고 일을 진행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조지훈은 그런 차 비서의 뒷모습을 보고 한진영이 해줬던 말을 떠올렸다.
‘부인할수록 진실처럼 느껴지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번이 그건가 보네.’
조지훈은 보도문이 나간 뒤의 반응이 어떨지 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