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406화 (406/650)

406화 함께 걸어가 주겠다

한진영의 예상치 못한 말에 세 사람은 당황하고 말았다.

한진영이 회의실에 들어온 지 10분도 흐르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에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셋 중 가장 타격이 작아 보이는 안소니 킴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한진영에게 말을 건넸다.

“사장님. 그렇게 딱 잘라 말씀하지 마시고 저희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제가 마음을 바꿀만한 이야기라도 가지고 계시는 겁니까?”

“네. 들어보시면 생각을 조금 달리해볼 만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십니까?”

안소니 킴이 짐 카론을 돌아보고 물었다.

짐 카론은 안소니 킴의 질문에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요. 가지고 있지요.”

“그러면 해보십시오. 제 마음을 무엇으로 바꾸시려 하는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한진영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자 짐 카론은 앉은 자세를 고치고 한진영을 향해 제안을 건넸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한 사장님께서 미국에 건너오신 이유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서라고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표면적으로는…… 네. 맞습니다.”

“최근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도 맞습니다. 아무래도 신생 회사 중 매력적인 곳이 미국에 많이 있으니까요.”

한진영이 맞는다며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자 짐 카론이 안도하는 모습으로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무엇을 도와주신다는 말씀이십니까?”

“미국 진출 말입니다.”

“미국 진출을 도와주신다고요?”

한진영이 흥미가 생겼다는 듯이 몸을 끌어당겼다.

짐 카론은 그런 한진영의 모습에 마주 몸을 끌어당기며 이야기했다.

“저희가 네트워크를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인적, 물적 자원을 포함하여 정계에 줄을 놓는 것도 도와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네트워크라…….”

한진영이 살짝 고개를 숙이고 혼잣말하자 앤드류 볼튼이 짐 카론에 이어 한진영을 향해 이야기했다.

“그뿐이 아닙니다. 세이지증권을 아시아 최우선 파트너로 선정하여 아시아에서 움직일 때는 세이지증권과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대한민국에 쌓아왔던 자원을 모두 넘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이지증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대한민국 시장에서는 빠지도록 하겠습니다.”

한진영은 가만히 이야기 듣던 고개를 들어 앤드류 볼튼을 바라봤다.

그들이 듣게 되면 생각을 바꾸게 될 거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닐 정도로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블랙문의 아시아 최우선 파트너로 선정이 된다면 아시아 섹터에서는 사업을 진행하는 데 거칠 것이 없어질 것이 분명했다.

또한, 미국 내의 자원을 지원해주게 된다면 미국에 뿌리를 내리는데 홀로 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에 군침이 돌만 한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자원까지 모두 흡수한다면 단숨에 대한민국의 1등 증권사에 올라갈 것을 기대해도 됐다.

블랙문의 제안은 이미 정하고 찾아온 한진영의 마음조차 흔들리게 할 정도였다.

앤드류 볼튼은 이런 흔들리는 마음을 한진영의 눈을 통해 확인하고 진지한 말투로 한진영을 설득했다.

“한 사장님. 지금과 같은 좋은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함께하자고 제안하는 것도 블랙문 역사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기회는 쉽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니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지한 앤드류 볼튼의 말이었다.

괜히 한진영을 유혹하기 위해 건네는 말도 아니었으며 기회를 놓칠 것이 안타까워 답답하다는 듯이 던지는 말도 아니었다.

순수하게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진영도 앤드류 볼튼의 말과 그의 마음을 이해했다.

“인정하겠습니다. 블랙문의 제안은 쉽사리 보기 힘든 제안이라는 생각에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한진영의 말에 점차 밝아지던 표정의 세 사람은 한진영의 마지막 말인 ‘하지만’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다음에 꺼낸 한진영의 말에 경악하고 말았다.

“돈이면 블랙문의 제안 정도는 도움 없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트워크와 인맥은 물론이고 자원도 돈으로 다 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 계산에 의하면 블랙문이 지원해주겠다는 것을 돈으로 사고도 남을 만큼의 이익을 테라를 통해 얻을 것 같습니다. 혹시 정부에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법안이 준비 중인 게 아닙니까?”

“그걸…… 어떻게…….”

놀라 자기도 모르게 말을 하려던 짐 카론을 앤드류 볼튼이 제지했다.

짐 카론은 자기 앞을 가로막은 앤드류 볼튼의 손에 실언할 뻔했음을 깨닫고 급히 입을 닫았다.

앤드류 볼튼은 짐 카론이 입이 조용해진 것을 확인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앞서가서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한진영이 알겠다는 말을 건넸지만 사실 법안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 시절을 통해 한진영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테라가 바로 이 법안에 힘을 받으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앤드류 볼튼은 한진영의 표정 뒤에 숨어있는 웃음기를 발견하고 짧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뭐 기왕 여기까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뭘 더 숨기겠습니까? 좋습니다. 다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앤드류 볼튼은 짐 카론과 안소니 킴을 좌우로 번갈아 바라보고는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전기차 보조금 법안이 준비 중인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그 법안이 통과된다면 전기차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정입니다.”

“그 예정이 가능성이 높아 공매도를 처리하려고 하시는 것 아닙니까?”

“하하. 맞습니다. 숨길 것도 없는 게 아니라 사장님 앞에서는 숨기지 못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 법안이 장래에 통과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진영이 팔짱을 끼고 앤드류 볼튼을 지그시 바라봤다.

앤드류 볼튼은 이렇게 된 마당에 솔직한 속내를 이야기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이 법안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곳은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야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말이 믿음이 갑니다.”

한진영은 팔짱을 끼고 있던 것을 풀고 입가에 미소를 띤 채로 말했다.

“그렇게 솔직하게 말씀하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네. 저도 마음이 편합니다.”

“계속 말씀해보십시오. 그래서 정확하게 블랙문이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

“우리는 공매도를 친 다른 곳들보다만 먼저 빠져나오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니 잠시 길을 비켜 주십시오. 그렇게만 해주시면 그동안 저희가 공매도에 힘을 더 쏟아 주가를 찍어 누른 뒤에 빠져나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만 기다려 주신다면 우리가 처음에 제안했던 것을 모두 내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진영은 앤드류 볼튼의 말에 손바닥으로 책상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법안이 장래에 통과될 거로 생각이 되지만 확신이 없으시군요.”

마지막 말을 하고는 앤드류 볼튼의 눈을 쏘아본 한진영이었다.

앤드류 볼튼은 한진영의 따가운 시선을 피했다.

한진영은 이번에는 앤드류 볼튼의 좌측에 앉아 있는 짐 카론을 바라보고 말했다.

“확신이 있었다면 공매도 청산만으로 끝이 나서는 안 될 텐데 공매도 청산만 요청하셔서 그게 궁금해 물어본 겁니다. 그리고 저에게 그리 좋은 제안을 해놓고 기껏 부탁하는 게 잠시 길을 비켜 달라는 게 전부라니…… 그렇게 확신이 없는 겁니까? 법안이 통과된다고 한다면 공매도 청산에 이어 매수해야 하는 게 당연한데요? 그것도 유증이라는 좋은 카드를 쥐고 있는 저를 앞에 앉혀 놓고 겨우 그것만 원하셔서야 되겠습니까?”

“그게 무슨…….”

“더 욕심을 내십시오. 제가 길을 비켜드리는 게 아니라 함께 걸어갈 테니 말입니다.”

한진영의 말에 안소니 킴이 참지 못하고 한진영을 향해 급히 물었다.

“법안이 통과될 거로 생각하시는 겁니까?”

앤드류 볼튼과 짐 카론이 누구에게 무엇을 묻느냐는 뜻으로 안소니 킴을 노려봤다.

자기들도 아직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가진 게 전부인데 아시아 변방에 있는 세이지증권이 어떻게 알겠냐는 듯한 시선이었다.

한진영도 그런 그들의 시선을 읽은 것인지 웃으며 손바닥으로 쓰다듬던 탁자를 두드렸다.

텅.

안소니 킴을 바라보던 두 사람의 시선이 한진영에게 돌아갔다.

한진영은 두 사람에 안소니 킴까지 더한 세 쌍의 눈동자를 향해 말했다.

“미국이 법안을 통과될지 안 될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리고 그게 당연하고요.”

잠시 말을 멈춘 한진영은 다시 탁자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있었던 독일 자동차 회사의 디젤 게이트 사건이 유럽 국가들을 자극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유럽 의회에서는 경유 차는 물론이고 화석연료로 굴러가는 차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걸으려는 시도가 보이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이미…….”

이미 발표가 된 사안이니 모르는 게 이상하다는 말하려던 안소니 킴의 말을 앤드류 볼튼이 막아 세웠다.

“계속 이야기하십시오.”

한진영은 앤드류 볼튼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한쪽에서 문을 걸어 잠그면 다른 쪽은 문이 열린다는 것은 여기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거리에서 물총 싸움을 하는 아이들도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 말씀은 유럽에서 먼저 보조금을 살포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유럽만이 아니겠지요.”

“유럽 외에 또 어디가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앤드류 볼튼의 말에 한진영은 안소니 킴을 돌아보고 말했다.

“아시아에 있는 한 나라는 빠르게 다른 나라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그들은 기존의 다른 나라들이 걸어왔던 길을 따라 걷다가는 쫓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여 새로운 산업에 먼저 진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IT와 금융은 물론이고 산업에 대해서도 신기술에 대한 선점에 눈을 붉히고 있지요.”

“중국.”

안소니 킴은 신음과 함께 짧은 단어를 내뱉었다.

앤드류 볼튼과 짐 카론은 고개를 돌려 안소니 킴을 돌아봤다.

한진영은 탁자를 쓰다듬던 손으로 탁자를 짚고 일어났다.

“협상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한두 푼짜리 협상이 아니기에 협상 중간중간 당사자들 간에 이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길을 비켜 드리는 게 아니라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싼 가격에 유증에 참여하기를 원하니까요.”

한진영은 일어난 채로 여전히 앉아있는 세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 후 입을 열었다.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알아보시고 연락해 주십시오. 아무래도 저는 눈이 내릴 때까지 뉴욕에 있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한진영은 말을 마치고 세 사람 뒤로 펼쳐진 뉴욕 하늘을 바라봤다.

햇살을 머금고 있는 뉴욕 하늘은 뜨거운 빛을 내리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

오랜만에 뉴욕으로 돌아온 조지훈은 옷도 제대로 벗지 않은 상태에서 한진영에게 그동안 진행했던 일에 관한 보고를 하는 중이었다.

“포섭 대상자들에 대한 작업을 마친 상태입니다.”

“어려움은 없었나?”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대부분 자식과 관련된 일이기에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식.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식에 관련돼서는 속을 썩기 마련이지.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들조차도 마찬가지였으니까.”

한진영은 가볍게 웃고는 다음을 이야기하라고 손짓했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손짓에 맞춰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다.

“언론 쪽도 정리를 마쳤습니다. 사장님에 관한 이야기는 비서실을 통해 보도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혹 방송을 통해 우리 이야기를 전해야 할 순간이 오면 최 이사님이 화면에 얼굴을 비추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최 이사님은 뭐라고 해?”

한진영의 질문에 조지훈은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대답했다.

“최 이사님은 이곳에 오고 싶어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비서실 인원 일부가 넘어온다니 더 그랬을 거야. 안 그래?”

“맞습니다. 영어 공부도 열심이라고 어필까지 하셨는데…….”

“영어 공부? 그래서? 실력은 어때?”

조지훈은 머쓱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의 모습에 크게 웃었다.

“하하하. 공부 더 열심히 하라고 해. 그러면 기회가 올 거라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한진영은 가볍게 세이지 본사 보고도 받았다.

“다들 잘 운용하고 있지?”

“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매주 보고가 올라와서 보고는 있는데…….”

한진영은 홍대민 본부장이 보내준 서류를 들춰보고 말했다.

“그래도 아쉬울 거야.”

“네. 사장님께서 계실 때 폭발적인 수익을 올렸던 것에 비해 자리를 비우자 훅 떨어진 수익률에 홍 본부장이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른 곳에서 홍 본부장 이야기 들으면 혈압 올라서 쓰러지겠다. 내가 없어도 20% 가까이 수익이 나오고 있는데 죽는소리한다고 말이야.”

“그래도 사장님께서 뉴욕에 건너오시기 전에 보여주셨던 수익에 홍 본부장은 자기가 한참 모자란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괜찮다고 전해. 지금은 지키는 것만으로도 다른 곳들과 격차를 보일 수 있는 시기라고…….”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인해 대한민국 금융 시장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진영이 있을 때 땅굴을 파던 것에 비해 지금은 많이 안정을 보이는 듯했지만, 여전히 상승보다는 하락에 몸이 많이 기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진영의 말이 더 의미가 있었다.

지키는 것조차 못하는 곳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비서실 직원은 몇이나 데리고 왔어?”

“우선 1차로 6명이 저와 함께 넘어왔습니다. 그리고 열흘 뒤 서울에서의 일을 마무리한 10명이 더 넘어오기로 했습니다.”

“서울에 문제없게 하고 넘어오는 거지?”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이 믿어도 좋다는 당당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제가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2번 정기적으로 보고를 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그래도 혹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그때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연락하도록 비상 연락망도 구축해놓았습니다.”

“그래. 조 실장이라면 잘하고 넘어왔을 테니 걱정은 여기까지 하고…… 자리는 어디로 마련할 계획이야?”

“뉴욕 증권 거래소가 있는 11번가에서 한 블록 건너에 임대로 나온 사무실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차 비서가 지금 그쪽 임대인과 만나 계약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사무실이 모두 갖추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진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조지훈에게 책상 위에 있던 손바닥만 한 상자를 던졌다.

“이게 무엇입니까?”

“고생했으니까 선물 줘야지. 받아. 넥타이핀이야.”

“넥타이핀이요?”

“조 실장 없을 때 혼자 쇼핑하다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가지고 온 거니까 부담 가지지 마.”

조지훈은 상자를 열어 넥타이핀을 바라봤다.

황금색으로 번쩍이는 넥타이핀에 용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넥타이핀에 조지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의 모습에 가만히 웃고는 손을 맞잡고 말했다.

“비싸지 않은 거니까 그렇게 놀라지 마. 그럼 이제 얼추 애피타이저 이야기들은 마무리가 됐고…… 나 본부장이 있는 테라 쪽 이야기를 들어볼까?”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넥타이핀이 놓여 있는 상자에서 시선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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