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화 함께 어깨를 걸자
테라의 하락세는 한진영이 협상장에서 나왔다는 이야기에 정점에 달했다.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이는 모습에 한 가닥 남아있던 테라의 호재까지 모두 사라져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주가는 결국 70달러 선을 붕괴하고 60달러대에 들어가고 말았다.
[테라 생산공장 증설에 실패할 시 생산량 확보에 어려움 겪을 것으로 보여]
[상하이 공장에 이어 텍사스 공장까지 증설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확보가 필요]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노아 스미스의 지분을 시장에 내놓아야 할지도 몰라]
[노아 스미스의 지분 축소 시 테라의 사업 방향에 관한 혼란이 보일 것. 투자의견 매도 유지. 목표가 50달러]
각 증권사에서는 불안한 시각으로 테라를 바라보는 리포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이 대부분 공매도 포지션을 잡고 있기에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있었지만 실제로 테라에 대한 불안은 사람들에게 현실처럼 느껴지는 중이었다.
[세이지의 유상증자 결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파악됨. 테라 주주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여]
사람들의 의심이 공개적인 리포트에 담겨 시장에 뿌려졌다.
이제 협상 결렬은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 서버린 것이었다.
60달러 후반대를 어떻게든 지키고 있던 주가가 다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 번에 10%가 넘게 빠지며 60달러 중반대마저 무너뜨리는 모습에 이제는 테라의 몰락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는 단계에 접어들고 말았다.
-현재 테라의 주가는 고점 대비 약 40%의 하락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상 20%의 하락 시 약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는 합니다. 40%의 하락은 시장이 불안하거나 기업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 나올만한 하락입니다. 현재 시장은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에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보는 것이 타당할 겁니다.
한진영은 땅콩을 까서 입에 넣어 먹으며 화면을 바라봤다.
“여기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네.”
한진영은 곁에 앉아있는 조지훈을 향해 웃으며 이야기했다.
“경제 방송이라는 게 여기나 우리나라나 뭐 비슷비슷하다.”
방송의 순서부터 전문가들의 포즈까지 우리나라 방송에 사람만 바꿔 앉힌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확인하지 않아도 누가 베낀 건지 알만한 모습의 분위기였다.
그리고 이야기들도 우리나라 작가가 써서 보내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판에 박은 듯한 말을 하고 있었다.
-코리아의 세이지증권이 협상 자리에서 모두 철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결국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테라는 100달러를 요구했다고 하던데요.
-네. 그리고 세이지는 지속해서 60달러대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둘 사이의 차이는 사실 좁혀지기 어려울 만큼의 차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이 계속된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다른 외계에 간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진영은 방송에 나와 확신에 찬 얼굴로 협상 결렬을 주장하는 전문가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조 실장아. 네가 방송에 심어놓은 사람이냐? 왜 저렇게 협상 결렬을 확신에 차서 말하는 거야?”
“협상 결렬 쪽으로 분위기가 흐르니 거기에 숟가락 하나 얹으려고 그러는 것 아닐까요?”
“저러다가 협상 타결 소식 들으면 어쩌려고 저래?”
“여기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틀리더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면몰수하고 방송 진행하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긴 사람 사는 데 다 똑같지.”
한진영은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로 조지훈을 돌아봤다.
“서울에다가는 연락했지?”
“네. 안 그래도 수시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매도 물량의 10% 정도를 정리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단기간에 맛있게 먹었겠네.”
“네. 홍 본부장이 이렇게 실적 올리고 성과금을 받아도 되는지 걱정하는 질문을 할 정도였습니다.”
“괜찮다고 전해. 자리를 알려준 건 나지만 어쨌든 운용을 한 사람은 홍 본부장이니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조지훈과 대화를 마무리한 뒤 다시 손에 들고 있는 땅콩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반쯤 기울어진 몸을 의자 팔걸이에 기댄 채 이야기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올린 수익이 얼마라고?”
“현재까지 정리하여 얻은 수익은 200만 달러라고 합니다.”
“200만 달러.”
한진영은 조지훈의 대답을 따라 잠시 나지막한 소리를 내뱉은 뒤 땅콩을 하나 입에 집어넣었다.
“그럼 대충 모두 정리하면 2,000만 달러 정도는 손에 쥘 수 있다는 이야기네?”
“미니멈으로 2,000만 달러를 예상합니다.”
“미니멈 2,000만 달러. 좋아. 단기간에 아주 맛있게 먹은 것 같다.”
“네.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은 시간에 올린 수익이라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한진영은 땅콩을 입에 넣는 것을 멈추지 않고 조지훈을 향해 지시했다.
“쭉쭉 정리해서 포지션 깨끗이 비워놓으라고 해. 어차피 지금 올리는 수익은 엑스트라 수익이니까 푼돈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고…….”
한진영은 입에 땅콩을 넣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조지훈을 바라봤다.
“그리고 정리가 마무리되면 슬슬 기풍을 비롯한 테라 관련주들을 매집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해.”
“안 그래도 전략실에서 유상증자 관련 건으로 계산을 돌려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결괏값에 의해 관련주들 매집 신호가 나와서 매집 준비에 들어간 상태라고 합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하여튼 나도 그냥 놔두면 알아서 잘하는데 걱정이 많아서 참 큰일이야. 안 그래?”
“아닙니다. 오히려 사장님의 통찰력에 다들 감탄하고 있습니다. 전략실에서도 유상증자 타결이라는 정보가 없었다면 오히려 기풍을 비롯한 테라 관련주들의 매도 사인이 나왔을지 모른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 정보가 중요해.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손에 넣으니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는 거지.”
한진영은 땅콩을 들고 있던 손을 털었다.
손에 묻어있던 땅콩 껍데기를 털어낸 한진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이제 가볼까?”
“지금 바로 블랙문으로 가시려고요?”
“가봐야지. 더 늦다가는 릭 앤더슨 그 아저씨 숨넘어가서 내일 초상 치를지도 몰라.”
한진영의 초상 치를지도 모른다는 말에 조지훈은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돌아온 이후 블랙문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은 채 벌써 나흘이라는 시간이 그대로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테라의 노아 스미스 CEO나 뉴욕에 있는 릭 앤더슨 CIO나 서로가 이렇게 마음 졸이고 있을 줄은 몰랐을 겁니다.”
“그래. 서로 직접 연락해보면 될 일인데 자존심이 강해서 두 사람 다 나만 바라보고 있지. 덕분에 난 중간에서 양쪽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모든 이득을 다 얻고 있는 거고…….”
한진영은 털어낸 손바닥을 다시 한번 툭툭 치고는 몸을 돌렸다.
“가자. 가서 블랙문에게 선물 받아오자.”
한진영이 말을 마치고 문을 향해 걸어가자 조지훈이 한진영의 뒤를 따라 문을 나섰다.
***
릭 앤더슨은 한진영을 마주하고 앉아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니까 유상증자를…… 그것도 30억 달러 치나 진행하기로 했다는 말씀이십니까?”
“네. 55달러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걸 테라의 노아 스미스가 허락하던가요?”
의아한 표정의 릭 앤더슨의 모습에 곁에 앉아 있던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세이지와 테라가 진행한 유상증자는 위험도가 매우 높아 보이는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경영권이 흔들릴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는데…… 그걸 받아들인 겁니까?”
짐 카론 주식 수석 전략가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대표하여 한진영에게 질문했다.
한진영은 짐 카론의 질문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이 바로 대답했다.
“경영권이 흔들일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했으니 허락한 것이지요.”
“어떤 조치입니까?”
앤드류 볼튼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특수목적 펀드를 조성하여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경영권에 관한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조항을 더 삽입할 예정이고요.”
“그 정도면 충분하겠군요.”
앤드류 볼튼 글로벌 투자 전략 헤드가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릭 앤더슨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는 표정으로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나름 안전장치를 채워놨으니 노아 스미스가 마음을 놓을지도 모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금이야 당장 급하니 세이지의 제안을 받아들였을지 몰라도 시간이 흐르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에는 분명 견제를 하려 할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자리에 있던 블랙문의 사람들은 한진영을 향해 괜찮겠냐고 질문하는 릭 앤더슨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경영권을 위협받는 사람은 테라가 될 텐데 한진영을 향해 괜찮겠냐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진영은 릭 앤더슨의 말을 알아들은 모습이었다.
릭 앤더슨의 말에 한진영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듯이 양미간을 찌푸린 채로 대답했다.
“저도 그게 걱정입니다. 지금이야 괜찮다고 하지만 어려운 시절을 넘어가고 나서는 세이지가 확보한 경영권에 대한 견제를 당연히 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소송에 휩싸일 수도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안소니 킴은 도대체 왜 소송에 휩싸인다는 것인지 알지 못하게는 표정으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으로 물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도 알지 못하며 말을 꺼낸 릭 앤더슨은 한진영만을 빤히 바라보고 있어 답답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한진영은 그런 안소니 킴을 향해 다른 사람들을 대신하여 설명했다.
“지분 취득 과정에 관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다.”
“정당하게 취득한 지분에 소송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기왕 이렇게 된 거 시원하게 궁금증을 해소하자는 생각으로 안소니 킴이 노골적으로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그런 안소니 킴의 모습에 릭 앤더슨이 한숨을 내쉬고 질문에 대답했다.
“이기기 위해 하는 소송이 아니야. 지루한 소송 전으로 경영권을 틀어막을 작정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거지. 소송이 진행되면 최소 5년에서 길면 10년 넘게 소송이 진행되고는 해. 그렇게 되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경영권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수 있지. 그리고 펀드 측에서는 오랫동안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부담을 느껴 중간에 지분을 내던지기도 하니까 결과적으로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도 있고…….”
설명을 마친 릭 앤더슨은 안소니 킴을 비롯하여 자리에 있는 직원들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도록 해. 교과서에 적혀 있지 않지만 경영권을 방어하는 꼼수 중에 하나로 심심치 않게 사용되고는 하니까.”
릭 앤더슨은 새파랗게 젊은 동양의 젊은이가 아는 것을 자기 회사의 직원들이 모르는 것에 한숨이 나왔다.
주니어 급도 아닌 헤드 급이 모르는 것에 회의감마저 드는 릭 앤더슨이었다.
릭 앤더슨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안소니 킴 등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한진영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저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아 스미스라면 분명 소송으로 경영권을 방어하려 할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진영이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자 릭 앤더슨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알고 있다면 대응할 방법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까?”
“네. 그래서 여기에 온 겁니다.”
“그래서 오셨다고요?”
릭 앤더슨도 지금의 말에는 한진영이 말하는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노아 스미스에게 대응하기 위해 여기에 오셨다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가 대응법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까?”
“네. 대응법을 블랙문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릭 앤더슨이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진영은 그런 릭 앤더슨을 향해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새롭게 구성되는 펀드에 참여해주십시오.”
“누가요? 우리가요?”
“네. 블랙문의 참여를 부탁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릭 앤더슨은 한진영의 제안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인지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리고 자리에 있는 다른 직원들을 돌아보며 자기가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물어보기까지 했다.
“지금 여기 있는 한 사장이 영어가 서툴러서 잘못 뜻을 전한 게 아닌가?”
“그런 건 아닌 거 같습니다. 한 사장의 경우에는…….”
앤드류 볼튼은 한진영을 슬쩍 바라본 뒤 릭 앤더슨에게 이야기했다.
“원어민에 가까운 영어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통역도 없이 지금까지 대화를 계속 이어오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릭 앤더슨도 한진영이 영어가 서툴러 헛말을 내놓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진영이 한 제안은 생각도 못 하던 것이었기에 한진영이 실수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진영은 당황한 릭 앤더슨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제가 잘못 말한 것은 아닙니다. 펀드에 참여해주십시오. 어차피 스위칭할 생각이 있지 않으셨습니까? 설마 벌써 매수를 완료한 것은 아니지요?”
“아닙니다. 아직 매수 포지션을 잡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청산이 먼저라서요.”
한진영의 말에 짐 카론이 급히 손을 휘저으며 매수를 시작하지 않았음을 알렸다.
한진영은 그런 짐 카론의 모습에 잘됐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총 30억 달러로 구성될 펀드에 10억 달러를 책임져 주십시오. 8억 달러는 테라 컨소시엄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테라 관계사들이 책임 져 줄 겁니다. 나머지 12억 달러는 저희 세이지가 책임지겠습니다.”
“55달러에 10억 달러.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자기네들에게는 55달러가 아니라 60달러나 65달러를 말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에 릭 앤더슨이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진영은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릭 앤더슨을 바라보고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우리에게 이런 큰 선물을 주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의심을 여전히 거두지 않는 릭 앤더슨을 향해 한진영은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우선 첫 번째는 노아 스미스를 안심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블랙문이 들어오면 경영권을 위협받지는 않을 테니까 소송까지 끌고 가는 지저분한 일은 하지 않을 테니까요.”
“확실히 그렇기는 하겠지요.”
“두 번째는 테라의 주가 상승과 공매도의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함입니다. 블랙문이 함께 어깨를 걸어준다면 가는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질 겁니다.”
“그건 이미 약속하지 않았던 겁니까? 스위칭하여 매수 포지션을 잡겠다고 말입니다.”
“저도 노아 스미스만큼이나 의심병이 많아서요.”
한진영의 말에 릭 앤더슨이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흘리고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렇죠. 이해합니다.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같이 발목에 줄을 묶어 놓는 편이 더욱 확실할 테니까요.”
릭 앤더슨이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한진영은 마지막 이유를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