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화 작을 수도 있고, 클 수도 있다
레이 젠슨은 빵을 다 먹은 뒤 콜라를 마셨다.
그리고 비어있는 접시를 내려다보고는 손을 털었다.
“미국 진출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네.”
“네. 맞습니다.”
“블랙문이 도와준다고 했다고?”
“그것도 맞습니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떤가?”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올려다보고 말했다.
“블랙문이 도와준다고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실속 없는 도움이 될 게 분명해. 그래서 내가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지원해주겠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고객.”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말했다.
“고객을 연결해주겠네. 어떤가? 내 제안이 조금 전 먹은 식전 빵만큼 맛이 있는가?”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이 고개를 저었다.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이곳은 자네가 온 곳과 달라. 여기서 고객을 구하는 일은 하늘의 별을 딸만큼 어려운 일이야. 내가 제안한 것을 우습게 보지 말게.”
“우습게 보지 않습니다. 저도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내 제안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건가?”
“네. 어려운 것은 알지만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허어~”
레이 젠슨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긴 한탄을 내뱉었다.
레이 젠슨이 황당해하는 사이 주문한 스테이크가 접시에 담겨 나왔다.
종업원은 커다란 접시를 탁자 위에 놓았다.
그리고 이미 잘라 나온 고기를 하나씩 한진영과 레이 젠슨의 접시에 올려놓았다.
레어로 익혀 나와 속살이 뻘겋게 보이는 고기를 접시에 올려놓은 종업원은 인사를 한 뒤 탁자에서 물러났다.
레이 젠슨은 종업원이 물러나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 어째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거지?”
“어렵지만 제가 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니까요.”
“자네가 직접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곳에서 고객을 모으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네. 할 수 있습니다.”
한진영은 레어로 익혀 나온 고기를 포크로 찍어 들어 올렸다.
그리고 레이 젠슨을 향해 벌건 고기를 손가락질하고는 말했다.
“저는 핏물이 흐르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씹을 때 육즙과 함께 흘러나오는 핏물이 입에 닿을 때 괴롭기도 하고요. 하지만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진영은 말을 멈추고 입에 고기를 집어넣었다.
우물우물 씹은 한진영은 고기를 꿀꺽 삼켰다.
“지금처럼 괴롭고 힘들더라도 먹을 수 있는 고기처럼 고객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직접 고객을 찾고 섭외하여 품에 안기까지의 과정이 힘이 들고 어렵겠지만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요. 저에게 고객을 안겨주신다는 것은 매력적인 제안이 아닙니다.”
짝짝짝짝.
옆자리에서 앉아 있던 사람 중 하나가 손뼉을 치고 몸을 돌렸다.
“그거 보십시오. 그렇게 이야기하면 제안을 거절할 거라고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좋은 선물도 포장을 잘해야 예뻐 보이듯이 제안도 좋게 포장해야지요.”
“끄응.”
남자는 레이 젠슨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고는 의자를 한진영 테이블 쪽으로 돌렸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홀리스 인베스트먼트의 바비 힉스입니다.”
한진영은 바비 힉스가 내민 손을 잡고 인사했다.
“세이지의 한진영입니다.”
“젊으시군요. 동양인은 더 어려 보인다고들 하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무 젊어 보이는데요? 실례가 안 된다면 나이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업 앤 다운으로만 대답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재미있겠네요.”
바비 힉스는 자리에 앉으며 한진영을 위아래로 살폈다.
그리고 턱에 손가락을 가져다 댄 채로 이야기했다.
“스물은 넘으셨을 테고…….”
“스물보다는 많습니다.”
“스물다섯?”
바비 힉스가 자기가 추론한 게 어떠냐는 뜻으로 레이 젠슨을 돌아봤다.
레이 젠슨 또한 흥미로워하는 눈빛으로 한진영을 바라보고 말했다.
“나도 스물다섯쯤으로 생각이 되는군. 내가 그 나이쯤에 이곳에 왔거든.”
레이 젠슨이 바비 힉스의 추론에 동의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과 바비 힉스를 바라보고 고개를 저었다.
“제가 온 곳에서는 남자 나이 스물다섯이면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기 전이거나, 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나이쯤입니다.”
“그런가? 놀랍군.”
한진영이 스물다섯을 넘었다는 것이 놀랍다는 것인지 아니면 스물다섯이라는 나이는 대한민국에서 사회 초년생에 불과하다는 것이 놀랍다는 것인지 레이 젠슨은 놀란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바비 힉스 또한 레이 젠슨과 마찬가지로 놀란 얼굴로 한진영의 나이를 다시 추론했다.
“스물다섯을 넘었다지만 설마 서른은 되지 않았겠지요?”
“서른보다 조금 더 먹었습니다.”
“허허.”
바비 힉스는 한진영을 다시 살피고 조금 전보다 더 놀랐다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역시 동양인은 보이는 얼굴보다 더 나이를 먹었다고 하더니 사실인가 봅니다. 한 사장님 얼굴에 서른을 넘다니 놀랍습니다. 이제 막 고등학교에 진학한 우리 아들 또래 같아 보이는데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바비 힉스의 말에 한진영은 여러 가지 뜻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진영은 대뜸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며 바비 힉스의 말을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선언해 버렸다.
바비 힉스는 한진영의 얼굴을 가만히 살폈다.
생각보다 많은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생각 이상으로 노련한 모습을 보여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 적의 대신 호의가 담긴 것이 한진영에 대한 관심이 나쁘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바비 힉스는 한진영을 바라보던 것을 멈추고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불렀다.
종업원에게 포크를 가져다 달라고 요청한 바비 힉스는 레이 젠슨과 한진영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물었다.
“합석해도 괜찮겠지요?”
레이 젠슨에 아닌 한진영에게 묻는 말이었다.
한진영은 바비 힉스의 질문에 두 손을 모아 내밀고는 대답했다.
“오히려 별일이 없으시다면 함께 자리하자고 청하려 했습니다.”
“하하하. 다행입니다.”
바비 힉스는 무릎을 치고 즐거워했다.
사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이 시켰다는 고기가 나왔을 때부터 이 자리에 한 명이 더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둘이 먹기에 시킨 음식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홀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일 줄은 한진영도 알지 못했다.
홀리스 인베스트먼트는 브릿지랜드와 함께 3대 헤지펀드로 이름 높은 곳이었다.
바로 한진영 앞에 헤지펀드계의 가장 유명한 두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이었다.
바비 힉스는 누가 권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고기를 들어 맛을 봤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레이 젠슨에게 이야기했다.
“회장님이 소개해줘서 저도 가끔 이곳에 오지만 맛이 너무 좋습니다. 육즙이 가득한 것이 풍미가 있네요.”
“그래도 고기 하나를 새로 시켜야 할 것 같네.”
“고기를 새로요? 여기 우리 셋이 먹을 만한 양이 있는데 새로 시킨단 말씀입니까?”
“그래야 할 것 같아. 저기 저 친구가 레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니 말이야.”
“고기는 레어로 먹어야 제대로 풍미를 느낄 수 있는데…….”
바비 힉스는 아쉽다는 듯이 한진영을 바라봤다.
그러나 그는 한진영에게 레어를 먹을 것을 권하지 않고 손을 들어 종업원을 불렀다.
“여기 미디움으로 하나 더 부탁합니다.”
종업원에게 고기를 시킨 바비 힉스는 한진영을 돌아보고 물었다.
“설마 웰던을 먹는 것은 아니겠지요? 웰던은 고기를 먹는 게 아니라 가죽을 씹는 겁니다.”
웰던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는 바비 힉스의 표정에 한진영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미디움이면 충분합니다. 그러나 사실 레어를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좋아하지 않을 뿐이지 싫어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니.”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이 손을 들었다.
“오늘 자리는 모두가 만족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네. 음식조차도 말이야.”
“그건 저도 생각이 같습니다.”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이 동의를 표했다.
바비 힉스는 그런 한진영의 모습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젊은 사람이 능력도 뛰어나고 시원시원하기도 하군요. 좋습니다. 그럼 바로 일 이야기를 시작합시다.”
시끄러운 분위기의 식당 안이었지만 바비 힉스의 말은 한진영의 귀에 또렷이 들렸다.
오히려 이렇게 시끄러운 분위기가 집중력을 더 높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의 레스토랑보다 이곳에서 이야기가 더 한진영에게 잘 전달됐다.
바비 힉스는 레이 젠슨을 슬쩍 돌아봤다.
레이 젠슨은 바비 힉스의 눈빛에 고개를 끄덕였다.
바비 힉스는 레이 젠슨이 허락한 것을 확인하고 한진영을 향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한 사장님을 보자고 한 건 다른 게 아닙니다. 한 사장님과 한 가지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알고 계신다면 이야기가 쉽겠군요. 좋습니다. 그럼 뭐 바로 이야기하죠. 서로 바쁜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바비 힉스는 들고 있던 포크를 내려놓고 한진영을 향해 바짝 의자를 당겨 앉은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뉴욕에 자리를 잡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좋습니다.”
바비 힉스는 한진영을 향해 활짝 웃어 보였다.
“우선 우리 제안은 조금 전 젠슨 회장님이 이야기한 것 그대로입니다. 미국 진출에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고객을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똑같은 제안을 하시니 저도 궁금해지네요. 그렇다면 저도 마냥 싫다고 하기보다 제안을 조금 더 들어봐야겠습니다.”
“좋은 선택입니다. 제안이 절대 나쁘지 않으니 끝까지 들어보시지요.”
바비 힉스의 자신 있는 표정에 한진영은 좀 더 진전된 질문을 던졌다.
“고객이 투자할 금액은 어떻게 됩니까?”
“역시 핵심을 놓치지 않는군요. 투자 금액이 중요하지요.”
바비 힉스는 말을 마치고 다시 레이 젠슨을 돌아봤다.
이미 말을 맞추고 왔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는 듯한 바비 힉스의 시선이었다.
레이 젠슨은 바비 힉스의 시선에 이번에는 직접 입을 열었다.
“우선 1억 달러로 생각하고 있네.”
“1억 달러…….”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에 슬며시 몸을 뒤로 물렸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로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 작습니다.”
한진영은 곤란하다는 듯이 말하고는 가만히 생각했다.
한동안 생각을 하던 한진영은 다시 생각해봐도 어렵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습니다. 오늘 자리는 좋은 식당을 소개받은 것으로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듣지도 않을 셈인가?”
“그걸 들어 무얼 하겠습니까? 제안이 제 마음에 들지 않는데 말입니다.”
한진영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하자 레이 젠슨 브릿지랜드 회장은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바비 힉스는 그런 레이 젠슨 회장의 표정에 웃으며 한진영에게 말을 건넸다.
“회장님께서 정확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셔서 혼동이 있는 것 같네요.”
“혼동이요?”
“네.”
바비 힉스는 말을 하고 검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각각 1억 달러입니다.”
“각각이요?”
한진영의 말에 바비 힉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각각입니다. 그리고 고객은 여기 우리가 고객이 될 겁니다.”
바비 힉스는 레이 젠슨과 자기를 번갈아 손으로 가리켰다.
한진영은 번갈아 가리킨 바비 힉스의 손에 눈길을 둔 채로 물었다.
“두 분이 고객이라니 그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두 분이 어떻게 저희의 고객이 된다는 겁니까?”
한진영이 관심을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바비 힉스가 미소를 머금은 채로 설명했다.
“일종의 쇼케이스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곳에서의 세이지는 무명과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무명보다도 더 나쁜 상황이지요. 본사가 아시아에 있는 회사이니 말입니다. 아 오해하지 마세요. 인종차별적인 의미로 드린 말씀이 아니니까요.”
“이해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희 출신이 마이너스가 되는 요소가 되니까요.”
“이해해주신다니 다행입니다.”
바비 힉스는 이야기가 점점 통하는 느낌을 받으며 조금은 안심이 됐다.
조금 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진 한진영의 모습에 바비 힉스는 조금 더 한진영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쇼케이스입니다.”
“그게 두 분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겁니까?”
“우리가 직접 세이지의 고객이 된 뒤 나오는 성과를 가지고 우리 고객들을 설득한다면 고객들도 이해가 쉽게 될 테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려 대한민국에서 올린 성과를 가지고 이곳 고객들을 설득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니까요. 물론 테라와 같은 좋은 성과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좀 예외로 둬야 하는 문제니까요. 이해하시죠?”
“이해합니다. 그건 특이 경우가 맞으니까요.”
한진영의 말에 바비 힉스는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한진영이 자기들이 내민 제안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여전히 팔짱을 낀 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제안은 브릿지랜드와 홀리스가 각각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것이네요.”
“맞습니다. 그리고 그건 고객 유치를 위한 쇼케이스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그 뒤에는 자연스레 우리 고객들과 이어지게 될 겁니다.”
“좋습니다. 각각 1억 달러 그것도 브릿지랜드와 홀리스라는 업계 최상위의 헤지펀드를 고객으로 둔다는 것은 영광일 정도로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그거 보십시오. 회장님. 받아들일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포장을 예쁘게 해야지요.”
바비 힉스는 한진영의 반응에 즐거운 듯이 웃으며 레이 젠슨을 향해 말했다.
레이 젠슨도 한진영의 반응에 만족한다는 듯이 웃었다.
한진영은 반가워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 후 마주 웃었다.
“두 분이 이렇게 즐거워하시는 것을 보니 저에게 원하는 것이 작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진짜 이야기의 본론이 나올 때가 됐음을 직감한 바비 힉스는 웃는 것을 멈추고 한진영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레이 젠슨을 바라본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작을 수도 있고 클 수도 있습니다.”
“작을 수도 있고 클 수도 있다? 그게 뜻입니까?”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지요.”
한진영은 애매한 듯한 바비 힉스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저는 명확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두 분이 원하는 걸 직접적으로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돌리지 않고 직접 이야기하겠습니다.”
바비 힉스는 잠시 입술에 침을 묻인 후 낮은 목소리로 원하는 것을 말했다.
“우리는 테라의 주요 협력사인 대한에너지, LZ신소재 그리고 기풍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바비 힉스는 말을 하고 한진영의 표정을 살폈다.
그러나 한진영은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바비 힉스를 바라보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