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화 기회는 놓치는 것만으로 끝이 나지 않는다
한진영이 탄 차가 청와대를 나오자 조지훈이 다급히 몸을 돌려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어떻게 됐습니까?”
“내일 오전 일찍 태훈 로펌에 연락해서 인수계약 작업 진행하라고 해.”
“삼선전자에서 사장님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가요?”
“당연히 받아들여야지. 계산기를 쓸 줄 아는 머리를 가졌으면 그 정도 계산을 하는 건 바보라도 할 수 있는 일이야.”
조지훈은 한진영이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에 감탄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삼선전자가 BSML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걸 말입니다.”
“그 정도 정보력을 가지고 있어야 일하지.”
“아마 관련 업계 사람들도 잘 알지 못했을 겁니다. 저도 사장님 말을 듣고 조사했는데 삼선전자 내부에서도 이제 막 이야기가 논의되고 있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조지훈은 한진영을 향해 대단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이런 일이 처음 일어났다면 어떻게 안 것인지 그 과정이 궁금할 만했겠지만 자주 일어난 일이라 이제는 과정보다는 이걸 이런 식으로 엮어가는 기획력에 더 감탄이 나오고 있었다.
“그걸 독일 원자재와 엮어 그렇게 싸게 인수하실 거로 생각도 못 했습니다. 알아본 바에 따르면 삼선전자가 인수한 1,200만 주의 현재가치는 1조 근방이라고 합니다. 단번에 3,000억의 수익을 올리시다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돈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돈도 물론 중요하지. 그러나 더 중요한 건 그거로 삼선전자의 목줄을 움켜쥘 수 있다는 거야.”
“BSML 주식으로요?”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BSML은 반도체 장비를 제조하는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맞아.”
“그렇다면 오히려 삼선전자에 잘 보여야 하는 위치 아닌가요? 삼선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는 절대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으니 발주 물량도 가장 많지 않겠습니까?”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삼선전자가 갑, BSML이 을. 이게 일반적인 산업에서의 구조야.”
한진영은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하지만 BSML은 달라. 슈퍼 을이라고 알아?”
“슈퍼 을이요?”
“그래. 갑이 오히려 눈치를 보는 을. 그게 바로 BSML이야. 가격이 문제가 아니야. 사실 시가에 맞춰 사도 우리에겐 손해가 아니야. 여기서 50배는 더 오를만한 회사니까.”
“50배요?”
조지훈은 BSML을 향해 슈퍼 을에 50배는 오를만한 회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놀란 얼굴을 보였다.
BSML이 업계에서 유명하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영향력이 대단한 곳인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돈을 깎은 건 삼선전자의 눈을 흐리게 하기 위해서야.”
한진영은 팔걸이를 두드리던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끝을 내려다본 채로 말했다.
“단순히 내가 차액을 원해서 BSML을 원한다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무리하면서 밀어붙인 거지. 돈에 환장한 놈처럼 보이기 위해.”
한진영은 손끝을 내려다본 채로 짙게 웃었다.
“이거로 삼선전자는 무역 제재로 인한 올가미에서 풀렸다고 생각하겠지만…… 더욱 강한 줄에 묶였다는 걸 훗날 알게 될 거야.”
잠시 말을 멈춘 한진영은 조수석의 조지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기회란 이런 거야. 단순하게 놓치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그 뒤에 다가올 상황도 생각해야 해. 자기도 모르게 찾아온 기회가 나를 덮쳐오는 상황. 그걸 염두에 둬야 해.”
“이번처럼 말입니까?”
“그래. 삼선은 그냥 기회를 놓친 게 아니라 목줄이 채워졌으니까.”
한진영은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고 지시했다.
“이참에 BSML 지분을 더 확보하게 나 본부장에게 연락해서 시장에 나와 있는 BSML지분 모으라고 해. 가격이 얼마인지 상관없이.”
“어느 정도까지 모으라고 할까요?”
조지훈의 질문에 한진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너무 많으면 넘기기에도 부담스러우니까. 2%. 800만 주만 더 모으라고 해. 그렇게 해서 2,000만 주만 들고 있으면 나중에 넘기기에도 편할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지시를 빠르게 메모한 후 조심스럽게 물었다.
가장 중요한 문제가 걸렸기 때문이다.
“가격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는데 자금은 어떻게 보낼까요? 이번에 삼선에 BSML 지분 확보에 쓰이는 7,000억을 포함해서 최소 BSML 지분 확보에 1조 이상이 들어갈 텐데…… 지금 대부분의 자금이 운용본부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한진영에게 계획이 있겠지만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세이지증권은 여유자금까지 털어 코스피 매수포지션에 올인이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이다.
걱정하는 조지훈의 표정과 달리 한진영의 얼굴은 태연하기만 했다.
그는 조지훈을 향해 별걸 다 신경 쓴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1조라는 돈을 어디서 구하겠어? 당연히 따서 보내준다는 거지.”
“딴다고요?”
“그래. 따서 갚는다. 얼마나 심플하고 확실한 계획이야? 그리고 우리는 지금 계속 따고 있잖아. 앞으로도 계속 딸 테고…… 어차피 삼선은 물론이고 BSML의 지분을 내어놓을 곳 모두 구두로 약속하고 돈은 나중에 줘도 되는 곳들이야. 시장에서 지분을 구하는 게 아니니까. 그러니 우리에겐 시간이 있어. 그동안 따서 돈을 만든 뒤 그들에게 주고 지분을 가지고 오면 돼.”
너무 쉽게 이야기하지만, 한진영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이야기했다면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올만한 이야기였다.
먼저 돈부터 빌리고 도박판에서 돈을 벌어 나중에 갚는다는 이야기는 도박중독자들이나 할만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아닌 한진영이 이야기한 순간 도박중독자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그럴듯한 계획처럼 보였다.
한진영이라면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
이미 발을 깊게 집어넣은 일본과 헤지펀드들은 상황을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달았다.
여기까지 진행된 마당에 모든 일을 없었던 일로 돌리기에는 자기들이 받는 피해가 너무 크다고 판단 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하이식스와 달리 삼선전자는 무역 제재에 속한 원료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 하이식스 만으로 반도체 시장을 안정시킬 수는 없어. 결국, 대한민국은 일본에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본이 자기들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발표한 데 이어 헤지펀드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게 이어진 것이었다.
1,900을 넘겼던 지수가 헤지펀드들의 일방적인 공세에 다시 1,800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삼선전자에 공격을 집중한 헤지펀드에 의한 지수 되돌림이었다.
환호를 지르던 개인투자자들은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일본의 발표대로 지금 상황이 마냥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이식스가 일본이 막은 자재들을 구해 라인을 돌리고는 있다지만,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선전자가 무너진다면 반도체 시장이 멀쩡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눈치를 살피고 있을 때 삼선전자로부터 특이한 공시가 하나 발표됐다.
[풍문 상의 라인 축소 계획은 본사에서 논의되고 있지 않음. 현재 시장에 이야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불안 요소들은 본사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확인. 조만간 보도자료를 통해 계획을 발표할 예정]
사람들은 공시 속에 나와 있는 글들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당장 일본이 움켜쥐고 있는 물건이 없으면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째서 자기들은 상관이 없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다.
일본은 삼선전자의 공시에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혹시 모르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자국의 원료 생산업체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난 뒤 헤지펀드들에게 일제히 공격 명령을 내렸다.
삼선전자의 공시는 허세에 불과할 뿐이며 쓰러지기 전에 보이는 마지막 발악이라는 것이 일본과 헤지펀드들의 판단이었다.
헤지펀드들은 좌우를 볼 수 없게 눈에 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일본의 채찍질에 앞으로 달려 나갔다.
이미 매몰 비용으로 수조 원을 집어넣은 만큼 상대를 죽여야만 이 진흙탕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었다.
브릿지랜드는 아시아-태평양에 배정된 자금을 증액했다.
홀리스는 본사에 특별 요청하여 긴급자금을 수혈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금을 대준 일본에 다시 한번 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브릿지랜드와 홀리스 그리고 일본 정부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은 헤지펀드들이 다시 한번 공매도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시장에 소문이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이제라도 공매도를 막아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겨우 살아나가려는 시장이 공매도 때문에 다시 무너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요지부동 공매도에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장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발언을 하며 시장에서 한 발짝 뒤에 물러서는 판단을 내렸다.
개인투자자들은 정부의 이런 판단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로 힘 싸움을 하기 위해 나선 일본 정부와 헤지펀드에 왜 꼬리를 만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제 믿을 건 세이지증권밖에 없다며 세이지증권의 선택을 관심 있게 바라봤다.
세이지증권만이 그들의 공세를 막아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이지증권은 모든 포지션 구축이 끝이 났고 더는 집행할 여유자금이 없다며 손을 놓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사람들이 기댈 곳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됐다.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세이지증권 또한 손을 놓는 모습에 결국 일본 정부와 헤지펀드의 승리로 끝나는 모양새로 흘러갔다.
그동안 눈치를 살피던 몇몇 기관이 헤지펀드의 포지션이 힘을 보탰다.
이미 승패가 가려진 마당에 이기는 쪽을 따라 돈을 버는 것을 선택한 것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결국 시장의 붕괴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떨었다.
지수는 1,800대 중반까지 다시 빠져 내려왔다.
주춤거렸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 때문이었으며 개인들만이 홀로 지수를 받치며 지난 저점만은 지키려 처절하게 몸부림쳤다.
그러나 개인들만의 힘으로는 어림없었다.
아직도 공매도 자금이 1조 원 이상 남아있다는 소문에 이번에야말로 완벽하게 1,800이 붕괴할 거라는 것이 시장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그때 예상치 못한 기사가 서준일보를 통해 쏟아져 나왔다.
[삼선전자 반도체 라인에서도 독일산 원료를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져]
[하이식스와 같은 제품으로 순도는 일본산 제품과 같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
[대통령실에서 삼선전자와 하이식스 그리고 세이지증권이 만나 이 부분에 대하여 이미 의견을 나눴다는 대통령실 모 관계자의 발언으로 확인]
[기풍이 이미 여유분을 수입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서준일보의 기사로 인해 지난 삼선전자 공시의 비밀이 모두 풀리게 됐다.
그리고 이런 기사에 뒷받침하기 위한 것인지 예정되어 있던 삼선전자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서 대통령의 소개로 삼선전자의 이무용 부회장과 한진영 사장이 청와대에서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 하이식스가 사용하기로 한 독일산 제품의 삼선전자 인도가 확정됐다는 것이었다.
이미 샘플을 받아 삼선전자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삼선전자도 하이식스와 마찬가지로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말도 더했다.
삼선전자의 경우 하이식스보다 물건을 들이는 시기가 늦어 생산량 조절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 삼선전자의 설명이었다.
일본의 무역 제재로 인해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타격의 강도는 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번 사태로 2배가 넘게 올라간 메모리 가격에 엄청난 수익을 볼 거라는 게 삼선전자의 이야기였다.
하이식스와 삼선전자는 생각도 못 한 메모리 가격 혜택을 받게 된 것이었다.
180만 원을 다시금 하회하려고 했던 삼선전자의 주가가 단숨에 200만 원대에 올라서고 말았다.
2번째 웨이브 때 다른 곳들보다 덜 떨어졌던 하이식스는 5만 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1,800을 무너뜨릴 줄 알았던 지수는 재차 1,900위로 올라갔으며 오히려 호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반도체 업계와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게 되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거라는 은행과 증권 주들의 강세에 의해 2,000 회복을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삼선전자 등이 오르고 지수가 회복되자 시장은 브릿지랜드와 홀리스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봤다.
숏스퀴즈 발동을 기대한 것이었다.
공격적으로 공매도를 치며 포지션이 다 드러난 상황에 브릿지랜드와 홀리스의 손실은 확정적이었다.
게다가 일부 기관이 브릿지랜드 등에 가담했다 빠지며 주가를 더 끌어올리는 바람에 그들의 손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져만 갔다.
매몰 비용 때문에 이대로 안고 죽을 것인지 아니면 몇 푼 되지 않는 돈만이라도 건져서 나갈 것인지 그들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급히 일본에 도착한 브릿지랜드의 레이 젠슨은 일본 측과 약속되어 있던 호텔로 바로 이동했다.
“오랜만이군그래.”
레이 젠슨은 홀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바비 힉스를 향해 먼저 인사를 건넸다.
먼저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바비 힉스는 레이 젠슨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그리고 가까운 자리로 레이 젠슨을 안내해 나란히 앉아 이번 일을 이야기했다.
“브릿지랜드에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레이 젠슨은 바비 힉스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다 헛웃음을 터트렸다.
“어쩔 수 없지. 우리는 이쯤에서 나갈 생각이네.”
“나가신다고요? 벌써 손해가 30억 달러에 달하는데요?”
“30억 달러야 자네들이 입은 피해고…… 우리는 18.5억 달러쯤 되는 것 같아.”
레이 젠슨은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고는 손으로 옷을 털어냈다.
“최근에 당한 것 중에서 가장 아프게 당했어. 하지만 어쩌겠나? 그래도 기회가 있을 것 같았던 얼마 전과 달리 이제는 아무런 방법이 없는데 말이야. 이쯤에서 손을 털고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안 됩니다.”
바비 힉스는 펄쩍 뛰었다.
“브릿지랜드야 18억 달러가 우습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우린 30억 달러가 날아가면 회사가 날아가 버리고 맙니다.”
발작하듯이 소리를 지른 바비 힉스를 레이 젠슨은 가만히 바라봤다.
“그거야 자네 회사 사정이고…… 우리는 여기서 마무리 지을 생각이네.”
“회장님.”
바비 힉스는 목소리를 누그러뜨리고 레이 젠슨에게 애원했다.
“다시 한번만 생각해주십시오. 여기서 물러나면 정말 많은 사람이 다치게 됩니다. 그러지 마시고 저와 함께 다시 공격해주십시오.”
“공격? 어디를? 한국을?”
“네.”
바비 힉스의 말에 레이 젠슨은 코웃음을 쳤다.
“이미 끝난 일에 왜 미련을 가지는지 모르겠군. 거기는 끝났어.”
“회장님.”
“그래. 공격한다고 치세. 우리야 10억 달러쯤이야 더 가지고 오는 게 문제가 안 된다지만 자네는? 자네는 돈이 남아 있나? 설마 자네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움직여 주기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니겠지?”
핵심을 찌르는 말에 바비 힉스는 잘근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레이 젠슨의 말대로 바비 힉스의 홀리스에게는 더는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바비 힉스의 모습에 다시 한번 코웃음을 치고는 호텔을 돌아봤다.
“그건 그렇고 일본 놈들은 왜 보자고 한 거야?”
레이 젠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호텔 방문이 열리며 일본의 경제산업 장관을 비롯한 이번 일과 관련이 있는 내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