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3화 이성적 판단
“조로와 주식 교환을 위한 계약서 한 장 작성해. 주식교환 비율은 1:3이고 세이지증권의 손자회사로 들어가는 거로 정리하면 될 거야.”
한진영은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조지훈을 향해 지시했다.
조금 전 코인 그라운드에서 있었던 일을 대충 알고 있던 조지훈은 한진영의 지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트에 한진영의 지시를 적어갔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메일을 작성하여 뉴욕에 있는 직원들에게 계약서 준비를 지시했다.
모든 지시를 마친 조지훈은 한진영을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냥 조로를 막아도 되는 일 아니었나요? 오히려 조로를 향해 기술 침해로 소송을 걸겠다고 했다면 조로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조로를 꼼짝없이 만들고 나서 그다음은?”
“우리 것을 출시해도 되고, 그게 어렵다면 인수를 진행해도 됐다고 생각합니다. 조로 입장에서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조지훈의 말에 한진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 실장 말이 맞아. 그게 깔끔하기는 했을 거야.”
“그런데 왜 그러지 않으신 겁니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라고?”
갑작스러운 질문에 조지훈은 잠시 머뭇거린 뒤 대답했다.
“돈. 돈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한진영은 대답을 잘했다는 뜻으로 조지훈의 어깨를 두드리고 말했다.
“나는 돈을 제일 좋아해. 그래서 돈이 더 많이 되는 쪽을 선택해. 나에게 있어 그게 합리적인 일이니까.”
“그 말씀은 지금 이 주식교환이 돈이 더 되는 일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맞아.”
한진영은 편안하게 몸을 의자에 눕혔다.
전용기를 임대하여 사용한 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이거였다.
아무리 일등석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전용기의 자리보다 편안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돈만 내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에 한진영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공항 게이트를 따로 쓰는 건 덤으로 느껴질 만큼 한진영은 이제야 전용기를 사용하는 것에 오히려 아쉬움을 느낄 정도였다.
한진영은 안락함을 느끼며 천천히 조지훈을 향해 말했다.
“프로그램을 우리가 먼저 만들고 상용화도 우리가 먼저 했지만, 이곳 미국에서는 이야기가 달라.”
“미국에서의 상용화는 어렵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래. 이곳은 우리 홈그라운드가 아니야. 텃세는 둘째치고 증권거래위원회인 SEC를 뚫기 위해서는 코스프레를 할 필요가 있어.”
“미국 회사로 나가야 SEC의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조지훈은 그제야 한진영이 조로를 왜 주식교환으로 손아귀에 넣은 건지 깨달았다.
한진영은 머리를 기댄 채로 계속 이야기했다.
“세이지란 이름을 달고 거래프로그램 심사를 통과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야. 이것 고쳐라, 저것 고쳐라 하면서 시간을 끌 게 분명해.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자국의 투자자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반려까지 할 거야. 그래서 사실 난 이곳에서 거래 프로그램을 출시할 생각을 하지 않았어.”
“그래도 심사받을 준비를 한 건 사실 아니었나요? 첫 프로젝트 작업으로 심사 준비를 진행했으니 말입니다.”
“액션만 취한 거지. 이런 것도 하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서…… 그래야 세이지 인베스트먼트를 일반 투자자들 기억에도 깊이 각인시킬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조금 전 말한 대로 여러 가지 난관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굳이 그 일에 사활을 걸 생각은 하지 않았어. 시간을 끌면 끄는 대로 반려를 하면 반려를 하는 대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만 할 생각이었지. 그런데…….”
한진영은 여전히 고개를 기댄 채로 조지훈을 바라보고 웃었다.
“이렇게 알아서 조로가 찾아오니 얼마나 좋아. 조로를 앞세워 진짜로 시장에 침투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야.”
“아무리 조로가 미국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세이지의 지배를 받는 상황에서 SEC가 같은 기업으로 생각하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미하엘 퍼터를 계속 CEO로 앉혀놓겠다는 거야. 지배는 우리에게 받지만,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권한도 주고…….”
조지훈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는 눈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남는 건 무엇인가요. 괜히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지분만 넘겨주는 거 아닌가요?”
“내가 처음에 뭐라고 했지? 내가 뭘 가장 좋아한다고?”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한진영에게 물었다.
“그럼 그게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길이란 건가요?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에 어떻게 돈을…….”
“독자적으로 움직이더라도 덩치가 커지더라도 누구 밑에 있는 거야?”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요?”
“그래.”
한진영은 조지훈을 돌아보던 고개를 돌려 고개를 똑바로 한 후 눈을 감았다.
한진영의 이런 모습을 확인한 전용기 소속의 승무원이 한진영에게 다가와 담요를 덮어줬다.
그리고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줄이고 조명을 낮춰 한진영이 휴식을 편하게 취할 수 있도록 해줬다.
전용기에 다른 고객이 타지 않아 한진영의 컨디션에 맞춰 비행기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한진영은 아늑해져 오는 분위기를 느끼며 잠들기 전 마지막 말을 조지훈에게 건넸다.
“조로의 성과가 모두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성과가 될 거야. 그리고 그 성과를 들고 상장에 들어간다면…… 1,000억 달러 상장도 가능해. 조로가 상장했을 때 4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상장했었으니까.”
조지훈은 한진영이 의도한 것이 더 높은 몸값으로 세이지 인베스트먼트를 상장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마지막에 조로가 400억 달러에 상장했다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아 한진영에게 물으려 할 때 한진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조 실장은 코인 그라운드 잘 살펴봐. 상장은 하기로 했다만 타일러 버드는 욕심이 너무 많아. 분명 언젠가는 사고 칠 놈이야.”
코인 그라운드와 일이 잘 풀렸다고 생각하여 코인 그라운드에 관한 말을 묻지도 않았던 조지훈은 한진영의 뜻밖의 말에 당황했다.
그러나 한진영에게 어떤 사고인지 묻지 못했다.
말을 마친 한진영이 대화보다 지금은 휴식이라는 듯이 눈을 감은 채 조지훈의 반대쪽으로 몸을 돌려버렸기 때문이다.
‘코인 그라운드가 사고를 쳐?’
조지훈은 조금 전까지 의문을 가졌던 조로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머릿속에서 날려버리고 말았다.
그 자리에 대신 코인 그라운드에 관한 생각으로 채워 넣었다.
한진영이 직접 잘 살펴보라고 한 이상 놓치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코인 그라운드에 관한 신경을 곤두세운 것이었다.
그렇게 쉬고 있는 한진영과 코인 그라운드를 향해 안테나를 세운 조지훈을 태운 비행기가 다시 뉴욕으로 향했다.
***
코인 그라운드의 상장이 결정되자 세이지 인베스트먼트는 바쁘게 움직였다.
기존의 투자사업 부문만이 아닌 상장 작업까지 진행하게 된 시점에서 인력 충원과 사무실 이전은 필연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회장님께서 직접 오지 못하셔서 죄송하다고 하십니다.”
“김 사장님께서 오신 게 회장님이 오신 거나 마찬가지죠. 어쨌거나 축하드립니다. 프라임 리치 그룹에 이제 명실상부 이인자가 되셨습니다.”
김영철을 향해 한진영이 축하 인사를 건네자 김영철이 머쓱한 듯이 웃었다.
“모두 한 사장님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장님께 무슨 도움을 드렸다고 제 덕분입니까? 모두 김 사장님께서 능력이 좋으시니 정 회장님께서 믿고 맡기신 것이지요.”
“아닙니다. 정말 한 사장님 덕분입니다.”
김영철은 아니라며 손을 휘젓고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이지가 중요한 순간마다 조언해주신 덕분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회사가 크게 성장을 했고요. 그러니 저에게도 자리가 생긴 것이겠지요.”
“하하하.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요?”
한진영은 더는 아니라는 말을 하지 않고 김영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앞에 놓인 차를 김영철에게 권한 후 말했다.
“어쨌든 이번에도 프라임 리츠의 건물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매번 이렇게 이용해주시니 저희가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지요. 앞으로도 많이 애용해 주십시오.”
김영철이 한진영의 말에 웃으며 계약서를 챙겼다.
뉴욕에서도 프라임 리츠의 도움을 받은 한진영이었다.
자그마한 사무실이 아닌 제대로 된 곳을 찾기 위해서 프라임 리츠에 부탁했고, 마침 뉴욕에 새롭게 구매한 건물에 세이지가 입주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뉴욕에서도 이렇게 임대료를 깎아주셔도 되는 겁니까? 너무 쌉니다.”
“싸긴요. 조금 전에 이야기한 대로 한 사장님에게 받은 정보를 통해 얻는 것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돈을 받는 게 부끄러운 상황입니다.”
김영철은 한진영을 향해 너스레를 떨고는 창밖을 바라봤다.
“그래도 아쉽기는 하시겠습니다. 뉴욕거래소가 이렇게 바로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은 구하기 어려운데 말입니다.”
“여기는 계속 사용할 생각입니다.”
“아, 그러셨습니까? 그럼…….”
“새로 계약한 사무실은 인베스트먼트 친구들이 사용하고 이곳은 저와 조 실장 그리고 한국 쪽과 연락하는 친구들이 자리하고 있을 생각입니다. 말씀대로 여기에서 그냥 나가기에는 아쉬우니까요.”
한진영도 김영철을 따라 창밖을 바라봤다.
오늘따라 노을에 뉴욕거래소 모습이 더욱 웅장하게 보이는 것만 같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바로 가서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김영철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진영에게 인사를 건넸다.
한진영은 김영철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미안한 듯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무실 정리하는 것까지 부탁을 드리니 말입니다.”
“죄송하긴요. 아닙니다. 그것도 저희 일이니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잘 정리해서 나중에 한 사장님께 건물을 넘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이번에도 말입니까?”
“저희 회장님께서는 그렇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계십니다.”
“좋습니다. 그럼 이대로 보내드릴 수는 없지요. 돈이 아니더라도 제대로 값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한진영은 가볍게 김영철과 악수를 한 채로 김영철을 끌어당겼다.
김영철은 한진영의 손힘에 힘없이 한진영이 있는 쪽으로 두어 걸음 다가갔다.
한진영은 그렇게 가까워진 김영철의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공유 오피스에 투자하실 생각이라면 하지 마십시오.”
“그걸 어떻게…… 저희는 최대한 숨긴다고 숨긴 건데…….”
김영철은 급히 몸을 뒤로 물리고 한진영을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여러 가지 복잡한 느낌이 가득 담긴 김영철의 눈을 보고 한진영은 여전히 손을 잡은 채로 말했다.
“아우어워크라는 회사에 투자하려고 하셨죠?”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아니 도대체 한 사장님께서는 모르시는 게 뭡니까? 극비 중의 극비로 은밀하게 진행하던 일인데 말입니다.”
너무 황당해 말도 나오지 않는다는 표정의 김영철을 향해 한진영은 손을 잡고 사무실 밖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따라붙는 조지훈에게 잠시 떨어져 걸으라는 손짓을 하고는 김영철과 대화를 하며 잠시 걸었다.
“최근 아우워워크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돌고 있습니다. 일본계 투자회사에서 100억 달러의 투자도 끌어냈다는 이야기가 아주 화제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투자도 골라서 받는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단독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리츠 회사들끼리 연합한 컨소시엄에 들어가서 투자를 하려고 한 겁니다. 단독으로는 받아주지도 않는다는 소문이 있어서요.”
“거기 CEO가 발표를 그렇게 잘한다고 하더군요. 사교계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하고요. 마치 젊은 시절의 스티브를 데리고 온 것 같다는 평이 자자하고요.”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파티 석상에서 회장님께서 아우워워크의 CEO와 잠시 대화를 나눠보셨다고 합니다. 거기서 완전히 홀리셔서 투자를 결정하셨습니다.”
김영철은 엘리베이터에 아무도 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한진영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그곳이 문제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일본계 투자회사는…… 거기가 투자한 곳은 다 좋은 곳이라고 하던데요?”
“하하하. 누가 그럽니까?”
“그게 회사 직원들이…… 아닙니까?”
김영철은 당황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나름대로 알아보고 진행한다고 진행한 일이었다.
직원들이 철저히 검증했다고 자신했기에 믿었고 일본계 투자회사의 투자 결정에 확신을 가진 것이었다.
만약 그곳이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내부시스템부터 투자를 가르는 결정까지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이야기였다.
김영철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한진영을 바라보기만 했다.
한진영은 그런 김영철을 데리고 직접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우워워크가 공유오피스를 진행하는 방법이 어떤 식인지 혹시 알고 계십니까?”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짧게 설명하겠습니다.”
한진영은 건물 앞에 서서 자기 사무실이 자리한 높다란 건물을 올려다보고 말했다.
“바로 여기와 같은 중심지의 오피스를 임대한 후 재임대하는 방식입니다.”
김영철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아우워워크의 사업 분야가 자기들과 겹쳤고 그런 이유로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한진영은 어서 다음 이야기를 해달라는 김영철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부동산 상태에 관해서는 저보다 전문가이시니 다른 말씀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아우워워크가 임대한 건물들이 무엇이고 그것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확인해보십시오. 그리고 아우워워크의 CEO가 어떻게 아우워워크를 지배하고 있는지도 확인해보시면 무언가 보이는 게 있으실 겁니다.”
“보이는 게 무엇입니까?”
김영철은 답답한 마음에 먼저 대답해달라는 뜻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김영철의 양어깨를 잡은 채로 말했다.
“보이는 것보다 손실이 더 클 겁니다. 들어가서 확인해보십시오.”
“손실이요? 분명 회계상으로 흑자기업이라고 했는데…….”
“아닙니다.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큰 손실을 보는 중입니다.”
김영철의 어깨를 놓아준 한진영은 마지막으로 쐐기를 꽂았다.
“만약 상장회사였다면 함께 공매도를 치자고 말할만한 회사입니다.”
“그…… 정도…… 입니까?”
김영철이 떠듬떠듬 말할 때 김영철이 타고 온 차가 앞에 멈춰 섰다.
한진영은 직접 차 문을 열어주고 김영철에게 탈 것을 권했다.
“확인하시고 나중에 말씀 나누시지요.”
김영철은 더는 한진영에게 묻지 못하고 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어서 돌아가 정병선 회장에게 보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칫 늦게 보고했다가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차에 올라탄 김영철은 바로 비서에게 지시했다.
“내 스케줄 모두 취소하고 한국행 비행기 바로 알아봐.”
“언제 돌아가는 것으로 알아볼까요?”
“지금 당장. 차 돌리지 말고 이대로 공항으로 이동하도록 해. 공항에 내리자마자 비행기를 타고 싶으니까 그렇게 알아.”
김영철의 비서는 김영철의 지시에 놀란 표정을 지은 후 바로 전화기를 들어 올렸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유를 물어보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영철은 바로 움직이는 비서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문제가 있어? 아우워워크에?’
프라임 리츠가 야심 차게 컨소시엄에 참여하려고 한 회사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1조에 가까운 8억 달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우워워크의 지분까지도 확보하려고 한 곳이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다른 사람도 아니라 한 사장이 이야기했으니 다시 생각해봐야지.”
알아보고 말고 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 김영철이었다.
한진영이 이렇게 이야기한 이상 투자는 접어야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게 지금까지 한진영과 함께한 곳으로서의 가장 이성적인 판단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