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화 회의보다 만남에 의미가 있다
미하엘 퍼터는 한진영의 생각대로 세이지의 프로그램을 보고 절망감을 느꼈다.
언뜻 봤을 때와 달리 프로그램 소스를 건네받은 뒤 완벽히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미하엘 퍼터가 생각한 모든 것이 한진영이 준 프로그램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아이디어 상태로 아직 구현이 안 되어 있는 것들까지 모조리 다 한진영이 준 프로그램 안에 들어가 있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까지 더한다면 한진영이 준 프로그램 안에 미하엘 퍼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였다.
미하엘 퍼터는 염치가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완벽히 모든 것이 부족한 자기의 프로그램이 세이지의 것을 흡수하여 조로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고민했고, 결론을 내렸다.
세이지의 그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이지 안으로 들어가자.
미하엘 퍼터는 세이지의 들어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그게 정당하다고 느낀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의 마음을 강하게 두드렸던 일이 최근에 벌어졌다.
바로 코인 그라운드가 어려움을 겪으며 타일러 버드가 힘들어하는 것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일이었다.
자기는 기술자이지 회사 경영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미하엘 퍼터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기보다 몇 배 혹은 몇십 배는 더 소질이 있는 타일러 버드조차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깨끗이 비워냈던 것이었다.
한진영은 물끄러미 미하엘 퍼터를 바라봤다.
미하엘 퍼터는 모르겠지만 한진영이 내민 프로그램은 지난날 미하엘 퍼터가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자그마한 회사를 굴지의 증권사로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미하엘 퍼터가 본 것은 앞으로 그가 만들어갈 프로그램이었다.
즉, 자기가 자기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낀 미하엘 퍼터였다.
코인 그라운드가 어려움을 겪는 것 또한 미하엘 퍼터의 오해였다.
코인 그라운드의 어려움은 타일러 버드가 욕심을 냈기 때문이었다.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코인 그라운드가 움직였을 게 분명했다.
한진영은 오해가 쌓인 미하엘 퍼터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잘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러니 조금 더 지켜보시지요.”
“아닙니다. 더 지켜보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세이지가 조로를 인수하고 저는 세이지에 들어가 일하기를 바랍니다.”
“흐음…….”
아예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는 단호한 표정의 미하엘 퍼터의 모습에 한진영이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하엘 퍼터의 모습으로 보아 싫다고 하면 내일 또 찾아올 것처럼 고집스러웠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미하엘 퍼터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지요.”
“고맙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고맙다고 하는 건지 한진영은 속으로 웃으며 미하엘 퍼터의 손을 맞잡았다.
미하엘 퍼터는 한진영을 향해 몇 번이나 인사하고는 돌아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한진영과 이야기를 나눴던 회의실을 나갔다.
미하엘 퍼터가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 젠슨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한진영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레이 젠슨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한진영이 찾아온 레이 젠슨을 향해 반갑게 인사하자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손을 잡은 채로 회의실 문을 바라보고 말했다.
“조금 전 나간 친구 조로의 미하엘 퍼터 아닙니까?”
“미하엘 퍼터를 아십니까?”
“알고 있지요. 세이지와 인수 협상 단계에 들어간 회사 아닙니까? 타일러 버드의 친구이기도 하고요.”
레이 젠슨의 대답에 한진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세이지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저희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회사도 아시니 말입니다.”
“관심 많지요. 그래서 오늘 찾아온 것 아닙니까?”
레이 젠슨은 태연하게 한진영의 말을 받아넘기고는 한진영에게 물었다.
“그런데 미하엘 퍼터의 얼굴을 보니 원하던 것을 얻은 표정입니다.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레이 젠슨의 질문에 한진영은 잠시 레이 젠슨을 바라봤다.
남의 회사 일에 너무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은 이렇게 무례한 사람이 아니라서 이상한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이상함은 잠시 접어뒀다.
레이 젠슨과 같은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럴 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을 따라 미하엘 퍼터가 나간 문을 바라보고 말했다.
“미하엘 퍼터의 조로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특별한 것이 없는 일 아니었습니까? 이미 인수합병에 관한 논의를 하는 곳인데 말입니다.”
“원래 하려던 것은 인수 협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주식 교환을 통한 협력 형태를 취하려고 했지요.”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와 주식 교환을 하려 했다는 겁니까?”
“네. 경영권을 보장하고 개발에 대한 권한을 주려 했습니다. 저희는 그저 지분을 획득하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 했지요.”
“그런데 인수한다?”
레이 젠슨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한진영을 바라보고 물었다.
“조로 측에서 먼저 요구했군요. 인수에 관한 것을 말입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한진영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레이 젠슨을 바라봤다.
누가 먼저 인수 제안을 했느냐를 유추하는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진영의 이야기만 들은 것으로 미하엘 퍼터가 인수 제안을 먼저 넣었다는 것을 예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인수를 당하는 쪽에서 인수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게다가 인수 협상이 진행된다고 생각했던 레이 젠슨 입장에서는 더욱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레이 젠슨은 놀란 듯한 표정의 한진영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예상하긴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레이 젠슨은 말을 하고 손을 들어 한진영의 얼굴을 가리키고 다음 말을 이었다.
“한 회장님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남아 있었지만, 회의실을 나간 미하엘 퍼터의 얼굴에는 기쁜 모습이 가득 담겨 있었으니까요. 보통 인수를 당하는 입장에 처한 사람의 표정이 좋을 일은 없지요. 이 바닥에서는 말입니다.”
한진영은 마음속으로 역시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레이 젠슨의 경험은 사람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누가 누구에게 제안했는지를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아쉽군요.”
“무엇이 말씀입니까?”
“한 회장님이 인수하기로 한 회사이니 갑자기 좋아 보여서 말입니다.”
“하하하.”
“농담이 아닙니다. 정말로 좋아 보입니다.”
레이 젠슨은 노골적으로 한진영 앞에서 군침을 흘렸다.
그리고 한진영을 향해 외부인으로서 꺼릴만한 질문을 거리낌 없이 했다.
“얼마에 인수할 생각이십니까?”
한진영은 오늘따라 이상해 보이는 레이 젠슨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이해가 안 간다는 듯한 표정으로 레이 젠슨을 향해 물었다.
“정말 가격이 궁금하셔서 물으신 겁니까? 아니면 그냥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물어보신 겁니까?”
“정말 가격이 궁금합니다. 조로의 가격을 얼마를 생각하고 있는 건지 말입니다.”
한진영은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로 물어보는 레이 젠슨을 향해 대답했다.
“뭐 아셔도 상관없으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파악하고 있는 조로의 기업 가치는 3억 달러 안팎입니다. 주식 교환 때도 그걸 기준으로 진행하려 했습니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의 행동을 보고 브릿지랜드도 비슷한 가격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인수에는 경영권까지 넘겨받는다는 프리미엄이 붙으니 가격을 조금 더 쳐줄 생각입니다.”
“프리미엄으로 얼마를 생각하고 있으십니까?”
“2억 달러 정도가 타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입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을 잠시 말없이 바라봤다.
레이 젠슨이 조로를 하이재킹하기 위해 가격을 묻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그리고 자기가 제안하는 가격을 듣고 조로의 미하엘 퍼터에게 그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미하엘 퍼터가 싫다고 할 게 분명했다.
지금의 인수합병에서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잠시 레이 젠슨을 바라보다 뒷이야기도 더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김에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한 뒤의 레이 젠슨 반응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5억 달러가 저희가 생각한 적정 가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10억 달러를 제시할 생각입니다.”
“10억 달러? 적정가의 2배를 주겠다는 겁니까? 회사 가치를 따졌을 때는 3배가 되는 돈을 준다고요?”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에 놀란 듯이 물었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품에 뛰어드는 것이기에 조금 더 돈을 쳐줄 생각입니다.”
“미안한가 보군요.”
한진영의 웃던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
레이 젠슨이 정확하게 자기의 생각을 읽었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은 아주 잠시지만 굳어졌던 한진영의 표정을 읽어내고는 말했다.
“제 말이 정곡을 찔렀나 봅니다. 조로를 날로 먹는 게 미안하여 5억 달러를 더 쳐주는 것이지요?”
“흐음~”
짧은 한숨을 내쉰 한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렇군요. 그 정도로 좋은 회사군요. 조로가 말입니다.”
한진영의 폐를 깊게 찔린 듯한 아픈 표정을 짓고 레이 젠슨을 바라봤다.
그러나 레이 젠슨은 조로라는 회사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눈으로 문을 바라보기만 했다.
“확실히 제가 눈이 어두워졌습니다. 나이를 먹기는 먹었나 봅니다.”
“아닙니다. 제가 오버해서 돈을 지불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요. 한 회장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10억 달러를 주기로 결정하고도 미안함이 아직 눈에 남아 있었습니다. 즉, 10억 달러라는 돈도 조로를 인수하는데 매우 싼 가격이라는 뜻이지요.”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제가 눈이 어두워졌다고 사람을 보는 눈까지 어두워졌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것마저 잃어버린다면 관에 가서 눕는 편이 나을 테니까요.”
“무슨 그런 말씀을…… 아닙니다. 젠슨 회장님의 통찰력은 여전히 매섭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이 이제 조로에 대한 관심을 거뒀음을 느꼈다.
그리고 레이 젠슨이 회의실에 들어온 뒤 계속 서서 이야기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
“이런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회장님을 세워놨습니다. 여기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시지요.”
“아닙니다.”
레이 젠슨에게 앉을 것을 권한 후 맞은편에 앉으러 걸어가던 한진영은 아니라는 레이 젠슨의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의아한 표정으로 레이 젠슨을 바라보자 레이 젠슨은 한진영에게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졌다.
“오늘 바쁘십니까?”
“바쁘기도 하고 바쁘지 않기도 합니다.”
애매한 대답에 레이 젠슨이 가만히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이 정확한 대답을 원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다시 대답했다.
“뒤로 미룰 수 있는 일들입니다. 오늘 꼭 처리할 문제들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어떤 일 때문에 바쁜지 물어보시는 건지요?”
“됐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함께 가자고요? 어딜 말씀입니까?”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행동에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레이 젠슨이 아무 이유 없이 오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어디를 가기 위해 자기를 찾아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한 한진영이었다.
오늘 한진영은 여러 가지로 레이 젠슨에게 놀라는 중이었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향해 웃으며 같이 가자고 한 이유를 설명했다.
“오늘 남부 은행장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거기에 한 회장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남부 은행장 모임이요?”
“앨라배마와 루이지애나, 테네시, 조지아 등 미국 남부에 자리하고 있는 은행들 50여 개가 오늘 뉴욕에서 모임을 합니다. 회의를 마치고 저녁때 간단한 만찬을 비롯한 모임이 있는데 그곳에 한 회장님을 소개해 드리도록 할 테니 저와 함께 가시지요. 가면 분명 세이지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모두 자체적인 자산운용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곳들이니까요.”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에 잠시 멈춰선 채로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너무나 뜻밖의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은 평소와 다르게 조금은 어설픈 모습까지 보이는 한진영을 향해 손을 잡아당겼다.
“가시지요.”
레이 젠슨이 당기는 손에 따라 한진영은 회의실 밖으로 나왔다.
***
남부은행 연합의 회의가 진행되는 곳은 한진영의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컨퍼런스는 대표 은행장들이 나와 현재 은행 시스템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회의가 시작됐다.
레이 젠슨과 한진영은 회의장 가장 뒤쪽에 자리한 의자에 앉아 앞에 단상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 사람이 미시시피의 도어스은행 은행장입니다. 도어스은행의 자산은 대략 120억 달러 정도로 미시시피주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지요. 저 사람은 노스캐롤라이나, 저쪽은 캔터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향해 회의장 단상에 자리하여 연합회를 대표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주요 인사들을 알려줬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을 가만히 들으며 앞에 있는 사람들을 기억하려 노력했다.
“저기 있는 단상의 7명만 기억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먼저 와서 자기를 소개할 테니 그때 기억하면 되고요.”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 젠슨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아들었다.
힘을 향해 모이게 되어 있다는 것을 돌려 이야기 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차분히 레이 젠슨의 말을 들으며 단상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살폈다.
그리고 자그마한 목소리로 레이 젠슨을 향해 물었다.
“그런데 오늘 모이는 자리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회의 주제도 단순하고요.”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이 살며시 미소 지었다.
“제대로 보셨습니다. 특별한 회의는 아닙니다. 회의 주제도 1년에 몇 번씩이나 이야기되지만, 해답이 없는 은행 건전성에 관한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회의는 보잘것없어도 지금의 자리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 말씀은 회의가 아닌 만남에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은 한동안 말없이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레이 젠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기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레이 젠슨을 향해 물었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
“앞으로 편하게 대해도 되겠습니까?”
“안 그래도 진작에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편하게 대해주세요. 저도 그게 편하니 말입니다.”
“좋아.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레이 젠슨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진영을 향해 편하게 말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