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496화 (496/650)

496화 이 상태가 됐으니 가려 한다

세이지의 미래해운 인수가 공식 발표되자 언론은 어떤 반응을 내야 할지 몰라 했다.

정말로 미래해운을 인수할지 몰랐다는 듯이 인수 관련된 이야기가 발표 이후 나오지 않은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준일보만이 기다렸다는 듯이 후속 발표를 내놓았다.

[미래해운에 대한 장기적 플랜이 미래해운 채권자들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확인돼]

[청와대 측은 세이지의 미래해운에 큰 기대를 건 것으로 보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기존 미래해운에 인수를 타진해온 곳이 전무했다고 함. 정부의 선택은 미래해운의 청산 혹은 세이지밖에 없었다고 함]

[업계는 기대가 섞인 불안한 눈으로 세이지를 바라보지만, 세이지는 자신 있다는 모습으로 연일 광폭 행보를 진행하는 중. 금일 오후 미래해운에 세이지증권의 한진영 회장이 직접 방문하여 노사와 관계사들에 앞으로의 계획을 말할 것으로 확인]

서준일보의 보도에 사람들은 세이지의 미래해운 인수가 정부와 세이자 간의 밀월로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선택권이 없었으며 세이지로 인수되지 않았다면 청산 절차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세이지에 대한 악성 소문이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외부에서의 소문이 사그라들었을 뿐 내부에서의 반발은 오히려 인수 결정이 내려진 이후 더욱 크게 나왔다.

구조조정이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노조의 반발이 내부에서 터져 나온 것이었다.

노조는 세이지증권으로의 인수를 극렬하게 반대했다.

해운업에 아무런 경험이 없는 금융 회사가 국적해운사를 인수하여 어떤 사달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미래해운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국적해운사였다.

우리나라가 수출하거나 수입할 때 대부분 미래해운의 배를 이용하는 만큼 세이지가 미래해운에 칼을 들이대는 순간 우리나라 물류도 함께 난도질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주장했다.

그리고 그들은 정부의 지도하에 공기업으로의 전환을 주장하기도 했다.

물류는 나라의 근간이기 때문에 미래해운은 공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었던 것이었다.

조지훈은 미래해운을 향해 걸어가는 한진영을 향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차를 타고 이동하시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데 뭐 하러 그래?”

같은 여의도에 자리한 미래해운의 본사로 한진영은 조지훈을 비롯한 세이지의 직원들을 이끌고 천천히 걸어가는 중이었다.

“세이지는 물러나라!”

“세이지의 한진영은 미래해운을 이용하려 하지 말아라!”

“미래해운은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세이지는 대한민국의 물류를 손에 넣고 피를 빨아 먹으려는 악독한 자본이다!”

“세이지의 한진영은 더는 자본에 기생하여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짓을 하지 말아라!”

미래해운의 본사가 보이는 곳에 도착하자 본사 앞에서 시위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조지훈은 시위 소리에 민망한 듯한 눈으로 주변을 향해 눈치를 줬다.

조지훈의 눈치에 비서진들이 시위 현장을 향해 달려가려 할 때 한진영이 그런 그들을 막았다.

“됐어. 그냥 놔둬.”

“회장님. 이대로 놔두면 회장님께 해코지할지도 모릅니다.”

“해코지? 미국도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해코지라고 해 봤자 계란 던지는 것 외에 또 다른 게 있나?”

한진영은 대수롭지 않게 말한 뒤 오히려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저기 세이지 놈들이다.”

“저놈들이 회사로 들어가려 한다.”

시위를 하던 사람들은 한진영을 비롯한 세이지증권의 직원들을 보자 하던 것을 멈추고 한진영이 있는 곳 쪽으로 달려들려 했다.

“신고된 시위 현장을 벗어나면 체포할 겁니다.”

“질서를 지키세요.”

시위 현장에 나와 있던 경찰들이 시위자들을 막으려 노력했다.

“어서 가서 막아.”

조지훈은 한진영에게 달려들지 모르는 모습에 함께 왔던 수행원들에게 시위자를 막을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미래해운 직원들에게도 지시했다.

“뭐 하는 겁니까? 막지 않을 생각입니까?”

“저희는…… 그게…….”

미래해운 직원들은 중간에 서서 시위자들과 세이지증권의 눈치를 살필 뿐, 강력하게 시위자들을 막는 제스처를 취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그들 또한 세이지증권에 회사가 인수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것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이런…… 가서 막아.”

점점 더 격렬해져 금방이라도 한진영을 덮칠 것 같은 모습에 조지훈이 급히 수행원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세이지증권에 연락하여 직원들을 미래해운 쪽으로 더 데리고 오라는 연락을 하려 했다.

“괜찮아.”

험악해지는 분위기에 한진영은 조지훈의 어깨를 두드리고 앞으로 나섰다.

“저놈이다. 저놈이 한진영이다.”

“새파랗게 어린놈이었구먼. 저놈이 회사를 작살내려는 놈이야?”

“꺼져라 이 새끼야!”

한진영을 향해 삿대질하던 시위자들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무언가를 한진영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막아!”

조지훈은 한진영 앞을 몸으로 막으려 했지만, 한진영에게 날아오는 모든 것을 다 막을 수는 없었다.

퍼퍽.

한진영의 몸에 부딪힌 것들이 터지며 악취가 쏟아져 나왔다.

계란과 막걸리, 밀가루 그리고 오물로 보이는 것들이 일제히 한진영의 몸에 날아든 것이었다.

“체포해.”

경찰들도 한진영을 향해 물건들이 날아들자 더는 참지 않고 물건을 던진 시위자를 체포하기 시작했다.

윗선에서 특별히 지시하여 불상사가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경찰이었다.

그런데 불상사가 터지고 말았으니 경찰의 표정이 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괜찮으십니까?”

조지훈이 급히 한진영을 살폈다.

머리와 얼굴 그리고 몸 이곳저곳에 썩은 계란과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는 오물들이 잔뜩 묻어 있었다.

조지훈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어쩔 줄 몰라 했다.

“잘됐네.”

조지훈의 모습과 달리 한진영은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드는 듯이 자기 몸을 살폈다.

그리고 머리에 묻어 있는 계란 껍질 몇 개를 떼어내고는 계란을 더욱 머리에 문질렀다.

“어? 회장님. 왜 그러십니까?”

“이래야 더 잘 보이지. 거기 밀가루.”

한진영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밀가루를 손으로 가리키고 말했다.

“좀 주워줘 봐.”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이 바닥에 떨어져 입을 벌리고 있는 밀가루 봉투를 집어 들었다.

한진영은 밀가루 봉투를 받아 들고는 머리에 쏟았다.

“어?”

“어!”

조지훈을 비롯하여 세이지증권의 수행원들과 경찰 그리고 경찰에 의해 체포된 시위자들까지 한진영의 모습에 당황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왜 자기 스스로 밀가루를 뒤집어쓰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계란과 밀가루 그리고 오물을 뒤집어쓰고 시위자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읔.”

한진영이 가까이 오자 냄새에 경찰들은 급히 코를 손으로 막았다.

시위자들 또한 자기들이 던진 것들임에도 강렬한 냄새에 얼굴을 찌푸릴 정도였다.

한진영은 경찰을 가운데 두고 건너편에서 한진영을 향해 인상을 쓰고 있는 시위자들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다음부터는 정확하게 조준하고 던지세요. 잘못 맞추면 귀찮은 과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하니까요. 그리고 기왕이면 페인트라든지 시각적으로 강렬한 것들도 포함해 주세요. 그래야 보기가 더 좋으니까요. 아 참. 선처 이런 건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어쨌든 여러분은 저를 상해할 목적으로 물건을 던졌으니 특수상해죄에 해당하니까요. 그렇죠?”

한진영은 시위자들을 막고 있는 경찰에게 물었다.

경찰은 맞는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시위자들을 향해 웃어 보이고는 몸을 돌려 미래해운 본사로 걸어갔다.

“저 새끼 잡아!”

“가만히 놔두지 마!”

“잡아!”

한진영의 뒤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한진영에게 위해가 가해진 것에 경찰들이 철저히 막으며 시위자들을 연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촬영했던 화면 중에 내가 얻어맞은 부분만 편집해서 경찰에 제출해. 그리고 그 부분을 서준일보에 보내서 기사에 쓰라고 하고…….”

“네. 알겠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주변에서 카메라를 들고 촬영했던 직원을 조지훈은 불러들였다.

그리고 한진영의 지시를 전했다.

조지훈의 지시를 받은 직원이 뒤로 빠졌을 때쯤 한진영이 미래해운의 본사 로비에 도착하게 됐다.

“오셨습…… 이게 무슨 냄새야?”

미래해운 경영진들이 나와 한진영에게 인사하려다 말고 코를 움켜잡았다.

로비 전체에 퍼지는 냄새에 그들은 참지 못하고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밖에서 시위하더군요.”

한진영은 양팔을 벌려 화려하게 물든 자기 옷을 가리키고 말했다.

“뉴욕에서 들어오며 특별하게 맞춘 양복인데 아깝게 됐습니다. 오늘 입고 더는 입지 못할 것 같으니까요.”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미래해운의 최고경영자직을 맡고 있는 이인정 사장이 급히 한진영의 몸을 살폈다.

한진영은 이인정 사장을 향해 괜찮다는 뜻을 전하고 안내할 것을 부탁했다.

“모두 모여있는 곳으로 안내해주시겠습니까?”

“지금, 이 상태로 가신다고요?”

“이 상태가 됐으니까 가려고 하는 겁니다.”

한진영은 마치 자랑스러운 훈장이라도 단 것처럼 몸을 내보이고는 어서 안내하라고 손짓했다.

이인정은 한진영의 모습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몸을 돌렸다.

미래해운을 인수하며 한진영은 기존 경영진이 계속 자리를 지킬 것을 약속했다.

다만 자기가 내린 지시는 의문을 가지지 말고 진행해야 한다는 약속만 받아냈다.

미래해운의 기존 경영진은 파격적인 제안에 모두 지금까지 실감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

대부분 회사가 인수되면 소방관으로 투입됐던 채권자들이 임명한 경영진은 교체가 되기 마련이었다.

그게 운명이었기에 미래해운 경영진들도 세이지에 인수가 된다는 산업은행 측의 이야기를 듣고 짐을 싸는 중이었다.

그런데 한진영은 가장 먼저 경영진의 교체는 없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변화가 아닌 안정을 꾀할 때이고, 안정의 첫 번째는 고용의 안정이라며 기존 경영진들을 신뢰한다는 이야기를 건넨 것이었다.

그리고 고용 안정의 연장선으로 모든 직원을 모아줄 것을 지시하여 지금 이곳에 온 것이었다.

“본사에서 일하는 직원 중 과장급 이상 800명의 직원이 강당에 모두 모였습니다. 강당에 모이지 못한 1,700여 명의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화면을 통해 회장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또한 각 지사에도 같은 화면이 송출되도록 준비를 마쳤습니다.”

“해외지사에도 모두 생중계로 방송되는 것이지요?”

“네. 해외지사뿐만 아니라 우리 해운사가 보유하고 있는 배에서도 위성을 통해 배를 운용하는 직원들이 모두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미래해운 2만 명의 가족들이 모두 회장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이인정 사장의 말에 한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지훈은 이인정의 옆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미래해운의 인수를 진행할 때 한진영에게 조지훈은 경영진을 어떻게 선정할지를 물어봤다.

그래도 내부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해운업에 종사했던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지금이라도 수배하여 정리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러나 한진영은 조지훈의 이야기에 필요 없다는 말로 대답했다.

“새로 경영진을 바꿨다가는 거기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회사 내부를 파악하고 자기 철학을 직원들에게 알리다가 일 년 후딱 지나가.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으니까 그냥 기존 경영진으로 그대로 갈 거야. 그리고 경영진 교체는 저기 기풍에서 알아서 할 문제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조지훈은 한진영이 이인정을 믿어서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빨리 파신다는 이야기인가?’

새로운 경영진이 경영철학을 새로 회사에 녹이느라 일 년이 후딱 지나간다지만, 전문 경영인이 보통 사오 년 길게는 십 년 정도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일 년쯤 그냥 지나가도 별문제가 없지 않냐는 생각을 한 조지훈이었다.

‘아니면 그보다 더 일이 빨리 시작된다는 건가?’

2조에 사서 10조에 팔아먹기 위해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큰일이 일어나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조지훈은 그럴만한 일이 길면 2~3년, 짧으면 1~2년 안에 벌어지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게 됐다.

그게 아니라면 새로운 경영진이 회사에 녹이는 1년이라는 시간을 아까워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들어갑시다.”

한진영이 이인정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미래해운의 직원이 문을 열고 들어가 한진영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세이지증권의 한진영 회장님께서 들어오십니다.”

지난 펀드 고객들과의 만남 자리 때보다 훨씬 큰 규모의 대강당이었다.

그곳이 직원들의 내뿜는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미래해운을 인수한 세이지의 회장이 미래해운의 미래를 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직원들은 도대체 한진영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을 가진 채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 옆에는 적의가 함께 담겨 있었다.

회사를 일개 증권사가 먹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직원들은 불만을 가득 품은 채 모습을 드러내려는 한진영을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미래해운 직원이 한진영이 도착했음을 알린 뒤 10초 후에 한진영이 대강당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세이지증권에서 데리고 온 수행원과 미래해운의 경영진이 한진영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왜 저래?”

적의에 불타오르던 사람들의 눈에는 의아함이 감돌았다.

점령군으로 찾아와 미래해운을 내려다보며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할 것으로 여겨졌던 한진영이 생각과 달리 온갖 것들을 몸에 묻히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인정을 비롯한 20여 명의 경영진과 수행원이 아니었다면 누구도 한진영이 세이지증권의 주인이라고 생각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그만큼 지금 한진영의 모습은 비에 흠뻑 젖은 생쥐 꼴보다도 못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자기 모습에 술렁이는 장내를 살피고 미래해운의 직원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는 준비해서 들고 있던 마이크를 한진영에게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세이지증권의 한진영입니다. 제 모습이 말이 아닙니다. 보셔서 대충 아시겠지만, 회사 앞에서 시위하고 계시던 분들이 저를 향해 계란과 밀가루 그리고…… 썩은 음식물을 던진 덕분에 꼴이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한진영은 소매 냄새를 맡고 흔들었다.

그러자 몸에 밴 냄새가 대강당에 스멀스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코를 잡았으며 중간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코에도 냄새가 점점 스며들었다.

맨 뒷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에게까지 냄새가 전해지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제 꼴이 이러니 간단하게 말씀드리고 어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도움이 될 듯하니까요.”

한진영은 마이크를 잠시 입에서 떼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천천히 살폈다.

강당 한쪽에 서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임원진부터 시작해서 이제 막 과장 딱지를 단 것 같은 앳된 모습의 직원까지 세세히 살핀 한진영은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선 첫 번째. 구조조정은 없습니다.”

한진영은 말을 마치고 다시 직원들을 살폈다.

조금 전까지 적의에 불타지만 의아함이 뒤섞여있던 직원들의 눈에 이제는 적의가 보이지 않게 됐다.

오직 의아함만이 그들 눈에 가득 차 있는 상태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