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화 장황한 수식어를 가진 사람
매드스톡에서는 며칠 전부터 계속하여 광고를 내보냈다.
방송 중에도 머치 버치킨스가 물건을 집어 던지며 연신 외쳐댔다.
-세이지가 나온다고 이 새끼들아! 테라를 10달러에 쥐고 유증에서 다른 대형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를 물 먹였던 그 세이지가 온단 말이다. 머더 퍼X들아! 방송을 안 볼 생각이냐? 방송 보지 않을 거면 주식도 하지 마! 너희는 돈을 시궁창에다 버릴 놈들이니까.
머치 버치킨스는 카메라에까지 물건을 집어 던지며 앞으로 있을 방송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의 과격함은 한진영이 출연하기로 하는 날이 가까워져 올수록 심해졌다.
조지훈은 방송을 보고 불편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회장님. 지금이라도 취소할까요?”
조지훈은 이제는 카메라에 직접 토마토와 계란 등을 집어 던지는 머치 버치킨스를 보고 기겁한 얼굴로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회장님이 나오신다고 말하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최 부사장을 불러오도록 하죠. 최 부사장도 불러만 준다면 자기가 나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기 봐.”
한진영은 화면을 향해 턱짓하고는 조지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방송 날짜가 24시간도 남지 않았어. 저 시간 안에 최 부사장님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올 수 있을 것 같아?”
조지훈은 이럴 줄 알았다면 최석영을 미리 불러왔어야 한다고 속으로 아쉬워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왜 날 봐?”
자리에 앉아있던 레이 젠슨이 조지훈의 시선에 깜짝 놀라 손을 휘젓고는 말했다.
“설마 나보고 나가라는 말은 아니지?”
“아무래도 회장님이 아니면 고문님께서 나가시는 게…… 회사 이야기를 가장 잘할 사람은 고문님이…….”
“내가 무슨 회사 이야기를 가장 잘해? 나는 그냥 명함만 파놓은 상태로 뒤로 물러나 있는 뒷방 노인네라는 거 모르는 사람이 있어? 월스트리트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인데 조 실장만 못 들어 봤나 봐?”
“그래도…….”
“그래도는 무슨 그래도 야? 한 회장이 나가기로 했으니 한 회장에게 맡겨.”
의외로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방송에 나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
“방송에 나가서 얼굴을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아.”
“고문님.”
방송에 나가는 걸 찬성하는 레이 젠슨의 모습에 조지훈이 울상을 지은 채로 레이 젠슨을 바라봤다.
레이 젠슨은 그런 조지훈을 향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은 차라리 한 회장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미지를 쇄신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야. 마스크맨이라니…….”
“그 이야기가 아직도 돌아다니고 있습니까?”
“계속 그렇게 마스크를 뿌리는 데 그럼 이야기가 사그라들겠나?”
레이 젠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대로 가다 가는 마스크맨이라는 별명이 더 강해지게 생겼어. 그렇게 되느니 차라리 저런 방송에라도 나가서 얼굴을 알리는 게 나아. 어쨌든 외모는 나쁘지 않으니까.”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위아래로 살피고는 결심했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조로에도 한진영 회장이 나와서 시장 추세를 이야기한다고 광고를 띄우도록 해. 그렇게 돼서 많은 사람이 보면 마스크맨이라는 그 어처구니없는 별명이 좀 사라지겠지.”
“고문님. 이미 광고는 나간 상태입니다.”
“그래?”
레이 젠슨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한진영을 돌아보고 말했다.
“자네 방송에 나가는 거 그냥 충동적으로 나간다고 한 게 아니었나 보구먼.”
“네. 요청이 없었다면 제가 자청하여 나가겠다고 하려고도 했습니다. 그걸 위해서 제작 지원을 한 것이었고요.”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의 얼굴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 내가 원해서 나가는 거니까.”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저기는…….”
조지훈이 고개를 돌려 화면을 바라보자 이제는 흥을 참지 못해 자기 몸에 무언가를 뒤집어쓰기까지 했다.
조지훈은 매드스톡에서 ‘매드’만 보이는 모습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한진영은 같은 장면을 보면서 오히려 무릎을 치며 재미있어했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조지훈을 돌아보고 말했다.
“바로 저곳이 우리 조로 프로그램을 쓰는 고객의 취향과 맞는 곳이야. 그러니 걱정하지 마. 그리고 저 사람도 마냥 저런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니까.”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을 듣고 다시 화면을 바라봤다.
그곳에서 보이는 머치 버치킨스는 난장판이 된 세트장 안에서 온몸에 무언가를 뒤집어쓴 모습으로 서 있었다.
저런 모습만 있는 건 아니라는 한진영의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조지훈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
방송의 퀄리티와 달리 방송을 제작하는 곳은 그럴듯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게스트가 대기하는 대기실의 모습은 더욱 좋았다.
“생각 이상입니다.”
조지훈은 대기실에 준비된 것들을 놀란 얼굴로 살폈다.
“게스트에 대한 예의를 아는 곳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있을 때 최 부사장님과 함께 갔던 방송국 대기실보다 더 좋은 모습입니다.”
“아무렴 지원받는 액수가 다른 곳인데 한국보다는 나아야지.”
한진영은 대기실에 준비된 소파에 앉아 앞에 놓인 음료수를 까서 마셨다.
그 사이 조지훈은 함께 온 비서를 향해 보고받았다.
한진영은 한 모금 마신 음료수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는 조지훈을 바라봤다.
조지훈은 이야기를 전한 비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넨 후 한진영에게 보고했다.
“미래해운에서 온 보고입니다. 레이 젠슨 고문님이 소개해준 곳들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ULCC급으로 총 45척을 계약했다고 합니다.”
“잘했어. 40척을 꼭 맞추지 말고 상대 쪽에 가지고 있는 만큼 더 해도 괜찮다고 했더니 5척을 더 계약했네. 만족스러워.”
한진영은 진심으로 만족했다는 듯이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까지 했다.
조지훈은 그런 한진영을 향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배는 구했지만, 우리에게 기름을 팔겠다는 쪽과 기름을 사겠다는 쪽 모두 확보하지 못해서 꽤 오랜 시간 배를 세워두어야 할 것 같다는 보고도 함께 들어왔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말라고 해. 앞으로 반년 동안 서 있어도 괜찮을 정도의 자금을 지원해놓을 테니 그냥 대서양에 배 띄워놓고 대기하고 있으라고 해.”
한진영은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배를 구하는 게 문제지, 기름을 구하지 못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
“회장님께서는 로얄 트러스트사가 결국 우리와 계약을 맺을 것으로 생각하고 계신 겁니까?”
“로얄 트러스트가 우리와 계약을 한다면 제일 좋지. 하지만 아니라도 상관없어. 시간이 흐르면 우리와 계약하자는 곳이 넘쳐날 테니까.”
“그럼…… 기름을 사는 곳은…….”
“그곳도 어차피 나중에 가면 서로 기름을 달라고 하게 될 테니 걱정할 것 없어. 시가보다 10달러 싸게 판다고 하면 서로 산다고 할 테니까.”
조지훈은 시가 대비 10달러나 싸게 물건을 팔겠다는 한진영의 말에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궁금증은 조지훈의 입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진영이 대기실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매드스톡의 진행자인 머치 버치킨스가 한진영이 있는 대기실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곁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화면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의 머치 버치킨스를 바라본 조지훈은 의외라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멀쩡하네?’
화면 속에서 보여주던 정신 나간 모습이 지금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신사 같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한진영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세이지의 한진영 회장님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항상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영광이지요. 매드스톡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증권 프로그램입니다. 그런 곳에 이렇게 직접 출연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한진영과 즐겁게 인사를 주고받은 머치 버치킨스는 한진영을 향해 스튜디오에서 보자는 말을 남기고 대기실을 나갔다.
조지훈은 머치 버치킨스가 나간 것을 확인한 뒤 한진영을 향해 머치 버치킨스를 만난 감상을 말했다.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이네요. 예의도 밝고요. 제 걱정이 기우였나 봅니다.”
한진영은 매드스톡 측에서 미리 건넨 대본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는 대본을 내려다본 채로 웃으며 조지훈의 말을 받았다.
“당연히 평범해야지. 평범하지 않더라도 내 앞에서는 평범할 수밖에 없어. 조심하기도 할 테고.”
“회장님 앞에서는 조심한다고요?”
“그래.”
한진영은 대본을 덮은 뒤 탁자 위에 던져 놓으며 말했다.
“지난달에 매드스톡에 건넨 지원비가 얼마지?”
“10만 달러였습니다.”
“그전에는?”
“그전에도 매달 10만 달러 동일하게 제작지원비를 건넸습니다.”
“그래. 1년에 120만 달러를 지원해주는 사람이야. 방송 말미에 자그마한 제작 지원에 회사 이름 하나 걸어주는 조건으로 말이야.”
한진영은 다리를 꼬고 앉아 조지훈을 향해 그들이 자기 앞에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방송만큼 돈에 솔직한 곳이 없어. 그리고 매드스톡처럼 자극적으로 방송을 만드는 곳은 더욱 돈에 열망이 강하고…… 그러니까 자극적으로 만드는 거겠지만…… 여하튼 매드스톡에게 나는 큰 자금줄이야. 그리고 더 큰 돈을 벌게 해줄 사람이기도 하고…….”
한진영은 말을 마치고 손가락으로 모니터링 화면 옆에 나와 있는 숫자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현재 실시간 시청률이 나오고 있었다.
“저곳에 의미 있는 숫자를 찍어줄 사람이 나라는 걸 알고 있으니 나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지.”
한진영이 가리킨 곳에는 0.20%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수많은 케이블 채널이 존재하는 미국에서 0.20%를 넘어 의미 있는 숫자까지 올라간다는 한진영의 말에 혹시 1%라는 숫자를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조지훈은 생각했다.
그러나 조지훈은 고개를 젓고 생각을 급히 지웠다.
1%의 시청률이 가지는 의미가 상당하며, 증권방송이 1%라는 시청률을 찍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지훈은 조금 뒤 방송에 출연할 한진영을 준비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는 대기하고 있던 스타일리스트를 불러들여 한진영을 단장하는 작업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한진영은 스타일리스트의 손에 몸을 맡긴 채 조금 전 손가락으로 가리켰던 시청률을 가만히 바라봤다.
조금 전 한진영이 조지훈을 가리켰을 때 0.20%를 보이고 있던 숫자가 0.22%로 바뀌어 있었다.
한진영이 준비를 마친 지 한 시간여가 흘렀을 때 드디어 매드스톡 생방송이 시작됐다.
“매드스톡의…….”
쾅! 쾅! 쾅!
오늘따라 머치 버치킨스는 방송 시작부터 잔뜩 기합이 들어간 모습으로 화면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인사를 다 마치기도 전에 세팅된 물건을 세 개나 때려 부수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머치 버치킨스입니다.”
뿌우우우~.
머치 버치킨스의 인사가 끝이 나자마자 시끄러운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매드스톡은 오늘따라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을 보였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 특별한 방송이 시작된다는 것을 첫 장면부터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오늘 특별 게스트가 나온다고 이야기했던 걸 기억합니까? 기억하지 못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채널 돌려. 너희 같은 새끼들을 위해 방송하는 게 아니니까.”
버럭 소리를 지른 머치 버치킨스는 잠시 카메라를 노려봤다.
그리고 충분히 시간이 지났다고 느껴졌을 때 들고 있던 야구방망이로 카메라를 가리키고 소리쳤다.
“오늘 나오는 사람 이야기를 잘 들어. 그게 바로 너희들의 인생을 바꿔주게 될 테니까.”
머치 버치킨스는 여전히 야구방망이를 든 채로 게스트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테라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세이지증권의 주인. 개인적으로도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미 빌리어네어 부자에 속한 인물.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절대적인 존재. 코인 그라운드가 어려울 때 투자하여 상장시킨 사람. 그리고 가장 고점에서 물량을 털어내어 수십 배의 수익을 올린 능력자. 코인 시장의 성장과 몰락을 정확하게 맞춘 인물. 브릿지랜드 레이 존슨 회장의 공식 후계자. 브릿지랜드 자산까지 흡수하여 2,00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슈퍼 운용사의 주인. 월스트리트의 괴짜. 월스트리트의 괴물. 월스트리트의 가장 핫한 존재. 마스크맨. 한진영 회장을 소개합니다.”
장황한 수식어를 내뱉으며 분위기를 고조시킨 머치 버치킨스는 마지막에 레이 젠슨이 그토록 싫어하는 마스크맨이라는 별명까지 부른 뒤에야 한진영을 소개했다.
뿌우~뿌우~.
시끄러운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고 고글을 쓴 한진영이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왔다.
한진영은 스튜디오에 들어오자마자 머치 버치킨스와 마찬가지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으로 첫인사를 대신했다.
쾅! 쾅! 쾅!
마치 이런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방망이를 휘두른 한진영은 쓰고 있던 고글을 벗고 카메라를 통해 인사했다.
“여러분과 만나고 싶었습니다. 세이지의 한진영입니다.”
한진영이 인사를 마치자마자 카메라 옆에 있는 실시간 시청률이 바뀌었다.
0.35%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0.2%에서 차츰차츰 올라오던 시청률이 지금은 어느새 0.3%를 돌파한 것이었다.
카메라 뒤편의 PD는 신난 표정으로 손을 마구 휘두르며 어서 진행하라는 신호를 스튜디오 안의 머치 버치킨스에게 보냈다.
머치 버치킨스는 PD의 신호에 한진영을 향해 인사했다.
“마스크맨. 만나고 싶었습니다. 혹시 우리 방송에 나오면서도 마스크를 가지고 왔습니까?”
“물론 가지고 왔지요. 여기 있습니다.”
한진영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머치 버치킨스에게 내밀었다.
머치 버치킨스는 한진영이 건넨 마스크를 들어 보이고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 역시 마스크맨. 만나는 사람마다 마스크를 나눠주고 독감 진단키트를 나눠준다던데 이유가 있는 겁니까?”
“있습니다.”
한진영은 카메라를 바라보고 화면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을 향해 말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모두가 방역에 힘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스크와 진단키트를 나눠드리는 겁니다.”
“마스크 공장을 마스크맨의 아버지가 운영하고 진단키트 회사에 투자해서가 아니고요?”
“그것도 이유가 되기는 하지요. 기왕이면 제 아버지가 만든 마스크와 제가 투자한 진단키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하하하.”
변명 한마디 없이 바로 인정하고 덧붙여 뻔뻔하게도 자기네 제품을 사용해 달라는 한진영의 모습에 머치 버치킨스는 큰소리로 시원하게 웃었다.
이렇게 대놓고 뻔뻔하게 나오는 사람을 오랜만에 봤기 때문이다.
“하하하. 좋습니다. 그럼 기왕 이야기가 시작한 김에 자리에 앉기 전에 시청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야기부터 물어보고 오늘 자리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습니다.”
한진영은 마치 무슨 질문을 하는지 안다는 듯이 머치 버치킨스를 바라봤다.
머치 버치킨스는 준비가 되어 있는 한진영을 바라보고 질문을 던졌다.
“테라. 어디까지 오를 것 같습니까?”
머치 버치킨스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한진영은 스튜디오에 들고 온 야구 방방이로 앞에 놓인 물건들을 때려 부수며 소리쳤다.
쾅! 쾅!
“건드리지 마. 아무도 건드리지 마. 나 혼자 먹을 거야. 나 혼자 300달러까지 먹을 거야.”
한진영이 때려 부순 물건의 파편이 스튜디오 여기저기 날아다녔다.
그리고 카메라에는 날아다니는 파편과 함께 재미있어하는 한진영과 놀란 듯한 머치 버치킨스의 표정이 함께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