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09화 (509/650)

509화 오일 10만 계약 매도는 에피타이저에 불과하다

250달러를 넘긴 테라는 하루, 이틀간의 하락 뒤에 사흘, 나흘을 오르는 식으로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300달러에 가까워져 올수록 상승 폭은 점점 가팔라져만 갔다.

280달러까지 돌파하자 300달러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가 버렸다.

500달러를 이야기하는 곳까지 나오며, 테라의 상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모두 사라져버린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은 테라가 상승하는 이유를 더는 찾지 않았다.

그저 테라의 상승에 동참하여 즐기며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시장에 악재라고 할만한 것은 없어 보였다.

작년까지 끈덕지게 발목을 잡았던 유럽 이야기도 이제는 지나간 이야기가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시장은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이렇게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3. 2. 1 해피뉴이어.

방송에서는 새로 밝은 한 해를 축하하는 인사가 나왔다.

한진영은 방송을 가만히 바라보다 낮게 웃음을 흘렸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네.”

지금까지 바삐 움직인 게 바로 올해부터 일어날 일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참전하느냐에 따라 모든 상황이 달라지는 만큼 최선을 다해 돈을 벌어댔고, 그 결과 세이지라는 그룹을 만드는 것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지.”

한진영은 지금까지 번 돈을 모두 푼돈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 이제 벌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잠시 앞으로 벌어질 일을 말없이 음미한 한진영은 전화기를 들어 올렸다.

-어? 회장님? 회장님께서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새해 복 많이 받아. 내가 너무 늦은 시간에 전화한 건 아니지?”

-아닙니다.

“밖인가 보네?”

-네. 타임스퀘어 광장에 나와 있었습니다.

한진영은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곁에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에 한진영은 모르는 척 전화를 건 이유만 말했다.

“수요일 홍 사장 내 사무실로 바로 출근하라고 전해.”

-오전 일찍 말씀입니까?”

“어. 여덟 시쯤 오라고 하면 될 것 같아.”

-네. 알겠습니다.

“조 실장. 올 한해도 잘 부탁하네.”

볼일을 다 이야기한 뒤 인사를 건네자 수화기 너머에서 호들갑스러운 조지훈의 반응이 느껴졌다.

-회장님. 앞으로도 아니 평생 회장님을 잘 보필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장님. 어디십니까? 집이시면 지금이라도 제가 갈까요?

“됐어. 수요일 홍 사장 부르라고 전화한 거니까. 재미있게 놀도록 해. 나 때문에 괜히 곁에 있는 아가씨 바람맞히지 말고.”

잠시 수화기 너머에서는 침묵만이 흘렀다.

한진영은 보지 않아도 조지훈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그럼 이만 전화 끊을 테니까 조 실장도 홍 사장하고 같이 수요일에 보자고.”

-회장님. 내일 아침에…….

“됐어. 나도 좀 쉬자. 우리 집에 올 생각일랑 하지도 마.”

한진영은 됐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꺼진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성우는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낼 테고…… 조 실장은 어떻게 연애했는지 모르지만, 새해를 여자친구와 보내고 있으니 부를 수도 없고…… 준하라도 불러야 하나?”

한진영은 오늘 같은 날 분명 혼자 있을 김준하가 눈에 그려졌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한국에 있는 놈을 어떻게 불러? 에이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

전세기를 태워서 데리고 오던가 자기가 가면 될 일이었지만, 외롭다고 그렇게까지 하기에는 더 처량하게 느껴진 한진영은 티비 화면을 끄고 방으로 들어갔다.

중요한 새해의 첫날부터 그런 일로 힘을 쏟느니 차라리 푹 쉬고 새해 업무 첫날부터 부지런히 달려 나갈 생각을 한 한진영이었다.

짧은 신년 연휴가 끝이 나고 한진영의 사무실로 홍대민 세이지 자산운용사 사장이 찾아왔다.

“찾으셨습니까?”

신년 첫날 부른다는 것은 보통은 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보통은 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홍대민은 바짝 긴장한 채로 한진영 앞에 서 있었다.

한진영은 홍대민 뒤로 보이는 모니터링 화면을 바라보고 천천히 홍대민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현재 오일 포지션은 어떻게 잡혀 있습니까?”

“오일이요?”

홍대민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고개를 갸웃하더니 연휴가 끝나기 전 확인했던 것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지난 전체 임원회의 때 이후 전략분석실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매수 포지션을 상당 부분 지워낸 상황입니다.”

“잘하셨습니다.”

한진영은 모니터링 화면을 바라본 채로 이야기했다.

“우리가 가동할 수 있는 맥시멈 포지션이 어느 정도나 되죠?”

홍대민은 이번에도 알 수 없는 질문을 한 것에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하고는 대답했다.

“서류상으로는 약 20만 계약까지도 진행할 수는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상품들과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에 저는 10만 계약을 맥시멈으로 보고 있습니다.”

“10만 계약…….”

한진영은 홍대민의 말을 듣고 가만히 팔짱을 낀 채로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지금 대충 65달러 부근에 자리하고 있으니까 6,500틱…… 틱당 10달러, 1달러당 1,200원으로 놓고 10만 계약이면…… 모두 발라 먹는다고 치면 7조 8천억쯤 되네요?”

한진영이 홍대민을 바라보고 말하자 홍대민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 그런 계산을 시작하게 된 건지 알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계산 과정은 맞았기 때문이다.

“좋습니다. 그럼 10만 계약 다 매도 포지션을 잡도록 하십시오.”

“모두…… 말씀입니까?”

“네. 모두 잡아주세요.”

분명 전략분석실에서 매도를 추천하기는 했다.

그러나 매도를 추천했을 뿐이지 매도 자리에 올인을 감행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던 홍대민이었다.

“그리고 원자재 관련 펀드 자금 중 우리가 쓸 수 있는 모든 자금을 원유 인버스 ETF에 쏠아 넣으세요.”

“인버스 ETF에까지 말입니까?”

“생각 같아서는 그냥 인버스도 아닌 3배수짜리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내 돈도 아니고 남의 돈 가지고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은 양심에 걸리는 일이니 그냥 1배수짜리에 넣으라고 하는 겁니다.”

“3배수요? 3배수에 넣을 생각까지 하셨다는 말씀입니까?”

홍대민은 이제 의아함은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게 됐다.

‘뭔가 있다.’

한진영과 함께한 사람들은 모두 알 수 있는 타이밍에 돌입했음을 홍대민은 느꼈다.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한진영이 하겠다는 방향으로 따라 들어가야 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결과가 의문 부호를 띄우는 순간조차도 시간이 아깝다는 것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생각에 잠긴 듯한 한진영을 보며 홍대민은 급히 주변을 살폈다.

필기할 무언가를 찾던 홍대민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한진영 앞에 내밀었다.

생각에 잠겨있던 한진영은 슬며시 앞으로 나온 휴대폰을 바라보고 물었다.

“이게 뭡니까?”

“죄송합니다. 회장님의 말씀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녹음해도 괜찮을까요?”

“하하하.”

한진영은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금 전 하던 이야기를 계속 이었다.

“오일 선물 매도를 계속 때려주시고, 인버스 ETF에도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투입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게 얼마가 됐건 상관 없이요. 아 참. 선물 매도는 3월분을 중점적으로 매도하시면 됩니다.”

“근월물로 들어가라는 말씀이십니까? 10만 계약을 다요?”

“10만 계약을 모두 집어넣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면 이진경 리스크관리 센터장이 단숨에 달려올 겁니다.”

홍대민은 상상만으로 귓가에서 이진경 센터장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한진영은 홍대민이 무얼 상상하는지 깨닫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이 센터장이 기겁하겠지요. 그러니 적당히 차월물과 함께 섞으면서 이 센터장이 놀라지 않을 정도로 근월물에 넣으라는 뜻입니다.”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근월물은 결제받으러 갈 테니 그리 아시고요.”

“결제받으신다고요?”

홍대민은 급히 전화기를 내려다봤다.

녹음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한 것이었다.

홍대민은 녹음이 잘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사무실로 돌아가게 되면 바로 지금 부분부터 확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네. 결제받을 생각입니다.”

“롤오버를 하지 않으시고요?”

“네. 롤오버 없이 근월물은 바로 결제받고, 차월물과 차차월물은 만기 다음 날 바로 청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한진영의 말에 홍대민은 한진영을 가만히 바라보고 말했다.

“그러니까 원래 계획 자체가 근월물 만기였군요. 그래서 근월물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물량을 다 집어넣으라는 것이었고요. 단순히 밸런스 조절 차원이 아니라 말입니다.”

“네. 맞습니다. 근월물 만기를 보고 들어가려고 했던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됐다가는 제가 제 손으로 철칙을 깨버리는 것이니 그러기 싫어서 밸런스를 맞추어 들어가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돈 몇 푼을 더 벌기 위해서 제가 만든 기준을 바꾸는 짓은 멍청한 짓이니까요.”

이번만 돈을 벌고 마는 것이 아니기에 기준을 망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돈을 더 버는 길을 알면서도 차월물과 차차월물로 밸런스를 맞추어 진입을 지시한 것이었다.

홍대민은 한진영의 말을 듣고 이번 포지션에 한진영이 확신을 가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홍대민은 도대체 오일 쪽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이 솟아올랐다.

“타겟 지점은 지금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일주일 안에 진입하는 것으로 하죠. 아무래도 연초 상승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가는 편이 나을 테니까요. 그리고 못 들어간 부분은 저걸 이용하여 거래량이 터질 때 들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한진영이 말을 하며 턱짓으로 모니터링 화면을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중동 문제가 새해 벽두부터 불거지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미국과 이란이 신경전을 벌이느라 오일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변동성에 편승해서 포지션을 잡아간다면 생각보다 더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겁니다.”

“중동 문제?”

홍대민은 한진영이 가리킨 뉴스를 잠시 바라보다 한진영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혹시 오일에 집중하는 이유가 중동 문제 때문이냐는 질문을 하려 했다.

그러나 질문은 홍대민의 입을 통해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한진영의 다음 말은 지금까지 나누었던 오일 이야기를 모두 지워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오일은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될 것 같고……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도록 합시다.”

“본격적이요?”

“네. 지금까지 이야기는 에피타이저에 불과했습니다.”

한진영은 책상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러니 홍 사장님을 오전 여덟 시 그것도 한 해가 시작되는 첫날 부른 것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말입니다.”

한진영은 응접용 소파로 걸어가 자리에 앉고는 맞은 편을 향해 손을 내밀고 홍대민에게 말했다.

“와서 앉으시지요. 이야기가 좀 깁니다.”

한진영의 말에 홍대민은 멍한 얼굴로 응접용 소파로 걸어갔다.

오일 10만 계약 매도를 에피타이저로 만들 이야기가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휴대폰 가지고 오지 않으십니까?”

응접용 소파에 앉으려던 홍대민은 한진영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아차. 죄송합니다.”

홍대민은 앉으려던 엉덩이를 재빨리 일으켜 세우고는 한진영 책상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아직도 녹음기능이 돌아가고 있는 휴대폰을 들고 재빨리 한진영이 앉아있는 응접용 소파로 다가왔다.

한진영은 자리에 앉는 홍대민을 바라본 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저 뉴스입니다.”

한진영의 말에 홍대민은 조금 전 이란 관련 뉴스를 확인했던 모니터링 화면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중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중국서 ‘사스’ 재발? 원인불명 폐렴 환자 속출에 공포 휩싸여]

홍대민은 한진영이 가리킨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

홍대민이 한진영의 사무실에서 나오자, 밖에서는 나창운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사장이 대기하고 있었다.

홍대민은 가볍게 나창운과 새해 인사를 나누고는 세이지 자산운용사가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세이지 자산운용사가 자리한 곳은 얼마 전까지 브릿지랜드가 사용하던 건물이었다.

브릿지랜드가 자연스럽게 세이지에 흡수되며 자산운용사가 이곳으로 이주하게 된 것이었다.

건물에 들어간 홍대민은 직원들의 인사를 가볍게 받으며 준비된 팀장 회의를 취소하고 최수찬 부사장을 들일 것을 비서에게 지시했다.

홍대민이 사무실에 도착해서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최수찬 부사장이 홍대민의 사무실로 찾아왔다.

“사장님. 팀장 회의를 취소하신다고요? 회장님께 다녀오신다고 하시더니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최수찬이 사무실로 들어오며 갑작스럽게 팀장 회의를 취소한 이유를 물었다.

홍대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최수찬을 가까이 불러들였다.

“최 부사장. 혹시 중국 쪽 이야기 뭐 들은 게 있나?”

“중국 이야기요? 정확하게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최수찬이 의아한 듯이 고개를 갸웃하자 홍대민이 잠시 머뭇거리고는 최수찬에게 다시 물었다.

“홍콩 쪽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 뭐 들은 거 없어? 홍콩이 아니라면 여기서라도…… 중국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뭐라도 좋으니까 들은 게 없느냐고?”

“사장님. 저는 도저히 무슨 말씀을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중국 이야기라니요?”

최수찬이 답답하다는 듯이 홍대민에게 말하자 홍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인데 최수찬이라고 뭐 들은 게 있겠냐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최수찬에게 한진영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일이 시작되면 최수찬과는 모든 것을 공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 회장님을 만났는데 회장님께서…… 놀랄만한 말씀을 하셨어.”

“그게 무엇입니까? 회장님께서 따로 불러서 말씀하신 거라면 매우 중요한 이야기 같은데 말입니다.”

“그게…….”

홍대민은 다시 한번 생각해도 믿기 어렵다는 듯이 잠시 말하는 것을 머뭇거린 뒤 힘겹게 입을 열었다.

“중국에서 매우 큰 유행병이 터졌다는 거야.”

“유행병이요? 무슨 유행병이요?”

“자네 사스 기억나나?”

“사스라면…….”

최수찬은 잠시 기억을 되짚어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합니다. 홍콩에서 퍼진 독감보다 좀 강한 거 아닙니까? 그것 때문에 한동안 시끄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수백 명이 죽었다는 병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병이 중국에서 터진다는 말씀입니까?”

홍대민은 최수찬이 정확하게 기억하자 조금은 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 기억하고 있네. 맞아. 그 사스. 그런데 이번에는 전세계에서 수백 명이 죽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만 하루에 수십 명씩 죽는…… 그런 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어.”

“에이 무슨 그런 농담을…… 우리나라에서만 수십 명이 죽는다면 전 세계는 얼마나 많이 죽는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것도 하루 에라니요? 농담도 지나치십니다.”

최수찬은 무슨 그런 농담을 살벌하게 하냐고 말을 하고는 웃음을 터트리려고 했다.

새해 첫날부터 홍대민이 웃기려고 농담을 하는 줄로만 안 최수찬이었다.

그러나 최수찬은 홍대민이 굳은 얼굴에 등 뒤로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가며 웃음기가 모조리 날아가 버림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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