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11화 (511/650)

511화 지금은 시장이 돌아나갈 자리가 아니다

원유선물 시장에서의 포지션이 공개된 세이지였지만 정말 중요한 포지션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목표로 한 계좌 비우기에서 약 30% 성과를 올린 상태라고 보고 들어왔습니다. 이달이 다 지나가기 전에 정리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전해왔습니다.”

“9,800까지 열려있다고 해도 꼭지까지 다 비틀어 먹을 생각일랑 지우라고 해. 9,500 넘긴 지금부터가 진짜 중요한 타이밍이니까. 정리만이 끝이 아니야. 우리는 포지션을 돌려세우기까지 해야 해. 선물 매도에 인버스 ETF 그리고 공매도까지…… 금액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거 잊지 마.”

“네. 알겠습니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알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모니터링 화면 쪽으로 시선을 돌린 한진영을 바라보고 생각했다.

‘진짜 지금은 책임을 운운할 시간이 아니구나.’

지난 오일의 일로 홍 사장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전해왔을 때 한진영은 지금은 그럴 시간이 아니라고 이야기했었다.

책임을 질 자리가 아니고 지금은 앞을 향해 달려 나갈 순간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맞는다는 것이 바로 증명됐다.

세이지는 오일만 매도 포지션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주식계좌를 비우고 채권을 매수해야 했다.

그리고 비워진 주식 계좌에는 지수 인버스 ETF와 지수선물 매도분이 자리를 대신 차지해야 했다.

책임을 운운하기 전에 달려야 한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닐 정도로 세이지 자산운용은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다.

이런 세이지 자산운용의 움직임에는 타이머가 달려 있었다.

바로 2월 중순까지 모든 것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었다.

조지훈은 설날 연휴도 반납하고 달려나가는 세이지 자산운용에 어떤 당근을 보내주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며 한진영이 보고 있는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뉴스 중 중요한 뉴스들만을 AI가 솎아내어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솎아낸 뉴스 중에 한진영이 기다리던 뉴스들의 지분이 점차 늘어나는 중이었다.

“중국 우한에서 퍼지고 있는 폐렴 이야기가 점차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 같습니다.”

“알려지는 정도가 아니라 신경이 쓰일 정도지.”

“그럼 회장님 말씀대로 우한 폐렴 뉴스에 시장이 무너지는 건가요? 그렇다면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일이 실제로는 더 빨리 일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오일 때의 일처럼 혹시나 시간이 맞지 않으면 어쩌냐는 생각이 든 조지훈이었다.

홍 사장의 생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는 바람에 포지션이 공개되어 난감한 상황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조지훈의 걱정을 아는 것인지 한진영은 괜찮다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괜찮아. 올라온 힘이 있기 때문에 지금 나오는 뉴스 정도로 급하게 방향을 돌려세울 시장이 아니야. 오히려 이걸 기회로 다시 한번 상승을 노릴 거야.”

“상승이요? 이번 이야기는 호재는 아니지 않습니까?”

“호재가 아니지. 하지만 상승장에서는 호재만으로 시장이 올라가지 않아.”

한진영은 고개를 돌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악재가 해소되었다는 이야기만으로 상승하는 게 바로 상승장의 힘이지.”

“해소요? 이건…… 해소가 안 되는 뉴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그러니 나중에 해소가 안 된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 원유선물 시장이 잘 보여줬지?”

“올라간 것의 두 배가 빠져 내려오는…….”

“그래. 그렇게 될 테니 잘 지켜봐.”

한진영은 가볍게 웃고는 모니터링 화면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서는 한진영이 이야기한 우한 폐렴 관련 뉴스가 계속 AI에 의해 선별되어 보이는 중이었다.

***

9,500을 돌파한 나스닥 지수는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사이 S&P 500이 시장의 추세를 넘겨받아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3,200을 뚫어낸 S&P 500은 3,300까지도 단숨에 넘기겠다는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바쁘게 움직였다.

나스닥에 이어 S&P 500까지 움직이자 시장의 과열을 걱정하는 이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호재가 만발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조정도 없이 한도 끝도 없이 올라갈 수만은 없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그리고 이런 논리에 사람들은 대부분 동의했다.

일반인이 보더라도 너무 가파르게 오르며 매일매일 신고가를 써내려 가는 시장이 걱정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걱정하는 그들에게 악재로 여겨질 만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우한 폐렴 이야기는 연말부터 시장에 돌아다녔던 이야기였다.

사스와 유사한 폐렴으로 감염자가 하나둘 늘어나는 중이라는 이야기가 중국 쪽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나 지난 사스 때도 그렇지만 나라 간의 경계를 넘어 유행병이 퍼지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과거와 달리 방역 조치와 의료체계가 잘 세워져 있는 현대 의료시스템에서 대형 유행병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라고 여겼었다.

그런 우한 폐렴에 경각심을 줄 만한 이야기가 설 연휴 전에 흘러나왔다.

중국에서 후베이성 외에 첫 사망자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었다.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우한 폐렴으로 인한 총사망자가 모두 18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17명은 모두 후베이성 거주자였던 것에 반해 이번 사망자는 후베이성 거주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시장은 우한 폐렴의 확산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WHO 세계보건기구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모른다는 소식이 여러 채널을 통해 보고됐다.

이번 바이러스는 지난 사스 때와는 다른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WHO에서는 즉각적으로 이런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WHO의 사무총장은 전날부터 이어진 이틀간의 긴급위원회 이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일이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로까지 번질 일은 아니라는 발표를 내놨다.

중국 내에서는 비상사태이지만, 이번 일이 다른 나라로까지 퍼지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WHO의 판단이었다.

또한 그는 중국 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는 가족이나 의료계 종사자 내의 제한적인 감염 정도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했다.

닫힌 공간이 아닌 곳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WHO의 판단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사람들에게 알렸다.

WHO의 이런 판단에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재차 신고가를 써 내려갔다.

그러나 상승 각도는 현격히 줄어버렸다.

“혹시 이거 보셨습니까?”

한국에서 보내온 떡국을 가지고 온 조지훈은 한진영 앞에 떡국을 내놓으며 휴대폰을 같이 내놓았다.

휴대폰은 화면에 동영상이 멈춰진 상태로 한진영 앞에 놓였다.

“이게 뭔데?”

“희한한 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한진영은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떡국 옆에 놓인 조지훈의 휴대폰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누군가가 거리를 찍은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조지훈은 한진영이 영상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어떤 영상인지 설명을 더 했다.

“후베이성에 사는 사람이 거리를 찍은 사진입니다.”

“거리? 그런데 여기는 왜 이렇게 한산해?”

“지금 중국이 통제에 들어갔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리에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 그런데 여기 사람이 하나 있네?”

“잘 보십시오. 바로 이것 때문에 인터넷이 난리입니다.”

거리에 가만히 서 있던 남자가 기침을 몇 번 하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사람이 길에 쓰러졌음에도 주변에 도와주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던 또 다른 사람이 조금 전 쓰러진 사람과 마찬가지로 쓰러지며 기괴함을 전해줄 뿐이었다.

한진영이 고개를 들어 조지훈을 바라봤다.

그러나 한진영의 표정은 조지훈의 생각과 달랐다.

“이게 왜?”

“놀랍지 않으십니까?”

“흐흐.”

한진영이 가볍게 웃고는 떡국에 숟가락을 가져다 댔다.

조지훈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떡국을 맛보는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지금 소문으로는 중국 내 사망자가 8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바로 사흘 전에만 해도 열일곱이라느니 열여덟이라느니 하던 숫자가 벌써 여든까지 오른 겁니다. 확진자 수는 사망자 숫자보다 더 무섭습니다. 며칠 만에 500명 대의 사람 숫자가 2,000명을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평소의 조지훈이라면 식사하는 한진영의 그릇에 침이라도 튈까 봐 거리를 유지하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을 게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 조지훈은 그런 걸 신경 쓰지 못한 채 이야기를 쏟아냈다.

“지금 소문에는 중국 당국이 발병지역 봉쇄 등 비상 대응을 하고 있지만, 상황이 이미 통제 불능에 가깝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습니다. 월요일 시장이 열리면 시장이 꽤 큰 하락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왜 그렇게 호들갑이야? 아직 정리를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오일 때 일처럼 다급히 쫓아가듯이 물량 던지고 잡아댈까 봐 걱정이야?”

“아닙…… 니까?”

조지훈은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맛보며 음미하듯이 눈을 감고 있는 한진영을 향해 전에 이야기했던 것을 되짚어 말했다.

“악재가 해소된 것을 호재로 이용하여 지수가 상승한 뒤 해소가 안 되었음을 알리며 올린 것의 두 배가 넘게 하락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지.”

한진영은 조지훈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떡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거 맛있네. 어디서 사 온 거야?”

“산 건 아니고 여자친구…… 아니. 아는 사람이 한국에서 보내준 겁니다.”

“여자친구가 한국에 있어? 여기서 만난 게 아니라?”

한진영이 우한 폐렴 이야기보다 조지훈의 여자친구 이야기가 더욱 흥미가 있다는 듯이 반응했다.

“도대체 여자친구는 어디서 만난 거야?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가 있어야지. 자네는 나하고 맨날 같이 다니지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여자친구 만날 시간이 생긴 거지? 내가 아무리 따져봐도 자네한테 시간을 모자라게 주면 모자라게 줬지, 연애할 시간까지 주지는 않은 거 같았거든. 그게 미안해서 돈으로 보상해주자는 생각으로 월급도 섭섭하지 않게 줬고…… 그런데 연애해?”

“죄송합니다.”

“아니야. 미안하라고 말한 게 아니니까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단지 도대체 어디서 연애했는지 그게 궁금해서 그런 거니까. 그거나 이야기해보라고.”

한진영은 숟가락을 들어 올린 채 조지훈을 바라봤다.

조지훈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한진영을 바라봤다.

우한 폐렴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있었는데 왜 자기 여자친구 이야기로 이야기 방향이 틀어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기 우한 폐렴 이야기는…….”

조지훈이 더듬더듬 이야기를 꺼내자 한진영은 숟가락을 들고 있던 손을 휘젓더니 말했다.

“아직 악재 해소 구간에 오지도 못했어.”

“그럼…….”

“여기서 빠진 뒤 반등이 나와. 그 후 전고점을 넘길 거야. 그렇게 S&P 500은 3,400, 나스닥은 9,800 근처까지 갈 테니까. 이제 됐지? 그러니 어서 자네 이야기나 해봐. 사진 있어? 우선 사진부터 보여주고…… 나는 남 연애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더라. 자자. 와서 앉아서 차분히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고.”

한진영은 조지훈이 궁금해하는 것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자리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우한 폐렴 같은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연애 이야기나 해보라는 초롱초롱 눈으로 조지훈을 바라봤다.

***

“자네 들었나?”

한진영의 사무실로 레이 젠슨의 몸이 아닌 목소리부터 들어왔다.

“왜 그러십니까?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헐레벌떡 들어온 레이 젠슨을 바라보고 한진영이 놀란 듯이 물었다.

레이 젠슨은 그런 한진영의 모습이 예상 밖이었던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듣지 못한 건가?”

“뭘 말씀이십니까?”

“저기 중국…….”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듣지 못하여 이렇게 태연하게 있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진영에게 제대로 이야기를 알려주려 몸을 돌렸을 때 모니터링 화면이 레이 젠슨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우한 폐렴 뉴스가 한가득 지나가는 중이었다.

“자네도 알고 있겠구먼.”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도 레이 젠슨이 바라보고 있는 모니터링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우한 폐렴 이야기 때문에 그러십니까?”

“그래.”

레이 젠슨은 처음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보다 한결 편해진 얼굴로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왜 알면서도 그렇게 태연한 건가?”

“고문님께서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아니라니?”

“시장이 돌아나갈 것을 걱정하여 그러신 것 아닙니까?”

한진영의 차분한 목소리에 레이 젠슨 또한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한진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응접용 소파로 걸어갔다.

“그래. 기다리던 악재가 튀어나왔으니 시장이 돌아나가지 않겠어? 우리는 이미 악재가 나올 것을 예상하고 시장을 정리 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잖아. 기껏 하락 베팅을 한 게 오일 쪽에 불과하니까.”

한진영은 레이 젠슨이 오기 전까지 보고 있던 서류를 들고 레이 젠슨이 앉아있는 응접용 소파로 걸어갔다.

그리고 자리에 앉으며 레이 젠슨 앞에 서류를 내밀었다.

레이 젠슨은 자기 앞에 놓인 서류를 내려다보고 한진영에게 물었다.

“이게 무엇인가?”

“조로의 힘입니다.”

“조로의 힘?”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이해할 수 없는 말에 고개를 들어 한진영을 바라봤다.

“조로의 5,000만이 넘는 고객들과 8,000만 개의 계좌가 만들어낸 데이터입니다.”

“계좌가 만들어낸 데이터라니? 하여튼 자네하고 이야기하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레이 젠슨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짓고는 서류를 집어 들었다.

한진영의 말이 어렵기는 하지만 서류를 확인하면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을 한진영과 함께하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지없이 이번에도 서류를 집어 들어 안을 확인하자 한진영이 한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됐다.

“이게 정말인가?”

“네.”

한진영은 레이 젠슨 손에 들려 있는 서류를 바라본 채로 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을 설명했다.

“현재 시장의 참여자들은 지금 자리를 추세전환 자리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조정 자리로 여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매수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으며 거래가 활발하게 바뀌었습니다. 손 바뀜 모습으로도 여길 수 있는데, 그 힘이 매우 강합니다.”

“강한 정도가 아니야. 확연히 이전과 차이가 확연히 나.”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을 들으며 서류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이 무얼 보고 이야기하는지 알겠다는 얼굴로 말했다.

“지금까지 계속 오르는 모습에 시중에서 대기하고 있던 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계좌의 활성화 비율이 90%대까지 치솟아 올랐습니다. 거래 건수도 대폭 늘었고요.”

“이게 도대체 언제까지의 자료인가?”

“오늘 오전 자료입니다. 오후 자료는…….”

똑똑.

조지훈이 노크를 하고 한진영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오후 자료는 한 시간마다 달라고 했습니다.”

“한 시간마다?”

“그래야 정확하게 알 수 있으니까요. 어떻습니까? 제가 조로의 거래수수료를 무료로 한 이유를 아시겠지요?”

“확실히 이건 돈으로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것들이야. 오히려 돈을 주고 얻고 싶은 자료들이지. 허허. 거래수수료를 공짜로 하는 것만으로 이런 자료를 얻을 수 있다니…… 자네가 조로의 힘이라고 이야기한 이유를 알 것 같아.”

레이 젠슨은 조로 고객들의 거래내역을 내려다보고 기가 찬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조로의 5,000만 고객과 8,000만 계좌의 움직임을 손에 넣고 속속들이 움직임을 파악하는 순간 무서운 것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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