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18화 (518/650)

518화 돈도 벌고, 명예도 얻고, 브랜드 가치도 높이는 즐거운 세상이다

뉴욕증시가 4%가 넘는 폭락세로 수직 낙하하고 말았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90포인트 4.4%가 급락했다.

S&P 500 지수도 다우와 마찬가지로 4.4%가 밀렸으며, 나스닥은 4.6%가 하락해 8,500선마저 위협하는 8,566으로 마감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고점 대비 10% 넘게 빠지면서 일제히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일주일 만에 다우는 11%, S&P 500은 10.8%가 빠지며 최악의 한 주를 맞은 뉴욕이었다.

이렇게 3대 지수가 모두 폭락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본토까지 집어삼킬 수 있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나왔다.

CDC는 이번 일로 인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진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에서만 확진자는 33명이 나왔으며 8,400명이 의심자로 분류되어 중점 관리를 받았다.

지역사회 전파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힘을 얻는 쪽으로 흘러갔다.

시장은 이제 코로나바이러스의 미국 침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말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업의 성장을 제로로 만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이미 충격을 심하게 받은 중국이 수요와 공급에 극심한 차질을 빚을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미국 또한 영향을 받을 거라는 주장이었다.

투자컨설팅업체의 한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CNBC의 방송에 나와 ‘내 투자 인생에서 이런 불확실성은 처음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문가는 오직 세이지의 한진영만이 유일한 것 같다. 그만이 고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우려를 목소리 내어 이야기했을 뿐이다. 그의 말 외에는 다른 모든 것은 확실한 것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로 지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장은 대책이 나오기를 바라고 세이지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며 이번 사태가 끝이 나길 빌고 있을 뿐이었다.

조지훈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세이지의 각 회사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취합하여 한진영이 볼 수 있게 잘 만들어 놓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장님. 인베스트먼트 쪽에서 새롭게 투자하고 싶다는 제안서입니다.”

“투자? 총액이 얼마인데?”

“10억 달러입니다.”

비서실 직원이 세이지 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하고 싶다는 제안서를 들고 조지훈 앞에 섰다.

조지훈은 제안서와 제안서를 가지고 온 비서를 번갈아 바라본 후 소리쳤다.

“내가 뭐라고 그랬어? 20억 달러 이하는 사후 보고하라고 했잖아. 인베스트먼트에 제대로 전해. 20억 달러까지는 내부적으로 알아서 진행하고 사후 보고 하라고 말이야. 회장님이 이까짓 것까지 신경 써야 하겠어?”

조지훈이 소리치자 비서실 직원은 찔끔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는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행안부 직원은 마른침을 삼켰다.

20억 달러까지는 회장의 허락 없이 움직여도 된다는 사실이 세이지의 규모를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이지는 과거 대한민국에서 활동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곳이 되어 있었다.

“뭐라고 하셨죠?”

바쁜 일을 다 정리하고 돌아온 조지훈은 행안부 직원에게 다가왔다.

행안부 직원은 잠시 마른침을 삼키고 조지훈을 향해 이곳에 온 이유를 이야기했다.

“내일 오시는 저희 장관님 동선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회장님을 포함하여 내일 자리에 참석할 사람들과 리허설 했으면 해서…….”

행안부 직원은 이야기할수록 점점 표정이 나빠지는 조지훈의 모습을 보고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말끝을 흐렸다.

“리허설 하시고 싶으시다고요? 한 회장님까지 포함하여서 말입니까?”

“그게…… 안전 문제도 있고…… 장관님에 대한 예우도…….”

말이 끝나기 전에 조지훈은 고개를 돌려 비서실 직원 하나를 불러 세웠다.

“내일 회장님 스케줄이 어떻게 되지?”

조지훈의 질문을 받은 비서실 직원은 급히 한진영의 스케줄을 확인한 뒤 조지훈을 향해 보고했다.

“오전에 행안부 장관님을 만나신 뒤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님과의 회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뉴욕 연은 총재와 이번 사태에 관한 논의를 하는 점심 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후에는…….”

“됐어.”

조지훈은 고개를 돌려 행안부 직원을 바라보고 말했다.

“내일 행안부 장관님과 나누는 같은 문제를 가지고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님과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국을 사랑하시는 회장님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 백 장관님과 만남을 먼저 잡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뭘 하시고 싶으시다고요?”

행안부 직원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조지훈은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갑작스럽게 하루 전에 연락해서 전용기를 내어주면 안 되냐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리허설까지 하자고요? 우리가 대한민국에 물건을 팔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죄송합니다.”

행안부 직원이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조지훈은 여전히 코웃음만 칠 뿐이었다.

“왜 그래?”

조지훈은 갑작스럽게 들리는 한진영의 목소리에 급히 몸을 돌리고 소리가 들린 쪽으로 달려갔다.

“저기…….”

한진영은 다가온 조지훈을 향해 손을 들어서 막아 세우고는 난처해하는 행안부 직원에게 말했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장관님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니까요. 내일 만나 뵙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장관님에게 전해주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행안부 직원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조지훈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무리한 부탁을 했습니다. 이해해주십시오.”

직원은 조지훈에게도 사과한 뒤 내일 백 장관과 함께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뒤 세이지를 떠났다.

한진영은 배웅하고 돌아온 조지훈의 어깨를 두드리며 물었다.

“왜 그렇게 까칠해?”

“아직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것 같아서 화가 조금 났습니다.”

“그게 아닌 것 같은데?”

한진영은 잔뜩 심통이 난 듯한 조지훈의 얼굴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곳에서 좋은 제안이 들어오는데도 물건을 풀지 않고 있는 게 아쉬워서 그러는 것 같은데?”

조지훈은 한진영이 자기의 불만이 무엇인지 아는 듯이 말하자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다.

“회장님. 지금 마스크를 달라는 곳이 여기저기 많습니다. 1,000원이 아니라 2,000원을 이야기하는 곳도 있고요. 그런데 저렇게 뻣뻣이 나오는 곳과 가장 먼저 이야기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래도 우리나라 아닌가?”

“도움이 돼야 우리나라지요. 도움이 되지도 않고 같은 나라라는 이유만으로 피 빨아먹겠다고 덤비는데 우리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하하. 화 많이 났나 보네?”

한진영은 씩씩대는 조지훈의 어깨를 다시 한번 두드렸다.

“괜찮아. 그렇게 화내지 않아도 돼. 내가 누구야?”

갑작스러운 한진영의 질문에 조지훈이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한진영은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고 몸을 돌렸다.

“나한테서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건 잘 때 다가온 모기밖에 없어. 내가 이렇게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는 모기도 감히 나한테서 피를 빨아먹지 못해. 그런데 모기보다 큰 사람에게 내가 피를 빨리겠어?”

한진영은 반쯤 농담 같은 말을 던지고 손을 들어 조지훈을 향해 흔들었다.

“누가 빨아 먹히는지 두고 보라고. 그리고 걱정하지 마.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정도로 충분히 물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모양이니까. 돈도 벌고, 명예도 얻고, 브랜드 가치도 높이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즐거운 시간이야.”

한진영이 흥얼거리며 사무실로 돌아가는 근처의 상황판이 조지훈의 눈에 들어왔다.

상황판에 보인 유럽 증시는 전날에 이어 3% 이상 폭락하는 패닉 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

뉴욕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뉴욕 시장은 장전 선물시장에서 레벨 1서킷브레이크(-7% 이상 하락 시 15분간 거래 중단)까지 걸려 가며 연속 폭락을 예고했다.

그러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긴급성명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달래자 시장은 연속 폭락은 피했다.

그러나 폭락을 피했다 뿐이지 하락을 피한 것은 아니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39% 하락했고, S&P 500은 0.82% 하락했다.

나스닥만이 0.01% 소폭 상승하며 숨 고르기에 맞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었다.

연준 의장은 연속폭락이 가시화된 순간 긴급성명을 발표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코로나19가 경제활동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지만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고 우리의 수단을 쓸 것이라 밝힌 것이었다.

당장은 아니지만 상황이 계속 나빠지면 금리 인하, 양적완화 등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연준 의장의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발언에 나스닥은 -3.52%까지 빠졌던 지수를 밀어 올렸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한진영이 있는 세이지로 손님이 찾아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백진환입니다.”

“장관님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세이지의 한진영입니다.”

백진환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진영이 인사를 나눴다.

한진영은 지난번에 만났던 박일화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시 또 뵙습니다.”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온다고 했는데…… 제가 늦었습니다.”

“아닙니다. 나랏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셨겠지요. 괜찮습니다.”

한진영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하고는 두 사람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백진환이 먼저 자리에 앉자 뒤를 이어 박일화가 자리에 앉았다.

박일화는 자리에 앉자마자 먼저 한진영에게 사과의 말부터 건넸다.

“어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직원들을 챙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라니요? 별일 아닙니다.”

어제 있었던 리허설과 관련하여 박일화가 사과하자 백진환은 불편한 듯이 박일화를 돌아봤다.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하는 사과가 기분 나쁜 듯한 눈빛의 백진환이었다.

한진영은 난처해하는 박일화를 바라보고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제가 내드린 100만 장은 잘 쓰셨습니까?”

“안 그래도 그 말씀부터 하려고 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급한 불을 끌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급한’ 불만 끈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박일화는 어두운 표정으로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언 발에 오줌 눈 격입니다.”

“미국에서는 며칠 전 의료진에게 긴급으로 사용할 숫자만 3억 장이 필요하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럴 겁니다. 우리도 필수인원에게 필요한 숫자만 2,000만 장이라는 계산이 나왔으니까요. 줄이고 줄인 숫자로 말입니다.”

어두워진 박일화의 말에 백진환은 작은 기침 소리를 냈다.

“크흠.”

백진환은 이제 그만하라는 헛기침을 내뱉은 뒤 한진영에게 말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춘부장을 뵈었습니다.”

“저희 아버님을요?”

“네.”

백진환은 고개를 끄덕인 후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춘부장께서는 현재 오소마스크에 8,000만 장의 마스크가 생산되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월 2,500만 장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다음 달 초까지 약 1억 장의 마스크를 오소마스크는 확보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저도 얼마 전에 이야기 들었습니다.”

백진환은 말을 하면서 군침이 흐르는 걸 참지 못한 듯했다.

한 장당 1,000원씩만 받아도 1,000억이라는 이야기였다.

현재 한 장당 5,000원을 넘는 가격에 호가가 형성된 것을 생각한다면 시가로 따졌을 때는 오소마스크에 쌓여있는 금액이 5,000억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군침이 흐르지 않을 수가 없는 물량이었다.

백진환은 다시 한번 입가를 훔치고 이야기했다.

“오소마스크에서는 한 회장님의 허락이 있어야만 물건을 풀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래도 제 자금이 들어간 회사라 그러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 어느 정도로 사태가 심각한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직접 뉴욕까지 날아온 것이기도 하고요.”

“잘 알고 있습니다.”

한진영이 어서 본론을 말하라는 눈으로 백진환을 바라봤다.

백진환은 그런 한진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박일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박일화는 백진환의 시선에 급히 백 장관을 대신하여 입을 열었다.

돈과 관련된 말하기 껄끄러운 백진환이 박일화에게 이야기를 떠넘긴 것이었다.

“저희는 500원에 오소마스크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마스크를 매입하기를 원합니다.”

“500원…… 그게 대한민국의 결정입니까?”

한진영의 질문에 박일화는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한진영이 지금 마스크 시세를 모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더 피부로 잘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비해 10배가 넘는 가격 제안입니다. 이 정도라면 세이지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일화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자 백 장관이 답답했는지 직접 나섰다.

박일화는 마치 자기가 한진영이 된 것처럼 불편함을 참지 못해 눈을 감았다.

백진환은 박일화와 같은 민망함이 없는 것인지 한진영을 향해 자기들의 제안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전쟁 등의 비상사태 발생 시 국가가 물자나 인력 등을 징발할 수 있는 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마스크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국가가 필수로 확보해야 하는 물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한진영은 백진환을 향해 몸을 뒤로 물리고 팔걸이에 팔을 올려놓은 채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것도 우선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하는 일이지 강탈해야 한다는 말은 아닌 거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상황이 급하니 물건부터 받고 돈은 나중에 줄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겁니까?”

한진영이 고개를 돌려 박일화를 향해 물었다.

눈을 감고 있던 박일화는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법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구문이 정확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박일화가 한진영의 편에 서서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자 백진환은 표정을 일그러뜨려 박일화를 바라봤다.

박일화는 백진환의 시선을 똑바로 보지 못해 바닥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진영은 눈에서 레이저가 쏘아 나올 것 같은 백진환의 시선에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돈을 줄 수 있다 뿐이지 제대로 된 돈을 받기란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백진환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돌리고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법으로 돈을 줘야 한다고만 적혀있을 뿐이지 돈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적히지 않지요. 그래서 통상적으로 징발이 된다면 큰 손해를 보는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 게 옳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징발이 아닌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마스크를 확보하려 합니다. 500원에 1억 장. 결코 나쁜 제안이라고 생각 들지 않습니다.”

백진환은 이런 협상을 자기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자리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차관을 보고서 대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말 몇 마디에 작게는 수백억에서 많게는 수천억이 왔다 갔다 하는 거래가 바로 이 자리에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