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화 지금은 전조현상에 불과하다
S&P 500 지수는 개장 4분 만에 7% 급락하면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15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코로나19에 이어 유가 폭락의 연타가 당시보다 투자자들에게 더욱 공포로 다가왔다고 볼 수 있었다.
다우와 S&P 500 그리고 나스닥까지 모두 7% 이상 하락으로 시작했던 뉴욕증시는 서킷브레이커 이후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회복보다 충격이 더 컸기에 오히려 장 막판 밀리는 모습까지 보이며 모두 종가 최저가의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뉴욕의 3대 지수는 모두 고점 대비 19%까지 추락하면서 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뒀다.
고점 대비 20%의 하락을 보였을 때 공식적으로 약세장으로 돌입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이제 그 선에 발끝이 걸리고 만 것이었다.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11년간 이어온 상승장이 이제 끝났다고 이야기했다.
그들은 지난해 상승장 속에서 세계 경제둔화 같은 요소를 모두 무시한 채 상승만을 외친 게 지금과 같은 큰 하락을 불러온 거라고 주장했다.
당분간 지금 자리보다 더 깊은 하락은 나오지 않겠지만 한동안은 증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 확실하다고 이야기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 500의 경우 이날 하루에만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1조 8,700억 달러가 날아가 버렸다.
1997년 ‘피의 월요일’이라고 불리며 하루 만에 22.6%가 날아갔던 당시보다 시가총액 면에서는 더 많은 금액이 날아가 버린 날이 되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조지훈은 땀에 흠뻑 젖어 들어온 홍대민을 향해 인사했다.
홍대민은 축축이 젖은 와이셔츠를 거울에 비춰보고는 한진영을 향해 쑥스러운 듯이 말했다.
“아직은 날씨가 선선하다고 생각해서 에어컨을 틀지 않았는데 벌써 날이 따뜻해진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땀이 났으니 말입니다.”
미리 한진영이 다 준비를 한 상황을 정리만 한 것뿐인데 땀에 흠뻑 젖은 모습이 머쓱하기만 한 홍대민이었다.
한진영은 그런 홍대민에게 웃으며 자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아닙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와서 앉으세요.”
홍대민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건네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레이 젠슨과 한진영의 맞은편에 앉았다.
홍대민이 자리에 앉은 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레이 젠슨이 먼저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한진영을 향해 질문했다.
“정부가 움직이지 않을까?”
홍대민도 궁금하다는 눈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오늘 같은 미친 시장이 펼쳐지는 것을 정부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가 정부의 결정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한진영이 가볍게 웃으며 말하자 레이 젠슨이 눈을 살며시 흘겨보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자네는 알 것 같으니까 물어보는 거야. 안 그런가?”
레이 젠슨이 홍대민을 향해 동의를 구하자 홍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저는 어떤 면에서는 전략분석실의 분석보다 회장님의 판단이 더 신뢰가 간다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왜들 이러십니까?”
한진영은 가볍게 웃고는 고개를 돌려 뉴스가 나오는 화면을 바라봤다.
그곳에서는 폭탄이 터져버린 증시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온갖 전문가들이 방송에 나왔으며, 온갖 분석이 난무하는 중이었다.
왜들 이러느냐는 한진영의 말에도 레이 젠슨과 홍대민은 모니터링 화면에 관심도 주지 않은 채 한진영만을 바라봤다.
방송에 나온 사람들도 유명 투자그룹의 수석책임자 이상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활동한 햇수는 한진영과 비교가 안 되며, 몇몇은 레이 젠슨도 무시하지 못할 명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들이 과거에서부터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왔다고 하더라도 한진영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레이 젠슨과 홍대민은 생각했다.
한진영이야말로 애매모호한 말이 아닌 정확한 판단과 실행력을 보여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여전히 자기만 바라보는 두 사람을 슬쩍 돌아보고 웃었다.
그리고 홍대민을 향해 물었다.
“현재까지 올린 수익이 어느 정도나 되죠?”
예상치 못한 한진영의 질문에 홍대민이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비서를 불러들였다.
“지금까지 올린 수익 뽑아서 가지고 와.”
“자세히는 필요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대략적인 수치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홍대민이 비서에게 지시하자 한진영이 상세 내용은 필요 없이 총액만 가지고 오라고 지시를 고쳐줬다.
홍대민의 비서는 한진영에게 인사하여 알겠다는 뜻을 전하고 급히 밖으로 나갔다.
홍대민의 비서가 지시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한진영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대략적인 숫자가 적힌 종이를 내밀었다.
홍대민은 종이를 건네받고 비서를 향해 수고했다는 칭찬의 눈빛을 보낸 후 미소 지었다.
그 모습을 보던 한진영이 홍대민을 향해 말했다.
“홍 사장님께서는 좋은 비서를 두셨습니다.”
“모두 세이지의 직원이니 제가 좋은 비서를 둔 게 아니라 회장님께서 좋은 세이지의 직원을 두신 것이지요.”
“그게 모두 홍 사장님께서 좋은 직원을 뽑으셔서 그런 것 아닙니까?”
“세이지라는 좋은 간판이 있었으니 제가 뽑을 수 있었습니다. 회장님께서 세이지를 지금까지 잘 이끌어주셔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주거니 받거니 서로의 얼굴에 금칠을 칠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던 레이 젠슨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뭣들 하는 거야? 빨리 얼마나 벌었는지 나 이야기해.”
지금 가장 중요한 걸 앞에 두고 딴짓을 하는 게 답답하여 레이 젠슨이 소리쳤다.
홍대민은 레이 젠슨의 말에 급히 손에 들려진 숫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숫자를 말하려던 홍대민은 잠시 멈칫했다.
레이 젠슨은 숫자를 말하려다 말고 자기 비서를 바라본 홍대민을 향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뭐야? 왜 그래? 왜 말하려다 말아?”
레이 젠슨이 몇 번이나 묻자 홍대민이 비서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게 맞아?”
“네. 맞습니다. 제가 직접 화면에서 보고 적는 것을 확인하고 가지고 온 겁니다. 글을 적은 사람은 물론 저도 확인한 겁니다.”
레이 젠슨은 결국 참지 못하고 홍대민의 손에 들려진 종이를 뺏어 들었다.
“줘봐. 도대체 뭐길래 그래?”
레이 젠슨은 힘없이 뺏어버린 종이를 들고 안에 적혀있는 숫자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안에 적힌 숫자를 천천히 읽었다.
“1,050? 1,050이 뭐야?”
순간적으로 숫자와 수익을 같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레이 젠슨은 단순히 1,050을 숫자로만 받아들인 것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수익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 숫자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은 숫자를 말하고 가만히 자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어리둥절함을 느꼈다.
왜 자기를 바라보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돌아보고 이게 뭐냐는 말로 물으려다 한진영이 말없이 짓고 있는 미소를 보고 깨달았다.
“이게 지금까지 올린 수익이야? 1,050억 달러? 지금 이걸 숫자 1,050으로만 적어 가지고 온 거야?”
“네. 1,050억 달러 맞습니다.”
홍대민의 비서가 레이 젠슨의 질문에 대답했다.
자기가 가지고 온 만큼 확실하게 맞는다고 대답할 사람은 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수고했어. 나가봐.”
홍대민은 비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한 후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지난 9,000선을 깰 당시 8,000을 깨게 되면 1,000억 달러를 넘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무시무시하게 수익이 불어났습니다.”
“언제나 수익에는 가속이 붙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손실도 가속이 붙기는 마찬가지고요. 대충 7,000까지 깨질 때까지 들고 있으면 2,00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뭐라고 했나? 7,000이 깨지면 2,000억 달러? 지금 7,000이 깨진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그 자리가 온다면 수익이 2,000억 달러가 된다는 거고?”
한진영을 향해 되묻는 레이 젠슨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원유 선물에 가려져 있었지만, 실제로 대량의 수익을 올리는 곳은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었다.
천문학적인 수익을 조용히 올리고 있는 상황에 레이 젠슨과 같은 노련한 사람도 말을 잇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네. 지금 진행되는 과정을 보니 대충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세세한 것은 조금 찬찬히 따져봐야겠지만 말입니다.”
“잠깐.”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향해 양손을 들어 올렸다.
그렇게 한진영의 시선을 뺏어오고는 궁금한 것을 한진영에게 물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이야기해주게. 도대체 7,000을 깬다는 건가, 만다는 건가?”
“조금 전에도 물으셨지요? 어디까지 보고 있냐고 말입니다.”
한진영의 질문에 레이 젠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살짝 미소 짓고는 차트가 그려진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위꼬리가 길게 그려진 종가 7,950의 나스닥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대충 6,000대 중반까지 가지 않겠습니까?”
“뭐?”
“그게 정말입니까?”
숨죽이고 한진영의 말을 기다리고 있던 두 사람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한 사람은 한진영의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다른 사람은 그때까지 물량을 잡고 있게 되었을 때의 가격들이 복잡하게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한진영은 서로 다른 표정의 두 사람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보고 있는 건 거기까지입니다. 하지만 두 분 모두 아시겠지만, 바닥 끝까지 들고 갈 수는 없는 게 현실 아닙니까?”
“맞습니다. 지금 물량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걸 다 들고 온전히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수준입니다.”
맞장구치는 홍대민의 모습에 한진영이 가만히 웃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증시 최고의 호재는 정부의 부양책이 아니라 우리가 단번에 공매도 포지션을 풀고 매수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것일 겁니다.”
한진영이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한진영의 사실일 거라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생각했다.
지수가 하락할수록 매도 포지션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가볍게 웃으며 다시 차트를 바라봤다.
“그러니 바닥까지 끌고 가는 것은 무리일 테고…… 적당한 자리에서 정리하도록 하죠. 홍 사장님.”
“네.”
“7,000 라인을 기준으로 해서 7,000라인부터 정리 들어가는 것으로 하시죠. 거기쯤이면 아마 수익이 1,500에서 1,700억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그걸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하시죠.”
“알겠습니다. 말씀대로 7,000이 깨지면 2,000억 달러까지 수익을 노려볼 수 있겠지만, 헷지 들어간 물량과 정리하면서 튀어나오는 손실 등을 생각한다면 1,700억 달러가 맥시멈 수익이라고 저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최대한 그곳에 맞춰보도록 하겠습니다.”
목표가 나온 만큼 홍대민이 목표에 최대한 붙여보겠다고 이야기했다.
한진영은 그런 홍대민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렇게 접근하지 마세요.”
“네?”
“수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접근하다가는 타이밍을 놓칠 수 있습니다.”
“타이밍이라니요?”
홍대민이 한진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물었다.
레이 젠슨 또한 이마를 찌푸린 채로 질문했다.
“설마 자네…… 매수로 돌아서려고 하는 건가?”
레이 젠슨의 질문에 한진영이 손을 들어 파도 모양을 그렸다.
“주식은 파동 아닙니까? 올라가면 내려가고, 내려가면 올라가고…… 맨 처음 저에게 물었던 게 무엇입니까?”
“어? 맨 처음?”
레이 젠슨이 한진영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하자 홍대민이 대신 대답했다.
“정부가 움직이지 않겠냐는 질문이요?”
“맞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이야기가 흘러온 것이지요.”
홍대민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부가 움직이지 않냐는 질문에 수익 이야기가 나왔고, 포지션으로까지 이야기가 이어진 것이었다.
한진영은 이제 처음 들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려 했다.
“맨 처음 질문에 답을 하자면…… 정부가 움직일 겁니다. 당장 오늘에라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게 정부가 하는 일이니까요.”
한진영의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한 대답에 레이 젠슨과 홍대민은 동시에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이라도 당장 정부의 대응이 나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의 귀로 한진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부의 대응이 나온다면 맞서지 말아야 합니다. 증시 격언 중에 절대 변하지 않는 격언이 정부의 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곳이 미국이라면…… 격언의 신뢰도는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드라이브 거는 쪽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야 다음 스텝으로의 발걸음이 조금 더 가벼울 겁니다.”
한진영의 말에 화면을 바라보던 레이 젠슨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한진영을 바라보고 물었다.
“그럼 늦은 것 아닌가? 당장 오늘에라도 나온다면 말이야.”
레이 젠슨이 걱정하는 얼굴로 한진영에게 말했다.
세이지가 들고 있는 물량이 하루 이틀 사이에 모두 정리할만한 물량이 아니었다.
잘못하다가는 정부의 대응에 역회전이 걸릴 가능성을 레이 젠슨이 걱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진영은 그것조차 자기의 계산 아래 있다는 얼굴로 이야기했다.
“아닙니다. 지금은 큰 물결이 오기 전에 먼저 찾아온 전조현상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쓰나미가 찾아와 시장을 쓸어버릴 때 유유히 빠져나가면 됩니다. 사람들이 쓰나미에 정신이 쏠려 있는 사이에 말입니다. 그때가 되면 수천억 달러 물량을 정리해도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을 테니까요. ”
“이게 전조현상이라고?”
“쓰나미가 온다고요? 이게 쓰나미가 아니고요?”
레이 젠슨과 홍대민은 동시에 화면을 가리키고 소리쳤다.
서브프라임 때도 터지지 않았던 S&P 500의 서킷브레이커가 터진 하루였다.
다우는 2,000포인트라는 대폭락을 얻어맞았으며, 나스닥은 단번에 8,000선을 무너뜨렸다.
그런데 이것조차 전조현상이라는 한진영의 이야기에 홍대민과 레이 젠슨은 황당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왜 이러십니까? 지금 이 사태가 이거로 마무리될 거로 생각하신 겁니까? 그렇다면 섭섭하지요. 11년 만에 상승장이 끝났다고 이야기하는 장인데 이대로 끝나서야 하겠습니까? 더욱 큰 게 올 겁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커다란 것이요.”
한진영이 마치 선물 보따리를 기다린 아이처럼 즐거워하자 레이 젠슨이 혹시나 하는 모습으로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지만 자네는…… 준비를 마쳤겠지?”
어떻게 아무도 모르는 것을 한진영은 아는 거냐고 묻지 않은 레이 젠슨이었다.
여기까지 온 것에 한진영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였고 레이 젠슨은 그걸 한진영에게 물은 것이었다.
“그럼요. 홍 사장님과 함께 준비를 모두 마쳐놓은 상태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준비요? 제가요?”
홍대민은 갑작스럽게 자기를 바라보고 이야기한 한진영의 모습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던 그의 머릿속을 강렬하게 스쳐 지나가는 것이 하나 떠올랐다.
조금 뒤 미하엘 퍼터, 박도하와 함께 2차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
홍대민의 놀란 표정을 짓자 한진영은 가만히 웃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