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30화 (530/650)

530화 우리 손에 든 무기는 과거의 무기다

하루 만에 지옥에서 빠져나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등을 했다.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폭락이 있었기에 반등을 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장 평균을 넘는 하락 뒤에는 반등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반등은 단순한 폭락 뒤에 반발로 나오는 반등이 아니었다.

지난 폭락을 모두 메울만한 반등을 하며 혹시 여기가 바닥이 아니냐는 생각하게 만들 정도의 반등이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경기부양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미국 대통령이 장 막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 상승폭을 2배 이상 키우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985포인트 9.36% 상승했다.

S&P 500은 9.29%, 나스닥지수는 9.35% 상승하며 단숨에 7,874까지 회복하는 모습을 기록했다.

전날 나스닥 지수가 750포인트 하락했던 것에 비해 673포인트 상승하며 지난 대폭락을 하루 만에 대부분 회복하는 괴력을 선보인 것이었다.

2008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으로 국제 유가도 증시의 상승 덕분에 3거래일 만에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뭐…… 그런데 전용기 정말 좋다.”

뉴욕에 도착한 최석영은 피곤이 전혀 보이지 않는 얼굴로 한진영 앞에 서 있었다.

“확실히 비즈니스 위에 퍼스트 그리고 그 위에 전용기라고 하더니 거의 뭐 집에서 누워있다가 온 느낌이야. 음식도 좋고 서비스도 좋고…… 인터넷도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영화도 많고…… 제일 좋은 건 내가 밥 먹고 싶을 때 밥 먹을 수 있다는 거 이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일반 비행기에서는 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잖아.”

“만족하셨다니 잘됐네요.”

한진영이 최석영을 안으로 안내하고는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

그리고 최석영의 맞은편에 앉고는 바로 본론을 이야기했다.

“주말에 바로 방송에 나갈 거예요. 이야기 들으셨죠?”

“들었지. 그래서 비행기 안에서도 조 실장이 건네준 대본 계속 확인하면서 왔어.”

“잘됐네요.”

한진영은 최석영을 가만히 바라봤다.

“자신 있으시죠?”

“자신이야 언제나 있지.”

한진영의 질문에 살짝 흥분한 모습까지 보이는 최석영은 예전과 달리 이제는 능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린 줄 알아? 걱정하지 말고 맡겨줘. 내가 확실하게 뉴욕 사람들에게도 네 생각을 잘 전하도록 할 테니까.”

한진영은 자신 있어 보이는 최석영의 모습에 만족한 듯이 웃었다.

“주말에 확실하게 임팩트를 보여주시고 아예 이곳에 자리를 잡도록 하세요. 가족들도 데리고 오시고요.”

“그래도 돼?”

데리고 오라는 말속에 지원해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최석영은 그런 한진영의 말뜻을 놓치지 않고 환한 표정으로 한진영에게 물었던 것이었다.

한진영은 14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표정의 최석영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저는 기러기 아빠 이런 거 싫어해요. 가족이 모두 이곳에 자리를 잡도록 도와 드릴게요. 당분간은 호텔에서 지내세요. 가족이 머무를만한 장소가 마련이 되거든 그곳에 거처를 준비해드릴 테니까요.”

“진영아. 고맙다.”

“제가 무상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게 아니니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모두 부사장님께서 정당하게 얻어내시는 거예요.”

정당하게 얻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최석영은 그 이상을 한진영이 제공하는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나만 믿어. 내가 확실하게 준비해서 제대로 보여줄 테니까. 이래 봬도 한국에 있었을 때부터 미국 방송들 계속 모니터링 했다. 그래서 방송 제목만 들어도 빠삭하게 알고 있어.”

“이번에 출연할 곳은 그중에서도 메인 프라임 타임에 진행하는 증시 분석 데스크란 거 알고 계시죠?”

“그럼 알고 있어. 그것도 내가 분석을 다 마친 상태니까 나만 믿어. 네가 돈 쓴 게 아깝지 않게 해줄 테니까.”

몇 년에 걸쳐 전문적으로 활동했던 만큼 이제는 자신에 찬 모습을 보여준 최석영이었다.

한진영은 자신감마저 챙긴 최석영이 잘할 것으로 믿고 기대하겠다는 말을 남긴 후 조지훈을 불렀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호텔로 최석영을 안내하라는 말을 건네고는 최석영을 배웅했다.

***

“저 친구인가?”

레이 젠슨은 화면에 잡힌 동양인 남자를 가리키고 한진영에게 물었다.

“젠슨 고문님.”

“왜 그러나?”

한진영의 목소리에도 레이 젠슨은 화면에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왜 불렀냐는 듯이 물었다.

“왜? 빨리 말해. 방송 곧 시작할 것 같으니까.”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옆얼굴을 바라보고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주말 저녁 시간인데 지금 여기 계셔도 되는 겁니까? 사모님께서 뭐라고 하지 않으세요?”

“누구? 내 와이프? 뭐라고 하기는? 오히려 주말도 나간다고 좋아하더라.”

“주말에 나가신다고 좋아하신다고요?”

“왜 안 그러겠나?”

레이 젠슨은 아직 방송이 시작하지 않는 듯하여지자 한진영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자네한테 회사 넘기고 나서 맨날 집에만 있으니까 와이프가 더 죽을 맛인 거 같나 봐. 아침저녁으로 얼굴 마주해야 한다고 말이야. 젊었을 때는 집안 돌보지 않고 바깥일만 한다고 뭐라고 하더니 정작 집에 있으니 뭐라고 그러던데 당최 난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네.”

“집도 크셔서 얼굴 마주할 일도 잘 없지 않으십니까? 지난번에 댁에 초대하셔서 놀러 가보니 고문님께서는 서재에만 계시던데 말입니다.”

“내 말이 그 말이네. 만난다고 해 봤자 식사 시간이 전부인데…… 그조차도 싫었던 거 같으이.”

레이 젠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자네 집에 있는 거니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게. 그리고 이사 온 여기 말일세. 여기 참 좋구먼.”

레이 젠슨은 왼편에 지평선이 보이는 것 같은 창문을 내다보고 탄성을 내뱉었다.

“소문으로 여기 펜트하우스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네. 뉴욕에서도 여기 펜트하우스가 독보적으로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런데 들었던 것보다 더 좋은 것 같아.”

“마음에 드십니까?”

“마음에 들다 뿐인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끝없이 펼쳐진 빌딩 숲은 장관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구먼. 하지만 그래도 텍사스에 있는 내 농장만은 못하네. 내 농장에서 보이는 끝없이 펼쳐진 목초지를 보고 있는 게 여기 보이는 빌딩 숲보다 더 그럴듯하니 말이야.”

누가 보더라도 샘이 난다는 듯한 얼굴의 레이 젠슨이었다.

그래서 유치하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농장이 더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걸 한진영은 모를 수가 없었다.

한진영은 나이를 먹으면 오히려 애가 된다는 말을 떠올리며 레이 젠슨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아무래도 그렇지요. 자연을 보는 것이 이렇게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구조물을 보는 것보다 더 좋으니 말입니다. 언제 기회가 되시면 초대 좀 해주세요. 저도 말로만 듣던 미국의 대농장을 한번 구경하고 싶으니까요.”

“그러세. 이번 일이 끝나면 초대하지. 그건 그렇고 여기 얼마라고?”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자기 말에 맞장구를 치자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 한진영의 집을 살폈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의 시선을 따라 새로 이사 온 집을 살피고는 대답했다.

“집값만 하면 2억 5,000만 달러입니다. 이전비하고 세금 그리고 이것저것 잡다한 것 등으로 약 총 4억 달러 좀 안 되게 썼습니다.”

“4억 달러?”

레이 젠슨이 새삼스러운 눈으로 한진영을 바라보며 놀랐다.

“자네 부자구먼.”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은 가볍게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부자라니요?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그저 이번에 번 돈을 집 사는 데 다 쓴 것뿐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집 살 때 평생 모은 돈을 다 쓰고는 하지. 혹은 앞으로 벌 돈을 미리 당겨서 집 사는 데 쓰던가. 그런데 자네는 ‘이번’에 번 돈만으로 다른 곳도 아닌 뉴욕에서 제일 비싼 집을 산 것 아닌가?”

“운이 좋았습니다.”

“그래. 다른 사람 앞에서는 꼭 그런 모습을 보이도록 하게. 아무리 이곳이 자본주의의 천국인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등장한 사람이 돈을 너무 많이 벌면 위협을 받게 되어있거든. 특히 이 나라에서는 그게 더 심해.”

안타깝다는 듯이 말한 레이 젠슨은 TV 화면을 가리키고 말했다.

“시작하는구먼.”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에 TV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어제 인사를 나눴던 최석영이 말끔한 차림으로 나와 앵커 옆 데스크에 앉아 있었다.

프라임타임에 진행하는 CNBC의 간판 프로그램이었다.

이곳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심도 깊었으며 유명한 인사들만이 자리에 나와 자기들의 의견을 나누고는 했다.

그곳에 세이지가 초대된 것이었다.

레이 젠슨은 화면 속의 최석영을 바라보고 걱정하는 말투로 한진영에게 물었다.

“차라리 자네가 나가는 건 어땠나? 그 매드스톡인지 뭔지 미친 프로그램에 나가서 잘하던 거 보니까 자네가 해도 될 것 같았는데 말이야.”

“아닙니다. 최 부사장님도 잘할 겁니다.”

“뭐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왠지 모르지만, 굉장히 노련해 보이기는 하는구먼. 하지만 확실히 자네가 잘생기기는 더 잘생겼어.”

“제가 한 살이라도 더 어려서 그렇지요.”

레이 젠슨의 칭찬에 한진영은 나이 때문이라며 가볍게 받아넘겼다.

“잘해야 하는 자리네. 오늘 자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세이지가 뉴욕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달라질 거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 부사장님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런 방송에는 익숙하니까요.”

“그래도 미국에서의 경험은 처음이 아닌가?”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최 부사장님을 믿고 있으니까요.”

한진영의 철썩 같은 믿음에 레이 젠슨은 화면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한진영을 돌아봤다.

한진영은 말뿐이 아닌 진실로 믿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레이 젠슨은 그런 한진영의 모습에 조금 안심했다.

한진영이 이렇게까지 믿는다면 조금은 걱정을 덜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이 최석영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이야기하는 사이 방송은 앵커의 인사로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곧이어 바로 자리한 최석영을 소개하며 오늘 있을 방송을 알렸다.

-오늘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이름을 날리는 세이지를 초대하여 현재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자리에 세이지의 부사장이자 수석 전략분석가인 최석영 부사장님을 모셨습니다.

“수석 전략분석가?”

레이 젠슨이 한진영을 의아하다는 듯이 돌아봤다.

세이지에 그런 자리가 있냐는 듯한 물음을 담은 눈빛을 보낸 것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만든 자리입니다. 아무래도 저런 자리에는 전략분석가라는 지위가 더 어울릴 테니까요.”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대답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는 다시 화면을 바라봤다.

그곳에서는 최석영이 앵커의 인사를 받아 카메라 너머의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래도 영어는 그럴듯하게 하는구먼.”

“별로였다면 내보내지 않았을 테니 이제 안심하고 보세요. 이제부터는 잘하고 말고를 따질 정신이 없을 테니까요.”

“응?”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에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으려 했다.

그러나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시선에 손가락으로 TV를 가리키고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TV를 보면 알게 될 거라는 한진영의 모습에 레이 젠슨은 물으려던 것을 멈추고 다시 TV를 바라봤다.

TV 속의 앵커와 최석영은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세이지는 테라를 처음 발굴하고 공격적인 투자로 굉장히 유명해진 곳입니다. 그리고 300달러라는 고점론을 펼쳐 정확히 맞추는 모습을 보이시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전에 마스크회사와 진단회사에 투자하여 굉장히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저도 마스크를 쓸 수 있게 되었는데요.

앵커는 오소마스크가 제공한 마스크를 들어 보인 후 최석영에게 물었다.

-지금의 시장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최석영은 앵커의 질문에 잠시 깊은숨을 내쉬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현재의 시장은 대공황 때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최석영은 첫마디부터 ‘대공황’이라는 단어를 쓰며 시선을 잡아끌었다.

“앞으로 최 부사장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다 대본에 있는 이야기들이니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이 묻기 전에 먼저 이야기했다.

안 그래도 저게 무슨 말이냐고 물으려던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에 물으려던 것을 멈추고 다시 화면을 바라봤다.

화면 속의 최석영은 현재의 안 좋은 이야기들을 한가득 내놓았다.

앵커가 당황하여 잠시 주변을 살필 정도의 부정적인 이야기들이었다.

-잠시만요.

이대로 가다가는 시청자들이 걱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최석영의 말을 멈춰 세운 앵커였다.

그리고 그는 금요일 있었던 시장의 반등을 이야기하며 최석영의 이야기를 반박했다.

-최 수석 전략분석가님. 지난 금요일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재무장관이 이번 일은 단기적인 일이라며 선을 그은 덕분에 큰 폭의 시장 반등을 했던 걸 아십니까?

-잘 알고 있습니다.

-하원은 주말 중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광범위한 내용의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킬 거라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도 적극적인 재정 부양책 의지를 밝혔다는 것도 아십니까?

-물론입니다.

물어보는 것마다 다 알고 있다는 최석영의 모습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앵커는 잠시 원고지를 내려봤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최석영에게 마지막으로 알고 있는지 물었다.

-연준이 금융시장에 돈을 푸는 유동성 공급 조치에 이어 다음 주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다 알고 계신다면서도 지금 계속 부정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계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아직 시장은 바닥을 논하기에는 어려운 자리라는 것이 저희 세이지의 판단입니다.

최석영의 말에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돌아봤다.

이미 한진영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레이 젠슨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방송에 나와서까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던 레이 젠슨이었다.

매드스톡과 같은 방송이었다면 이해했을지도 몰랐다.

그곳은 주류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방송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최석영이 나온 방송은 투자자는 물론이고, 세계의 모든 매체가 주목하는 방송이었다.

이곳에서 말 한마디가 어떤 영향을 일으키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레이 젠슨이었기에 한진영이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 폭락은 과거의 폭락들과 다릅니다. 안전자산인 금과 국채까지도 투자자들이 집어 던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것을 현금화하고 있습니다.

최석영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카메라를 응시했다.

카메라를 통해 날카로운 시선이 보고 있는 시청자에게 그대로 날아오는 느낌이 전해졌다.

최석영은 단호한 목소리로 카메라를 향해 깜짝 놀랄 말을 건넸다.

-금리 인하와 부양책이 나올 때가 진짜 시장에 충격을 줄 때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금리 인하와 부양책이 진짜 충격이라니요?

예상치 못한 말에 앵커는 화들짝 놀랐다.

최석영의 말은 다른 전문가라는 사람들과 달랐다.

애매하게 여기서 오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금리인하와 부양책이 나올 때라는 시간까지 정하여 이야기했다.

앵커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최석영은 그런 앵커의 모습을 예상했다는 듯이 물어보지 않았음에도 부연 설명을 이어갔다.

-금리 인하와 부양책은 과거에 한 번 쓰였던 무기입니다. 적은 새로운 것인데 우리 손에 들린 무기는 과거의 무기라면…… 역사가 증명하듯이 한번 쓰인 무기는 다음에 또 휘둘렀을 때는 아무런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떠올린 순간이 찾아오게 될 겁니다. 그때가 진짜 시장이 충격을 받을 때라는 이야기입니다. 아직은 바닥을 논할 시기가 아닙니다.

세계적인 방송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세이지가 첫 등장부터 당황할만한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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