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35화 (535/650)

535화 사람의 감정이 들어가면 분석이 흔들린다

나창운은 도대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대화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레이 젠슨은 그런 나창운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지 가만히 웃기만 했다.

나창운은 레이 젠슨과 한진영을 번갈아 바라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시위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맞부딪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긴 것이지요.”

한진영은 사전 설명을 충분히 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나창운에게 이제 해야 할 일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했다.

“주당 200달러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진행하도록 하세요.”

“얼마에 하라고요?”

나창운은 자기가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여 한진영에게 되물었다.

그리고 급히 고개를 돌려 엑슨모빌의 주가를 확인했다.

한진영의 말을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자기가 지금 엑슨모빌의 주가를 잘못 알고 있는 게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창운이 엑슨모빌의 주가를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엑슨모빌은 현재 300달러에 주가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레이 젠슨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창운을 향해 한진영 대신 이야기했다.

“두 나라가 서로 맞부딪쳐서 위기가 더욱 강해진다면 엑슨모빌이 적자를 메우기 위한 투자를 끌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자네 회장의 생각이네. 그렇게 된다면 시가 대비 높은 할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질 테니까. 뭐 물론 그전에 기준이 되는 시가 또한 다른 곳들이 죄다 반등하는 와중에 홀로 빠져 내려갈 테니 200달러는 무모한 가격은 아니야. 말이 돼.”

레이 젠슨의 설명을 듣자 200달러가 전혀 말이 안 되는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 전에 전제로 깔리는 것이 문제가 됐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맞부딪칠까요?”

“나도 그게 궁금하네. 맞부딪치나?”

레이 젠슨도 나창운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한진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한진영은 자신을 바라보는 두 쌍의 눈을 향해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둘이 맞부딪친다는 자료를 보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그때 이야기고…… 상황이 바뀌지 않았나?”

“이래서 제가 전략분석실의 분석을 중심으로 매매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진영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의 감정이 들어가면 분석이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이쯤이면 바닥이지 않을까? 혹은 이쯤이면 서로 화해하지 않을까? 같은 개인의 바람이 분석에 섞여들어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지요. 하지만 기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지금의 상황을 상정한 상태로 분석에 들어가 나온 답입니다.”

“코로나19로 지금 전 세계가 침체에 들어가는 데도 증산을 이어간다고?”

“믿어지지 않으십니까?”

“당연하지. 이걸 누가 믿나?”

레이 젠슨이 자기 말이 맞지 않는다는 얼굴로 나창운을 바라봤다.

나창운도 믿어지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미국 정부가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 물러나지 않고 맞부딪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진영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진영은 믿건 말건 상관없이 진행한다는 식으로 더는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그럼 두 번째 이야기해볼까요?”

레이 젠슨은 더 이야기해봤자 입만 아프다는 듯한 한진영의 모습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한진영이 엑슨모빌 등과 연결을 부탁하여서 해주기는 했는데 원유를 확보하려는 것부터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까지 도대체가 이해가 가는 것이 하나가 없는 상황이었다.

‘언제는 이해가 갔던 적이 있었나.’

레이 젠슨은 이제는 마음을 내려놓기로 마음먹었다.

집에 있는 와이프의 마음을 모르듯이 한진영의 마음 또한 모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몸을 뒤로 물리고 한진영을 바라보는 레이 젠슨을 슬쩍 바라보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

연준이 한국 등 9개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서 달러 유동성 개선을 하겠다는 기대에 올랐던 증시가 하루 만에 급락하고 말았다.

장 초반만 해도 달러 경색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자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을 기준으로 장중 3% 가까이 오르며 7,300대 중반까지 지수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시장은 급격히 고개를 떨구기 시작했다.

뉴욕주가 ‘자택 대피령’을 내린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었다.

뉴욕주의 주지사는 비필수 업종에 대해 100% 재택근무 명령을 내렸다.

이 법령은 경고가 아닌 법적으로 강제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뉴욕주에 ‘셧다운’을 선포한 것이었다.

이런 셧다운은 캘리포니아에서부터 뉴욕까지 미 국민의 5분의 1을 자가격리 시켰다.

전 세계 소비시장을 이끄는 미국이 셧다운을 진행하는 것에 전 세계는 공포에 떨었다.

물건을 만들어도 사주는 곳이 없다는 것은 세계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만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은 미국의 2분기 경제가 24% 역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노동부가 발표할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225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5만 명은 코로나19 셧다운이 시작되던 때의 28만 명의 8대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인덱스IQ의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은 실제 데이터보다 공포감에 의해 거래되고 있다”며 “공포가 변동성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시장에 호재로 받아들일 것은 오직 세이지가 공매도를 청산한 이후 매수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뿐이라며 “세이지의 선택이 이번에도 맞을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세이지의 포지션이 공개된 이후 시장은 세이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냈다.

지난 공매도의 이유부터 시작해서 왜 지금 자리에서 매도를 청산했는지 그리고 다음 포지션은 언제가 될 것인지 시장은 세이지의 생각을 듣고 싶어 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시장에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있는 세이지증권의 부사장 겸 수석전략분석가이신 최석영 부사장님을 모셨습니다.

화면에는 최석영이 여유로운 얼굴로 나와 앉아 있었다.

조지훈은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한진영을 향해 보고했다.

“한국 정부에서는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최대한 빨리 마스크를 지원해줄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를 비롯하여 유럽의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도 마스크를 비롯하여 진단키트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셧다운을 진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은 뭐 얼마나 준다는데?”

한진영이 화면을 바라본 채로 물었다.

조지훈은 한진영이 몇 푼 안 되는 마스크와 진단키트의 제안가를 물어보는 것이 어떤 이유가 있나 궁금해하며 대답했다.

“우선 미국은 마스크의 경우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장당 5,000원을 제안한 상태입니다. 유럽도 마스크의 경우에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일회용 마스크의 경우에는 그보다 적은 금액을 제안했습니다. 제안가는…….”

“됐어.”

한진영은 세세한 것까지 대답하려는 조지훈의 말을 막아 세우고는 고개를 돌려 조지훈을 바라봤다.

“진단키트는 얼마를 주겠다고 하던가?”

“키트 당 100달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키트 당 100달러?”

한진영은 웃음을 흘리고는 다시 화면을 바라봤다.

“오션제로 천 사장에게 팔 수 있을 만큼 잔뜩 팔라고 해. 이런 기회 다시 찾아오지 않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오소마스크를 인수하겠다는 곳은 얼마나 있어?”

“북양 그룹과 선우제지에서 2,000억에 인수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카엘 컨소시엄에서도 인수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0억?”

한진영 가볍게 입꼬리를 말아 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청와대에 아버지가 부담돼서 회사를 매각하고 싶어 한다고 이야기해.”

“청와대에 굳이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요? 정부에서 보조받은 게 없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지금 어쨌든 거래하는 곳은 청와대니까 청와대에 물어봐.”

“거래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제공을 하는 입장인데 청와대에 보고해야 하는 건가요?”

조지훈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한진영에게 물었다.

한진영은 여전히 화면을 바라본 채로 대답했다.

“청와대의 허락을 받아야 나중에 다른 소리를 듣지 않아. 매각을 물어보는 게 아니라 매각을 하겠다는 것을 도장 받는 거니까 그 과정이 꼭 필요해. 그리고 가장 먼저 돈을 내겠다는 곳에 오소마스크를 매각한다고 세 곳에 모두 알려. 지저분하게 어음이나 지분교환 혹은 꼼수를 쓰는 건 받지 않겠다고 해. 무조건 현금. 현금거래만 하겠다고 해.”

“경쟁을 시키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돈을 먼저 내는 곳에 팔겠다는 것도 경쟁이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언론에다가 알려. 우리는 이걸 팔아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모조리 재단을 설립하여 어린 학생들과 노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데 회사 매각대금까지도 모두 쓸어 넣겠다고 말이야.”

조지훈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2,000억이라는 돈을 적은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00억을 모두 말입니까?”

“그래.”

그러나 조지훈 같은 사람에게나 2,000억이 엄청난 돈이었지 한진영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은 듯이 보였다.

한진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이야기하고 화면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저희 세이지는 지금이 저점이거나 저점에 근접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매수를 할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미 몇몇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이 저희는 현재 몇몇 종목을 중심으로 하여 점차 매수세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세이지가 공식적으로 매수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한 것에 앵커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최석영은 그런 앵커의 모습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평온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말했다.

-현재 여러 종목이 3년 전 혹은 그보다 훨씬 이전의 주가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저희는 지금의 상황이 펀더먼털을 훼손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록 많은 실업자와 경기침체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이지는 침체가 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침체는 오지만 잠시뿐이라는 것이 저희의 판단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에 따라 현재 저희 세이지가 보유하고 있는 펀드들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세이지 자산운용의 펀드에 가입하시면 저희가 어떤 종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최석영의 너무나 확신에 찬 이야기에 앵커가 제대로 된 말을 하지 못하자 최석영은 다시 카메라를 바라보고 말했다.

-소액투자자 여러분들이 정보를 얻고 싶다면 저희가 제공하는 조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셔도 됩니다. 월간 5달러의 비용만 지불하신다면 원하는 정보를 받아보실 수 있으십니다.

짧은 틈을 이용하여 광고 멘트를 날린 최석영의 모습에 한진영은 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하여튼 저 양반 참 잘해. 앵커가 정신 못 차린 틈을 이용해서 광고를 하다니. 생각도 못 했다.”

앵커는 정신을 차리고 급히 최석영에게 주의를 줬다.

그러나 이미 말은 최석영의 입을 통해 나왔고 이야기는 전파를 탄 이후였다.

한진영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조지훈에게 지시했다.

“미하엘 퍼터에게 조로 트래픽 조심하라고 해. 지금 상황에서 몰리는 사용자로 인해 프로그램이 먹통이 되면 최 부사장님이 방송에 나와 저렇게 이야기한 게 아무런 소용이 없어지게 되니까.”

“네. 알겠습니다.”

한진영은 미안하다며 앵커에게 조심하겠다고 말하는 최석영을 바라보고 미소 지었다.

“마침 조로가 탄력받을 타이밍이었는데 말하지 않아도 딱 알맞은 타이밍에 조로를 이야기해줬네. 저 양반하고도 오래 지내서 그런가 서로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아.”

한진영은 딱 알맞은 시점에 말하지 않아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최석영을 보고 그를 방송에 나가게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

한진영은 편안한 차림으로 계단을 내려왔다.

그때 마침 화면을 주시하던 직원 하나가 한진영을 발견하고 급히 그의 곁으로 달려왔다.

“회장님. 뭐 필요한 게 있으십니까?”

직원의 말에 한진영은 손을 내젓고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니야. 하던 일 해. 내가 너무 자주 얼굴을 들이밀어서 자네들이 불편하겠어.”

“아닙니다. 여기서 일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는 중입니다.”

한진영은 직원의 말에서 가만히 미소 지었다.

“오히려 저희 때문에 회장님이 불편하실까 봐 그게 걱정입니다.”

어느새 다가왔는지 조지훈이 직원을 대신해서 한진영에게 말했다.

직원은 조지훈의 등장에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 조금 전까지 하던 일을 이어서 했다.

한진영은 그런 직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지훈에게 말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재택을 하는데 이렇게 모아서 일을 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을 거야.”

“아닙니다. 진심으로 다들 이렇게 회장님 자택에 와서 일하는 걸 좋아하고 있습니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펄쩍 뛰며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이곳은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뉴욕의 가장 꼭대기 아닙니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 높게 자리한 곳에서 뉴욕을 모두 내려다보며 일을 한다는 게 뉴욕커에게는 꿈 같은 일을 할 수 있으니 모두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가장 특별한 곳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한다는 자부심도 생기고요.”

“그럼 다행이야. 나는 집에서 일하는데 괜히 부른 게 아니냐는 걱정이 됐었는데 말이야.”

“그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 그래도 제가 오기 싫은 사람은 오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는데 다들 자발적으로 오고 싶다고 해서 온 겁니다.”

조지훈의 말에 한진영은 알겠다는 뜻으로 등을 두드리고 앞으로 걸어갔다.

뉴욕주에서 실시한 셧다운으로 인해 회사에서 일할 수 없게 된 세이지 직원들은 일하는 곳을 한진영의 자택으로 옮겼다.

마침 한진영이 이사를 하며 제일 낮은 층인 129층에 세이지에 마련해놓은 시스템이 그대로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 비서실 직원 몇을 불러 세이지 자산운용의 전체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중이었다.

뉴욕증시는 또다시 저점을 깨며 하락을 이어갔다.

다우지수와 S&P 500은 물론이고 나스닥도 지난번에 만들어 놓은 저점을 깨며 3%가 넘는 하락을 보여주고 있었다.

미 연준은 어떤 조치로도 힘을 전혀 쓰지 못하는 금융시장에 가장 확실하며 가장 큰 대책을 내놓았다.

무제한 유동성 공급.

과거 금융위기 시절 ‘바주카포’로 불렸던 가장 확실하게 시장을 다스렸던 대책을 또다시 꺼내 든 것이었다.

연준은 제로금리를 선택했음에도 계속하여 저점을 갱신하는 증시를 보며 속을 끓였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시장이 우려하는 헤지펀드를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연쇄도산 또한 막을 수 없는 일이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형 펀드들의 청산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를 주로 하는 펀드의 경우에는 이미 리스크관리 단계를 넘어가 강제 청산이 나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어쩌면 대폭락과 금융시장 붕괴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세이지가 공격적으로 시장에 강제 청산 나오는 물량을 받아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장 투자자들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세이지가 막아내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강제청산은 물량과 가격을 신경 쓰지 않고 기계적으로 시장에 쏟아내는 만큼 그걸 받아내는 것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시장은 계속 빠져 내려갔고, 그걸 보며 연준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가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연준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시장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이다”라고 밝혔다.

연준은 더는 시장의 폭락을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시각으로 행동에 나섰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