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화 문제를 키워 다른 사람이 해결하게 만든다
세이지의 최석영이 방송에 나와 공식적으로 투자를 하라고 이야기한 이후에도 지수는 힘차게 상승했다.
7,000대가 깨져 6,600까지 확인했던 나스닥 지수가 어느새 8,000이 보이는 7,880까지 올라간 것이었다.
시장은 계속 이상하다는 듯이 상황을 지켜봤다.
부양책을 발표하고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코로나19 사태에 이대로 증시가 올라가는 게 맞느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셧다운이 국가 단위로 선포되는 중이었다.
국가 간의 교류를 막았고, 회사를 멈췄으며, 학교의 문을 닫아 걸었다.
그런데도 계속 늘어나기만 하는 감염자 숫자에 정부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가 오르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만 한 시장 참여자들은 섣불리 세이지의 말대로 투자를 진행할 수 없었다.
몇몇 강심장들이 세이지의 펀드에 가입하여 대체투자를 진행할 뿐 대부분의 사람은 노벨 경제학상을 탄 교수의 말대로 데드 캣 바운스 정도의 상승으로만 지금의 상황을 파악했다.
-세이지 이 거짓말쟁이들.
쾅!
-이 겁쟁이들.
쾅!
-너희 같은 놈들이 바로 시장을 교란하는 쓰레기 같은 놈들이야.
쾅!
매드스톡의 머치 버치킨스는 최근 모습 중에서 가장 신난 얼굴로 물건들을 때려 부수었다.
-너희들이 그럴 줄 알았다. 이 머저리 같은 놈들아!
쾅!
쾅!
-헉헉.
한참을 때려 부수던 머치 버치킨스는 숨이 찼던지 잠시 야구 방망이를 내려뜨리고 숨을 몰아쉬었다.
힘이 드는 상황이었지만 기분은 여전히 좋았는지 머치 버치킨스는 숨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바로 입을 열어 방송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8,000이 회복됐다면 내가 세이지 놈들을 인정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 봐봐. 바로 꼬꾸라지지 않았냐? 7,300이다 7,300. 지금 7,000이 깨지는 게 먼저일까? 아니면 8,000이 회복되는 게 먼저일까?
머치 버치킨스는 이미 결과가 나왔다는 듯이 비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말했다.
-여기 다들 보이나? 한 덜 전 쯤에 코로나19 이야기가 나오며 시장을 단번에 9,800에서 8,200까지 뺐던 지점. 여기.
야구 방망이를 들어 화면을 두드렸다.
화면에는 나스닥 차트가 그려져 있었다.
-여기 보면 지금과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다들 알겠나?
머치 버치킨스는 카메라 너머에 있는 시청자들이 이해되느냐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까지 내밀어 똑바로 알아들으라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여기도 반등 뒤에 저점 깨지면서 나락으로 갔지? 지금도 마찬가지야. 8,000을 회복하려고 했으면 진작 했을 거야. 그런데 8,000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늘 4%가 넘게 하락했어. 이놈의 지긋지긋한 셧다운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그리고 오늘 떨어진 게 어떤 것들인지 알아?
머치 버치킨스가 야구 방망이로 화면을 가리키자 이번에는 화면에서 하락 종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동산투자, 유틸리티, 에너지, 금융…… 세이지가 좋다고 한 것들이 죄다 5%가 넘게 하락했는데…… 이게 뭔 소린지 알겠어?
쾅!
머치 버치킨스는 앞에 놓은 수박을 내려치고는 발광하듯이 소리 질렀다.
-이 개놈의 자식들은 사기꾼이었다는 이야기야. 그러니 어서 세이지에서 돈을 빼. 세이지 자회사인 조로에 들어있는 월간 구독도 어서 취소해버려. 그리고 손해난 게 있다면 세이지에 배상 청구를 해. 하루라도 빨리하는 게 너희들이 사는 길이야. 늦어지면 7,000이 깨지고 이번에는 6,000도 깨지게 될 테니까.
머치 버치킨스는 입에서 침이 흘러내릴 정도로 광분한 채로 말을 쏟아냈다.
-미국 누적 확진자 20만 명, 사망자 4,600명. 불과 13일 만에 확진자가 20배나 올라 버렸어. 코로나19 별거 아니라고 이야기하던 백악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0만에서 최대 24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했어. 이런 상황에 투자? 투자? 이 병신들아. 지금은 투자가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할 시기야. 이 X만 한 놈들아. 너희들은 사기 칠 생각이나 하지 말고 너희 나라로 꺼져버려.
화면 속에서 머치 버치킨스는 마치 화면 밖의 한진영과 마주하고 이야기하듯이 소리를 질렀다.
조지훈은 그런 머치 버치킨스의 모습에 잠시 한진영의 눈치를 살피고는 이야기했다.
“매드스톡 측에서 제안을 해왔습니다.”
“제안? 무슨 제안?”
한진영은 여전히 화면을 바라본 채로 말했다.
조지훈은 한진영이 기분이 나쁜 것인지 아니면 괜찮은 것인지 알 수 없는 모습을 보고 잠시 머뭇거린 후 매드스톡 측의 제안을 이야기했다.
“이번에 새롭게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제작 지원을 해준다면 더는 세이지의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한진영은 화면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조지훈을 바라봤다.
조지훈은 한진영이 불같이 화낼 걸 예상하고 잠시 움찔했다.
그러나 의외로 한진영의 모습은 태연하기만 했다.
오히려 은은히 웃음기를 머금고 있기까지 한 것이 매드스톡의 제안을 흥미로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제작 지원을 해주면 지금 저 짓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제안해 왔다고?”
한진영이 말을 하며 손을 들어 화면을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매드스톡의 머치 버치킨스가 모든 할 말을 마쳤는지 본격적으로 물건을 때려 부수는 중이었다.
때려 부수는 물건에는 세이지와 한진영 그리고 최석영의 이름과 사진이 잔뜩 붙어 있었다.
조지훈은 너무 심해 보이는 모습에 얼굴을 찌푸렸다.
“우선 항의라도 할까요? 법률팀에게 이야기해서 소송이라도 넣으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이야기 듣기로는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는 저런 짓은 더는 할 수 없다고 하니까 말입니다.”
불쾌한 표정의 조지훈을 올려다본 한진영은 피식 웃고는 고개를 돌려 화면을 바라봤다.
“됐어. 우리를 도와주려고 안달이 난 곳인데 굳이 그럴 필요 없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고요?”
“그래.”
한진영은 시간이 갈수록 과격해지는 방송을 바라보고 코웃음을 쳤다.
“제작 지원은 하지 말고 다른 쪽으로 하도록 하자. 최 부사장님 잠시 들어오라고 이야기해. 그리고 조 실장은 CNBC와 인터뷰를 잡아. 내일 오전에 인터뷰해서 내일 오후에 방송이 나갔으면 좋겠으니까 스케줄을 그렇게 잡아봐.”
“제작 지원도 하지 않고 매드스톡에 출연하는 것도 아닌 건가요?”
조지훈은 저렇게 지랄발광한다면 돈을 줘 진정시키든지 아니면 방송에라도 나가 어떤 액션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진영은 뜻밖에도 제작 지원도 하지 않고 방송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오히려 아무런 상관없는 CNBC와의 인터뷰를 잡아 바로 방송이 나가길 바라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의 매드스톡과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교수에 대한 반박 인터뷰를 위해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걸 CNBC에서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조지훈은 의문이 들기만 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표정을 보고 무얼 생각하는지 아는 듯이 이야기했다.
“이제 매드스톡에 나갈 필요가 없어. 우리 체급이 저런 방송에 나갈 급이 아니니까.”
한진영은 여전히 화면에서 한진영을 부르고 있는 머치 버치킨스를 슬쩍 돌아보고 말했다.
“오히려 상대해주면 매드스톡에 도움을 주는 꼴밖에 되지 않아. 제작 지원을 해주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우리가 꼬리를 마는 거니까 해줄 수 없지.”
“그래서 CNBC에 나가라고 하시는 건가요?”
“그래. 거기에 나가서 매드스톡에서 더는 우리 이야기가 나오지 못하게 만들어야지.”
“CNBC에 나가서 매드스톡의 입을 다물게 만드신다고요?”
조지훈은 아무 상관도 없는 방송에 나가 입을 다물게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했다.
***
조지훈의 궁금증이 해결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CNBC와의 약속부터 시작해서 인터뷰 촬영 그리고 방송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인터뷰 촬영을 한 다음 날 오후 바로 방송이 잡혔다.
현재 주식시장에서의 가장 큰 논란거리인 세이지가 직접 자원하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만큼 CNBC는 세이지가 원하는 대로 스케줄을 다 맞춰줬다.
그래서 원하는 방송이 이루어졌고, 그 방송을 많은 사람이 시청했다.
최석영은 방송에 나와 평상시와 다름없이 지금 시장을 바라보는 세이지의 생각을 가감 없이 이야기했다.
현재 지수의 위치에서는 왜 매수를 해야 하는 것인지부터 시작하여 어떤 종목들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방송에서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기자는 이런 최석영의 반응에 약간 실망하는 눈치를 보였다.
CNBC가 인터뷰하고 싶다는 세이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이런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기였습니다.”
한진영과 함께 인터뷰 방송을 지켜보던 조지훈은 인터뷰 당시에 있었던 이야기를 한진영에게 덧붙여 이야기했다.
“여기서 촬영 카메라 뒤에 있던 PD가 기자에게 신호를 줬습니다.”
“역시 참지 못한다니까.”
한진영은 준비했던 말을 할 기회를 CNBC가 제공한 것을 정확히 예측했다.
한진영의 말대로 이대로 인터뷰가 맹숭맹숭하게 진행되는 것을 CNBC는 참지 못했던 것이었다.
-지금까지 세이지의 시장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기자는 최석영의 말을 잠시 끊어내고 PD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카메라 뒤에 서 있던 PD는 빨리 질문을 던지라고 손짓했고, 그 손짓을 확인한 기자는 최석영에게 CNBC를 비롯하여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저를 비롯한 많은 분이 현재 논란이 되는 이야기에 세이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좀 해주시겠습니까?
-논란이라면…… 닥터 둠이라고 불리시는 룸비니 교수님의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네. 그것뿐만이 아니라 세계적 투자자 로어스 역시 앞으로 몇 년은 생애 최악의 베어마켓이 될 거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세이지의 말과는 완전히 다른 주장을 펼치고 계시지요. 또 있습니다.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는 듯한 최석영을 대신해서 기자가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화제가 된 방송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매드스톡이라는 방송 아시지요?
-네. 알고 있습니다.
-그곳이 공개적으로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세이지에서는 아무런 대응이 나오고 있지 않고요. 그래서 사람들은 혹시 세이지가…….
잠시 말을 멈춘 기자는 최석영의 눈치를 살피고는 매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세이지가 처음 이야기했던 생각을 바꾼 게 아니냐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 세이지의 분석을 들으니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더군요.
-맞습니다. 저희는 시장을 바라보는 뷰에 바뀐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세이지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거기에 대한 확실한 이야기를 이곳에서 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PD의 지시에 마음을 제대로 먹은 기자가 직선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만약 최석영이 얼버무리려 한다면 또 다른 질문을 던지겠다는 모습으로 큐 카드를 든 채로 최석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최석영은 기자의 질문에 잠시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사실 제가 오늘 인터뷰 자리에 나온 것은 오늘로 잠시 동안 방송에 나오는 것을 그만하겠다는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방송에 그만 나오신다고요?
기자는 깜짝 놀란 얼굴로 최석영을 바라봤다.
그리고 급히 질문을 다시 건넸다.
-혹시 그럼 세이지에서 다른 분이 부사장님을 대신해서 출연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닙니다. 세이지는 당분간 언론과 거리를 두고 본업에 충실히 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방송과 단절을 하겠다는 이야기에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최석영은 그런 기자의 반응에 더욱 어두운 얼굴을 하고 이야기했다.
-나름대로 저희는 투자자 여러분께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이야기했습니다. 두루뭉술한 말이 아닌 명확한 이야기로 세이지의 뷰를 이야기했고, 그중에서 관심 있게 봐야 할 종목을 숨김없이 모두 이야기했습니다.
최석영의 말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움이 잔뜩 묻어 나오는 목소리였다.
한진영은 이런 최석영의 말이 마음에 들었던지 빙그레 웃으며 최석영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도 많은 분이 저희의 의견에 불만을 드러내셨습니다. 매드스톡 같은 곳은 노골적인 표현을 서슴없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세이지 내부에서는 더는 방송과 같은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세이지는 고객 외에 이렇게 대중에게 이야기하는 자리는 지양하기로 했습니다.
최석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화면에서조차 심리적 괴로움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실제 눈앞에서 본 기자는 감히 최석영에게 괜찮으냐는 말을 건네지 못할 정도였다.
한참 동안 고개를 숙여 괴로움을 표현한 최석영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화면을 보고 말했다.
-그래도 저희의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저점은 나왔으며 유동성 파티가 이제 시작될 겁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자산에 투자해라. 다만, 유가는 최근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유가 관련 투자는 멈추도록 해라. 하지만 유가도 쇼크가 나온 뒤에는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을 테니 그때는 투자해도 괜찮다.
계속 이야기를 정리하던 최석영은 기자를 돌아보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까지 세이지가 하는 마지막 말입니다.
짝짝짝짝.
한진영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화면에 나오는 최석영을 향해 힘껏 박수를 쳤다.
“역시 최 부사장님은 연기도 잘해. 알고 봐도 이 정도인데 모르는 사람은 어떻겠어? 안 그래 조 실장?”
한진영이 조지훈을 돌아보고 묻자 조지훈도 동의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카메라가 꺼진 뒤 위로하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상황이 좋지 못해 그런 것이니 다음을 기약하자는 말로 CNBC가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위로받는 와중에도 최 부사장님의 연기는 흐트러짐이 없는 게 정말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습니다.”
조지훈은 감탄을 섞인 고갯짓을 몇 차례나 했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의 모습에 이해가 가는 듯이 웃었다.
“좋아. 이제 더는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겠다. 그리고 덕분에 겸사겸사 고객도 늘어날 테니 잘됐어. 조수아 부사장한테 바로 출시하자고 이야기해.”
“네. 알겠습니다. 펀드 출시를 전달하겠습니다.”
조지훈은 슬쩍 화면을 돌아봤다.
그곳에서는 위로하는 기자와 어두운 표정의 최석영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최석영은 세이지의 뷰와 추천 종목이 듣고 싶다면 조로나 펀드 가입을 통해 듣기를 바란다는 이야기했다.
그게 맞는 일인데 세이지가 잘 몰라 방송에 나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자책하는 최석영의 모습이 화면을 통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거로 정말 끝이 날까요? 불쌍해 보이는 모습에 매드스톡이 그만할 사람들이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불쌍한 것하고 매드스톡하고 무슨 상관이야?”
조지훈의 말에 그게 무슨 말이냐며 한진영이 조지훈을 바라봤다.
조지훈은 그런 한진영의 시선에 화면을 바라보고 말했다.
“측은지심을 통해 매드스톡과 학계의 사람에게서 받는 비난을 피하려고 하신 것 아니었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비난을 왜 피해?”
“그러면…… 저거는…….”
조지훈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최석영을 바라보고 저게 무엇이냐는 표정을 지었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야. 난 그중에서도 문제를 키워 다른 사람이 해결하는 방법을 더 좋아해. 바로 저게 그거야. 문제를 키워 다른 사람이 해결하게 만든다.”
“문제를 키워…… 다른 사람이 해결하게 만든다고요? 어떻게…….”
“두고 봐. 사람들이 나서서 매드스톡과 그 노벨상 받은 양반에게 우리한테 사과하라고 할 테니까.”
“사람들이요? 매드스톡과 교수를 압박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그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방법이야.”
한진영은 말을 마치고는 손을 털고 밖으로 나갔다.
“매드스톡에서 반응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있어야 할 테니까 그때까지 오늘 상황이나 점검해보자.”
한진영이 밖으로 나가자 조지훈은 궁금증을 참은 채로 한진영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