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43화 (543/650)

543화 부탁하게 만든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가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서로 증산까지 해대며 끝없이 달려가던 기차가 멸망이라는 글자가 보이는 앞에서 겨우 멈춰 선 것이었다.

러시아와 사우디 등 산유국 23곳이 참여하고 있는 OPEC+는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전례 없는 큰 규모의 감산으로 극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시장은 한숨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례 없는 큰 규모지만 국제 유가가 과연 반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시각이 시장에서 흘러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폭이 감산 규모보다 더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OPEC+ 회원이 아닌 산유국이 감산 페이스에 동참할 건지도 의문이었다.

만약 OPEC+ 회원국이 아닌 곳이 OPEC+의 희생을 기회로 여겨 증산하게 된다면 OPEC+ 회원국들이 언제라도 감산 합의를 깰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감산에 불만이 많은 러시아 등이 타국의 이런 행위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거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나스닥은 이런 분위기와 함께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을 거라는 우려에 8,100대를 기준으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 치고 올라가기에는 다른 동력이 필요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한진영과 나창운 그리고 레이 젠슨은 함께 모여 엑슨모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엑슨모빌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나창운이 엑슨모빌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먼저 제안해 온 것을 이야기했다.

“300달러에 150억 달러 투자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한진영은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나창운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창운은 한진영이 관심이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엑슨모빌 측의 제안을 계속 이야기했다.

“5,000만 주를 새롭게 발행하여 매각한다고 했습니다. 우선주 형식으로 의결권은 없는…….”

“그만하게.”

가만히 이야기 듣던 레이 젠슨이 먼저 나창운의 말을 막아 세웠다.

어차피 더 들어도 한진영이 받아들이지 않을 제안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자기보다 더 불쾌해하는 레이 젠슨을 향해 몸을 돌려 앉고는 말했다.

“고문님께서 고생 좀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고생? 무슨 고생?”

“협상 자리에 고문님께서 가서 앉아 주셨으면 합니다.”

“협상 자리에 앉아있으라니? 내가 거기 가서 앉아서 할 일이 뭐가 있어? 그리고 알다시피 나는 세이지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한 사람이야. 내가 그러는 편이 자네한테도 이득이라는 걸 모르지 않지 않나?”

레이 젠슨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진영을 바라봤다.

아무리 지금 세이지가 잘나가고 한진영의 이름이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오르내린다고 하지만 아직 레이 젠슨이라는 이름에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레이 젠슨이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면 세이지와 브릿지랜드 사이의 무게추가 바뀌어 버릴지도 몰랐다.

세이지가 브릿지랜드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레이 젠슨이 세이지를 인수한 것처럼 사람들이 오해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런 부분은 한진영은 물론이고 레이 젠슨도 경계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철저히 레이 젠슨은 조언자로서 내부에서만 활동할 뿐 외부로는 은퇴한 모습으로 보여 세이지에 힘을 실어준 것이었다.

한진영이 이걸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한 레이 젠슨은 궁금한 얼굴을 하고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레이 젠슨을 향해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아무래도 엑슨모빌이 우리를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넣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고문님의 이름값이 필요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협상 자리의 무게를 올려주십시오.”

“가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된다는 이야기인가?”

“맞습니다. 다른 걸 안 하셔도 됩니다.”

한진영은 나창운을 돌아봤다.

자기의 생각이 어떠냐는 시선으로 나창운을 바라본 것이었다.

나창운은 한진영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한진영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나창운은 레이 젠슨을 향해 한진영을 대신하여 이야기했다.

“그러면 되겠습니다. 사실 협상 자리에서의 분위기는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엑슨모빌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무시하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걸 회장님께 말씀드리지는 않았는데…… 회장님께서는 엑슨모빌에서 나온 제안을 듣는 것만으로 자리의 분위기를 파악하신 것 같습니다.”

나창운은 한진영을 향해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슬쩍 돌아보고는 계속 레이 젠슨을 향해 말했다.

“고문님께서 자리에 함께 계신다면 엑슨모빌 측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 분명합니다.”

“내 명성을 이용하겠다는 건가?”

레이 젠슨이 고개를 돌려 한진영을 바라보고 묻자 한진영은 레이 젠슨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이용이 아니라 기대겠다는 겁니다.”

“기댄다고?”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을 조용히 곱씹고는 가볍게 웃었다.

“확실히 자네도 저 친구 못지않아.”

레이 젠슨은 화면에 나온 최석영을 향해 턱짓하고 말했다.

“저 친구가 아니라 자네가 나갔어도 됐을 거야. 아니. 어떤 면에서는 저 친구보다 자네가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어떤가? 지금이라도 화면에 직접 자네가 나서는 게 말이야.”

자기에게 기댄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던지 레이 젠슨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한진영을 향해 대중 앞에 나설 것을 이야기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에 가만히 웃었다.

“이번은 특별히 CNBC에서 부탁해서 방송에 나가는 거고 한동안은 우리 본업에 집중하려 할 생각입니다.”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는 걸 진짜 자제한다는 이야기인가?”

“네. 그래야 세이지에 도움이 될 테니까요.”

“하하하. 궁금하면 세이지에 가입하라 이 말이군. 어떻게 자네는 모든 일에 그렇게 철저히 계산적일 수가 있나? 그러니까 저기에 나간 것도 저쪽에서 부탁하지 않았어도 나갈 생각이었군 그래.”

“부탁하지 않아도 나갈 자리를 부탁받아 나가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탁하게 만든다. 하하. 정말 어려운 일을 너무나 쉽게 이야기하는구먼. 자네가 보는 세상과 내가 살아온 세상은 너무나 다른 것 같아.”

레이 젠슨이 부러움과 아쉬움이 섞인 말이 끝날 때쯤 화면 속에 나온 최석영과 CNBC 기자 사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렇게 다시 방송에 나와주신 세이지 최석영 최고 전략분석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리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저야 많은 분의 기대와 응원을 들으며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기자와 최석영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방송국을 대표하여 세이지와 최석영 최고 전략분석가님께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세이지를 악질적으로 비난하는 투자사들을 저희 쪽에서 차단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은 다시는 없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려 약속합니다.

-괜찮습니다.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됩니다. 엄연히 말한다면 그들과 저희는 경쟁 관계에 있는 사이입니다. 그들이 보는 뷰와 저희가 보는 뷰가 다르다면 당연히 상대의 뷰가 틀렸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지 못하고 입을 막는 것은 독재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니 사과하지 마시고 막지도 말기를 제가 오히려 부탁드립니다.

사과를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레이 젠슨은 함께 방송을 보는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CNBC 사과는 쉽게 받아주는 군 그래. 그런데 회사에 매일같이 찾아오는 그 친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대로 그냥 놔둘 생각이야?”

“누구 말씀입니까?”

“그 친구 있잖아. 그 광대 같은…….”

“아~ 머치 버치킨스요?”

“그래 머치인지 버치인지 하는 그 친구. 그 친구 매일같이 회사에 찾아온다고 하더구먼.”

“그러게 말입니다. 셧다운 걸려서 회사 문 닫혀있는데 뭐 하러 그렇게 매일같이 찾아오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진영은 자기도 그가 왜 찾아오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는 화면으로 고개를 다시 돌렸다.

레이 젠슨은 그런 한진영의 모습을 보고 짧게 혀를 찼다.

“그 친구 그거 고생 좀 더 하겠구먼. 그러게 잘 좀 알아보고 사람을 건드렸어야지.”

매드스톡 방송사의 모든 광고가 다 빠져나갔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심지어 스튜디오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주까지 사람들이 압박하여 이번 달 내에 스튜디오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직원들의 신상 명세까지 알아냈다는 소문이 돌자 방송사 직원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졌다.

국세청에 탈세에 관한 첩보까지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있어 언제 저승사자가 매드스톡 방송사 관계자를 털어갈지 모른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매드스톡은 이제 끝이 났다는 것이 사람들의 평가였다.

그래서 머치 버치킨스를 비롯한 매드스톡 관계자들이 한진영을 만나 직접 사과하고 싶다며 세이지 자산운용사의 건물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고 했다.

세이지 자산운용사에 가면 한진영을 만날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머치 버치킨스 등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세이지 자산운용사에 찾아간다고 하여 한진영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 뉴욕주는 셧다운에 걸려 사업체들이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게다가 한진영의 사무실은 세이지 자산운용사에 있지 않았다.

따로 떨어져 뉴욕거래소 앞에 처음 마련한 사무실을 아직도 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레이 젠슨은 괜한데 헛심을 쓰고 있는 머치 버치킨스가 한심스럽다는 생각하며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화면 속의 기자는 최석영을 향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우선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부터 하겠습니다. 지금은 투자해도 되는 시기입니까? 아니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시기입니까?

-인플레이션은 시작됐고, 이 열차에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한다는 것이 저희 세이지의 판단입니다.

-너무나 명쾌하신 대답인데요. 그 이유를 말씀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다른 전문가들과 달리 이리저리 말을 돌리 말 돌리는 것 없이 바로 대답한 최석영의 모습에 기자는 감탄과 함께 이유를 물었다.

최석영은 이유 또한 대답과 마찬가지로 명쾌하게 이야기했다.

과거 세이지가 주장하던 무제한 유동성 공급과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리고 이런 인플레이션 상황은 연준과 정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게 시장을 강타할 것이고 그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투자를 진행하는 편이 났다는 주장을 다시 한번 보였다.

색다른 것이 없는 주장이었지만, 처음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 세이지의 주장은 시청자들에게 큰 신뢰를 안겨다 줬다.

기자는 만족한 모습을 보이며 질문을 던졌다.

-시청자 여러분은 세이지와 최석영 부사장님을 오랫동안 보고 싶어 하시는데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기왕이면 저희 방송국을 중심으로 말입니다.

-아닙니다. 방송활동에 대한 세이지의 생각은 시장 뷰와 마찬가지로 지난번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 말씀은…….

-이번 상황이 조금 특별하여 방송에 나온 것일 뿐입니다. 저와 세이지는 본연의 일에 충실히 할 생각입니다.

기자는 최석영의 말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그들이 방송국에 참가한다면 방송국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아쉬움은 잠시 뒤로 할 수밖에 없었다.

최석영이 한 말 중 하나가 기자는 물론이고 방송을 보는 사람들을 신경 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이 특별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무엇이 특별하다는 것이죠?

-저희가 계속 주의하라고 말했던 유가 시장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유가라면……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가 합의하며 모처럼 훈풍을 몰고 왔는데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신 겁니까?

기자가 궁금한 마음에 질문을 던졌을 때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직원이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그는 한진영과 레이 젠슨을 향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하고 급히 나창운의 귀에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보고했다.

이야기를 듣던 나창운은 알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직원에게 그만 나가보라고 이야기했다.

그사이 방송에서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최석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번 꺾인 추세입니다. 그리고 합의가 너무 늦게 이루어졌고요. 이미 시장은 침체를 이야기하는 중에 나온 합의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없습니다.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터지고 나서야 달리는 기차가 멈추게 될 겁니다.

-충격이 터지고 나서야 기차가 멈춘다고요? 무슨 충격인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어떤 충격이 터진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저희가 염려하는 것은 감산이 다음 달부터 시작이 된다는 것, 이번 달은 여전히 각국 정부가 증산을 이룬 형태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 기름 밸브는 쉽게 잠글 수가 없다는 것. 뭐 이런 것들입니다.

최석영이 불안한 부분들을 나열했다.

마치 자기는 정보를 제공하기만 할 뿐 정보를 가지고 조합하여 정확한 답을 찾아내는 것은 기자와 시청자의 몫이라는 듯한 모습의 최석영이었다.

레이 젠슨이 최석영을 향해 궁금하다는 듯이 질문을 했다.

“그래서 충격이 뭐라는 건가?”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질문에 가만히 웃으며 나창운을 돌아봤다.

나창운은 한진영과 눈이 마주치자 조금 전 직원이 들어와 자기 귀에 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했다.

“엑슨모빌 측에서 급하게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원한다면 자기들이 여기로 올 수도 있고 필요하다면 전용기를 내어줄 수도 있다고 했다는데…… 보기에 매우 급한 것 같다고 합니다.”

한진영이 나창운의 이야기를 듣고 레이 젠슨을 돌아봤다.

“협상 자리에 가면 충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실 겁니다.”

레이 젠슨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어보려 할 때 한진영은 나창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협상 자리에서 이야기할 주제 한 가지를 나창운에게 알려줬다.

“이번 자리에서는 원유 구입에 관한 것도 논의하도록 하십시오.”

“원유 구입이요?”

“네. 구입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ULCC와 임대한 원유창고에 채울 것을 엑슨모빌과 이야기해보도록 하세요. 매입 가격과 시점은 특정하지 마시고 그냥 이야기만 나누시면 됩니다. 아마 제 생각으로는 우리가 원유를 매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엑슨모빌 측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더 급하게 만나자고 한 것일 테고요. 그러니 굳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듣기만 하시면 됩니다.”

“가격과 시기를 특정하지 말라는 말씀은 그냥 우리가 구입을 할 수 있다는 의사만 전달하라는 말씀이십니까?”

“바로 그겁니다.”

한진영은 정확하게 이야기를 이해한 나창운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지 손바닥으로 무릎을 쳤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어 하는 레이 젠슨을 돌아보고 말했다.

“제가 전에도 말씀드린 유가에서의 재미있는 상황이 이제 펼쳐질 겁니다. 돈도 벌고 우리 영향력도 넓히고…… 한동안 우리 이름이 지금보다 더 떠들썩하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될 겁니다.”

한진영이 즐거운 듯이 이야기할 때 방송 속의 최석영이 마지막 말을 하고 있었다.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요청과 지금이 시장의 중요한 자리라는 생각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저와 세이지는 본연의 일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세이지를 믿고 투자해주시는 고객과 조로를 통해 정보를 얻는 고객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세이지는 고객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며 정보 공유 또한 고객과 우선할 것을 약속합니다. 그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노골적으로 이제 공개적인 자리에서 뷰를 이야기하는 일은 없다고 이야기한 최석영이었다.

그리고 세이지의 생각과 뷰를 공유하고 싶다면 세이지의 고객이 되라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남긴 최석영이었다.

기자는 물론이고 방송국은 이런 최석영의 말을 막지 않았다.

최소한 그들의 입을 통해 세이지를 광고하는 일은 없게 된 것에 그들은 감사할 뿐이었다.

최석영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마자 조로의 트래픽이 갑작스럽게 치솟아 올랐다.

사람들은 최석영이 한동안 방송에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이제는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세이지의 뷰를 엿보기 위해 조로를 이용하려 한 것이었다.

이제 명실상부 미국 시장에서 조로의 위치는 독보적인 자리로까지 올라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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