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69화 (569/650)

569화 매도가 돈이 되는 쪽이다

한진영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현재 세이지 자산운용의 본사 건물로 사용하고 있는 구 브릿지랜드 사옥으로 향했다.

선밸리에서 돌아온 자기를 모두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한진영이 건물에 들어가 회의실에 도착하자 회의실에는 예상대로 세이지의 사장단들이 한진영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했네.”

세이지 사장단들과 한진영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레이 젠슨이 회의실에 도착한 한진영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한진영은 그런 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후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선밸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실 테니 앉아서 이야기 나누도록 하시지요.”

“안 그래도 그게 많이 궁금했습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제약 관련 지분 리스트는 왜 달라고 하신 겁니까?”

나창운이 자리에 앉기도 전부터 궁금함을 참지 못했는지 질문을 던졌다.

한진영은 자리에 앉자마자 조지훈을 향해 손짓했다.

그러자 조지훈이 전용기 내에서 정리한 것들을 노트북과 연결된 화면에 띄웠다.

“이걸 보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선밸리에서 우리가 거래한 결과들입니다.”

“거래요?”

“역시 거래가 있던가?”

레이 젠슨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쩐지 그동안 이상하게 느껴졌어. 선밸리 컨퍼런스만 끝나고 나면 대형 계약들이 체결되고는 했으니까. 그동안 소문으로만…….”

레이 젠슨은 이야기를 끝마치지 못했다.

화면에 보이는 리스트가 그에게 충격을 전해줬기 때문이다.

“저게 뭔가?”

“거래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저게…… 모두 거래를 한 거라는 이야기인가?”

“네.”

레이 젠슨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런 표정은 레이 젠슨만 지은 것이 아니었다.

“정말 저걸 다 ‘거래’를 하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한진영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대답하고 나창운을 향해 말했다.

“나 사장님이 정리해서 보내주신 것 대부분을 정리했습니다. 뭐 자잘한 것 모두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 보이고…… 굵직한 것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오션 제로부터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군요. 보시는 대로 오션 제로는 100억 달러에 솔트 자산운용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100억 달러…… 잘 받았습니다.”

“회장님. 오션 제로를 정리하시다니요?”

나창운이 펄쩍 뛰었다.

“오션 제로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아닙니까? 회사가 성장하면 성장했지, 줄어들 이유가 없는 곳입니다.”

나창운의 반응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동의했다.

진단키트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이제는 개인들까지 집에서 구비하여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를 팔면 절반 이상이 남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판매되는 개수는 여전히 사는 사람이 줄을 서서 대기해야 했다.

올해 예상 실적이 영업이익 20억 달러에 순이익 8억 달러를 예상할 정도였다.

그리고 내년에는 영업이익 30억 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가지고만 있다면 돈이 되는 사업이 바로 이게 아니냐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 바로 오션 제로였다.

그런데 그런 곳을 판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레이 젠슨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진영을 향해 양손을 들어 올리고 물었다.

“자네 혹시 거기 가서 누가 자네 머리에 대고 오션 제로를 팔면 쏘겠다고 총부리를 겨누던가?”

“하하하.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걸 왜 판 건가? 오션 제로는…… 팔면 안 되는 회사라는 사실을 세이지의 회장인 자네가 모르고 있는 건가?”

“세상에 팔면 안 되는 회사가 어디 있습니까? 돈만 되면 다 팔아야죠.”

한진영의 말에 입이 떡 벌어진 레이 젠슨이었다.

맞는 말이기는 했지만 그걸 대입하기에 오션 제로라는 회사가 가진 가치가 팔아야 할만한 곳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진영은 달랐다.

“오션 제로를 처음 얼마를 주고 투자한 줄 아십니까?”

한진영의 질문에 레이 젠슨은 고개를 저었다.

“6,000만 달러를 주고 지분을 확보한 곳입니다. 그조차도 1,700만 달러만이 순수하게 지분확보에 쓰인 돈이고 나머지 4,300만 달러는 대출 형식으로 진행한 것입니다. 즉, 1,700만 달러를 투자하여 100억 달러를 만들어냈다는 뜻입니다.”

한진영의 설명에 레이 젠슨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알고 있기에 오션 제로에 투자한 시점이 몇 년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게 정말인가?”

레이 젠슨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나창운을 돌아봤다.

오션 제로의 지분을 넘긴 것에 극렬하게 반응했던 나창운이라면 사실을 이야기해줄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의 대답을 들은 나창운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입니다.”

나창운까지 맞는다고 인정하자 레이 젠슨은 오션 제로를 팔겠다고 나설 때보다 더욱 크게 놀란 얼굴로 한진영에게 물었다.

“겨우 1,700만 달러만 들었다고? 투자금으로?”

“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반응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봤다.

“1,700만 달러가 100억 달러가 됐으니 투자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성과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한진영의 질문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바라본 뒤 하나씩 입을 열었다.

“그렇기는 합니다. 수익률이 600배에 달하는 수준이니까요.”

“오션 제로라는 이름을 떼고 생각한다면…… 맞는 말씀이십니다. 600배는 평생을 투자에 뛰어든 사람도 이루지 못할 수익률이니까요.”

“맞아요. 오션 제로라는 이름만 지운다면 충분하다 못해 파티를 열어도 될 수준이에요.”

홍대민을 비롯하여 조수아까지 모든 사람이 한진영의 말에 동의했다.

한진영은 이런 동의를 등에 업고 다시 레이 젠슨을 향해 질문했다.

“고문님. 600배면 충분히 남겨 먹은 것 아닙니까?”

“그렇긴…… 하지. 그런데…….”

“어떤 종목이든 들어갈 때도 중요하지만 나올 때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야.”

“지금은 제약 관련주는 한발 빠지는 편이 좋을 때입니다.”

“제약 관련주에서 발을 뺄 때라고?”

한진영이 이런 레이 젠슨의 반응을 기다렸다는 손을 들어 조지훈에게 신호를 주자 조지훈이 바로 다음 화면을 띄웠다.

화면 속에서는 세이지가 자랑하는 전략분석실에서 수집하여 분류하고 해석한 자료가 화면에 나오고 있었다.

홍대민은 화면 속의 내용을 빠르게 살폈다.

그리고 내용의 핵심을 바로 짚어냈다.

“제약 관련주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지금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이군요.”

“맞습니다.”

한진영은 예상대로 가장 먼저 찾아낸 홍대민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말했다.

“지금이 가장 기댓값이 높을 때입니다. 그러니 제가 정리를 한 것이지요.”

한진영은 다시 레이 젠슨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션 제로에 처음 투자한 금액에 지금의 제약 관련주들 특히 코로나와 관련이 깊은 주식들에 대한 전망까지 본 뒤라서 그런지 레이 젠슨의 얼굴은 처음과는 많이 달라진 상태였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을 향해 조금은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가장 좋을 상황에서 정리한 것이니 굳이 아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사람의 감정은 계산되지 않는 컴퓨터의 분석을 더 신뢰하니까요.”

“그래. 뭐…… 이렇게 보니 한 회장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 이제 알겠네.”

레이 젠슨은 고개를 끄덕이고 화면을 바라봤다.

한진영의 말대로 감정이 섞이지 않는 분석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정리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숫자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모습도 한진영이 의도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미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자기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전략분석실을 이용했던 것이었다.

‘컴퓨터가 근거가 되어주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지.’

설득을 위해 이런저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특히, 세이지의 사장단처럼 일정 수준 이상에 자리한 사람들은 말로 풀어 설명하는 것보다 간단한 숫자가 더 설득력이 높았다.

그래서 한진영은 전략분석실에 제약 관련주에 대한 것을 분석하게 지시했다.

이미 흘러갈 상황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분석 후의 결과 값 또한 다르지 않을 것으로 한진영은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대로의 결과 값을 가지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했다.

“제약 관련주들을 좋은 값에 털어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프리미엄을 얹지 못한 상태에서 몇몇 관련주들은 오히려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붙여 손해를 보고 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물건을 털어낼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량으로 물건을 털어낼 수 있는 자리는 쉽게 찾아오는 게 아니니까요.”

한진영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의 말대로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물량을 한 번에 털어낼 수 있다는 것은 선밸리 컨퍼런스와 같은 곳이 아니라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실시간으로는 정리했다가는 SEC에서 철퇴를 맞을 게 분명했다.

가뜩이나 눈 밖에 난 상황에서 그런 짓을 하다가는 SEC가 직접 목을 자르겠다고 덤벼들 게 눈에 선한 것이었다.

한진영은 제약 관련주들을 털어낸 것을 이해하는 사장단을 돌아본 뒤 다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회의가 끝난 뒤 한진영은 조수아만 따로 남겨 언론에 이야기할 것을 정리했다.

“오션 제로에 관한 지분을 넘기는 것에는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합니다. 자칫 해외로 기술이 유출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제는 기반이 많이 뉴욕 쪽으로 넘어와서 더는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진영은 고개를 저었다.

“어쨌든 우리의 뿌리는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면 우리의 뿌리가 흔들린다는 뜻입니다. 이제 뉴욕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한다고 해서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보여지든 상관없다고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돌아가서 살 생각이니까요.”

“대한민국으로 돌아가신다고요?”

“여기서 평생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한진영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져서 여기서도 고향 음식을 맛보는 데 문제가 없다지만…… 그래도 뉴욕은 뉴욕입니다. 맛이 달라요. 그리고 저는 고향 맛이 그립기도 하고요.”

조수아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한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이제 세이지도 세계적인 회사로까지 성장한데다 뉴욕에서 기반을 잡은 만큼 아예 뉴욕에 눌러앉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들은 뿌리내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아쉬워하는 곳.

금융시장의 메카이자 전세계의 돈이 모이는 곳.

누구나 원해 마지않는 곳.

그곳을 한진영은 음식 때문에 떠나려 한다는 사실에 조수아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똑똑.

조수아가 한진영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뒤이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 뒤 한진영의 사무실로 레이 젠슨이 들어왔다.

“이야기 아직 다 끝나지 않았나?”

“아니요. 다 끝났습니다. 들어오세요.”

한진영은 레이 젠슨에게 들어올 것을 권했다.

그리고 여전히 황당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조수아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대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조수아는 한진영의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레이 젠슨을 향해 가볍게 인사한 후 사무실을 떠났다.

레이 젠슨은 조수아가 떠나고 사무실 안에 한진영과 둘만 남은 걸 확인한 뒤 급히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혹시 게리 챈슬러 그 못된 놈이 자네를 협박하던가?”

“협박이요?”

“그래. 자네에게 같은 편에 서지 않으면 세이지를 난도질하겠다고 그러던가?”

한진영은 숨넘어가는 표정으로 서서 이야기하는 레이 젠슨을 향해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요? 비슷한 이야기를 하기는 했습니다. 자기가 도움이 돼 주겠다고 말을 하기는 했었지요.”

한진영은 컨퍼런스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레이 젠슨을 향해 웃었다.

“하지만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오션 제로 등을 정리한 것은 자의에 의해서입니다. 저희를 뜯어먹으려 해서 어쩔 수 없이 내놓은 것이 아닙니다. 뭐…… 뜯어먹으려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걸 이용해서 물량을 정리한 것이니 오히려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 내 말은 그 말이 아니야.”

오션 제로를 정리한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향해 바짝 다가갔다.

“러시아 말일세. 러시아 CDS 말이야. 그거 블랙문에서 자네에게 억지로 넘긴 것 아닌가?”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이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러시아 CDS 때문에 그러신 겁니까?”

“그래.”

레이 젠슨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한진영에게 말했다.

“그걸 받으면 어떻게 하나? 그 녀석들이 어떤 놈들인데?”

레이 젠슨은 가슴을 가볍게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내가 자네가 거기에 간다고 할 때 말릴 걸 그랬네. 게리 챈슬러가 하는 짓을 뻔히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가라고 부추겼던 나 자신이 후회가 돼.”

“괜찮습니다.”

“괜찮지가 않아.”

레이 젠슨은 바보같이 당한 줄도 모르고 이렇게 마음 편한 소리를 한다는 듯한 시선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가? 세계의 석학들이 모여서 펀드를 만들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어?”

“파산했지요.”

“그래. 파산했어.”

한진영은 걱정이 가득한 표정의 레이 젠슨을 향해 걱정을 덜어주는 말을 건넸다.

“롱텀 캐피털과 우리는 다른 상황입니다. 우리는 잃어봐야 50억 달러가 전부이니까요.”

“너무 그렇게 속 편한 소리만 하지 말게나. 그게 시작일 수 있어. 다음에는 베네수엘라의 채권을 팔아먹으려 할지도 몰라.”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게리 챈슬러에게 단단히 당했다고 생각했다.

“게리 챈슬러 그놈 말은 믿지 말게. 그놈이 해먹은 곳이 한두 곳이 아니야. 앨런 스팬서조차 그놈의 꼭두각시나 마찬가지라네. 블랙문이 어떻게 컸는지 자네는 몰라서 그래.”

“세이지와 같은 곳을 먹으며 자란 것 말씀입니까?”

태연한 표정의 한진영의 말에 발끈해 하던 레이 젠슨이 의아하다는 듯이 한진영에게 물었다.

“자네…… 알고 있었나?

“설마 제가 게리 챈슬러 회장의 꼬임에 빠져 제약 관련주들을 집어 던지고 러시아 CDS를 매입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럼…… 아니란 말인가?”

“하하하.”

한진영은 호쾌하게 웃었다.

“제약 관련주들이야 충분히 설명했으니 설명을 더 할 필요는 없고…… 러시아 CDS는 제가 요구해서 진행한 겁니다.”

“그걸 자네가 요구했다고? 왜?”

영문을 모르겠다는 레이 젠슨이었다.

다른 곳도 아니라 러시아를…… 그것도 채권을 포함하여 세트로 가지고 오는 것도 아니라 CDS만 따로 빼내어 가지고 온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긴 왜겠습니까? 러시아가 안 좋으니 베팅을 하는 것이지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질문에 대답한 한진영은 당황한 레이 젠슨을 향해 더욱 어지러운 말을 건넸다.

“우선은 CDS만 매입했는데 점차 채권 매도 규모도 늘려갈 생각입니다.”

“CDS를 산 것도 모자라 채권 매도까지 한다고? 매수가 아니라?”

“네. 매도입니다. 그게 돈이 될 테니까요.”

한진영은 말을 마치고 오랜만에 돌아온 사무실에서 지수 움직임을 확인했다.

10,000선을 눈앞에 두고 잠시 주춤거리던 나스닥 지수가 드디어 10,000선을 넘어가며 역사적인 순간을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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