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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77화 (577/650)

577화 협업이 아니라 인수를 원한다

러시아 CDS를 비수로 쓰겠다는 말에 레이 젠슨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했다.

단순하게 돈을 벌겠다는 것도 아니라 비수로 사용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상상이 안 됐던 것이었다.

한진영은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레이 젠슨을 향해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옮겼다.

“채권파트를 강화할 생각입니다.”

“채권파트?”

러시아 CDS 관련 서류를 바라보고 있던 레이 젠슨은 고개를 들어 한진영을 올려다봤다.

한진영은 여전히 책상에 엉덩이를 걸친 채로 앉아 레이 젠슨을 향해 자기 계획을 이야기했다.

“주식과 여러 파생상품 등으로 여기 자리까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더 높은 곳을 보기 위해서는 채권파트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것만 해도 받아오기는 했지만 처리할 인력과 경험이 부족하기도 하고요.”

한진영은 서류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레이 젠슨은 그런 한진영을 바라보고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자네가 하면 될 일 아닌가? 자네가 받아왔으니 말이야.”

“제가 하기에는 저도 경험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CDS를 그것도 50억 달러 치나 받아왔다는 말인가?”

“받아 오는 거야 저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한진영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레이 젠슨은 그런 한진영의 얼굴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휴우~ 그래. 내가 받아오는 것과 처리하는 것을 모르고 건넨 말은 아니네. 하지만 채권파트는 강화하고 싶다고 해서 쉽게 강화할 수 있는 게 아니라네. 그걸 자네도 모르고 있지는 않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어쩔 수 없이 주식파트만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지요.”

“그래. 알고 있겠지.”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위치까지 올라온 한진영이 그런 쉬운 문제를 모르지는 않으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해결책까지 안다고 볼 수는 없었다.

레이 젠슨은 다시 한번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차원이 다른 문제야.”

“그래서 고문님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내 도움?”

레이 젠슨은 갑작스러운 한진영의 말에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고 말했다.

“내 도움을 받는다니? 나도 잘 몰라. 자네도 알다시피 브릿지랜드도 채권파트는 약하지 않았나? 그런데 내가 아는 게 뭐 있겠나? 그리고 계속 자네가 잊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은퇴한 몸이야.”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채권 파트를 맡으라고 할까 걱정됐는지 급히 손을 들어 좌우로 흔들었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의 모습에 가만히 웃고는 말했다.

“고문님께 채권 파트를 맡기려는 게 아닙니다.”

“그럼?”

“존 루터를 소개해주십시오.”

“존 루터? 루터 컴퍼니의 존 루터?”

“네. 그를 소개해주십시오.”

레이 젠슨은 의아한 얼굴로 한진영에게 물었다.

“그를 왜 소개해 달라는 건가? 그에게 부탁이라도 하려고?”

“네. 그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잘하겠지. 잘할 거야. 루터 컴퍼니는 채권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회사니까. 그러니 잘하는 거야 당연한 거지. 그런데 우리를 도와주려고 할까? 자기 회사도 바쁜데 말일 세.”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잘할 거라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가 도와주려 할지 걱정하는 말투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 앞가림이 먼저이지 남의 회사를 도와주는 일을 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레이 젠슨은 존 루터가 도와줄 방법을 떠올렸다.

“합작회사를 설립하게 된다면 도와줄 수도 있겠어. 하지만 그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데 동의할까? 내 생각에는 존 루터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은데? 합작회사를 만든다면 자기들이 이득 보는 게 거의 없을 테니까. 물론 자금력이 풍부한 우리 쪽 자금이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노하우를 뺏길 수도 있는 이라서 존 루터가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거야.”

레이 젠슨은 고개를 젓고 부정적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합작회사를 만든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가 자신 있어 하는 분야에 들어가 합작회사를 차린다는 것은 남의 집 안방에 들어가 살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웬만큼 어려움이 있지 않은 한 이루기 힘든 일이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을 끝까지 들은 후 책상에 걸터앉았던 엉덩이를 뗐다.

그리고 레이 젠슨이 있는 쪽이 아닌 반대쪽에 자리한 창문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합작회사를 차릴 건 아닙니다.”

“그럼?”

레이 젠슨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한진영 쪽으로 몸을 틀었다.

한진영은 여전히 창 밖을 바라본 채로 말했다.

“루터 컴퍼니를 인수할 생각입니다.”

“뭘 한다고?”

레이 젠슨은 놀란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고개를 돌려 자기를 향해 불신에 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레이 젠슨을 향해 다시 이야기했다.

“루터 컴퍼니를 인수할 계획입니다. 채권파트를 키우기보다 키워져 있는 것을 인수하는 편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까요.”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루터 컴퍼니를 인수한다는 것은 할 수 있고 없고로 표현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을 향해 가만히 웃어 보이고는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

루터 컴퍼니는 업계를 끌어가는 선두에 서 있는 기업은 아니었다.

채권으로 유명하여 채권 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이끄는 기업에 비하면 자그마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곳이었다.

채권계의 절대 강자라고 불리는 곳이 지난해 기준 약 2조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것에 비하면 루터 컴퍼니의 운용금액 180억 달러는 작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고 느껴질 만큼 작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터 컴퍼니는 그곳만의 장점이 있었다.

바로 시장을 계량화하여 철저하게 숫자로 접근하여 기계적인 매매를 지향했다.

이런 투자원칙은 존 루터의 성격에서부터 잘 드러났다.

구름이 흘러가는 것부터 시냇물이 개울의 돌을 스치는 것까지 모든 것이 숫자와 관련된다고 생각한 그는 시장 또한 숫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 수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루터 컴퍼니를 설립하여 시장을 수학으로 증명하려 했다.

루터 컴퍼니는 설립 후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존 루터의 생각과 달리 시장을 수학으로 증명하기는 어려웠지만, 위험만큼은 확실하게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능성이라는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철저히 외면한 루터 컴퍼니였다.

도박 수와 요행수를 믿지 않았으며 철저하게 숫자로 증명된 것 외에는 투자를 멀리했다.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 전에만 해도 대부분 채권회사들은 부동산 채권에 투자하며 수익을 올렸다.

부동산 채권의 수익률이 다른 것보다 월등히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터 컴퍼니는 철저하게 부동산 채권 그중에서도 신용도가 낮은 단계의 채권은 건드리지 않았다.

루터 컴퍼니의 계산법에서는 건드리면 안 되는 것으로 분류됐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바로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며 부동산 채권이 종이쪼가리로 전락하는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자자로서 으뜸으로 따지는 높은 투자 ‘성공률’을 보여주는 루터 컴퍼니였지만, 생각보다 투자금액은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파산 근처까지 갔던 회사가 수백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던 것과 비례한다면 루터 컴퍼니로 몰린 돈은 미미하다는 수준에 불과할 정도였다.

서브프라임 전에 비해 10%의 성장을 보인 게 전부였던 것이었다.

이렇게 성장이 미미한 것은 실적과는 별개의 이유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존 루터의 피부색이 뉴욕의 주류로 잡혀있는 이들과는 다른 색을 띠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존 루터를 레이 젠슨의 소개로 한진영은 만나게 됐다.

“반갑습니다. 예전부터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세이지의 한진영이라고 합니다.”

당당한 표정과 말투의 한진영과 달리 존 루터는 기운이 많이 빠진 모습으로 한진영의 인사를 받았다.

“레이 젠슨 회장님께 이야기 들었습니다. 루터 컴퍼니의 존 루터입니다.”

40대 후반의 흑인은 피부보다 더 어두운 표정으로 한진영에게 인사한 후 자리에 앉았다.

“저를 만나고 싶어하셨다고요?”

“네.”

한진영은 짧게 대답하고 존 루터의 맞은 편에 앉았다.

존 루터는 자리에 앉는 한진영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젠슨 회장님께 대충 이야기 들었습니다. 우리 회사와 일을 함께 해보고 싶으시다고요?”

“젠슨 고문님이 그렇게 설명하던가요?”

“네.”

존 루터는 한진영을 가만히 바라보며 물었다.

“제가 잘못 전해 들은 겁니까?”

“아닙니다. 함께 하고 싶은 게 맞기는 하니까요.”

한진영은 레이 젠슨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지 못했음을 알게 됐다.

하지만 레이 젠슨이 그렇게 이야기한 이유도 알 것만 같았다.

존 루터에게 당신 회사를 인수하고 싶으니 만나고 싶다는 말을 단도직입적으로 할 수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

존 루터는 가만히 웃기만 하는 한진영을 바라본 채로 고개를 떨구고 머리를 저었다.

“레이 젠슨 회장님께는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제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저를 위해 따뜻한 말을 건네준 몇 안 되는 분이셨습니다. 그분이 피부색에 편견이 없다는 것은 한 회장님만 봐도 알 수 있는 이야기지요.”

“맞습니다. 저도 처음 자리를 잡을 때 피부색 때문에 많은 무시를 당했었습니다.”

한진영의 말에 존 루터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려 한진영을 바라본 뒤 말했다.

“그래도 세이지는 빠르게 자리를 잡은 편에 속합니다. 보통은 주류의 차별을 견디지 못하고 밀려나는 것이 대부분이니까요. 그런 것을 보자면 세이지는 주류에 편입한 것도 모자라 지금 가장 화제가 되는 투자회사가 아닙니까?”

“운이 좋았습니다.”

“운도 실력이지요. 저는 그런 실력이 되지 못해 그 자리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존 루터는 아쉬움 섞인 말을 내뱉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레이 젠슨 회장님께서 오랜만에 좋은 제안을 주셨는데 아쉽게도 저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한진영은 담담한 목소리로 존 루터에게 질문했다.

존 루터는 생각과 다른 반응의 모습에 잠시 한진영을 바라본 뒤 어두운 표정으로 바닥을 바라보고 대답했다.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죄송합니다.”

한진영은 시선을 떨구고 있는 존 루터를 여전히 담담히 바라봤다.

‘역시 내가 알고 있던 대로네.’

한진영이 경험했던 지난 시절 존 루터에게 있었던 일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를 옭아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시절 존 루터는 갑작스럽게 은퇴를 발표했다.

그의 은퇴는 일반 사람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업계에서는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40대 후반의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든 나이.

180억 달러라는 뉴욕에 자리한 채권회사치고 많은 금액을 운용한 곳은 아니지만,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를 온전히 피한 유일한 채권회사였기에 사람들은 그의 은퇴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리고 그 이유가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는 늦게 얻은 딸이 있었다.

존 루터가 40이 넘어 얻은 딸로 존 루터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였다.

그런 그녀가 어린 나이에 간에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간 이식 수술을 진행해야만 할 정도로 그녀의 간은 급속도로 악화되어 가고 말았다.

그러나 하필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었다.

하루에 수십만, 수백만씩 쏟아져 나오는 코로나 감염 환자 때문에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간 이식은 물론이고 병원에 입원하는 것조차 어려워진 상황에 존 루터는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국 코로나 시국을 넘기지 못한 그의 딸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런 이야기가 한국에 있는 한진영에게까지 전해진 것은 안타까운 사연 때문만은 아니었다.

존 루터가 간 이식 수술을 한국에서 진행하려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기 때문이었다.

존 루터는 간 이식 분야의 최고는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알고 일찍부터 대한민국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기를 원했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꿈은 완성되지 못했다.

코로나 시국으로 한국의 의료기관들이 이식 수술에 난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의료기관들은 기존에 잡혀 있는 수술만 진행할 뿐 새롭게 이식 스케줄을 잡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존 루터의 경우에는 타국의 인물이었다.

자국 환자만 해도 넘쳐나는 상황에서 타국에까지 보통 상황도 아닌 코로나 시국에 순서가 돌아갈 일은 없었던 것이었다.

몇몇 의료기관들은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넘어와 이식수술을 진행하자는 말을 건넸다고도 했다.

그러나 결국 존 루터의 딸은 코로나에 걸리며 몸이 망가져 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한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짧은 인생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존 루터는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은퇴를 결정했다.

딸을 잃은 상실감과 함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능함에 실망하여 모든 의욕을 잃고 만 것이었다.

수백억 달러를 움직이는 유명 채권 투자회사의 오너임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에 무기력함마저 느낀 존 루터였다.

한진영은 점점 무기력함에 젖어가는 존 루터를 바라본 채로 말했다.

“사실 고문님께서 제 의견을 제대로 전하신 게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더 있습니다.”

존 루터는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협업 외에 또 다른 걸 원하고 있다는 것에 존 루터는 그게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저는 협업 그 이상을 원합니다.”

“그 이상을 원한다고요? 무엇을 원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저는 루터 컴퍼니를 인수하고 싶습니다.”

“제 회사를 말입니까?”

“네. 인수 가격은 50억 달러입니다.”

“50억 달러…… 괜찮은 가격이군요.”

한진영의 가격을 듣자마자 존 루터는 생각할 것도 없이 좋은 가격이라고 대답했다.

한진영은 이런 존 루터의 모습에 놀란 듯이 물었다.

“좋은 가격처럼 느껴지십니까?”

“네. 알맞은 가격을 말씀하셨습니다.”

존 루터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유를 이야기했다.

“저는 항상 제 회사의 가격을 계산하고는 했습니다. 회사 매출과 실적 그리고 성장성 등을 기준으로 지금 현재 회사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게 일과의 가장 첫 번째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나온 가격이 37억 달러였습니다. 그러니 50억 달러라는 가격이 좋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지요.”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스스로 계산한 가격을 이야기한 존 루터였다.

그는 놀란 눈으로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한진영을 향해 여전히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50억 달러면 적절한 프리미엄을 얹어 제시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사가 넘어가며 고객이 계속 자리를 지킨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세이지라면 대부분 싫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몇 마디 말을 더해준다면 이탈은 최소화되어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저에게 그렇게까지 이야기하셔도 괜찮으십니까? 원하시면 가격을 더 올려드릴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존 루터가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한진영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루터 CEO께서 솔직하게 말씀하시니 저도 숨김없이 말하겠습니다. 저희는 60억 달러까지 생각하고 왔습니다. 50억 달러가 부족하다면 60억 달러를 제시할 생각을 하고 이곳에 왔지요.”

“그러셨습니까?”

존 루터가 심드렁하게 한진영의 말을 받자 한진영은 제안을 바꿨다.

“그래서 그냥 60억 달러로 제안할 생각입니다.”

“죄송합니다.”

존 루터는 한진영의 말에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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