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2화 돈에 매몰되다
한진영이 게리 챈슬러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땐 이미 세 사람이 먼저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오셨습니까?”
셋 중 타일러 버드가 제일 먼저 찾아온 한진영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뒤를 이어 두 사람도 한진영을 향해 인사했다.
한진영은 세 사람의 인사를 받은 후 소파로 다가가 인사했다.
“제가 조금 늦은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딱 알맞은 시간에 맞춰 오셨습니다. 어서 와서 앉으시지요.”
타일러 버드가 자기 옆에 앉으라며 엉덩이를 옮겼다.
그리고 자리에 앉는 한진영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안 그래도 마침 챈슬러 회장님께서 아주 좋은 말씀을 하는 중이셨습니다.”
“좋은 말씀이요? 그게 무엇입니까?”
한진영이 자리에 앉아 게리 챈슬러를 바라봤다.
게리 챈슬러는 그런 한진영을 향해 조금 전 두 사람에게 했던 이야기를 다시 이야기했다.
“우리 블랙 코인을 보유한 고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까 생각했지. 그래서 떠올린 거라네.”
게리 챈슬러는 방법을 어떻게 떠올렸는지를 먼저 이야기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객들이 보유하고 있는 블랙 코인을 코인 그라운드에 예치를 하면 이자를 줄 생각이네. 예금처럼 말일세.”
“예금처럼 이자를 준다고요?”
한진영은 게리 챈슬러의 말을 듣고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자기가 유도하지 않아도 알아서 한진영이 원하는 미래를 향해 빠르게 뛰어가는 게리 챈슬러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진영은 모르는 척 질문을 던졌다.
“이자를 어떻게 주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은행과 똑같이 운용하면 된다고 생각하네. 예치된 코인을 통해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고 그 수익을 이자로 돌려주는 것이지.”
“고정 이율을 얼마로 생각하십니까?”
한진영의 질문에 게리 챈슬러가 타일러 버드를 돌아보고 물었다.
“얼마쯤이 좋을 것 같나?”
아무래도 코인 그라운드에 예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일러 버드에게 이자율에 관련된 것을 물어본 게리 챈슬러였다.
타일러 버드는 가만히 생각해보더니 게리 챈슬러를 향해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율 10% 정도쯤으로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10%요?”
한진영이 놀랍다는 식으로 타일러 버드를 바라봤다.
그런 한진영의 모습을 보고 가만히 이야기를 듣기만 하던 테라의 노아 스미스가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세이지의 수익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아니요. 다릅니다. 아주 많이 다릅니다.”
한진영은 고개를 세차게 젓고는 말했다.
“세이지가 운 좋게 마이너스에 들어가지 않고 높은 수익률을 보여 10%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고정 이자율 10%는…… 엄청난 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한진영이 게리 챈슬러를 향해 동의를 구했다.
게리 챈슬러는 한진영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고는 대답했다.
“고정 이자율 10%는 엄청나기는 하지.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높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네.”
“10%가 아니라 더 높인다고요?”
한진영은 깜짝 놀란 듯이 물었다.
게리 챈슬러는 그런 한진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10%보다 더 높여야 맞을 것 같네. 은행과 달리 예금 보호가 되지 않아. 게다가 직접 코인을 투자하는 사람에게 10%라는 이자율이 만족스럽지 못한 숫자로 느껴질 거야. 하다못해 최근 주식시장에서도 10% 수익률은 우스운 수준이 아니던가?”
“그래도 10% 이자를 보장하는 것은…….”
한진영이 테라의 노아 스미스를 돌아보자 노아 스미스도 게리 챈슬러와 같은 생각을 하는 듯했다.
“저도 10%는 메리트가 없어 보였습니다. 20%까지 보장해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10%도 높다고 생각했는데 20%는 되어야 한다는 노아 스미스의 말에 타일러 버드가 맞장구쳤다.
“20%라면 확실히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예치금을 블랙문과 세이지에 나눠 맡긴다면…… 20%를 고객에게 돌려주고도 꽤 많은 돈을 남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자신 없습니다.”
“왜 이러십니까? 올해 세이지의 펀드 수익률을 알고 있는데 20%에 이러시면 안 되죠.”
타일러 버드가 죽는 소리 하지 말라는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그러나 한진영은 그런 타일러 버드의 말에도 자신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운이 좋아 20%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20%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저도 자신하지 못합니다. 아닌 말로 다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20%의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이 없으니까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겠습니까?”
“자주 일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일어났을 때도 20%의 이자를 보장해야 합니다. 이런 부담은 견디기 힘든 짐이 될 겁니다.”
한진영이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런 한진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앉아 있었다.
한진영은 자기보다 오랫동안 시장에서 활동했던 게리 챈슬러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코웃음을 흘렸다.
‘돈에 매몰되고 말았구나.’
게리 챈슬러조차 매몰되고 말 정도로 코인 시장에 흘러다니는 돈이 많다는 뜻이었다.
한진영은 천천히 고개를 흔드는 게리 챈슬러를 가만히 바라봤다.
게리 챈슬러는 고개를 흔들고는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너무 비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네. 고정 이자율 20%가 굉장한 것이기는 하지만…… 못할 것도 없어. 그 정도는 줘야 시장에 흘러다니는 코인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지 않겠나? 그리고 그 자금을 통해 투자를 또 할 수 있으니 우리로서는 선순환 구조라고 보는 게 맞아. 그렇다면 20%도 나쁜 것이 아니야.”
“저는 빠지겠습니다.”
한진영이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타일러 버드가 한진영을 설득하기 위해 엉덩이를 한진영 쪽으로 옮겼다.
“한 회장님. 잘 생각해보십시오. 이번에 발행한 블랙 코인만 500억 달러 치가 됩니다. 여기에 다시 500억 달러의 코인을 더 발행하려 합니다. 그렇게 되면 총액 2,000억 달러입니다. 그중 절반을 세이지가 맡으면 1,00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타일러 버드는 슬쩍 게리 챈슬러를 바라봤다.
그리고 한진영이 오기 전에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눴던 이야기를 한진영 앞에서 이야기했다.
“이번 건은 고객에게 나눠줄 원금 대비 20%의 이자와 코인 그라운드 몫 10%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모두 세이지가 가지면 됩니다. 100%의 이익을 올렸다면 70%를 200%의 이익을 올렸다면 170%가 모두 세이지의 몫입니다.”
게리 챈슬러는 타일러 버드의 말에 이야기를 보탰다.
“이런 조건은 세이지에 매우 좋은 조건 아닌가? 세이지처럼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곳에서는 군침이 흘릴만한 조건 같은데?”
게리 챈슬러가 말을 하고 슬쩍 한진영의 표정을 살폈다.
그러나 한진영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뭐가 됐건 저는 이자 20%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허허. 이 사람 참 왜 이렇게 소심해졌나? 전혀 세이지의 한진영답지가 않아.”
“뭐라고 말씀하셔도 제 생각은 다르지 않을 겁니다. 20% 보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20%가 10%가 되고 5%가 되더라도 보장은 못 합니다. 이자율을 보장하는 것은 은행과 같이 대출을 진행하는 곳이나 가능하지, 저희는 그런 식의 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지 않습니까? 직접 투자를 하는 곳이 이자를 보장한다니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한진영이 강력하게 이야기하자 게리 챈슬러가 아쉬운 듯이 입맛을 다셨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자네와 나누려 했는데…… 할 수 없지. 알겠네.”
게리 챈슬러가 한진영을 향해 턱짓했다.
“알겠으니 자네는 이제 그만 가보게.”
게리 챈슬러의 사무실로 찾아온 지 이제 겨우 10분 남짓인 한진영이었다.
그런 한진영에게 이제 볼일 다 봤으니 나가라는 턱짓을 한 게리 챈슬러였다.
“죄송합니다. 좋은 제안을 주셨지만 제가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불러주십시오.”
한진영이 게리 챈슬러에게 인사하고 타일러 버드와 노아 스미스에게도 다음에 볼 것을 기대한다는 말을 전한 후 사무실을 나왔다.
제이슨 서튼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던 조지훈은 생각보다 일찍 나온 한진영의 모습에 놀란 듯이 다가왔다.
제이슨 서튼에게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 들었기 때문이다.
“가시는 겁니까?”
“어. 나는 이야기 다 했어. 이제 우리는 가면 되니까 차 대기시켜.”
한진영의 지시에 조지훈은 급히 대기하고 있던 기사에게 차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곁에서 잠시 한진영과 조지훈을 살피던 제이슨 서튼이 조지훈이 연락하는 사이 한진영을 향해 말을 건넸다.
“이야기가 잘 안 되셨습니까?”
대충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알고 있던 제이슨 서튼은 한진영이 이렇게 일찍 나온 이유는 이야기가 잘 진행되지 않아 그런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건넨 말이었다.
한진영은 제이슨 서튼의 질문에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게도 그렇게 됐습니다.”
한진영은 제이슨 서튼에게 한 걸음 다가가 그의 손을 잡고는 부탁했다.
“서튼 비서님께서 잘 이야기해주십시오.”
“제가…… 뭘…….”
“비록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언제가 됐건 기회가 되면 다시 함께 일할 기회를 달라고 말입니다.”
“아~.”
제이슨 서튼은 한진영을 향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제이슨 서튼과 이야기하는 사이 지시를 마무리한 조지훈을 보고 잡았던 제이슨 서튼의 손을 놓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제이슨 서튼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조지훈은 건물에서 나와 차에 올라탄 한진영을 향해 조금 전 있었던 일을 물었다.
“회장님. 그리 아쉬우시면 함께 한다고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내가 그렇게 아쉬워하는 것처럼 보였어?”
“네. 아쉬워 보였습니다.”
제이슨 서튼과 함께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조지훈은 제이슨 서튼을 통해 안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협업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들었다.
그리고 한진영이 제이슨 서튼을 향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제이슨 서튼의 말대로 블랙문과 함께 일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생각하여 건넨 말이었다.
그러나 한진영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온 것을 본 조지훈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쉬워서 제이슨 서튼 비서에게까지 부탁한 것 아니었습니까?”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에 만족하는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보였다니 잘됐네.”
“그럼 그게 아니었습니까?”
“내가 왜 그 사람들과 함께하길 바라겠나? 지금 그들이 하는 짓은 스스로 삽을 든 채로 무덤을 파는 짓인데.”
한진영은 놀란 표정의 조지훈을 향해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줬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이야기를 들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정말 블랙문이 코인을 예치하면 이자를 주겠다고 하는 겁니까? 그것도 20%나 말입니까?”
“정확히 이야기해서 주는 것은 코인 그라운드지. 하지만 모든 게 블랙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고 지금 봐서는 코인 그라운드도 블랙문 아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블랙문이 준다는 말도 틀리지는 않아.”
“도대체. 왜…….”
조지훈은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을 향해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왜긴 왜야 당연히 코인을 팔아먹기 위해 그런 것이지.”
“코인을 팔아먹는다고요?”
“그래. 블랙 코인을 팔아먹으려는 방법을 또 하나 생각해낸 거야.”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천하에 블랙문이 도대체 뭐가 아쉬워 이런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표정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겠다는 듯이 조지훈이 궁금해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상해할 것 없어. 이것으로 인해 그들은 코인 발행량을 무한대로 늘려갈 테니까.”
“무한대로 늘려간다니요? 그냥 코인을 찍어내서 시장에 계속 풀어간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걸 노리고 이들이 하는 짓이야.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찾았다고 생각한 거지.”
한진영은 머릿속에서는 블랙 코인의 미래가 그려졌다.
언제나 그렇듯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손에 쥔 자들은 배를 가르려 달려들었고 블랙문도 마찬가지로 지금 배를 가르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조지훈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한진영을 향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회장님. 계속 발행을 한다고 해도 누가 받아준다는 말입니까? 한두 푼도 아니고 수천억 달러나 되는 물량을 말입니다.”
“누가 받아주기는? 조 실장. 받아서 예치만 해도 연이율 20%야. 세상에 이런 꿀 같은 조건이 어디 있나? 자네 같으면 안 받을 생각인가?”
오히려 조지훈에게 이상하다는 듯이 질문하는 한진영의 모습에 조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진영의 말대로 20%라는 이율은 무조건 들어가고 봐야 할 정도로 높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장하느냐 이 말이지?”
“네.”
조지훈은 자기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이 먼저 말한 한진영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더욱 짙게 미소를 지으며 조지훈이 궁금해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블랙문이 발행하고 코인 그라운드가 보증하는 것이야.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예치한 돈을 가지고 블랙문이 투자하여 발생한 수익으로 이자를 받는다고 하니 믿지 않을 이유가 없지. 그리고…… 연이율 20%를 한번이 아닌 달로 나눠 지급하게 된다면 믿음은 더욱 강해지겠지.”
“달로 나눠 지급한다고요? 그리고 달로 나눠 지급했을 때 믿음이 더욱 강해진다니요?”
조지훈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한진영은 마치 그렇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연이율이지만 그걸 달로 나눠 주겠다고 할 거야. 그리고 매달 찍혀 들어오는 이자에 믿음이 더욱 강해지지. 원래 그래. 진짜인지 아닌지 의문이 들 때 실제로 들어오는 돈을 보게 된다면 의심은 눈 녹듯이 사라지기 마련이니까.”
마치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한진영을 보고도 조지훈은 어떻게 알고 있느냐는 말을 묻지 못했다.
지금은 어떻게 아느냐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말씀만 들었을 때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느낌이 듭니다. 보통 폰지 사기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 아닌가요?”
조지훈의 말에 한진영이 오른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리고 조지훈을 바라본 채로 말했다.
“폰지 사기 느낌이 아니라 폰지 사기야.”
“느낌이 아니라 바로…… 그거라고요?”
“그래.”
“블랙문이요? 천하의 블랙문이 폰지 사기를 벌인다고요?”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입을 벌렸다.
3조 달러를 운용하는 블랙문이 고객을 상대로 폰지 사기를 벌인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의도한 건 아니지. 그리고 실제로 운용하여 20%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자신이 있었으니까 폰지 사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20%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된다면 지금 이 상황은 조 실장의 말대로 폰지 사기가 되는 거야. 즉, 폰지 사기가 되고 말고는 돈을 받아 운용하는 블랙문이 2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 못하느냐로 판가름이 난다는 이야기야.”
조지훈은 말을 하고 웃기만 하는 한진영을 보고 알게 됐다.
20% 수익을 올리고 말고는 블랙문의 손이 아니라 한진영의 손에 달렸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분명 한진영은 블랙문이 20%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하여 자연스럽게 폰지 사기로 몰아가려 한다고 생각했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웃음 속에서 블랙문의 미래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