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5화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꿈쩍 않던 인플레이션 지표가 꿈틀대자 금리의 상승 폭은 점점 더 가속도를 붙여갔다.
실물 경제에서조차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자 시장은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경계와 달리 연준은 본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시장이 움직인다며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또한, 정부의 자금 유치도 오히려 시장 경제에 도움을 줄 거라며 지지한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투자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연준의 태도가 인플레이션 발생을 일부러 유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로 시장이 침체되었던 것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인위적으로라도 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것이 연준의 판단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판단 결과 시장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시장 금리가 오른다면 반대편에 서 있는 주식과 같은 종목은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되는 것이었다.
채권 금리가 오른다면 주식과 같은 투기자본에서 돈을 빼내어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어쩌면 나스닥을 비롯한 주식과 관련된 종목들이 최고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내렸다.
채권 금리의 상승 속에서 주식시장이 더는 위로 갈만한 힘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채권시장이 힘을 받으면 영향을 받는 곳이 주식시장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주식시장보다 가상화폐 시장이 더 큰 영향권 내에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가상화폐 시장의 움직임은 예상을 벗어나고 있었다.
레이 젠슨 한진영의 사무실에 앉아 한진영과 이야기를 나눴다.
“도대체 저놈은 언제 떨어지나?”
30,000달러를 돌파한 뒤에도 상승추세를 무너뜨리지 않는 대표코인의 차트를 바라보고 레이 젠슨은 혀를 내둘렀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손짓을 따라 대표코인의 차트를 바라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태생이 안전자산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안전자산이 각광을 받고 있으니 당연히 저놈도 시장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겠지요.”
“저게 안전자산이라고? 하루에도 10%가 우습게 움직이는 놈이?”
레이 젠슨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얼굴로 코웃음을 쳤다.
“저게 안전자산이면 세이지 인베스트먼트 주식은 채권이겠다.”
“하하하. 세이지 인베스트먼트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 아니십니까?”
“내가 뭐 틀린 말을 했나?”
레이 젠슨은 오히려 한진영을 향해 큰소리치며 말했다.
“지금 나스닥이 얼마인가? 여전히 14,000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 아니야?”
“네. 여전히 13,000대 후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럼 세이지 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지금 얼마야?”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150달러를 오늘 돌파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레이 젠슨은 이제 알겠느냐는 듯이 양손을 들어 보이고는 말했다.
“나스닥이 전혀 오르지 못하는 위험한 분위기에서 신고가를 작성하고 있다면 안전자산이라고 부를만하지 않겠어?”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농담에 기분 좋게 웃었다.
시장은 금리가 오르자 그동안 크게 올랐던 IT주에서 급히 돈을 빼냈다.
그렇지만 자금은 주식시장에서 떠나지 않은 채 시장 주변을 맴돌았다.
위험하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 상승장을 기록했던 만큼 시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았던 것이었다.
그렇게 머물던 자금은 가장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쓸려 들어갔다.
그곳이 바로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였다.
“작년 실적 발표할 때가 거의 다 됐지?”
“네. 보름 뒤에 실적발표가 잡혀 있습니다.”
“연간 기준 매출이 얼마야?”
레이 젠슨은 질문을 들은 뒤 가만히 웃기만 하는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나도 엄연히 주주야.”
“알고 있습니다. 그냥 주주도 아니라 대주주시죠.”
“그래. 나도 알 권리가 있어.”
“아무리 주주라고 하더라도 먼저 아는 건…….”
“왜 이래? 우리 사이에 이럴 거야?”
레이 젠슨이 미간을 찌푸리자 한진영이 손을 들어 올리고 레이 젠슨을 진정시켰다.
“알겠습니다. 그러니 화내지 마십시오.”
“진작에 그럴 것이지. 그래서 얼마야?”
“대충 연간기준으로 매출이 220억 달러, 영업이익이 120억 달러 정도로 예상됩니다. 자세한 건…….”
“나도 알아. 대충만 알아도 충분해.”
자세한 것까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는 듯이 레이 젠슨은 손을 휘둘렀다.
레이 젠슨도 기업을 이끌었기 때문에 내부 자료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이 가지는 위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이러니 주가가 계속 오르지. 다른 놈들도 대충 예상하고는 있을 거 아냐?”
“대충은 알겠죠? 그래야 리포트도 작성하고 예측도 하니까요.”
“그래 알고 있을 거야. 그러니 세이지 인베스트먼트를 미친 듯이 매수하고 있겠지. 나스닥이 떨어지든, 금리가 오르든 상관없이 매수한다고 하더니…… 미친 실적이 나왔구먼.”
레이 젠슨은 고개를 들어 한진영을 바라봤다.
조금 전 주식시장에서 안전자산이라는 말을 농담처럼 건넸지만, 실적을 보니 농담이 농담이 아니게 됐다.
게다가 계속 늘어나는 실적을 생각한다면 150달러조차 싸다고 느껴질 지경이었다.
한진영의 추천을 받아 레이 젠슨도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을 취득한 상태였다.
많이는 아니지만 고문이라는 직함에 어울릴 정도의 물량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물량으로 얻은 수익이 평생을 브릿지랜드를 일구었던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을 깨닫고 허탈한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내가 지금까지 뭘 했나 싶어.”
“상장 시점이 딱 좋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장 분위기도 좋고요. 나스닥이 빠지고 있다고 하지만 고문님께서 활동하던 시점에 비하면 지금 지수는 천상에 올라가 있는 상황 아닙니까? 그러니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주가가 좋을 수밖에 없지요.”
“그래.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내가 살아온 지난날이 모두 부정당하는 기분이니까 나한테 계속 그렇게 이야기하도록 하게.”
“하하하. 알겠습니다.”
한진영이 호탕하게 웃고 그러겠다고 대답하자 레이 젠슨은 고개를 돌려 조금 전 보던 대표코인의 차트를 다시 바라봤다.
“그건 그렇고…… 저건 진짜 왜 안 떨어져?”
“고문님.”
“어?”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을 부른 뒤 대표코인 차트를 바라보고 말했다.
“저걸 보면 뭐 생각나시는 게 없으십니까?”
“생각나는 거?”
“세이지 인베스트먼트 주가도 그렇고요.”
“그게 무슨 말이야?”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에 미간을 다시 찌푸렸다.
그리고 한진영의 말에 떠오르는 것 한 가지를 생각해내고는 나스닥 차트로 시선을 돌렸다.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고 있군.”
“맞습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시장이 불안에 떨고 채권 금리가 오른다면 시장에 자금이 빠져나가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안전자산이라는 껍데기를 입고 있지만 그 어떤 투기자산보다 더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가상화폐도 그렇고 아무리 실적이 좋다지만 우리 세이지 인베스트먼트도 그렇고 자금이 빠져나가기보다 오히려 들어오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불안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이번 하락도 어딘가에서는 걸린다는 이야기야?”
“그렇겠지요?”
“어디서 걸릴지도 아는 건가?”
레이 젠슨이 궁금하다는 듯이 한진영에게 물었다.
한진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레이 젠슨에게 지어 보이고는 대답했다.
“홍 사장에게 슬쩍 언급했으니 자산운용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를 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미리 언급했다고? 미쳤군.”
레이 젠슨은 미쳤다는 말과 함께 한진영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인가?”
“제 기억에 분명 고문님께 대충 말씀드린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으십니까?”
“나한테 이야기했다고? 저걸?”
레이 젠슨은 나스닥 차트를 손으로 가리키고 얼굴을 찌푸렸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모습에 한진영이 했다는 말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무언가 머릿속에서 과거에 나눴던 이야기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래. 비슷한 말을 한 기억은 있기는 해. 저 미친 것이 어디까지 오르느냐는 말에 14,000에…… 한번 걸리고 16,000까지 올라간다고 했어. 내 기억이 맞나?”
“네. 잘 기억하고 계시네요.”
한진영이 맞는다는 말을 건네자 레이 젠슨은 발작하는 듯이 말했다.
“그럼 자네는 처음부터 어디서 걸리고 어디까지 올라갈지를 알고 있었다는 말인가?”
“알고 있었다기보다는 대충 시뮬레이션이 되어 있다고 말하는 편이 맞겠죠?”
“그게 그거지.”
레이 젠슨은 괜한 말장난을 하지 말라는 듯이 말하고는 허탈하다는 듯이 코웃음을 흘렸다.
“하긴 그러니까 저~~~ 밑에서 잡은 주식을 아직도 들고 있겠지?”
“그 덕분에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실적이 좋게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허허.”
레이 젠슨은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젓고는 허탈하게 웃었다.
“내가 미친 듯이 일했을 때보다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을 통해 돈을 더 많이 버는 지금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기도 했는데 자네를 보면 자괴감조차 사치처럼 느껴져. 자네는…….”
한진영을 표현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은 레이 젠슨은 잠시 말을 멈추고 허공을 바라봤다.
그때 한진영이 다가와 팔을 잡는 바람에 생각하는 것을 멈췄다.
“고문님. 그것보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네. 부탁하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나한테 부탁이 있다고? 그게 뭔가?”
생전 부탁이라고는 잘 하지 않는 한진영이 부탁할 것이 있다는 말에 레이 젠슨은 지금까지 생각하던 것을 모두 뒤로 미뤘다.
무엇보다 한진영의 부탁이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가서 앉아서 이야기하시지요.”
한진영은 서서 이야기하기보다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며 레이 젠슨을 소파 쪽으로 안내했다.
레이 젠슨은 도대체 무슨 말이기에 한진영이 앉아서까지 이야기하자고 하는 것인지 궁금한 얼굴을 한 채로 한진영의 손길을 따라 소파로 향했다.
***
[금리 연일 발작]
미국의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수직 상승하여 올라갔다.
1.3%대에서 꾸준히 우상향하던 금리가 이틀 동안에 0.2% 장중 최고치로는 1.6%를 넘기는 폭등을 보이며 시장을 혼돈 속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이 정도 움직임은 ‘금리 발작(tantrum)’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는 나올 정도였다.
장중 한때 1.614%까지 치솟아 오르며 채권시장은 패닉에 휩싸이고 말았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금리가 치솟아 오른 데는 7년물 국채 입찰 때 수요가 급감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혼란 속에 빠져들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S&P500 배당수익률인 1.48%를 넘어서면서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안정적인 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증시 조정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CNBC에 출연한 채권 전문가가 방송에 나와 채권 금리의 급등이 증시를 급락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한발 늦고 말았다.
방송이 나오는 중 이미 나스닥과 S&P500이 하루 만에 3%가 넘는 하락을 보이며 13,000 붕괴를 걱정하는 자리까지 빠져 내려오고 말았다.
이날 대형 기술주는 물론 경기 민감주까지 대부분 폭락했다.
시장을 이끄는 IT 대장주들이 일제히 3%가 넘는 하락을 보였으며, 항공주와 여행주들은 이것들보다 더 깊은 5%가 넘는 하락을 보였다.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증시가 폭락하자 연준 의장이 시장에 메시지를 던졌다.
[당장 유동성 공급 축소(테이퍼링)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향후 3년간 금리 인상 또한 연준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연준 의장은 강력한 목소리로 과거와 변한 것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여전히 시장은 회복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정책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것이 그가 시장에 던진 메시지의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연준 의장의 메시지에도 사람들은 완전한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
당장 유동성 공급 축소가 없다는 것이지 적절한 시간이 되면 유동성을 흡수하겠다는 뜻으로 메시지를 받아들였던 것이었다.
그래도 연준 의장의 메시지에 시장이 잠시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치솟았던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1.4%를 기준으로 하여 안정세에 들어간 듯했다.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13,000을 깰 것처럼 보였던 나스닥 지수가 상승하여 13,500대까지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것이었다.
뭐가 됐건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도 잠시뿐이었다.
“확실히 추위가 많이 가셨어.”
한진영은 이제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바람을 느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조지훈은 잡고 있던 문손잡이를 놓고는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은 춥기는 합니다. 모레쯤 눈이 온다는 예보도 있었습니다.”
“눈이 온대? 3월인데?”
“3월이라고 해도 아직 초순이니까요. 아직은 추위가 완전히 가시려면 한 달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긴 겨울이 완전히 지나갔다고 생각하다가는 제대로 뒤통수 맞지. 얼마 전 채권시장처럼 말이야.”
한진영은 이틀 전에 있었던 채권시장을 떠올리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1.4%에서 안정을 취하던 채권 금리가 또다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1.405%로 시작한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장중 1.498%까지 치솟으며 다시 1.5%대로의 진입을 목전에 둔 것이었다.
시장은 얼마 전 1.6%를 넘기며 발작했던 때를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쩌면 1.6%를 넘길지도 모른다는 긴장감 넘치는 모습을 하고 시장을 바라봤다.
“밖에 나와 계셨습니까?”
한진영은 한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던 레이 젠슨을 향해 인사했다.
레이 젠슨은 팔짱을 낀 채로 인사한 한진영을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
“안에서 기다릴 수가 있어야지.”
“불안하십니까?”
“왜 불안하지 않겠나? 상대는 자네를 썩 내켜 하지 않는 존재인데 말이야.”
“지금도 그러던가요?”
“저 여자는 나하고 다르네. 하다못해 챈슬러 그놈하고도 달라.”
레이 젠슨은 혹시라도 로라 콜린스의 비서들이 듣기라도 할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뼛속까지 백인 우월주의에 빠진 여자라네. 자네도 만나봐서 알지 않던가?”
“네.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난 파티 때 만났었지요.”
“그래. 기억하고 있다니까 더는 이야기하지 않겠는데…… 잘할 수 있겠나?”
레이 젠슨은 불안한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이 로라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를 만나게 해달라고 할 때 이유를 물었었다.
아무리 자기라고 하더라도 별것 아닌 이유로 그녀와 약속 시간을 잡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는 파티 자리였기에 자연스럽게 만나게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했고, 그 이유가 그녀의 관심을 끌어야만 만남이 성사되는 것이었다.
“연준 위원에 다시 뽑힐 방법을 알고 있다니? 나는 당최 자네 생각을 알 수가 없네.”
레이 젠슨은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콜린스 총재의 관심을 끈 것에는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자칫 잘못하다가는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관심만 끌기 위해 괜한 말을 던진 것은 아니니까요.”
“그럼 정말이란 말인가? 연준 위원에 뽑힐 방법을 알고 있다고?”
“알고 있으니 당당하게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한 거지요.”
한진영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고는 자기들을 기다리고 있는 콜린스 총재의 비서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기다리고 있으니 나머지는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하도록 할까요?”
한진영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한진영을 바라보고 있는 레이 젠슨을 지나 로라 콜린스가 기다리고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