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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증권사 생활-623화 (623/650)

623화 믿음

회의 자리가 마무리되고 자리에서 일어난 한진영은 루터 컴퍼니의 존 루터를 불렀다.

“루터 사장님께서는 잠시 제 사무실로 들려주시겠습니까?”

“네? 네. 알겠습니다.”

존 루터는 주변을 살피다 한진영의 말에 급히 대답했다.

그리고 한진영을 따라 사무실로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존 루터는 최석영 등에 인사를 건네고는 회의실을 나갔다.

그런 존 루터를 향해 레이 젠슨이 다가왔다.

“어떤가? 자네가 세이지에 온 지 1년은 넘었지?”

존 루터는 다가온 레이 젠슨을 향해 가볍게 인사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제 1년을 넘었습니다.”

“시간이 참 빨라. 자네가 온 지 벌써 1년이 넘었으니 말이야. 나도 세이지와 함께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레이 젠슨은 천천히 존 루터와 함께 걸어가며 계속 말을 건넸다.

“아이는 어떤가?”

“회장님께서 신경 써주신 덕분에 거의 완치에 가까워졌습니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네. 잘 됐어.”

레이 젠슨이 마치 자기 일이라도 된 것처럼 즐거워하자 존 루터는 감사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고문님을 비롯한 많은 분께서 걱정해 주신 덕분에 아이가 빨리 나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 덕분이 어디 있나? 모두 한 회장이 자네를 생각하는 걸 하늘이 알고 도와주신 덕분이지.”

존 루터는 레이 젠슨의 말에 손을 모아 함께 기도했다.

그리고 회의실에서 멀어진 것을 확인하고 레이 젠슨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고문님…….”

“어?”

모았던 손은 내린 레이 젠슨은 왜 그러냐는 듯이 존 루터를 바라봤다.

존 루터는 그런 레이 젠슨을 올려다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는 조금 전 회의 자리를 보고 모두 미친 줄 알았습니다. 하락장을 기대한다니…… 저는 당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습니다.”

“하하하. 자네는 처음 보는 건가?”

이해한다는 듯한 레이 젠슨의 모습에 존 루터는 여전히 이해가 안 간다는 모습으로 말했다.

“하락장에서 세이지가 놀랄만한 성과를 보인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기대한다고 말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정말 하락장이 오기는 하는 겁니까?”

“흐음…….”

레이 젠슨은 존 루터를 가만히 바라봤다.

“이제 1년 됐다고 했지?”

“네.”

“그럼 조금 더 지켜보면 알 걸세.”

레이 젠슨의 말에 존 루터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

“고문님께서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신다는 겁니까?”

“이해가 왜 안 되겠나? 자네 루터 컴퍼니. 이번 실적이 꽤 좋던데 그게 모두 자네와 자네 직원들의 성과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

레이 젠슨이 하는 말이 전략분석실의 도움이 없이 그런 실적을 올릴 수 있겠냐고 묻는 걸 존 루터도 알고 있었다.

“고문님 말씀대로 정보를 먼저 얻게 되어 좋은 실적을 보인 것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정보라는 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

“네. 모든 사람이 다 알만한 이야기들 아닙니까?”

존 루터는 말을 한 뒤 자기가 실언했음을 깨닫고 급히 말을 고쳤다.

“모든 사람이 다 알만한 이야기라는 말은 제가 흥분해서 실언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 차는 있을 뿐이지 모두 예상 가능 범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도 누구보다 먼저 시장 금리 상승을 예상하여 꽤 많은 수익을 올린 것도 사실 아닌가?”

“그렇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완전히 마음이 돌아서지 않은 존 루터는 반론으로 들만한 이야기를 떠올리고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러시아 CDS 채권. 러시아 CDS 채권은 여전히 창고에 박혀 있기만 합니다.”

“블랙문과 체결한 50억 달러짜리 그 CDS 말하는 건가?”

“네. 그건 오히려 손실 구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유지 수수료에 50억 달러가 묶여 있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존 루터는 한진영의 사무실에 이제 거의 다 온 것을 확인하고 걷던 걸음을 멈춘 채 말했다.

“조금 전 국제 정세와 동유럽이 불안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저는 그게 시장에 영향을 줄지 의문이 듭니다. 국제 정세야 시시각각 바뀌는 것이고 특히, 동유럽의 경우에는 지금 이런 상황을 겪은 지 10년이 넘지 않았습니까?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진작에 벌어졌겠지요. 그리고.”

존 루터는 레이 젠슨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동유럽 국가들이 비록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이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있는 곳들 아닙니까? 러시아가 다른 결정을 하지 않는 한 이대로 유지될 텐데……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존 루터의 말에 레이 젠슨은 가볍게 웃었다.

“자네는 아직 믿음이 부족하구먼.”

“믿음이요?”

“그래. 저분을 믿는 것과 같은 믿음 말일세.”

레이 젠슨은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존 루터는 화들짝 놀란 얼굴로 레이 젠슨을 바라봤다.

“그 무슨 불경한 말씀입니까? 그분과 비교하다니요?”

“그건 그래. 하지만 말일세.”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사무실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성경 구절에도 적혀 있지만 믿음대로 되라 하신다고 하지 않았나?”

“마태복음 구절에 있는 그들의 눈을 만지시며 이르시되 너희 믿음대로 되라 하셨다는 구절 말씀입니까?”

“그렇네. 믿음대로 보이게 될 테니 자네도 조만간 그리될 걸 세. 조금 전 보였던 미친 사람들과 같은 모습이 말일세.”

레이 젠슨은 놀란 표정의 존 루터를 향해 누가복음 17장 19절을 읊었다.

“그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더라.”

존 루터는 레이 젠슨의 말에 불경한 말을 들은 것처럼 귀를 털었다.

그리고 한진영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는 비서들에게 문을 열라고 지시한 레이 젠슨을 향해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바라봤다.

아무리 한진영에게 감명받았기로서니 감히 그분의 믿음과 관련된 구절을 인용하는 것이 존 루터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존 루터는 아이를 구해주어 고맙기는 하지만 그분의 말씀과 비교할 수는 없다며 고개를 몇 차례나 젓고는 한진영의 사무실로 향했다.

***

“앉으십시오.”

한진영은 들어온 레이 젠슨과 존 루터를 탁자로 안내하고는 조지훈에게 차를 내올 것을 지시했다.

“따로 부른 걸 보니 할 말이 있나 보군. 그게 뭔가?”

레이 젠슨이 먼저 자리에 앉으며 한진영에게 물었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을 향해 웃으며 되물었다.

“고문님께서도 따로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어서 오신 것 아닙니까?”

“하하. 맞아. 나도 할 말이 있어서 왔네. 그리고 여기 있는 루터 사장을 부른 이유도 궁금하고 말이야.”

“제가 루터 사장님을 부른 게 그렇게 이상하셨습니까?”

“아니. 이상하기보다는…….”

레이 젠슨은 은근한 눈으로 존 루터를 잠시 돌아보고는 말했다.

“그동안 믿고 맡겼던 채권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가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내 생각이 맞는 건가?”

존 루터는 레이 젠슨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급히 한진영을 돌아봤다.

한진영은 존 루터의 시선에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영향력을 가하다니요. 당치 않습니다. 저는 그저 루터 사장님께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어 오시라 한 겁니다.”

“물어본다니 뭘 말인가?”

당사자인 존 루터가 아닌 레이 젠슨이 계속 한진영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의 태도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할 말이 있어 오셨다더니 그것보다 제가 루터 사장님을 부른 게 더 고문님의 관심을 끌었나 봅니다.”

“왜 아니겠나? 채권 파트를 본격적으로 움직이려 하는 데 말이야.”

“하하하. 아니라는 데도 자꾸 그러십니다. 저는 정말 채권 파트를 움직일 정도가 못 됩니다. 알고 있는 것도 적고 결정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수박 겉핥기 정도로만 알고 있는 수준이지요.”

“그런 사람이 러시아 CDS를 50억 달러 치나 매수한 건가?”

“그건 확실한 정보가 있었으니까요.”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이 활짝 웃었다.

“거보게.”

레이 젠슨은 자기가 생각했던 그대로라며 더는 물어볼 것도 없다는 듯이 손을 휘저었다.

존 루터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진영과 레이 젠슨을 번갈아 바라봤다.

도대체 무슨 정보길래 50억 달러를 러시아 CDS에 태우며, 그런 이야기를 듣고 무슨 정보라고 묻지도 않는 레이 젠슨이 이상하게만 보였던 존 루터였다.

한진영은 뒤로 살며시 물린 레이 젠슨을 보고 웃으며 존 루터를 바라봤다.

“루터 사장님. 몇 가지 질문드릴 게 있어서 이렇게 따로 오시라고 한 겁니다.”

“아! 네. 말씀하십시오.”

존 루터는 생각하던 것을 멈추고 한진영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한진영은 웃고 있는 얼굴을 차츰 굳히고는 존 루터에게 말했다.

“혹시 CDS 채권을 상대측에서 갚지 못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예를 들어 50억 달러의 CDS 채권이 1,000억 달러 혹은 5,000억 달러로 치솟아 오르게 되면 말입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

존 루터는 한진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레이 젠슨을 돌아봤다.

그러나 레이 젠슨도 한진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존 루터는 고개를 돌려 다시 한진영을 바라봤고 한진영은 그런 존 루터를 향해 다시 설명했다.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저는 채권 파트는 명확히 알고 있지 못합니다. 단지 돈이 된다는 것만 떠올리고 러시아 CDS 채권을 구입했는데 막연히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블랙문에서 갚지 못하겠다고 버티면 어떻게 되는지 하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블랙문이 돈을 주지 않을 걸 걱정하셔서 하시는 말씀이 맞는 겁니까?”

“맞습니다. 저는 그게 걱정되어 물어보는 겁니다.”

존 루터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블랙문. 그러니까 그 블랙문을 말씀하시는 거 맞으신 거죠?”

“맞습니다. 챈슬러 회장의 블랙문을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몇 차례나 물어도 같은 대답이 나오는 한진영의 모습에 존 루터는 레이 젠슨을 돌아봤다.

그리고 그에게 도와달라는 표정을 지었다.

“어서 말해보게. 어떻게 되는 건가?”

레이 젠슨도 한진영의 말에 동조했다.

존 루터는 레이 젠슨까지 등을 떠밀자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한진영의 질문에 대답했다.

“CDS는 보험료의 형태입니다. 회장님께서 블랙문에 받아오신 CDS는 블랙문이 보장을 해주겠다는 증서를 받아온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보험증서를 갱신하는 의미로 수수료를 매달 지불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군요.”

“맞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보험료를 지불할 이유가 없습니다.”

존 루터의 말에 한진영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보험이라는 표현을 하자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좋습니다. 그럼 그걸 보장 안 해줄 때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보장을 안 해줄…… 이유가 없습니다.”

“조금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50억 달러가 1,000억 달러가 되어 돌아온다면 갚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사람이란 게 간사해서 갑작스럽게 올라간 가격에 흔들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경우는…….”

존 루터는 그런 경우는 없다고 강하게 이야기하려다 말았다.

블랙문과 게리 챈슬러 명예회장을 상대로 간사하다고 이야기하는 한진영의 모습에 그럴 일은 없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존 루터는 레이 젠슨의 눈치를 살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국이 정한 보험법에 따르면 보험 지급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파산하더라도 갚아야 하는 게 보험입니다. 블랙문이 갚을 능력이 없다면 정부가 대신 내주고 블랙문을 쥐어짜서 돈을 받아내게 될 테니 걱정할 일은 없습니다.”

“그래요?”

한진영은 원하는 대답이 나오자 입가에 표정이 더욱 짙어졌다.

레이 젠슨은 그런 한진영의 표정에 슬며시 질문을 던졌다.

“50억 달러짜리 물건이 보배가 되어 돌아오는 건가?”

“제가 CDS를 받아오며 말했던 거 기억하십니까?”

“기억하지. 그걸 어떻게 기억하지 못하겠는가? 블랙문의 목줄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은 크게 웃었다.

“하하하. 뭐 제가 한 말과는 다르지만 뜻은 비슷하네요. 그리고…… 고문님의 표현이 더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목줄. 맞습니다. 블랙문의 목줄이지요.”

한진영은 존 루터를 돌아보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의 CDS 프리미엄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한진영의 질문에 존 루터는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인상을 살짝 찌푸리고는 대답했다.

“제가 며칠 전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70bp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70bp요.”

한진영은 존 루터의 대답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잠시 생각을 정리한 한진영은 존 루터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현재 루터 컴퍼니의 운용 자금이 얼마나 되지요?”

“현재 400억 달러 정도 수준에 맞춰져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걸 1,000억 달러까지 올리도록 하지요.”

“1,000억 달러요?”

존 루터는 깜짝 놀랐다.

처음 루터 컴퍼니가 세이지에 합류할 때 자산 규모가 180억 달러 수준이었던걸 감안한다면 5배가 넘게 자산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 더 과감하게 투자하시기를 바랍니다.”

“과감하게…… 어떻게…….”

한진영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존 루터를 가만히 바라봤다.

존 루터는 한진영의 시선에서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히 한진영의 눈과 마주하지 못하고 시선을 떨궜을 때 존 루터의 귀로 한진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루터 사장님께만 이야기하는 것이니 어디 가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한진영의 말에 존 루터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그런 존 루터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금리는 최소 5%에서 6%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하십시오.”

“금리요? 어떤 금리가 6%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하라는 것인지…… 10년 물과 3년 물, 20년 물 등 채권에는 종류가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기준금리입니다.”

“네?”

“해가 바뀌고 날씨가 풀릴 때쯤부터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겁니다. 우리는 그 전에 채권 포지션을 먼저 잡도록 하십시오. 아직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분위기가 잡히지 않아서 포지션 잡기가 수월할 겁니다.”

“회장님…….”

“아직 제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존 루터가 한진영의 말을 반박하려 했지만 한진영은 존 루터의 말을 첫머리부터 잘라냈다.

그리고 계속 지시를 이어갔다.

“러시아 쪽은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문제라면 무슨…….”

“크림반도에서 시작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다툼이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단순하지 않는다면 무얼 말씀하시는 겁니까?”

존 루터가 답답하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런 존 루터와 달리 한진영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 한다는 첩보가 있습니다.”

“네? 뭘 한다고요?”

“그리고 이런 침공에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에 대응한다는 시나리오가 정보기관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존 루터는 황당하다는 듯이 한진영을 쳐다봤다.

그러나 한진영이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놀란 눈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이건 극비입니다. 그러니 루터 사장님만 혼자 아시고 움직여 주십시오. 채권 시장이 이제 재미있게 흘러가게 될 테니 말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돈을 제대로 벌어볼 생각입니다.”

한진영의 말에 존 루터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오히려 고개를 돌려 레이 젠슨을 바라봤다.

자기와 똑같은 것을 들은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존 루터의 눈에 한 톨의 의심도 품지 않은 레이 젠슨이 들어왔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에 대한 ‘믿음’이 진실로 하늘에 있는 그분과 같다는 느낌이 존 루터에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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