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640화 (640/650)

640화 극단적인 상황

로라 콜린스는 한진영과 마주하고 앉아있었다.

그녀는 한진영에게 이번 일과 관련하여 자기가 얼마나 힘을 썼는지 한진영에게 자랑했다.

“원래 보스턴 연방법원에서 하려고 했는데 뉴욕 연방법원이 어떻게 알고 자기네들이 하겠다고 나섰지 뭐예요? 이번에 벌어진 블랙 코인 소송 건과 함께 블랙문과 관련된 사건을 자기네들이 맡고 싶다고요. 이게 사실 우리 보스턴 쪽에서 나서서 뉴욕 연방법원에 말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대로 눌러앉아 묵혀둘 생각을 하고 있었나 봐요. 그런데 그걸 보스턴이 넘겨달라고 하니 이제 무거운 엉덩이를 그제야 움직여서 다시 진행하게 만든 것이죠.”

“모두 콜린스 이사님 덕분입니다.”

“제가 뭘…… 그렇게 크게 힘쓴 건 없습니다. 그저 몇 마디 말만 건넨 것뿐이지요.”

로라 콜린스는 자기가 듣고 싶어 하던 말을 한진영이 꺼내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생색을 냈다.

“하긴 또 그런 저의 입김이 없었다면 보스턴 쪽에서도 움직이지 않았겠지요? 어쨌든 이번 일에 제가 힘을 쓴 건 사실이기는 하니까. 그것만 한 회장님을 잘 기억해 주세요.”

“잘 기억하다 뿐입니까? 저는 콜린스 이사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습니다.”

로라 콜린스는 한진영의 태도가 더욱 마음에 들었던지 더욱 크게 웃었다.

그리고 몇 마디 말을 더 남긴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참. 한 회장님.”

“네.”

나가려던 로라 콜린스는 무언가 떠올렸다는 듯이 제자리에 서서는 한진영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한진영을 가만히 바라본 채로 말했다.

“제 덕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잠시 말을 멈추고는 한진영을 바라본 로라 콜린스였다.

그녀는 한동안 한진영 얼굴을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중에 제가 부탁을 하거든 부탁 한 가지만 들어주도록 하세요.”

“부탁이요?”

“어려운 건 아닐 거예요. 그리고 틀림없이 세이지에 도움이 되는 거라는 것도 약속할게요.”

“그게 무언지 먼저 말씀해 주실 수는 없으신가 봅니다.”

한진영의 말에 로라 콜린스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로라 콜린스의 얼굴을 보고 시원하게 대답했다.

“좋습니다.”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한진영은 시원하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콜린스 이사님의 부탁인데 제가 어찌 들어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어려운 부탁이더라도 들어드려야 할 텐데 저희에게 도움이 되는 부탁이기까지 하다면 안 들어드릴 이유가 없지요. 언제가 됐건 말씀만 하신다면 꼭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진영의 시원스러운 대답에 로라 콜린스는 크게 만족했다.

그녀는 사무실에서 나가면서도 결코 세이지에 나쁜 일이 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했다.

한진영은 로라 콜린스가 떠난 것을 확인한 뒤 조지훈을 불렀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온 조지훈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지시했다.

“연준이 블랙문에 대한 정리를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해.”

“알겠습니다. 은행들을 압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블랙문은 지는 해이고 지금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려준다면 은행들의 결정에 도움이 될 거야.”

“안 그래도 은행들이 펀드 판매 계약을 연장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블랙문의 자금 회수와 우리 연장 계약을 놓고 저울질하게 만든다면 오랜 고민이 걸리지 않을 거로 확신합니다.”

한진영이 지시 내리기 전에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는 듯이 말하는 조지훈의 모습에 한진영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자 이제 블랙문이 어떻게 나오는지 볼까?”

한진영은 블랙문을 정리하려는 연준의 모습에 과연 게리 챈슬러가 어떤 대응을 할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8거래일 연속 하락이라는 블랙문이 상장한 뒤 처음 겪는 모습이 증시에서 나타났다.

8거래일 동안 3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고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60%가 빠져 내려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런 하락은 대 충격의 전조에 불과했다.

첫 포문은 블랙 코인과 관련된 기사에서 시작됐다.

[블랙문이 블랙 코인 예치금을 줄 수 없는 것은 블랙 코인 예치금이 바닥이 났기 때문이다. 모든 자금을 소진한 상황에서 블랙문이 블랙 코인을 예치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만 것이다]

많은 사람이 예상하기는 했지만 차마 꺼내지 못하던 말이 공식적인 기사를 통해 공개됐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기사에 시장은 파랗게 얼굴이 질리고 말았다.

[은행들이 블랙문에 대한 대출금 회수에 들어갔다. 지난 블랙 코인 예치금 때 빌린 800억 달러에 관한 것으로 은행들은 블랙 코인에 더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송이 진행되어 법원에서 정식으로 검토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블랙문은 블랙 코인과 관련된 어떤 액션도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이미 블랙 코인은 깡통이 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시장에서는 널리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기사가 쓰이기 전까지 누구도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던 이유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블랙 코인과 연계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치금만 3,000억 달러였다.

예치하지 않고 순수하게 보유하고 있는 사람까지 더한다면 그 금액은 더욱 높아졌다.

그리고 알론 코인까지도 엮여 있었다.

알면서도 이야기하지 못한 것은 깡통이 되었음을 인정하는 순간 그 파장이 심상치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랙 코인이 깡통이 되어 버렸음이 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이야기됐다.

그리고 이런 공식적인 이야기에 사람들은 더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치금을 돌려달라고 이야기하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몇몇이 먼저 움직여 시작한 소송에 많은 사람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블랙문에 압류를 걸기 위해 움직인 사람도 있었으며 코인 그라운드에 쳐들어가 기물을 훼손하는 사람들까지 나왔다.

돈이 될 거라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는 모습이 보이자 대형 로펌들이 달려들었다.

블랙문이 보장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만큼 소송대리인이 된다면 천문학적인 수임료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에 블랙문이 진지하게 블랙 코인 고객에게 돈을 돌려줄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든지 간에 불리한 상황에서 차라리 돈을 지불하고 이 사태를 진정시키는 편이 낫지 않겠냐는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너무 느렸다.

오히려 이런 소식이 들리자 블랙문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방송에서는 특별방송을 편성하여 블랙문 사태를 진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기자는 중요한 문제를 지적했다.

-우리는 블랙문 사태를 나누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블랙문의 문제는 모두 함께 생각해야 제대로 된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나누어 생각한다? 함께 생각해야 한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앵커의 질문에 기자는 굳은 표정으로 설명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블랙 코인 예치금 문제입니다.

-맞습니다. 전부터 계속 이어온 문제이지요. 그런데 그게 잘못되었다는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기자는 잠시 말을 멈추고 앞에 놓인 자료를 내려다봤다.

손을 들어 올려 말을 하다 만 기자의 모습에 앵커는 조심스럽게 기자를 불렀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고개를 숙이고 있던 기자가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아닙니다.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제가 말을 함으로써 일어날 파장에 대해 걱정되어 잠시 말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파장이요? 어떤 파장 말입니까?

-얼마 전에 기사를 통해 블랙 코인 예치금이 모두 바닥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언급이 되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예상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언급이 안 되어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이야기가 기사를 통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지요.

앵커 또한 잘 알고 있는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기자는 앵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가 왜 이렇게 머뭇대는지 이유를 설명했다.

-바로 그것입니다. 지금 문제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꺼내어 공론화가 된다면…… 그 파장이 어디까지 퍼질지 알기 어려워 그래서 제가 머뭇거린 겁니다.

기자의 말에 앵커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 말씀은…… 지금 하려는 이야기가 그만큼 파장이 큰 이야기라는 것인가요?

-네. 파장은 블랙 코인 예치금을 지적했던 기사 못지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흐음…… 과연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해지기까지 하는데요.

앵커는 팔을 책상에 기댄 채로 기자를 향해 몸을 기울이고는 말했다.

-파장이 일어난 뒤의 일은 이야기를 들은 저와 시청자가 판단하도록 할 테니 기자님께서는 이야기를 해주시지요.

판단은 듣는 사람에게 맡기라는 앵커의 말에 기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알겠다는 대답을 한 후 잠시 말을 멈췄던 기자는 천천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블랙문에는 최소 일곱 가지의 사건이 엮여 있습니다. 첫 번째가 지금 문제가 되는 블랙 코인의 예치금과 관련된 문제, 두 번째는 예치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은행들에서 받아온 대출금 문제, 세 번째는 블랙 코인과 연계된 알론 코인 문제, 네 번째는…… 원스 파이낸스 문제…….

-원스 파이낸스 문제요? 원스 파이낸스에도 문제가 생겼나요?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어가며 표정이 어두워지던 앵커가 급히 질문을 던졌다.

기자는 앵커의 이런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이 대답했다.

-네. 원스 파이낸스는 가상화폐를 담보로 하여 대출을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 또한 파산 위기에 처한 상태입니다. 담보로 한 가상화폐의 가격이 폭락하며 담보로서의 가치를 상실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문제가 또 있다는 겁니까?

-정말 심각한 문제는 원스 파이낸스에서 대출받은 사람들이 또다시 코인에 재투자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원스 파이낸스가 설립되었을 초창기에 블랙문과 코인 그라운드가 어떻게 고객을 모았는지를 생각한다면…… 원스 파이낸스의 문제 또한 작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자의 말에 앵커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고는 기자에게 물었다.

-초창기에 고객을 어떻게 모았었죠?

-블랙 코인의 예치와 함께…….

-아~ 기억납니다.

앵커는 이제야 기억난다는 듯이 놀란 눈을 한 채로 기자에게 말했다.

-블랙 코인을 원스 파이낸스에 담보로 제공하여 대출받은 돈으로 또다시 블랙 코인을 매수해서 예치하라고 했죠?

앵커의 말에 기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앵커의 표정은 점점 기가 막힌다는 듯이 입이 벌어졌다.

-잘못하다가는 피해가 두 배로 누적되는 것 아닙니까?

-잘못하다가 아니라 이미 피해가 두 배로 누적된 상태입니다.

기자의 말에 앵커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기자는 그런 앵커를 향해 놀랄만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니. 문제가 끝이 아니라고요? 도대체 또 어떤 문제가 있다는 말씀인지 이제는 두려워질 지경입니다.

-이제 겨우 가상화폐와 관련된 문제가 끝이 난 정도입니다.

기자의 말에 앵커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도 이다음에 나올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대충 예상이 됐던 것이었다.

-블랙문이 발행한 러시아 CDS 프리미엄의 경우에는 50bp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중간 정산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6,000bp까지 CDS 프리미엄이 폭등했을 무렵 CDS 프리미엄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 투자자들이 일제히 수수료를 지불하고 중간 정산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돈만 해도 장난이 아니겠습니다.

-맞습니다. 1,500억 달러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1,500억 달러요? 아니 무슨 그런…….

-그래서 블랙 코인에 대한 환매 신청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500억 달러를 정산해 주느라 블랙 코인의 환매 신청을 처리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입니까?

-바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환매 신청을 처리해 주지 못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그건 또 무엇입니까?

앵커가 이제는 놀랄 기운도 없다는 듯이 한숨 섞인 질문을 던졌다.

기자 또한 안 좋은 이야기만 계속 이어가느라 기운이 떨어진 것인지 처음과 달리 목소리에 힘이 빠진 채로 대답했다.

-블랙문의 펀드 환매 신청이 누적 2,000억 달러에 달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허허. 그러니까 3,000억 달러를 줘야 하는 블랙 코인 예치금에 1,500억 달러의 CDS 프리미엄 그리고 거기에 더해 펀드 환매 2,000억 달러가 더 있다는 말씀입니까? 이거…… 블랙문이라도 견디지 못하겠는데요.

-딱 알맞은 표현을 하셨습니다. 블랙문이라도 지금 상황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는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기자의 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가 남아있습니다.

-마지막이요? 뭐가 또 있다는 말씀입니까? 이제는 더는 놀랄 기운도 없습니다.

-어쩌면 가장 큰 폭탄이 될지도 모르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블랙문 지분 희석에 관한 소송이 남아있습니다. 이 소송이 게리 챈슬러 명예회장의 패배로 결론이 나게 된다면 블랙문은 커다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리 챈슬러라는 절대적인 구심점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지금과 같이 여러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타이밍에 중심을 잃는다는 것은……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염두에 둬야 할지도 모릅니다.

기자가 꼭 소송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앵커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극단적인 상황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앵커라는 직분에 따르면 극단적인 상황이 무얼 의미하는지 물어봐야 하는 것이 맞았다.

기자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의 마지막 정리의 말이었기에 그 말을 묻는 것으로 지금 자리를 마무리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앵커는 극단적인 상황이 무엇인지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것이 기자의 입을 통해 나오게 된다면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제작진도 이번만큼은 앵커에게 말을 끌어내라고 지시할 수 없었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왜 극단적인 상황이 무엇인지 물어보지 않는 것인지 답답해하지 않았다.

시장에 참여하고 시장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사람은 말하지 못하지만 시장은 그게 무엇인지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했다.

[나스닥 서킷 브레이커 발동]

1,00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나스닥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S&P500과 다우지수도 서킷 브레이커까지는 아니지만 5%가 넘는 하락을 보이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 줬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처음으로 서킷 브레이크가 발동됐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큰 폭의 하락이 나왔으며 가상화폐 관련주가 그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랙문이 장 중 한때 20%가 넘게 하락했다.

코인 그라운드의 경우에는 30%가 넘는 하락을 보이며 상장가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테라의 경우에도 하락의 깊이는 깊게 나왔다.

다시 한번 1,000달러를 넘었던 주가가 이제는 200달러 근처까지 빠져 내려오고 만 것이었다.

시장은 이번에도 세이지의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됐다는 것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래서 세이지 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이런 폭락장에서도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시가총액으로 세이지 인베스트먼트가 1조 달러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상장하지 않은 세이지 자산운용과 세이지증권 등을 더한다면 세이지 그룹의 가치는 5조 달러에 달하지 않겠냐는 계산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기업 자리까지 세이지 그룹이 차지하게 됐다고 사람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세이지와 상반된 길을 걷는 블랙문은 다른 운명을 눈앞에 놓고 말았다.

파산.

블랙문이 파산 위협에 휩싸여 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은밀히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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