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화 기회를 준다면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아직은 해가 뜨지 않은 어둠이 남아있는 새벽녘의 안개를 헤치고 조수아가 한진영의 사무실로 도착했다.
“오셨습니까?”
“뭐 하러 내려와 있었어요?”
조수아는 차 문을 닫으며 굳이 자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조지훈을 향해 이상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조지훈은 조수아를 안으로 안내하며 대답했다.
“그래도 시간이 너무 이르지 않습니까? 회장님께서 조심해야 한다고 내려가서 조 부사장님이 오기를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별걱정을 다 하시네요. 차 문에서 여기 건물 입구까지 얼마나 된다고요.”
조수아는 몇 걸음만 걸으면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안으로 힘차게 걸어갔다.
조지훈은 그런 조수아의 뒤를 따르며 조수아를 살폈다.
그리고 놀랍다는 듯이 조수아를 향해 물었다.
“회사에서 바로 오신 것 아니십니까?”
“바로 왔죠.”
“밤을 새운 모습으로 보이지 않으십니다.”
“그냥 밤을 새운 게 아니라 사흘을 꼬박 새웠어요.”
조수아가 손가락 세 개를 펴들었다.
스스로 말하면서도 뿌듯함을 느꼈는지 자기가 펴든 손가락을 바라보고 감탄의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이렇게까지 미친 듯이 일한 적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예요. 블랙문을 얼마나 미분해서 살폈는지 블랙문에서 하루에 사용하는 종이컵이 몇 개인지까지 계산해 낼 정도였다니까요.”
“그런데도 이렇게 한 점 흐트러짐이 보이지 않으시다니 역시 조 부사장님은 대단하십니다.”
조수아는 들어 올린 손을 내려뜨리고 조지훈을 슬쩍 바라보고 말했다.
“이렇게 띄워주는 거 보니까 저한테 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이야기해 봐요.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그래요?”
조수아의 말에 조지훈은 머쓱하게 웃고는 말했다.
“그게…… 다름이 아니라…… 혹시 세이지증권에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있나 해서요.”
“신입사원 채용이요? 그걸 조 실장님께서 왜 물어보세요?”
“그게…….”
조지훈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제 여자친구가 이번에 졸업하는데 세이지에 오고 싶다고 해서요. 아무래도 지금 대학생들한테 세이지가 선망의 기업 아닙니까?”
조수아는 조지훈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니까 그걸 왜 조 실장님께서 저에게 물어보시냐고요? 회장님께 직접 물어보셔도 되잖아요.”
“아유~ 회장님께 부탁드렸다가는…….”
조수아는 팔짝 뛰는 조지훈을 보고 이해했다는 듯이 웃었다.
“아~ 알겠어요. 회장님께 부탁드렸다가는 뒷감당이 안 돼서 그렇죠? 아마 회장님이시라면 비서실로 발령 내실 게 분명하니까요.”
조지훈이 머쓱하게 뒷머리를 만지자 조수아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저도 회장님과 함께 지낸 시간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서 잘 알아요. 조 실장님이 왜 저에게 부탁하는지 아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적당한 자리에 잘 넣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조지훈은 조수아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여기는 한국하고 달라서 추천인 제도가 아니면 쉽게 취업이 안 돼서 답답해해서 제가 부탁드린 거였습니다. 그렇다고 공채는 이미 끝이 나버렸고요.”
“맞아요. 지난번에 대규모 공채와 경력직들을 뽑은 이후 우리도 사실 문을 닫아버린 상태니까요. 게다가 지금 블랙문이 저렇게 돼 버려서 이쪽도 굉장한 한파가 불어 닥친 상황이니까요. 이해해요.”
“이해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조지훈이 조수아에게 한 가지 더 부탁하려 하는 모습을 보이자 조수아는 말 안 해도 알고 있다는 얼굴로 먼저 이야기했다.
“알아요. 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이라는 것도요. 특히 저분한테요.”
조수아는 손가락으로 건물 천장을 가리키고 눈을 찡긋했다.
조지훈은 조수아가 자기의 뜻을 정확하게 알아듣자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조수아가 말한 것 이상으로 지금 취업시장에는 한파가 불어 닥친 상황이었다.
특히, 금융 시장에서의 신규 채용은 없다시피 한 것이 현재의 취업시장이었다.
그래서 조지훈이 어렵사리 조수아에게 부탁을 건넨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조수아라면 조용히 적당한 자리를 마련해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진영에게 다이렉트로 부탁한다면 더 좋은 자리에 마련해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랬다가는…….
‘좋은 자리에서 놀림당하는 것보다 조용히 평범한 자리에 가는 게 낫지.’
조지훈은 상상한 것만으로도 한진영의 놀림에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끼고 몸서리를 쳤다.
조수아는 그런 조지훈을 가만히 바라보다 발걸음을 멈췄다.
“제가 조 실장님 부탁을 들어줬으니 조 실장님도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부탁이요? 어떤 부탁 말씀입니까?”
조지훈은 조수아와 함께 엘리베이터 앞에 선 채로 물었다.
새벽녘이라 엘리베이터는 물론이고 회사에는 다른 직원이 보이지 않았다.
조수아는 지금이라면 이야기하기 좋다고 생각하여 조지훈에게 궁금했던 것을 묻기 시작했다.
“블랙문이요. 그거 정말 우리가 인수하려고 하는 거 맞아요?”
조수아의 말에 조지훈은 깜짝 놀라 급히 주변을 살폈다.
조수아는 조지훈의 모습에 먼저 말을 꺼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거 확인하고 물은 거예요.”
조지훈은 조수아의 말대로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조수아에게 한 걸음 다가간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하세요. 누가 듣습니다.”
“지금 모습을 보니 진짜인가 보네요? 진짜 우리가…….”
“쉿.”
조수아가 다시 한번 말하려 하자 조지훈은 급히 조수아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한번 주변을 살핀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맞으니까 조심하세요.”
“그게 정말이었군요. 얼마가 돼야 남는 상황이라는 건지 계산해 보라고 하셔서 설마 설마 했는데…….”
조수아는 놀랍다는 표정으로 조지훈만큼이나 작은 목소리로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럼 이제 우리가 명실상부…….”
조지훈은 조수아의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고개를 저었다.
더는 말하지 말라는 눈짓에 조수아는 아쉽지만, 묻는 것을 여기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조지훈은 주변을 살피고 여전히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뒤 조수아에게 말했다.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으실 거예요.”
“그래요? 그럼 그…… 일이 그렇게 빨리 진행된다는 말이에요?”
조지훈은 조수아가 직접적인 말을 하지 않고 ‘그 일’이라고 표현한 것에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이나 내일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결판이 날 거예요.”
“그래요?”
“네. 회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니까요.”
“허~ 그게 정말 일어나는구나.”
조수아는 직접 이야기를 듣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자기가 한 일이 무얼 위한 일인지 알면서도 그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던 조수아였다.
그만큼 ‘그 일’은 놀라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들어가시죠. 회장님께서 기다리십니다.”
“그래요. 가야죠.”
조수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열린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조지훈은 잠시 주변을 살피고는 조수아의 뒤를 이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두 사람이 타자 엘리베이터는 문이 닫히고 한진영이 기다리고 있는 사무실이 있는 곳을 향해 올라갔다.
***
-나스닥이 오늘로 이틀 연속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시장은 블랙문의 파산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아직 증시가 끝이 나지 않았음에도 방송에서는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시끄러운 목소리가 듣기 싫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TV 앞에 옹기종기 모일 지경이었다.
-가상화폐 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대표 코인은 20,000달러 중반까지 떨어져 내렸습니다. 어제에 이어 10%의 하락을 보인 것으로 이번 달 들어서만 50% 가까이 하락한 모습입니다.
앵커의 목소리와 함께 가상화폐 그래프가 그려졌다.
사람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폭락을 그리고 있는 차트를 말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이런 가상화폐 시장의 폭락과 증시의 폭락에 코인 그라운드는 오늘 하루에만 70% 하락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미 원스 파이낸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내놓은 상태에서 코인 그라운드 또한 파산을 막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의 말에 사람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블랙문이 과연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화면에는 블랙문과 관련된 이야기가 타임라인으로 정리되어 보였다.
무엇 하나 거를 것 없이 홈런성 사건이 연속으로 터진 것에 이대로 견딘다는 것도 어쩌면 우스운 기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화면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하게 됐다.
-테라의 하락 또한 무시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100달러 선까지 떨어져 내려 고점 대비 -9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었던 전기차 시장의 강자가 가상화폐 시장과 엮이며 회사 존폐를 걱정해야 할 지경입니다.
코로나19 시절 때만 해도 부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졌던 테라의 전기차였다.
시대를 앞서나가는 사람 혹은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테라의 전기차가 이제는 가상화폐라는 헛물에 미쳐버린 사람이 만든 차라는 수식어를 얻고 말았다.
-이제 시장의 초점은 블랙문의 손에서 벗어난 듯한 이 문제가 어디서 어떻게 해결되느냐는 것입니다. 이대로 블랙문이 파산하게 된다면 블랙문의 자산 3조 달러가 그대로 모두 시장에 풀려 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그로 연계되어 금융권에 가해질 충격이 적게는 10조 많게는 30에서 40조 달러 이상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서브프라임 때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블랙문이 파산하는 순간 코로나19 때 이상의 충격을 시장이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송에서 내놓은 결론에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어깨는 모두 아래로 내려뜨려졌다.
말이 좋아 해결이지 이렇게 된 시점에 시장의 자체적인 자정능력만으로 해결이 될 거라는 기대가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은 지난 서브프라임 때의 해결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정부를 비롯한 연준의 개입.
그것 외에는 이번 사태의 해결책은 없어 보였다.
***
-이 모든 게 게리 챈슬러라는 사기꾼 때문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시아라고 불리던 존재가 지금은 사기꾼이 되어 있었다.
-게리 챈슬러가 투자자를 현혹하여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우리 같은 방송인들이 반성해야 합니다. 바로 이런 존재를 걸러내지 못한 우리 같은 사람이 그런 괴물을 만들어 낸 것이니 말입니다.
한진영은 화면에 나와서 열띤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화면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참으로 사람이란 게 신기해요. 저렇게 입고 있으니 지난번과 또 다른 신뢰를 전해주지 뭡니까? 안 그렇습니까?”
한진영은 곁에서 바짝 긴장한 채로 서 있는 노아 스미스를 올려다보고 물었다.
노아 스미스는 한진영의 질문에도 화면에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땅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진영은 대답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화면 속의 머치 버치킨스는 양복을 입은 채로 카메라를 향해 이야기했다.
-게리 챈슬러는 태생부터 사기꾼으로 태어난 놈입니다. 그가 블랙문을 어떻게 손에 넣게 됐는지 과거의 사례를 본다면 지금 상황도 어쩌면 그가 설계하여 만들어 낸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자를 모집하여 희대의 사기를 친 것이라는 말입니다.
“매드스톡을 진행할 때와는 또 다른 맛입니다. 그리고 사실 어떤 면에서 돈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이런 방송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방송은…… 재미는 있는데 유익함은 좀 낮았으니까요.”
이번에도 한진영은 노아 스미스를 향해 말했지만, 노아 스미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땅만 바라봤다.
한진영은 그런 노아 스미스를 올려다보고는 화면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머치 버치킨스는 게리 챈슬러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매드스톡 시절과는 많이 바뀐 모습이었다.
그러나 독설만큼은 바뀌지 않았다.
그때와 달리 욕설이 섞인 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혓바닥은 오히려 더 날카로워진 모습이었다.
-지금 개리 챈슬러가 무엇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지 마십시오. 지금이라도 소송에 참여해서 블랙문의 문짝 하나라도 뜯어올 수 있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직접 블랙문에 찾아가 피켓이라도 드십시오. 그렇게 앉아 거짓 메시아에 속았던 자기를 탓할 시간에 한 뼘이라도 움직여서 한 푼이라도 받아와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가족이 여러분의 친구가 여러분을 사람으로 대우해 줄 겁니다. 사람처럼 살기 위해서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돈은 먼 곳으로 날아가 버렸으니 말입니다.
짝짝짝.
한진영은 박수를 치고 한쪽에 서 있던 조지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욕을 하지 않으니 사람이 조금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구먼. 잘했다고 전해.”
“네. 알겠습니다.”
조지훈은 머치 버치킨스에게 한진영의 칭찬을 건네기 위해 사무실 한쪽으로 전화기를 들고 걸어갔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본 뒤 노아 스미스 쪽으로 앉아있는 자세를 돌렸다.
그리고 여전히 땅바닥만 바라보고 있는 노아 스미스를 향해 말했다.
“조금 전 화면에서 나온 친구가 저를 향해 참 욕을 많이 했었습니다. 저와 친분도 있었는데 사람이란 게 참 간사해서 인기를 얻기 위해 저를 깎아내리는 것을 서슴지 않더군요. 그러다 그만…….”
한진영은 아직도 그때 일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입니다. 무조건 맞는다는 것도 없지요. 다른 사람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러다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무너져 내리고 말더군요. 일도 끊기고, 하던 방송국도 졸지에 날아가고…… 제가 머치 버치킨스를 다시 찾았을 때는 10평짜리 쓰레기 더미에서 금방이라도 시체가 될 것처럼 썩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한진영은 움찔거리는 노아 스미스의 어깨를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저는 옛정을 생각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줬습니다. 저에게 뭐라고 욕을 했든지 간에 제가 그의 팬이었거든요.”
기회를 줬다는 말에 땅바닥을 바라보고 있던 노아 스미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한진영은 움푹 들어가 그늘이 진 노아 스미스의 눈을 바라보고 말했다.
“그랬더니 저 보십시오. 얼마나 보기 좋습니까? 얼마 전까지 시체나 다름없던 사람처럼 보이십니까?”
한진영의 말에 그제야 노아 스미스는 고개를 돌려 머치 버치킨스의 모습을 바라봤다.
화면 속의 머치 버치킨스는 조지훈을 통해 한진영의 칭찬을 들은 것인지 밝은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노아 스미스도 머치 버치킨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세이지의 한진영과는 날을 세우지 말아라.
잘못했다가는 매드스톡의 머치 버치킨스처럼 될 것이다.
시장의 격언처럼 돌아다니는 말이기에 노아 스미스도 머치 버치킨스에 대해서 모를 수가 없었다.
그런 머치 버치킨스조차 기회를 준 한진영이었다.
노아 스미스는 기대에 찬 눈으로 고개를 돌려 한진영을 바라봤다.
그리고 주저 없이 땅에 무릎을 꿇었다.
기회를 준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그도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왜 이러십니까?”
한진영이 무릎을 꿇은 노아 스미스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러나 노아 스미스는 그대로 땅에 엎드려 절까지 하며 말했다.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앞으로 세이지가 하는 일에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세이지 밑으로 들어오라면 그렇게라도 하겠습니다. 테라가 파산하는 것만은 막아주십시오.”
노아 스미스는 한진영을 향해 진심을 다해 테라의 파산을 막아달라고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