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후기]연참입니다. 호로로록.?41회
무덤 동굴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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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안에 있던 것은 세 명.
‘10대 귀족 할란드 가문’에서 차출된 B급 헌터 하나와, A급 헌터 둘.
알베르토와 에우드를 본 그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구조대를 만났음을 깨닫는다.
세 명 모두 몇 번이고 감사를 전하며 눈물을 주륵주륵 흘렸다.
그중 A급 헌터 한 명의 팔은 아예 떨어져 나가 있었다.
벌레들의 공세에 결국 팔을 내줘야 했다고 한다.
이후 어떻게든 포션을 들이부어 지혈은 했지만. 그로 인해 포션을 거의 다 사용했다고.
“감사합니다, 알베르토님, 투구의 난쟁이님.......! 감사합니다........! 당연히, 이 마력이 다 떨어지면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포션도 전부 잃고, 먹힐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흐으윽........”
에우드는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투구의 난쟁이’라고 소개했다.
알베르토는 그들을 재빨리 진정시켰다.
이들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 시간을 더 쓸 수 없었다.
필요한 정보를 빨리 들어야 한다.
에우드가 투구 안에서 살짝 울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포에닉스 헌터대의 사망 인원, 혹시라도 확인한 적이 있나요?”
“흐윽....... 흐윽........ 포, 포에닉스 녀석들......?”
“사망 인원은.......”
에우드의 질문에 헌터들 셋 모두 기억을 되새겨본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디안이나 엘리리, 안나, 알렉스- 이들은 난전 중에도 계속 생존해있었습니다......!”
“제, 기억엔....... 포에닉스 열 명 모두 ‘보스 몬스터’가 나타나고서도 어떻게든 진형을 유지하고 있었어요.”
“아마, 살아있었다고 봅니다.......”
확신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들이 마지막으로 봤을 땐 열 명 다 살아있었다는 거다.
에우드는 투구 안에서 안도를 크게 내쉬었다.
이후 그들에게, ‘마인 센티피드’들이 나타난 후 원정대 생존자 상당수가 흩어졌음을 들었다. 그리고 사망한 것이 확인된 다른 헌터들 또한.
“사건의 첫 발생은 ‘안전구역 4’라고 들었다네.”
“네.......”
던전 내에 선행탐사자들이 찾아낸 안전구역.
그곳은 특수 마석들이 있어, 몬스터들의 접근이 최소화되는 장소라고 한다.
그런 장소를, 입구에 가까운 순으로 1에서 최대 8까지 넘버링을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안전구역이 이번에 인위적으로 깨졌다고 한다.
“이 포션, 뭔지 알겠나.”
알베르토는 홀더에서 스팀팩 포션을 꺼냈다.
세 명 다, 그 포션의 내용물과 의도는 바로 이해한 듯했다.
“살기 위해서라면......!”
“좋네. 위로 향하는 길- 우리들이 내려온 최단거리는, 벌레들의 시체로 대략 파악할 수 있을 것이네.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웬만한 몬스터는 없을 것이야. 그러니 그대로 우선은 안전구역 2까지 어떻게든 향하게. 길드에서도, 성당교회에서도, 추가적인 구조대를 꾸리기로 했으니.”
셋 모두 알베르토에게서 포션을 받아들였다.
“우리는 탐색을 이어갈 것이기에 이 이상 도움은 줄 수 없네. 이후부터는 자네들의 재량이라네.”
“““넵........!”””
꿀꺽-!
스팀팩 포션을 마신 헌터들의 눈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몰려오는 각성 성분에 구토를 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얼마 안 지나 약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이제 몸의 통증이 점점 사라져가리라.
“그럼, 당장 위로 향하게!”
“““우오오오오오!!”””
다다다다다다닷-!
세 헌터들이 무기를 들고, 위쪽 루트를 향해 뛰어갔다.
물론 에우드와 알베르토도 여기까지 오는데 벌써 4시간은 걸렸다.
올바른 공략를 이루지 않고, 오로지 침투와 섬멸만 했는데도 그 정도다.
아마 그들이 올라가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리라.
“.......적어도 이미 원정대 절반 이상은 이곳에 없다는 이야기군.”
대략 25~30. 그게 현재 던전에 살아 남아있는 이들의 수이리라.
에우드는 그중 어떻게든, 포에닉스 10명이 전원 살아있길 바랐다.
위험도 S의 등장에도 누구 하나 죽지 않았다.
희망은 충분히 있다.
에우드와 알베르토도 빠르게 내부로 더 들어갔다.
현재 위치는 안전구역 4에서 30분 정도를 더 들어온 지대.
몰려오는 곤충 무리. 주변엔 좀비들의 잔해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더욱 길이 복잡해진다.
지도에 따르면 굴의 개수가 늘어나는 게 이 부근부터였다.
‘분명 다들 굴이 너무 많은 게 아니냐고 했는데.’
거기서, 두 사람은 ‘변화’를 깨닫는다.
“이쪽부터는 완전히 지도와 달라지고 있다는 건가.”
들었던 지하 루트의 개수는 약 열 개.
하지만 지금 도달한 장소는- 최소 스물.
알베르토는 순간 세면 셀수록 점점 구멍이 늘어나는 착각을 느꼈다.
물론 사건 발생시간과 인원의 부족.
또 부상 정도를 고려하면, 생존자들이 매우 깊게는 들어가지 못했으리라.
허나 이제부터는 다른 문제다.
이 구멍 중 한 루트만을 정해서 재차 파고들어야 할 것인가.
혹시라도 고른 길목엔 막다른 길이 있는가.
한 번 구역을 넘어가는 데도 수십 분이 걸린다.
도착할 때까지. 전부 탐색할 때까지. 그 녀석들이 모두 버틸 수 있는가.
알베르토가 잠시 고민을 하는 사이였다.
에우드가 투구를 벗었다.
피로로 땀을 흘리는 소년의 얼굴이 드러난다.
“에우드?”
“흐으으으읍-!”
에우드가 무슨 행동을 하려는 지 바로 깨닫는다.
알베르토는 반사적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
주변을 저릿저릿하게 음파가 울려간다.
........그러나 의외로 폭음은 아니었다.
아니. 알베르토가 막았던 귀를 열자, 오히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알베르토는 알고 있다. 에우드는 감각이 상당히 좋다.
미각은 분명 흐릿하다고 했는데, 혹시 그로 인해 다른 감각들에 더 집중한 걸까.
아까 헌터들을 구할 때처럼, 일반적인 감각으로 알 수 없는 것을 감지할 때가 많다.
즉 에우드는-
지금 낸, ‘들리지 않는 소리’를 이용해 정보를 파악한 것이다.
에우드는 두 눈을 감고 청각에 집중했다.
차츰 반사되어오는 소리를 잡아낸다.
내부에 존재하는 이들의 수와 위치를 살펴 간다.
“이건........!”
“원래는 귀 좋은 몬스터들이랑 싸울 때 쓰던 건데- 와악, 죄송해요! 의논도 안 하고 써버려서!”
“아니, 괜찮네, 괜찮고말고! 그럼 소재는 확인됐나?!”
“전부 다는 아니에요. 그리고 더 깊게 들어간 것까진 알 수 없지만........”
에우드는 차츰 되돌아온 소리를 되새기며 ‘사람’이 느껴지는 쪽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줄일 수 있는 건 총 여섯 곳이에요. 각각 1시간 거리 이내에, 생존자들이 있어요.”
“탐색의 수를 여섯으로 줄인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에우드가 가리킨 구멍들을 확인한 알베르토가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문제?”
에우드는 곧바로 투구를 다시 썼다.
--------키기기기기긱.
아마, 알베르토도 그 위압감을 느꼈으리라.
“이놈들도 근처에 있더라고요........”
“........그건 참 문제로군.”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위쪽으로 뚫려 있던 구멍들이 무너져간다.
그곳으로 거대한 물체가 나타났다.
본 순간 에우드에게 떠오른 건, 역시 ‘초대형 지네’라는 단어일까.
몸 전체가 갑피로 이뤄져 있다.
붉은빛을 띠는 갑피의 위로는,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열기의 구멍이 있었다.
마치 거대한 마차를 수십 대 이어붙인 것 같은 괴물.
그것들이 저마다 꿈틀거리는 다리로 움직여간다.
셀 수 없는 다리가 벽을 타고, 마석을 부순다.
더듬이를 휘적거리며,
너무나 거대한 이빨을 열어 울음소리를 터트린다.
지금까지 조우한 몬스터와는 다른 압력.
위험도 A까지의 몬스터들로는 절대 비교하지 못하는 보스 몬스터.
[--------사가가가가가가가!!!]
마인 센티피드(Mine Centipede).
이 던전에 발생했다는 ‘위험도 S’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래. 이곳에서 제일 먼저 발견되었다고 했으니!”
“알베르토님, 한 마리가 아니에요!”
이어서 또 다른 구멍에서 굉음이 울려온다.
반대편 구멍에서도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열기와 함께 붉은 갑각의 괴물들이 솟아오른다.
추가로 나타난 두 마리의 마인 센티피드가, 먼저 모습을 드러낸 동족과 함께 교차했다.
마석으로 은은한 빛무리를 유지하던 던전에 붉은빛이 가득 채워진다.
“에우드, 출발 전에 말했던 마인 센티피드의 특징. 기억하고 있나?”
“‘몸 대부분이 화 속성’. ‘각 다리에 독성을 갖고 있음’. ‘붉은 갑피에서 폭발을 일으킴’. 그리고 무엇보다-”
[가가가가가가........!]
[샤가가가가가가가가!!!]
콰아아아아아아앙!!!
제일 먼저 모습을 드러냈던 마인 센티피드가 바닥을 향해 들이닥쳤다.
갑피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크기에서 전혀 예상 못 할 속도로 내리꽂힌다.
“-매우 흉포하죠!”
“곤충 몬스터들은 거의 다가 그렇네만!”
“전부 성격 더러우니까요!”
콰아아아아아아!!
우르르르르르르르!!
땅에 박히는 거대한 지네를 피해, 에우드와 알베르토가 양쪽으로 갈라졌다.
알베르토가 벽을 박차고, 에우드가 마석을 계단 삼아, 단숨에 전투태세를 잡아간다.
그러나 공격은 이제 시작이었다.
나머지 두 마리의 마인 센티피드가 양쪽으로 나뉘어 벽을 타기 시작했다.
이어서 우르르거리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움직임으로 두 사람에게 주둥이를 드러낸다.
알베르토는 그것을 재빨리 피해, 검을 휘둘렀다.
“하아아압-!”
촤자자자자자작-!!!
순식간에 갑피를 향해 연속으로 휘둘러진 검.
마인 센티피드 한 마리가 진액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키에에에에에엑!]
“역시 보스급다운 방어력이란 건가!”
피해는 입혔지만, 쉽사리 내피가 드러나지 않는다.
갑피를 가진 곤충형 몬스터들은 등급이 높을수록 방어력이 단단하다.
이 폭력성 높은 벌레 괴물은, 필히 장기전을 요구하는 보스 몬스터였다.
에우드 또한 튀어나온 마석들을 밟아 허공에 몸을 던진다.
그리고 다리를 대낫 같이 휘둘러, 지네의 머리 틈- 갑피가 채워지지 않은 틈에다 내리꽂았다.
--------콰아아아아아앙!!
퍼버버버버버벙!!
접촉과 동시에 곳곳에서 터져 오르는 폭발.
다만 마력으로 몸을 경화시켰으므로 어느 정도 보호는 된다.
에우드가 입은 포에닉스 제복의 방어력 또한 폭발 피해를 경감한다.
그러나, 에우드 쪽도 역시 쉽사리 치명타를 넣기가 힘들었다.
“보통 단단한 게 아니군.”
“거기다가 폭발까지 하니까요. 이런.......”
땅 위로 돌아온 에우드와 알베르토가 재차 마인 센티피드들과 대치했다.
“제일 문제가, 이놈들 말고도 두 마리가 더 있다는 거겠네만.”
언제라도 다시 공격할 생각인 듯 마인 센티피드들은 안광을 번뜩인다.
오히려 먹이라고 생각한 이들이, 자신들의 갑피에 피해를 줬다고 분노한 걸까.
처음 나타났을 때보다 더욱더 적의를 뿜어내고 있다.
“........에우드. 제안이 있는데 들어보겠나.”
“알베르토님 의견에 따르죠, 저는.”
“대답이 좋군. -그럼 먼저 가게.”
“네. ......네!?”
“어허, 의견에 따른다고 하지 않았나, 에우드.”
에우드가 제대로 대답을 하기도 전, 마인 센티피드가 또다시 돌격해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던전 벽이 파괴되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 진동이 울려갔다.
돌격을 회피한 에우드와 알베르토가 그틈을 타 서둘러 대화를 이어간다.
“괜찮으시겠어요?!”
“남은 두 마리가 생존자들을 공격하는 게 더 문제네. 이곳에서 내가 세 마리를 막고, 자네는 구조와 동시에, 남아있는 두 마리를 상대하는 걸 감안하게. 그리고 내 솔직하게 말하지. 아마 자네 일거리가 더 힘들 걸세!”
“아하하........!”
“무엇보다....... 지금 이 던전엔 ‘이런 놈들만 있는 게 아닐 테니’.”
휘리리릭-! 콰아아아아아아앙!!
주둥이에 달린 집게로 급격히 다가오는 마인 센티피드를, 알베르토는 검을 휘둘러 밀쳐낸다.
강렬한 일격에 거대한 마인 센티피드가 벽으로 밀려 날아갔다.
쿠와아아아아아앙!!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가지, 스팀팩 포션의 절반이네! 받게!”
알베르토가 던진 포션 홀더를 에우드가 재빨리 낚아챘다.
던전에선 수십 년의 경험치를 가진 알베르토다.
에우드라 할지라도 그의 상황판단을 따르는 것이 옳다.
그리고, 에우드의 생각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한 명은 이 세 마리를 상대하고, 다른 한 명은 구조에 임한다- 에우드 또한 그리 판단했다.
“-그럼 먼저 갈게요, 알베르토님!”
인원이 둘밖에 없는 만큼 결국엔 나뉘는 순간이 올 것이긴 했다.
에우드는 알베르토에게 대답한 즉시, 아까 좁혀둔 여섯 길 중 하나의 안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당연했을까. 안쪽으로 향하는 에우드를 마인 센티피드들이 우르르 쫓아간다.
“어딜 노리나!!”
-그것을 알베르토가 막아낸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촤아아아악-!!
[키에에에에에에에!]
검에서부터 쏘아진 강렬한 검압에, 마인 센티피드 한 마리의 다리가 독을 흩뿌리며 절단되었다.
이 순간, 위험도 S 몬스터들의 적의가 알베르토에게 집중되었다.
서겅-!!
알베르토가 마인 센티피드들을 향해 은빛의 검을 겨눴다.
“그럼 이 늙은이 알베르토 체로스........ 지금부터 몸소 자네들을 처단하도록 하지. 어디 덤벼보도록, S급 벌레 새끼들!!”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작품후기]지네몬스터는 어떤 식으로 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