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저는 오네쇼탛흐흐크흡.?66회
메트리 사교회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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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우트의 인사와 후계자 지목.
이후부터는 술렁임은 여전했지만, 흐름은 다시 순풍으로 돌아왔다.
여러 귀족 자제, 영애들은 차례차례 사교 대련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폭풍을 일으키던 메트리 가문은, 그런 대련장을 어느새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에우드는 그곳을 슬쩍 볼 때마다 계속 트루스, 레니안느 남매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여전히 평범하게 부담스러운 시선.
심지어 손까지 살짝 흔들어준다.
특히나 레니안느의 시선이 너무 지긋했다.
........되도록 저쪽에는 눈을 돌리지 말자고, 에우드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가레스는 여러 가지로 지친 표정이었다.
로로나와 알베르토, 그리고 라그나릴 일가와 피곤한 모습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셀레나는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와 있었다.
비교적 움직이기 쉬운 정장 차림이면 몰라도, 셀레나는 드레스였으니 말이다.
방금까진 순백의 드레스였는데.
이번엔 어느새 몸에 딱 맞는 검술용 복장.
포근했던 분위기를 감추고, 실력자로서 그 기백을 바꾼다.
회장 내 대련을 준비하던 아이들 사이에 긴장이 돈다.
역으로 셀레나의 표정엔 어느새 생기로 가득해져 있었다.
역시 성격에 맞는 옷을 더 선호하는 덕이었다.
티아나는 셀레나의 어깨를 붕붕 흔들며 투덜거렸다.
“언니, 부럽다. 나도 드레스 벗고 싶어~”
“그럼 티아나도 다시 검술 배우면 되겠네요?”
“.......아, 아직은 참을 수 있어.”
어느새 함께 이야기하러 온 플로라의 말에, 티아나는 재빨리 고개를 가로젓는다.
역시 거기까진 용납 불가인가보다.
티아나는 셀레나의 어깨를 잡은 채 뒤로 가더니 손수 머리를 묶어줬다.
사교회에서 대련할 땐, 언제나 티아나가 묶어준다고.
“-나중에 에우드한테도 내 머리 묶는 법을 가르쳐줘야겠어.”
“......? 셀레나 누나, 나도?”
“응.”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셀레나는 그저 퐁퐁 콧김을 내쉴 뿐이다.
에우드가 머리를 묶어주는 걸 상상한 걸까.
“그럼 저도! 에우드님, 제 머리도 묶어주세요! 제 양갈래를 만들어주세요!”
“-플로라는 안돼.”
“아, 너무하네요, 셀레나!”
“에우드 내 동생이야. 뺏어갈 생각 마.”
머리를 다 묶은 셀레나가 플로라와 티격태격.
에우드야 머리 묶는 법을 배운다면, 언제나 해줄 수야 있었다만.
“........나도 머리, 길러야 하나.”
티아나는 백금색 단발머리를 살짝 매만지며 조용히 고민했다.
이후 진행된 대련에서, 에우드는 한 번 더 놀라버렸다.
셀레나에게 도전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까 잭스와 비슷한 또래의 연상들도 여럿 있었다.
물론 셀레나는 당연하게도 전승.
각 시합당 10초 안팎으로 전부 승부를 내버렸다.
그리곤 시합이 끝날 때마다 에우드와 티아나를 향해 V표시를 보낸다.
포에닉스의 장녀는 의외로 어리광이 많았다.
살짝 다른 쪽을 보자, 다과회의 맏언니역인 피르티가 어떤 아이를 다독여주고 있었다.
아마 저번에 다과회에서 말한, 피르티의 남동생인 모양이다.
에우드와 동갑으로 보이는 아이는, 긴장을 머금으면서도 끄덕끄덕 누나의 말에 착실히 대답하고 있었다.
다만 역시 아쉽게도 셀레나에겐 역부족이었을까.
조금 뒤 시작된 셀레나와의 대련에선, 피르티의 남동생은 역시 압도적으로 패배했다.
그래도 셀레나는 그런 아이에게 살짝 다독여주는 말을 전해줬다.
“-나쁘지 않아. 피르티 말대로 정말 연습 많이 했네.”
“우, 우왓! 감사합니다!”
“에우드랑 동갑이니까. 더 발전해갈 수 있을 거야.”
“에, 에우드님인가요.......!”
“우리 동생은 나보다 대단하거든.”
그 와중 셀레나가 계속 에우드의 자랑을 전하다 보니, 에우드는 조금 낯부끄럽기도 했다.
에우드는 예정과 달리 대련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까 잭스와 싸웠던 일 때문에, 그다지 대련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에우드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면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애초에 에우드는 사건이 쌍으로 터진 덕에, 너무 주목도가 높아져 버렸다.
가레스도 그걸 감안하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전히 너무 많아........ 딱 잡기가 힘들어.’
무엇보다도, 꾸준히 전해지는 끈적한 시선이 에우드는 계속 신경 쓰였다.
이것 때문에라도 지금은 대련을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대체 어디서, 누가,
어째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일까.
“우우우.......”
“우우우가 아니에요, 프란시느. 정신 바짝 차려요.”
“왁, 깜짝이야.”
그렇게 시선에 너무 신경 쓰다가, 그만 가까이 온 아이들을 눈치채지 못했다.
드로와와 프란시느였다.
“에우드님 너무해요........ 그렇게 강하실 줄 몰랐어요.........”
“아니, 저기-”
“아, 아까 승리는 정말로 축하드려요.......”
“감, 감사합니다.”
“대신 사과드릴게요, 에우드님.......... 프란시느가 긴장하기 시작하면 많이 불안해하다 보니....... 프란시느. 프란시느 정도면 절대 긴장 안 해도 된다니까요. 긴장 풀어요.”
긴장을 공유할 사람이 사라진 덕에, 프란시느가 더 불안한 모양이다.
드로와가 프란시느의 등을 톡톡 두드리며 진정시켜준다.
그때였다.
사교회장 곳곳에서 감탄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에우드와 프란시느, 드로와 모두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와........!”
생각지도 못한 일에, 에우드도 눈을 크게 떴다.
라다루스가 셀레나에게 유효타를 가한 것이다.
라다루스의 목검이 셀레나의 손목 위로, 약하지만 확실하게 닿았다.
오늘 사교회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일에, 귀족 가문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좋, 좋아! 드디어......!”
“너........”
눈을 크게 뜨고 환호하던 라다루스.
하지만-
“강하네.”
“?!?!”
라다루스에게 당한 손목으로 단숨에 땅을 짚어, 재빨리 몸의 균형을 바꾼다.
몸의 높이를 순식간에 꼬더니, 라다루스의 ‘아래쪽’에서부터 고속으로 검을 휘두른다.
에우드는 그게 자신과의 대련으로 익힌 움직임임을 알 수 있었다.
키가 훨씬 더 작은 라다루스는 셀레나가 ‘위쪽’에 있는 것을 감안하고 싸웠다.
그러나 지금 셀레나가 위치를 완전히 바꿔버린 것에, 역으로 자신이 위쪽이 되어버렸다.
너무 빠르게 일어난 변수에 라다루스는 따라가지를 못했다.
그렇게 라다루스가 당황하며 셀레나의 검 궤도를 완전히 놓쳐버린 순간-
파아앙! 파앙!!
그야말로 신속.
셀레나의 2타가 라다루스에게 동시 가격 됐다.
허리에 1타, 그리고 똑같이 되돌려주듯 손목에 2타였다.
“““오오오오........!”””
“그래도 에우드보다는 아니지만.”
“으으으으.......”
셀레나는 나름 만족했는지, 의기양양 웃음을 지으며 대련장을 내려간다.
오늘 대련은 여기서 끝이라는 의미였다.
역시 셀레나답게, 10번이 넘는 대련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그리고 셀레나는 대련장에서 내려오자마자-
“다 이겼어. 칭찬해줘. 에우드.”
에우드에게 꼭 붙어 오며 어리광을 피운다.
“응, 정말 멋졌어, 셀레나 누나.”
“흐후훙.”
에우드의 칭찬에, 셀레나는 따끈따끈하게 데워진 몸으로 더 꼭 밀착했다.
도중 티아나가 그걸 발견하곤, 치사하다며 같이 꼭 붙어왔다.
조금 뒤. 프란시느가 대련을 위해 올라갔다.
“갔, 갔다올게요오오오........”
에우드와 다른 아이들도, 긴장하지 말라고 응원을 전해본다.
프란시느를 보고 올라온 상대는, 프란시느와 마찬가지로 오늘 첫 참가를 하는 소년이었다.
운송업으로 세력을 다져온 중견 귀족, 로이트 가문의 자제라고.
상대쪽은 꽤나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짓고 있다.
아무래도 프란시느 정도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여긴 걸까.
긴 머리를 동그랗게 묶은 프란시느는(드로와가 아까 묶어줬다), 여전히 불안불안해 보였다.
-다만 대련 개시 후였다.
파아아아아앙!!
“........어?”
“““!!!!!”””
승부는, 생각도 못한 속도로 결판이 났다.
파아아아아앙!!
“뭐라고.......?!”
로이트 가문의 아이는 지금 일어난 일을 바로 파악하지 못했다.
처음 몇 번 검을 휘두르며, 스텝을 밟으며, 공격의 합을 주고받았는데.
프란시느의 검술이 의외로 탄탄한 것에 놀라면서, 슬슬 본 실력을 내볼까 하고 힘을 주려 했는데.
이미 그 순간이 대련의 끝이었다.
몰려오는 통증을 느끼고서야, 자신이 그제야 ‘두 번 다 맞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곧바로 프란시느의 표정을 보며, 순간적으로 숨을 삼켜버렸다.
아까 전까지 빌빌대던 여자아이의 모습이 아니다.
먹이를 노리는 것만 같았을까.
눈에 비치는 건, 오로지 자신이 유효타를 먹일 상대의 빈틈뿐.
소리 없이 움직이는 입술은 분명- ‘유효타유효타유효타유효타-’라고 계속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유효타유효타유효타(중얼중얼)- .......와, 와! 이, 이겼어요!? 해냈어요! 아, 대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게 무슨........! 너, 너 대체 뭐야.......?!”
어느새 소심한 소녀는, 꾸벅꾸벅 인사를 하며 승리에 기뻐하고 있었다.
에우드도 솔직히 놀랐다.
빠르다. 게다가 정확했다.
긴장으로 떨던 모습이 거짓말인 것처럼, 검을 잡은 순간부터 매우 첨예하게 변했다.
옆에서 드로와가 안경을 살짝 만지며 말해줬다.
“프란시느는 분명 실력이 좋은데요, 정말 자신감이 없어서........”
“프란시느는 자신감만 가지면 되는 아이.”
드로와의 말로는, 지금도 프란시느는 ‘헤헤, 첫 시합인데 정말 운이 좋았어!’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라나.
셀레나도 그런 프란시느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정말로, 왜 자신감이 없는지 모를 실력이었다.
역시 프란시느의 소심한 성격, 또 그만큼 착한 성격 때문일지도.
“이, 이겼어요! 에헤헤헷!”
어느새 대련장에서 내려온 프란시느가, 수줍게 웃으며 뛰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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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메트리 사교회는 끝을 향해갔다.
슬슬 마무리되는 분위기에, 여러 귀족 가문들이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눠간다.
에우드와 두 누나에게도 여러 귀족이 찾아와, 부디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다.
자신들의 딸이나 아들을 소개해주는 이들도 있었다.
마지막을 향해가자, 가레스는 물론 포에닉스 삼남매도 더더욱 정신없이 인사를 하러 다녔다.
처음 사교회가 시작되기 전보다도 더 바빴다.
게다가 그 와중, 가장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는 놈-
“-계속 뭔가를 찾는 거 같네. 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어?”
“게엑.”
“게엑이라니, 아하하!”
트루스가 어느새 또 에우드에게 슬쩍 가까이 와 물었다.
에우드는 트루스의 눈을 보며 몸을 뒤로 물렀다.
“아니, 너무 경계한다니까. 난 정말로 친해지고 싶은 건데. 아, 혹시 내 마안 때문에 그러는 거면 딱히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말라니? 그걸?”
“그게, 난 레니안느랑 달리 ‘보는 마안’이 아니야. 굳이 말하면........ 맞아, 마법처럼 특수한 능력.”
“.........?”
“이건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아- 아까는 갑작스럽게 마안을 드러내서 미안해. 레니안느도 나쁜 뜻으로 살펴본 건 아니니까, 너무 미워하진 말아줘. ........무덤 동굴의 ‘투구의 난쟁이’. 그 소문에 저번부터 엄청 호기심을 가졌었거든.(속닥속닥)”
에우드로선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트루스가 말하길, 레니안느가 에우드에게서 본 건 “투구의 난쟁이야?”라는 질문의 답변뿐이었다고 한다.
“레니안느는 영웅이 던전을 클리어하는 모험 소설을 좋아하는데, 그 덕분에 네가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 그래 봬도 착한 아이니까, 친하게 지내주면 정말 고맙겠어. ........오빠를 가끔 매도하긴 하지만! 아하하!”
에우드에게 계속 ‘연기’처럼 보였던 트루스의 목소리.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들렸다.
물론 에우드로선 여전히 긴장을 풀기 힘들었다.
“그래서, 에우드. 무슨 일인데?”
에우드는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가, 이 정도 질문이라면 답을 해주자 싶었다.
“-어디서 누가 날 보고 있는 거 같아서. .......좀 끈적하게.”
“.......혹시 나랑 레니안느 시선을 말하는 거면 사과할게.”
“그건 이미 알고 있었어.”
“역시 그렇지~?”
트루스 본인도 시선이 끈적한 건 인정하는 걸까.
트루스는 에우드의 말에 다시 호쾌하게 웃어간다.
“근데 누가 보고 있다라........”
“지금은........ 또 사라졌어.”
“하긴 다른 가문 사람들도 다들 정신없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으니까. ........흐음, 어쩌면.”
“어쩌면?”
“우리 말고도, 이전부터 너한테 엄청나게 흥미가 있던 사람이 있는 걸지도.”
“........”
트루스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향하며 말했다.
“사교회가 끝나고도 계속 신경 쓰인다면, 언제든지 연락을 줘. 나도 가능한 만큼 도와줄 테니까. 혹시나 연락이 오기를, 레니안느하고 같이 기대하고 있을게.”
에우드는 별로 연락을 취하긴 싫었다만, 일단은 알겠다고 고개는 끄덕인다.
트루스도 에우드의 표정을 보고 내키지 않은 걸 이해했는지, 키득키득 웃으며 돌아갔다.
결국, 사교회가 끝날 때까지 그 끈적한 시선의 정체는 못 알아냈다.
[작품후기]연차아아아아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