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바로 아카데미엔, 과제와 시험으로 점철된 ‘지옥 기간’이 시작됐다.?182회
지옥 기간182.
연휴가 끝이 난 아카데미는, 어느새 북적북적해졌다.
도착과 동시에 강의가 잡혀있는 이들도 많았고.
또 연휴 중 다섯 도시에서 일어난 몬스터 습격 사건 이야기라든가,
귀족 아이들의 경우, 왕도 및 몇몇 도시 사교회에 다녀온 이야기라든가 있고. 정치적 움직임은 좋든 싫든 진행되니 말이다.
그 분위기는 크든 작든, ‘바쁨’과 ‘변화’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아카데미 생활을 재개한 포에닉스 파벌은-
“너무해. 진짜 너무해. 뭔 강의마다 과제를 뭐 이렇게 많이 내줘......”(티아나)
“지, 지친다아아.......”(셀레나)
“몸 좀 열심히 움직이고 싶어요...... 유효타.”(프란시느)
“프란시느는 거기서 왜 또 유효타예요.......? 저도 더는 머리가 안 돌아가요....... 책 읽고 싶어... 모험 소설 읽고 싶어요.......”(드로와)
“이 짓거리는 진짜, 매년 겪어도 적응이 안 돼.......”(아나트)
지옥을 맛보고 있다.
방심했다. 진짜로 이렇게 힘들 줄은.
연휴가 끝나고부터 해서 차례차례, 과제의 범람이 들이닥쳤다.
멤버 중 누구 하나 예외가 없다.
차이가 있어봤자 ‘정말 여유가 없다.’와 ‘정말 약간 여유가 있다.’일 뿐.
아카데미 3년 차 선배인 아나트도.
원체 성적이 높은 셀레나와 티아나도, 이렇게 다량의 과제가 오면 대처하기 힘들다.
아나트는 매년 2번 이상 겪는 이 사태에, 더더욱 치를 떨며 펜을 끄적였다.
포에닉스 파벌은 일단 서로가 겹치는 과목을 돕기 위해서라도, 매일 아지트에 옹기종기 모여 과제를 진행.
다들 각종 도서와 자료들을 뒤적이며, 아카데미 규격 종이에 글씨를 적거나, 문제를 풀어가곤 했다.
그 와중에, 시험공부도 틈틈이 해야 한다는 것이 더 죽을 맛이었을까. 과제가 나옴과 동시, 시험 범위까지 정해졌으니 말이다.
당연하지만 포에닉스만의 일은 아니다.
이미 아카데미 전체가, 넘쳐나는 과제에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제시카와 디에스가 말한 대로 일이 돌아가고 있는 거다.
일명 ‘아카데미의 지옥 기간’.
‘그런데 심지어 그 둘은 이번엔 과제를 내는 쪽이라니.......!’
과거 지옥을 겪은 이들이, 이젠 직접 지옥을 자아낸다.
그녀들 말고도, 과거 아카데미 학생이었던 교수는 꽤 있다고 한다.
게다가 어째선지 그런 교수들은, 매번 과제나 시험의 난이도가 상당하다고.
너무하다. 이것이 바로 적이 된 아군일까.
덕분에 아카데미는 며칠 전부터, 어디든 늦게까지 사각사각거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대부분의 일반 학생은 기숙사 방이나, 도서관, 자료실 근처의 다목적실.
파벌에 소속된 이들은, 각자의 파벌 아지트나 몇몇 파벌 영역에서 과제와 학업을 진행해간다.
물론 들려오는 건 사각사각 소리만은 아니다.
연금술이나 약초학 등의 실기 과제로 인해, 보글보글 화륵화륵 소리도 들려온다.
......가끔 버티지 못한 건지, 비명도 들려오긴 한다만.
아나트 말론 일주일에 서너 번은 듣게 된다나.
결국 학년, 종족에 상관없이 다들 과제에 치이고 있다는 거겠지.
트루스 쪽도 라다루스 쪽도, 요 한동안은 아지트에 박혀 있는 시간이 많은 듯했다.
하워드와 피르티네 학생회는, 업무와 동시에 지옥 기간까지 겹쳐 정말로 죽기 직전이라 한다.
업무량을 최소화하고 있는데도 역시 힘든 모양이다.
피르티의 눈 밑은 이미 퀭해져서, 줄넘기가 가능할 정도였다.
일단 플로라에게 케인즈 상회 영양팩을 받아갔긴 했으니까.
에우드는 다음에 볼 땐 조금이라도 회복되길 기원했다.
현재 과제에 안 치이는 건 그나마 5년 차 졸업반 정도.
다만 디에스 말로는, 졸업반은 과제에 치이는 게 아니라, 마지막 졸업 논문 준비로 매일매일이 고생일 뿐이라 한다.
사실상 고생하면 더 고생했지, 4년 차까지의 재학생들과 다를 건 없다고.
그렇게 지옥 기간을 보내던 주중, 슬슬 해가 떨어지려 하는 시간.
에우드는 책들을 잔뜩 뒤지던 중 중얼거렸다.
“으아, 안 되겠네........”
“에우드님?”
에우드의 혼잣말에, 플로라가 지친 고개를 빼꼼 에우드에게 향했다.
“자료를 더 찾아보고 와야겠어요. 대여가 가능하면 대여도 해보고.”
과제용 리포트 조사 도중, 에우드는 자료가 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행히 아카데미 도서관은, 시험 기간에 절차만 밟으면 책 대여가 꽤 쉬이 가능했다. 현재 필요한 도서는 수인어 관련.
기존에 사용하던 도서와, 디에스 강의 도서까지 다 챙겨왔지만 약간 부족했다.
하필 과제의 주제가 ‘수인어의 역사’ 같은 것이었으니 말이다.
애초에 에우드는 공용어 역사도 많이 알고 있지 않은데.
여기서 역사까지 조사하라고 하면, 역시 머리 아플 수밖에 없다.
정말로, 디에스의 과제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았다. 몬스터로 나타났다간 위험도 S 이상이 분명하다.
“에우드, 이 시기엔 가끔 책이 다 나가서 대여 못 할 수도 있으니까. 또 책에 따라선 대여 불가인 것도 있고. 혹시 모르니 도서관에서 바로 자료 정리할 수 있게, 노트하고 펜 챙겨가.”
“아, 넵. 고마워요, 아나트 선배.”
“그럼 저도 같이 갈래요, 에우드님!”
아나트의 조언에 이어, 플로라가 손을 뿅하고 들었다. 푸른빛 양갈래 머리가 함께 폴짝인다.
“네? 아뇨아뇨, 제가 정리해온 거로 같이 보셔도 되는데......”
“저도 직접 자료를 찾고 싶고. 또 저희 둘이서 같은 자료로 과제를 하다 보면, 너무 겹치는 것도 있을 거 아녜요.”
“......그렇기도 하겠네요.”
에우드가 납득하는 사이, 플로라는 순식간에 필기구를 챙겨, 작은 가방에 담았다.
“자, 가도록 하죠, 에우드님! GO! 아카데미 중앙도서관!”
방금까지 플로라도 죽을 표정이었는데.
어느새 생기 가득한 모습으로 에우드의 손을 잡고, 활기차게 소리친다.
“야, 플로라....... 막둥이 손 놔아아아.......!”
“얘는 또 수작이야...... 기다려, 우리도 같이 나갈래.”
플로라가 에우드에게 꼭 붙어버린 것에, 티아나와 셀레나가 서둘러 동행하려 했다.
그러자 아나트가 난색을 하며 둘을 봤다.
“셀레나, 티아나 둘 다 잠깐만. 여기서 중앙도서관까지, 왕복만 해도 꽤 걸릴 텐데.”
““......아.””
“게다가 티아나는, 연금술 과제도 있으니까 이따 공방에 박혀야 한다고 했잖아. 괜찮은 거야......?”
“으엑. 맞다, 잊을 뻔했다......”
“셀레나는 그 앞에 있는 과제, 벌써 내일이 제출 기한이라며.”
“......으아아.”
아나트의 현실적 발언에, 티아나와 셀레나가 고개를 폭 숙여버렸다.
어쩔 수 없었을까.
포에닉스 파벌 아지트는 다른 곳보다도 좀 멀리 떨어져 있으니 말이다. 다른 아지트들보다도 접근성이 좋지 않다.
단순히 기숙사만 갔다 와도 왕복으로 꽤 걸린다.
그것 때문에, 공부할 자료들을 미리 이쪽으로 가져오기도 했고.
솔직히 차례차례 끝내야 하는 과제량이 많은지라, 티아나와 셀레나도 제 코가 석 자인 상황.
그러자 셀레나가 에우드를 향해 번뜩이듯 눈을 떴다.
“그럼 에우드. 와이즈 좀 불러줘.”
“엥? 지금?”
“빨리빨리.”
갑작스런 와이즈 호출에, 에우드는 어리둥절하면서 피리를 꺼내 불었다.
마침 근처에 있었는지. 와이즈가 창문 앞으로 오는 데엔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구우우우우.”
“하아....... 와이즈를 쓰다듬으니까 피곤이 풀리는 거 같아요.”
“와, 와이즈 역시 귀여워요.”
방금까지 과제를 부여잡고 있던 드로와와 프란시느는, 와이즈를 쓰다듬으며 피로를 풀어간다.
오늘도 와이즈는 인기쟁이다. 쓰담쓰담 받는 표정은 여전히 프로다운 근엄함이지만.
그 사이, 셀레나는 호다닥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곤 다시 호다닥 뭔가를 가지고 내려온다.
에우드가 얼마 전 방에서 아지트 리더 집무실로 옮겨둔, 포에닉스 표 육포 세트였다.
셀레나는 그걸 와이즈에게 건넨다.
“와이즈. 멀리서 감시하다가, 플로라가 도를 넘으면 나한테 보고.”
“아니, 제가 도를 넘는다니요!?”
“그런데 와이즈한테 보고라니. 어떻게......?”
“구, 구우우우.......!”
아무리 와이즈가 머리가 사람처럼 좋아도, 구두 보고가 가능할 리는 없다만.
와이즈도 이 명령이 난감했는지 울음소리가 뚝뚝 끊겨갔다.
그러나 곧 셀레나와 에우드를 번갈아 보더니-
“구우우우!”
날개를 펼쳐 강렬한 경례를 한다.
이 부엉이 자식, 로로나 때도 그랬다만 역시 ‘포에닉스 가문 내 서열’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물주보다도 물주의 첫째 누님 말을 더 잘 따른다.
“아, 그럼 나도 나도! 얘 와이즈, 키루미나나 레니안느가 붙어오면 그것도 보고!”
“구우우우!”(끄덕끄덕)
“얘가 누나들 말만 잘 듣네, 진짜!”
마찬가지로 둘째 누님의 말도 잘 따른다.
덕분에 아지트에서 나갈 때까지, 물주(에우드)와 식객(와이즈) 사이에 투닥투닥푸다닥이 이어졌다.
근데 와이즈 이 녀석, 보고는 어떻게 할 셈일까.
* * *
“플로라, 너무 붙지 않아도 도서관 가는 길은 안 잃어버려요.......”
“길은 둘째치고, 최근 기회가 없었다고요. 좀 참아줘요, 에우드님.”
두 누나가 없는 틈을 노려, 플로라는 에우드에게 꼭 붙어 함께 걸었다.
앞잡이가 된 와이즈가 멀리서 보고 있지만, 플로라도 딱히 신경은 안 쓴다.
에우드의 어깨에 꼭 붙은 플로라의 머리칼은 발랄한 색을 띠었다.
최근 ‘가짜 플로라’를 본 덕분인지. 에우드는 플로라의 머리색이, 참 건강하다는 걸 더욱 잘 알 수 있었다.
지금 그 가짜 플로라는, 아지트 빈방에 보관 중.
빈방은 이후 작업실로 새로이 개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과제 때문에, 플로라도 그 가짜 플로라에게 집중은 많이 못 하고 있었다만.
시험이 끝나면, 플로라도 골렘을 본격적으로 더 살펴볼 예정이라 한다.
덤으로 진짜 플로라인지 확인하기 위한 ‘뺨 쪼물쪼물(발안자, 에우드)’은 매일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다.
플로라도 포기하고, 파벌 멤버들에게 하루 한 번씩 뺨 쪼물쪼물을 받아갔다.
“그 인형의 조사는 저희 상회에서도 같이 해주고 있으니까요. 경과에 대해선 서로 전서구로 보고하기로 했어요.”
“근데 본체는 이쪽에 있는데, 상회에서도 조사하는 게 가능하나요?”
“이미 가져오기 전에, 한 번 다 해체를 했거든요. 그걸로 우선 ‘알 수 없는 마법진’까진 전부 카피를 해놨어요.”
플로라 왈, 몬스터 습격 사건이 종료되자마자 그 작업을 진행했었다고.
상회의 골렘 기술자들을 모두 모아, 사실상 도면 자체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사실은요-”
“사실은?”
“이번에 그걸 가져온 건, 아카데미의 어떤 교수님한테 함께 조사를 부탁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래서 제가 가져가는 걸 아버지가 허락해주신 거거든요.”
“아하.”
어쩐지, 소일이 꽤 흔쾌히 허락했다 싶었다.
“아버지 말씀으론 ‘매직 아이템의 대가’인 교수님이, 이 아카데미에 있다고 해요.”
“회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라면, 정말 대단한 교수님인가 보네요.”
“다만-”
플로라는 약간 난감한 듯, 푸른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돌돌 매만졌다.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분이라.”
“......교수님인데도요?”
“말이 교수님이지, 명예 교수일 뿐이라 담당 강의는 없고. 주로 하는 게 ‘아카데미 내 매직 아이템 총괄’이시거든요.”
즉, 그 콜로세움의 배리어 매직 아이템과 통신 매직 아이템 등을 관리하는 인물이란 이야기다.
그 둘만으로도 엄청난 마법 기술력을 자랑하는데.
그 외 모든 아이템을 관리한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마법 기술자라는 걸까.
“게다가 입지도 상당한지, 상대가 왕족이든, 10대 귀족이든, 자기 마음대로 대응할 정도라시네요.......”
“와, 와아......”
덕분에 아카데미에선 베르네이 학장 정도만이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다고.
“일단 ‘분홍 머리’의 교수님이라는 건 알고 있는데. 그거 말곤 알고 있는 게 없어요. 외부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나온다고 하고. 이번 달 안에는 볼 수 있을지도 전혀 모르겠어요.”
“이름은 들었나요?”
“네. 성은 불명이었지만요. 아버지 말씀으론, ‘룬’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신다네요.”
“‘룬’...... 그리고 분홍 머리라....... 응?”
에우드는 순간, 그 색깔에 기시감을 느꼈다.
“.......어라?”
“왜 그러세요, 에우드님?”
“아뇨. 순간 되게 머리에 확하고 스치는 게 있어서.......”
무엇이 스쳤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진 않았다.
순간 이전에 봤나 했다만, 그것도 아니다.
애초에 에우드도 분홍 머리 교수에 대해선 들어본 적 없고.
다만 그 기시감은 사실- ‘룬이라는 이름과 비슷한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만.
그래도 끝내 머릿속에 팍 잡히는 게 없는 채로, 에우드는 고개를 저었다. 최근 쌓여있는 피로 때문이었을까.
눈을 꼭 감고는 고개를 젓는 에우드를 보며, 플로라는 쿡쿡 웃었다.
“그런데 에우드님은 최근 밤에는 계속 마법 연습 중이셨죠?”
“아, 알고 계셨나요.”
“아침마다 피곤해 보이시는걸요.”
피곤한 건 과제와 공부 때문이기도 하다만.
그래도 마법 연습도 한몫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을까.
바쁘긴 해도, 최근 에우드는 매일 자기 전에 ‘다른 속성 마법’을 틈틈이 연습하곤 했다.
거창하게 표현하긴 했지만, 진행하고 있는 건 땅 속성 하나.
제시카 말로는 너무 다양하게 진행하면, 오히려 몸속의 줄기가 꼬여 제대로 효율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3년간 물 속성을 연습할 때처럼, 우선은 하나에 집중하라고.
물론 그리 오래 진행한 건 아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마법 딜레이는 여전하고, 저릿저릿한 느낌은 상당하다.
그래도 애초에 물 마법을 제대로 발현할 때도, 꽤 오래 걸렸으니 말이다.
에우드도 지금은 꾸준히 나아가보기로 했다.
적어도 땅 마력에 조금씩 적응되는 건 사실이었으니까.
“말씀만 해주시면, 연습할 때 저도 같이 따라갈게요. 말벗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아니면 오늘 당장이라도!”
“플로라도 피곤할 텐데...... 괜찮아요.”
“에우드님이랑 함께하는데 힘들 건 없답니다.”
“방금까진 과제 때문에 죽을 표정이었으면서.”
“지금 팍팍 회복하고 있다고요. 이렇게 꼬옥 붙으면, 회복량이 엘릭서 급이라고요.”(에우드, 꼬옥)
“전설의 포션이잖아요, 그거.”
플로라가 팔을 꼭 끌어안으면서 말하면, 에우드도 역시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을까.
예전부터 에우드는 플로라에게 휘둘릴 때가 정말 많았다.
분명 메트리 사교회 때 같이 춤췄을 때도, 팍팍 리드 받았었지.
에우드의 뺨이 살짝 빨개지자, 플로라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한동안 더 밀착했다.
조금 뒤, 두 사람이 중앙도서관에 도착했을 때였다.
“어라 저 사람들....... 랜퍼스 선배, 사울드 선배?”
“-음? 오. 에우드군이다!”(랜퍼스)
“......아.”(사울드)
푸른 늑대의 두 남학생이, 이제 막 중앙도서관에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뭐야뭐야, 자료 찾으러 온 거야, 에우드군? 옆에는- 아아, 케인즈 아가씨구나!”
경박하지만 사람 좋은 랜퍼스가 에우드에게 인사를 하며 왔다.
귀여운 여학생(플로라)을 보곤, 더 헐레벌떡 다가온 거 같지만.
“플로라 케인즈라고 합니다. 랜퍼스 드아즐볼프님이셨죠?”
“넵넵! 랜퍼스입니다! 플로라양!”
“어머머. 친근하시네요. 후훗.”
플로라는 벌써 몇 번은 만난 것처럼, 랜퍼스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전한다.
플로라의 기품 있는 인사에, 랜퍼스의 얼굴은 순식간에 헤벌쭉.
그런데 뒤에 있는 사울드는 어째서인지 침울해 있었다.
“하아아. 에우드냐.......”
“무슨 일이시길래 그렇게 한숨을 쉬세요?”
“하아아아.......”
.......왠지 침울한 이유가 예상되는 게, 에우드는 참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