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회
사서220.
체르니는 기숙사 방에서 씻던 중,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당연하지만 연락의 발신인은 루네.
라피스가 12번 도보 쪽에 출몰했다는 걸 알아채자마자, 바로 연락을 돌렸다고.
그렇게 연락을 받자마자 뛰쳐나온 덕에, 머리도 대충 말리고, 몸도 제대로 못 씻은 거라나.
베르네이 또한, 아까 그런 루네의 연락을 받은 것이리라.
“그렇게 서둘러 와보니까…… 에우드가, 라피스 공주랑 어느새 즐겁게 접촉하고 있고 말이죠……. 12번 도보에서 만나자고 약속해놨으면서.”
“그건……. 넵, 저도 변명할 말이 없네요…….”
에우드는 아까 생각했던 대로, 체르니에게 솔직하게 사과했다.
아무리 상대의 정체를 몰랐다고 해도, 선약이 있는데 바로 앞에 일을 잡는 건 매너가 아니다.
“제 걱정 돌려달라고요…….(중얼중얼) 읏? 아, 아얏! 아야아얏!”
“전하, 머리 너무 대충 묶어 올리셨잖아요. 엉켰어요, 엉켰어.”
“흐에에엥.”
참고로 체르니는 나무 뒤에서 나오자마자 어느새 플로라에게 잡혀 있었다.
잡힌 이유는 즉, 몸가짐 정리를 위해서.
플로라는 평소 가지고 다니는 빗으로, 체르니의 엉킨 머리를 순식간에 빗겨줬다.
뒤이어선 여러 간단한 화장품까지 꺼내, 체르니의 몸가짐을 호다닥 정리해준다.
빗이야 뭐, 비단 귀족 여성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지고 다닐만한 물건이라 하지만-
“-다른 물건들도 가지고 다니실 줄은 생각도 못 했네요.”
“말씀드렸잖아요, 에우드님. 저 자신이, 케인즈의 상품을 홍보하는 큰 역할을 한다고요.”
“이것도 홍보인가요……!”
“그렇죠, 왕족 대상 홍보는 보통 게 아니라고요. 아니 뭐, 농담이지만. 그러니까 그렇게 너무 대단한 사람 보듯 보시면, 플로라 부끄러워요~!”
“우왑쭈압.”(체르니, 뺨 쪼물쪼물)
“그리고 전하도 말이죠, 아무리 정체를 감추고 지내신다고 해도, 몸가짐엔 항상 신경 쓰세요.”
“오, 오늘은 부득이한 거라니까요-”
“아뇨아뇨, 저번에도 보니까, 전하는 평소 꾸미는 걸 좀 대충하는 경향이 있어요. 성에서 나와 지내는 거에, 너무 적응되신 거죠. 그 이상으로, 혼자 꾸미는 거에 너무 적응이 안되신 거기도 하고요.”
“우읏…….”
“눈에는 안 띄어도, 평소에도 외모에 신경 쓸 줄 알아야 해요. 남녀불문이라구요. 왕족이시잖아요? 본판도 엄청 좋으시면서. 솔직히 아까워요, 이렇게 귀여우신데.”
“넹…….”
플로라가 인식 저해 안경을 씌워주자, 체르니도 고개를 폭 숙이곤 거기에 동의했다.
플로라 말이 맞긴 하다고 생각한 거겠지.
게다가 약간씩 칭찬도 겸해주니, 차마 뭐라 따지기 그랬으리라.
플로라의 속사포 발언은 비판적이면서도, 호감 점수를 착착 벌어가니 말이다.
생각해보니 셀레나와 마찬가지로, 플로라도 15세, 체르니도 15세. 서로 동갑인 사이였다.
덕분에 에우드가 보기에 참 좋은 분위기였을까.
체르니는 동갑 친구가 없는 만큼. 플로라와의 대화는 이 왕족 소녀에게 좋은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후 플로라에게 이리저리 만져진 체르니는, 어느덧 깔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존재감은 차단되어있다만,
평소처럼 잘 보면 기품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그야말로 왕족다운 분위기다.
대충 입은 연습복만큼은 어쩔 수 없다만.
와이즈는 다시 에우드의 품으로 내려와, 에우드의 팔짱 위에 슬쩍 앉아 있었다.
들어보니 아까 플로라는 티아나하고 있었다고.
막 뭔가 목적을 갖고 함께 있던 건 아니고, 그냥 둘이서 나른한 오후를 함께 보낸 것이다.
셀레나의 경우, 프란시느, 아나트와 함께 아지트의 훈련장.
드로와는 기숙사 방에서 마음껏 책을 읽고 있다나.
룸메이트인 프란시느도 외출했으니, 창문에 커튼을 치곤 느긋한 독서 타임을 즐기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티아나와 플로라의 나른한 오후가 파장될 쯤, 플로라가 창밖의 와이즈를 발견한 것이다.
이어서 와이즈의 발목에 묶인 쪽지를 보곤, 대충 상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물론 라피스가 왔었다는 건, 플로라도 도착하고 나서야 알았다만…….
“늦든 빠르든, 결국 오게 될 사람이었으니까요. 이미 온 거 가지고 뭐라 할 순 없죠.”
그날 연휴 중 있었던 가족회의엔 없었다만.
플로라도 ‘에우드의 정보’를 알고 있는 소녀다.
후에 가족회의의 내용을 전해 받았던 인원이기도 하고.
“……그래도 에우드 님, 괜찮으셨나요? 그 여자랑 무슨 문제는…… 없었나요?”
플로라는 와이즈를 안고 있는 에우드를 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괜찮아요, 플로라. 그리고 문제가 있었던 건 그 난쟁이- 에이트리 쪽이니까요.”
“괜찮다고 하시면 저도 안심이지만요…….”
에우드가 괜찮다는 말에, 플로라는 뭔가가 걸리면서도 다행이라는 듯 웃었다.
괜찮다는 건 에우드로선 거짓말은 아니다.
확실히 에우드도 그 여성을 적대했을지언정.
여성의 정체를 알기 전까진, 상당히 평범하게-
아니, 어색할지언정 분명 재밌게 대화했으니까.
뭔가의 문제라던가 있거나 하진 않았다.
조금 뒤, 에우드와 체르니의 회중시계가 동시에 울렸다.
루네의 통신 호출이었다.
* * *
“아하, 원래는 반납 때문에 오려고 했던 거구나. ……아냐아냐, 진짜 안 까먹었다니까. 에우드 얘 눈빛 좀 봐, 의심이 가득하네.”
“이 정리 안 된 책의 산을 보면 당연히 의심하죠…….”
“책의 산 아니거든?! 다 내가 바라는 장소에 차곡차곡 쌓아둔 거거든?!”
“루네, 어지르는 사람은 다들 그렇게 말해요.”
“체리니아 너마저!”
“체르니로 부르라니까요.”
와이즈를 돌려보낸 후 들어온, 저번과 다름없이 어두운 지하 도서관.
바닥 위로 한결같이 난장판을 이룬 책들 속에서, 루네는 세 권의 논문을 꺼냈다.
‘고대 아우그스 왕국의 문화’.
‘헤루네비아 시공간 이론’.
‘베델기우스 학회, 마법회로 연구 및 고찰’.
에우드가 미리 메모했던 논문의 이름들이 맞았다.
“뭐, 어제부로 필요한 건 전부 정리를 끝내놨으니까. 자, 여기. 반납할게.”
“아, 넵. 반납받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부로’-라는 건, 어딘가에 사용 중이셨던 건가요?”
“응, 약간의 연구 때문에.”
그러고 보니 아까 체르니가, 루네는 나흘 정도 밤낮이 바뀌었다고 말했지.
이 논문 또한, 그 밤샘에 연관되어있는 모양이다.
에우드는 자신의 작은 가방에, 논문들을 차곡차곡 집어넣었다.
우선 에우드의 방문 목적 자체는 이뤘다 해야겠지.
도중에 일이 생겨서 그렇지. 실제론 이걸 위해 움직였던 거니 말이다.
그리고 가방에 논문을 넣는 에우드와는 반대로, 플로라 쪽에선 가방에서 어떤 물건을 꺼내고 있었다.
“루네 님. 이건 저희 케인즈 상회의 점포에서 챙겨온 과자 선물 세트예요. 입맛에 맞으실까 해서.”
“오, 오오오……! 플로라는 착한 아이구나!”
“아뇨아뇨, 그 정도까진~!”
플로라는 그새 챙겨온 선물을, 루네에게 살짝 쿵 밀어 넣어준다.
저번에 루네가 꺼냈던 과자들이 전부 케인즈 상품인 걸 알고, 미리 준비해 뒀던 모양이다.
한 번의 방문으로 상대 취향을 파악하는 플로라가, 에우드는 매번 참으로 신기했다.
선물을 가져오는 행동이 몸에 밴 건, 역시 소일의 교육 성과.
아마 과자 한조각 한조각에, ‘인형(가짜 플로라) 건에 대해서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의도가 담겨 있으리라.
“아, 먹으면 꼭 양치해야 해요, 루네. 매번 밤샘하면서 다과를 먹고, 양치도 안 하고 그냥 바닥에 누워 잠들잖아요.”
“그런 거까진 안 말해도 돼, 진짜……!”
체르니(15)의 잔소리에, 루네(약 70)가 투덜투덜댔다.
“그럼, 어젠 제대로 양치했어요?”
“했, 했-”
“체르니 언니. 루네 마스터, 어제 양치 안 했어요.”
“(오베론, 티타니아, 끄덕끄덕)”
“그럴 줄 알았어…….”
“아, 진짜! 얘네들은 주인을 돕지 못할망정!”
오늘도 체르니의 무릎에 앉은 쿠루루의 증언 & 오베론, 티타니아의 동의에, 루네가 화딱지를 퐁퐁 내버렸다.
그래도 플로라에게 받은 과자를 보며, 금세 웃는 얼굴이 된다만.
그것들을 오베론에게 차와 함께 내달라고 한 후, 루네는 의자 위로 털썩 몸을 날렸다.
“……?”
그리고 에우드는, 저번과 달리 오늘 픽시들이 조용하다는 걸 알아챈다.
설마 픽시들이 없는 건가 싶었다만.
혹시나 하여 주변을 둘러보자, 여전히 저번처럼 도서관 곳곳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픽시들 모두, 조금씩 겁을 먹은 분위기일까.
에우드를 보며 ‘무서운 아이’라며 놀리듯 겁먹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픽시들한테 무슨 일이 있던 건가요?”
“그 여자한테 겁먹었거든.”
“설마-”
“라피스 엘런시아 사프라.”
루네는 정말 골치 아프다는 듯, 그새 오베론이 담아와 준 다과를 먹으며 말했다.
“그 여자는 뭔가 뒤틀려 있으니까. 아까 몰래 가서 살펴보다가, 애들 대부분이 이런 상태야.”
[“그 여자, 무서워.”]
[“그 여자, 인간 같지가 않아.”]
[“보기 싫어…….”]
픽시들 몇 명이, 루네 쪽으로 날아오면서 그것을 말했다.
마치 그 반응은, 아까 전 레니안느랑 비슷했을까.
그러고 보니…….
예전에 에우드가 제시카에게 여러 가지를 배울 무렵.
제시카는 잠깐 숨을 돌리듯 픽시의 특징을 말해준 적이 있었다.
‘사람의 내면을 알 수 있다.’라고.
그것은 마안이라기보다도, 픽시들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감각이라 했는가.
그렇다면 픽시들도, 라피스의 안쪽에 있는 뭔가를 직감했다는 이야기이리라.
“……루네도 그 라피스 공주님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요?”
“그래, 알고 있긴 하지. 만난 건 꽤 오래전이지만.”
“오래전? ……아.”
에우드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했다.
루네는 앞선 10년 동안, 공식적으론 ‘주시자의 감옥 공략자’인 입장이라 했다.
그렇기에 왕족 같은 이들을 만날 수 있는- 왕족과 귀족 행사엔 최소 10년 전부터 참가하지 못했으리라.
“12년 전에 봤었어. 이 몸이 되기 전에.”
“제가 알기로 라피스 공주님은 올해로 스물하나……. 그럼 아홉 살일 때 보신 거네요.”
“그래, 그 정도 나이가 맞았을 거야.”
역시 플로라, 이웃 나라 왕녀 나이 정도는 완벽히 꿰고 있었다.
“근데 원래라면 아직 일주일은 더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어쩌다 이리도 일찍 왔는지.”
“……일단 그쪽 말로는, 관광이라곤 하긴 했죠.”
“흥, 그년이 관광 목적으로 스케줄을 바꿀 리가.”
루네는 여전히 겁먹은 픽시들을 달래주며 말했다.
장난기가 담겨 있던 평소 표정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리고 루네는, 조용히 에우드를 향해 말했다.
“나는 델베르크 녀석하고 리퀴아 꼬맹이가 약간의 귀띔만 해줬으니까 확실히 아는 건 아니다만……. 그 여자, 에우드 너랑도 관계가 있다고 했나?”
순간 리퀴아를 ‘리퀴아 꼬맹이’라 부른 것에 뿜을 뻔했지만.
에우드는 곧바로 루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물론 아직 직접적인 연관이라고 확정 내린 건 아니지만요.”
“그런가.”
“…….”
델베르크에게 ‘그쪽 이야기’를 아주 살짝 들었던 체르니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꼭 다물어버렸다.
“그런데- 일단은 둘 다, 이것 좀 받을래?”
곧, 픽시를 다 달래준 건지. 루네는 픽시를 내려준 후, 어떤 물건 두 개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건 철로 이뤄진 가느다란 막대기-
“이건…….”
“이곳에 들어올 때 쓰는 열쇠잖아요?!”
“응, 이제부터는 언제든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오라는 거야.”
체르니가 사용하던, ‘벽에다 문을 만들어내는’ 매직 아이템 열쇠였다.
“매번 용건 있을 때, 체르니하고 만나서 들어오기도 번거로울 거 아냐. 내가 자고 있거나, 오늘처럼 체르니가 나갈 준비도 안 해놨으면 또 꼬이고.”
“그읏, 그런 거까진 안 말해도 돼요……!”
아깐 양치로 루네를 놀린 체르니다만.
1분도 안 돼서 순식간에 반격당해버렸다.
역시 조금 어설픈 것이, 체르니다웠다.
“플로라는- 그 인형 만져보다가 물어볼 거 있으면, 원할 때 와서 직접 물어봐. 일단 도면도 같이 가져오고.”
“아, 넵!”
이제부터 자유롭게 조언을 구해도 된다는 말에, 플로라는 정말 기쁘게 반응했다.
그리곤 눈을 반짝.
어느새 비워진 루네의 찻잔에 꽐꽐꽐 차 한 잔을 리필.
플로라 케인즈. 어필 포인트를 절대 놓치지 않는 상인 소녀다.
노골적이지만 귀여운 행동에, 루네도 킥킥 웃어버렸다.
“후우. 어쨌든 라피스가 지금 이 아카데미에 온 건 사실. 그리고 이제부터- 이 아카데미에 ‘뭔가의 변화’나 ‘변수’가 오는 것 또한 사실이니까.”
루네는 에우드와 체르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여러 목적으로 준 거라고 생각해줘.”
그건 에우드의 호위 임무에 대해서.
동시에, 체르니가 부리는 고집을 향해서 말하는 것이었다.
체르니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무릎 위에 앉은 쿠루루의 뺨을 쪼물딱거렸다.
“……저기 근데, 루네.”
“응?”
조금 뒤. 고개 숙인 체르니를 보던 에우드가, 끝내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 손 위에는-
어째서인지 픽시 하나가 꺄아꺄아 손가락을 잡곤 놀고 있다.
뭐, 손가락뿐만은 아니지만.
“픽시들이 어째 아까부터 저한테 붙기 시작했는데…….”
“아.”
[“꺄아아아.”]
[“다음엔 내가 손가락 앉을래.”]
[“아직 몇 개 더 있잖아.”]
“……혹시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으으음, 잘못은 아닐 거야, 아마.”
에우드도 처음엔 별로 신경을 안 쓰려 했는데.
왜인지 대화 도중부터 픽시들이, 머리나 어깨, 등, 무릎 등등- 에우드의 몸 곳곳에 붙기 시작했다.
아니, 안착했다고 해야 하나. 게다가 한 명 한 명 늘어나고 있고.
플로라와 체르니도, 그런 에우드의 상태를 보곤 놀라버렸다.
그리고 에우드의 난처한 목소리에 반응한 것일까.
에우드에게 붙은 픽시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높인다.
[“지금 보니 에우드는 참 바라보기 편해.”]
[“에우드 쪽에 있으면, 그 여자한테 무서웠던 게 좀 가셔!”]
[“마음이 안심돼~!”]
[“흐흥, 의외로 나쁜 아이는 아니었어!”]
[“특별히 이용해주는 거야! 기뻐해도 된다, 에우드!?”]
픽시들은 저마다 칭찬인지 아닌지 모를 말을 하며, 에우드 위에서 장난을 쳐갔다.
이유는 확신하지 못하겠다만, 일단은 안식처- 아니아니, 놀이터처럼 이용되고 있는 걸까.
“……다들 변덕쟁이들이니까, 잠깐 놀아주면 만족해줄 거야.”
그리고 픽시들이 ‘에우드의 본질이 아닌 내면’에 안도했음을 아는 루네는, 슬쩍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근데 잠깐이라곤 했다만.
결국엔 돌아갈 때까지, 픽시들은 에우드를 한껏 가지고 놀았다.
게다가 무려 로테이션 제도로.
사실 에우드도 자주 누나들의 장난감이 되어버리니까.
픽시들이 장난치는 거에 너무 신경은 쓰지 않았지만.
그래도 머리를 슬쩍슬쩍 땋는 건 좀 자제해줬으면 했다.
“깜찍해라……! 아아앗! 에우드 님, 아직 풀지 마세요! 아깝게! 눈에 더 새겨둘 테니까요! 우헤헤!”
“웃음이 무서워요, 플로라.”
“…….”(쭈물쭈물)
“체르니 선배도, 말없이 콕콕 만지시면 놀라요, 저도.”
“의외로 깜찍해서…….”
플로라와 체르니는 그게 또 귀여웠는지.
한동안 에우드의 땋은 머리를 콕콕 매만졌다.
그리고는 뺨까지 쪼물쪼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