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OULNET-86화 (86/492)

00086  제 22 장 - 크다고 다 좋은 게 아니야.  =========================================================================

“지랄하고 자빠졌네. 좋은 말 할 때 빨리 얘기 안 해?”

“얘기 안하면 어떻게 할 건데?”

“절대로 가만히 안 있을 거야. 두고두고 널 괴롭힐 거야.”

유정아는 잠시 소울의 눈을 쳐다보더니 짧게 한 숨을 내쉬었다.

“휴우, 알았어. 얘기해줄게. 대신 절대 비밀은 지켜줘야 해?”

“알았으니까 빨리 말하기나 해.”

“실은 트롤과 오우거의 몸에서 추출한 성분을 정제한 약이야.”

“트롤과 오우거? 그건 등급이 한참 높은 대형 몬스터잖아?

“맞아. 미국에서 어렵게 구한거야.”

“그럼 내 거시기에 트롤과 오우거의 몸에서 추출한 약을 넣었다고?”

“그래. 그것도 아주 등급이 높은 마석을 특수하게 녹이고 정제한 것을 섞어서 만든 거야.”

“트롤과 오우거의 몸이라면 어디를 말하는 건데?”

“…….”

유정아의 입이 또다시 조개처럼 굳게 닫혔다.

“야! 너 정말 나 화나게 할래?”

“휴우! 할 수 없군. 다 말해줄게. 트롤과 오우거의 생식기에서 추출한 거야.”

쿵!

소울은 순간 해머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그래서 내 물건이 이렇게 커진 거야?”

“그건 아니야. 너한테 준 약은 이 정도로 커질만한 양이 들어있지 않았어. 조사를 해봐야 확실해지겠지만 내 생각에는 네 핏속에 너무 알코올 성분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부작용을 일으킨 것 같아.”

“부작용? 그럼 미리 나한테 그걸 얘기해줬어야지?”

“사실은 나도 그런 부작용이 있는지 몰랐어.”

“설마 나 몬스터처럼 변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건 아니야. 전부 설명은 못해줘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소울은 자신 있게 장담하는 유정아의 말에 오히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말 여자만 아니었으며 바로 아구창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아! 반응한다.”

“커지던 것이 멈췄어.”

“멈춘 것이 아니라 다시 줄어들고 있어.”

“하아, 다행이다.”

소울은 그만 침대에 대자로 뻗어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소중한 물건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실제로 몸이 덜덜 떨려올 정도로 아픈 고통으로 인해 온몸에 진이 다 빠져버린 것 같았다.

유정아는 그가 눕건 말건 가만히 그의 곁에 앉아 그의 성기의 변화를 관찰하며 눈을 빛냈다.

“흐음, 또 다른 부작용을 생각하지 못했네.”

“뭐?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소울이 다시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잘못하면 반대로 성기가 아주 작아져버릴지도 모르겠어.”

“뭐? 원래 작은 놈이 더 뭘 작아져?”

“그랬었어? 난 몰랐는데.”

소울은 자신이 말을 하고도 쪽 팔려서 절로 얼굴이 붉어졌다.

유정아는 정말 몰랐다는 듯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연기를 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이 고통을 당했는데 그냥 옛날의 물건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너무 억울하잖아? 그리고 그때보다 더 작아진다면 난 정말 살고 싶지 않을 거야. 이년을 잘 구슬려서 나도 대물(大物)은 아니래도 중물(中物)은 만들어야겠다.’

그는 그렇게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줄어들고 있는 자신의 성기를 관찰하고 있는 유정아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아 씨!”

“왜!”

유정아는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온통 다른 곳에 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울은 이를 악물더니 작전을 바꿔서 다시 한 번 부드럽게 그녀를 불렀다.

“정아야!”

“어? 왜?”

이번에는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 놀라 그녀가 자신을 쳐다봤다.

“좀 봐줘라.”

“뭘?”

“적당한 크기로 잘 좀 조절해달라고…….”

“넌 내가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응,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가능하다고 봐!”

“호호호, 눈치는 빠르네. 100% 확신은 없지만 내 생각이 맞는다면 99%의 확률로 네 성기의 크기는 지금 조절할 수 있어.”

“정말?”

“그래.”

“다행이다.”

그제야 소울은 안심을 했다.

“뭐로 해줄까? 흑인, 백인 아니면 그냥 일본인?”

“그거 사이즈 말하는 거지?”

“당연하지.”

그는 야구방망이만큼 커졌던 자신의 성기가 조금씩 줄어들자 거기에 맞춰 고통도 사라져갔다. 그러자 이제 머리가 좀 돌아가기 시작했다.

‘내가 미국에 가서 포르노 배우를 할 것도 아닌데 무식하게 크기만 해서 어디다가 쓰냐? 그냥 세계 남성 평균만 되면 좋지 않겠어. 아니지. 기왕 이렇게 된 것 세계 평균보다는 조금 큰 것이 좋겠다.’

그는 살짝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작게 말했다.

“세계 남성의 평균 성기 크기 보다는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어.”

“흐음, 무슨 말인지 알았어. 흑인들 같이 무식하게 크지 않고 동양인들보다는 월등하되 백인보다는 좀 큰 것을 원한다는 말이군.”

유정아는 지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인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옷을 홀딱 벗고 있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과학자의 자세로 돌아와 있었다.

그녀는 소울이 한 말의 뜻을 알아먹고 나름대로 머릿속의 지식을 정리해서 말해줬다.

“한국비뇨기과학회에 발표된 한국인 평균 사이즈는 평상시 길이 7.4cm 이고 발기했을 때는 길이가 12.7cm, 둘레가 11.5cm야.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이 국제비뇨기학회지 BJU 인터내셔널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세계 남성의 평균 성기 크기는 발기 시 길이 13.12cm, 둘레 11.66cm 정도야. 백인들도 지역에 따라서 좀 달라. 하지만 대충 남부유럽인들이 아프리카의 흑형이나 남미(南美) 다음으로 커서 15~16cm 정도 될 거야.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니 내 생각에는 15cm가 적당할 것 같아. 둘레도 너무 굵으면 좋지 않아. 귀두와 음경이 밸런스를 잘 이루도록 조절해야 해.”

“너는 도대체 그런 것을 어떻게 다 기억하고 있는 거지?”

“뭐든지 하나를 파다보면 끝장을 보는 성격 때문에 조금 알게 된 것 뿐이야. 그렇게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필요는 없어.”

유정아가 다시 주사기를 들었다.

“아프지만 좀 참아 지금 주사를 놓지 않으면 완전히 사라져서 없어질지도 모르니까.”

“크으윽!”

소울은 유정아의 말에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한 채 또다시 주사기의 공포와 고통 속에 빠져 들어야 했다.

그는 깨달았다.

세상에 절대로 거저 얻는 것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부작용으로 인해 커졌던 물건이 이번에는 너무 작아져버리자 유정아는 다시 주사를 놓아야했다. 극히 미량의 양으로 여러 번 주사를 놓은 덕분에 소울은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대물보다 약간 작은 중대물(中大物)의 물건을 가지게 됐다.

주사로 인한 고통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는지 유정아가 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줬다.

“잘 참았어. 고생 끝에 낙이 오는 법이야.”

“이제 완전히 끝난 거지?”

“봐! 주사 바늘자국 하나 남지 않았잖아.”

“어? 정말이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녀의 말대로 그의 물건은 완벽하게 정상이었다. 크기가 좀 커진 것 외에는 말이다.

“일정 등급 이상의 마석에는 특별한 효능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 힐러들이 하는 회복과는 좀 다른 방향이지만 영구적으로 생명체를 강하게 만들어주지.”

소울은 그녀의 말에 머릿속으로 뭔가 깨닫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절대 내색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그냥 살짝 미소만 지었다.

“어때? 이제 아프지는 않지?”

“응, 정상이야. 고마워. 네 덕분에 이제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됐어.”

“아니야. 오히려 내가 미안해. 내 욕심 때문에 그 약을 네가 취한 상태로 먹여 부작용이 생겼잖아.”

“그건 그러네.”

그는 생각해보니 모든 일의 발단이 그녀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하지만 자신이 그녀를 만족시켜주지 못해서 일어났던 일이라 사과를 하는 그녀에게 뭐라고 화를 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시운전은 한번 해봐야 하는 것 아니야?”

“무슨 시운전?”

“이거.”

그는 사타구니 사이에서 뭔가 자꾸 느낌이 오고 있어 고개를 숙여서 살펴봤다.

어느새 그녀의 두 손이 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자신의 소중한 것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어때? 확실히 잘 작동을 하는지 시운전을 해봐야 할 것 아니야. 만약에 다른 여자랑 하다가 탈이라도 나면 곤란하잖아.”

“그거야 그렇지. 그런데 내가 다른 여자랑 해도 화 안나?”

“호호호, 이거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우리는 그냥 좋은 파트너야. 파트너.”

“설마 섹스 파트너를 말하는 거야?”

둘 사이가 섹파라는 말에 소울이 놀라서 소리치자 유정아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그럼 그거 말고 뭐가 있어. 너 혹시 나 좋아하는 거야?”

“아, 아니야.”

“뭐 나 안 좋아한다고?”

“아니 그게 아니라 좋아하기는 하는데 네가 워낙 무서워서 말이지.”

소울은 어쩔 수 없이 본심을 털어 놓았다.

그러자 유정아는 아직 술이 덜 깼는지 평소와는 달리 아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호호, 내가 좀 심하게 대했나? 좋아. 깨끗하게 사과하도록 하지. 그동안 내가 너무 지나쳤어. 앞으로는 파트너다운 대접을 하도록 할게.”

“그래. 앞으로 잘 지내보자.”

“내가 그리우면 언제든지 연락해. 나도 네가 그리우면 연락할 테니까.”

“정말 괜찮은 거지? 우리 관계.”

“당연하지. 참, 우리 관계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인 것 알지?”

“당연하지.”

“호호호, 생각보다 쿨 하네. 좋아. 우리 사이 오래 갈수도 있겠네. 그리고 서로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기로 하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깨끗하게 축복하고 보내주기야?”

“좋아, 그렇게 해.”

소울은 유정아가 원하는 관계가 자신에게 손해 볼 일이 없다는 판단이 서자 과감하게 동의했다.

두 사람의 관계정립이 끝나자 유정아의 목소리가 은근해졌다.

“저기 자기야! 나 쪼금만 사랑해주면 안돼?”

“응, 무슨 말이야?”

“아이참, 이거 말이야 이거!”

그녀가 사랑해달라는 의미가 그제야 뭔지를 깨달은 소울은 갑자기 유정아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꼭 진짜 몽둥이로 때려야 복수를 하는 것은 아니지. 복수를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고…….’

그는 갑자기 악동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그녀의 위로 덮쳐갔다.

“그래, 아주 밤새도록 사랑해주도록 하지. 널 잡아먹고 말겠다. 어흥!”

“꺄악! 이건 너무 유치해.”

“이래도?”

“아흑!”

소울의 말이 너무 유치찬란하다며 마구 도리질을 하던 유정아가 어디를 어떻게 했는지 두 팔을 그의 목에 두르더니 문어처럼 찰싹 달라붙었다.

“아아, 좋아. 그렇게 마구 나를 사랑해줘.”

“아니. 너를 마구 괴롭힐 거야.”

“아흥, 그래 나를 마구 범해줘.”

“널 밤새도록 유린할거야.”

“하악, 그래 더 유린해줘!”

소울은 자신의 허리를 정신없이 흔들어 대며 그녀를 마구 괴롭혔다.

유정아도 숨을 헐떡거리며 그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췄다.

그녀의 교성소리가 방안을 울리며 소울을 더욱 흥분시켰다.

소울과 유정아는 새벽이 가까워질 때까지 그렇게 서로를 뜨겁게 불태웠다.

* * * * *

“자기야, 아! 해봐!”

“아!”

소울은 유정아가 입안에 떠 넣어주는 음식을 받아먹으며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녀는 밤새 사랑을 해서 그런지 눈부시게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정아 씨, 아니 정아도 좀 먹어.”

“난 자기가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정말?”

“응.”

그는 눈을 깜빡이며 귀엽게 대답하는 유정아의 모습에 그만 참을 수가 없어서 그녀의 입술을 덥석 한번 베어 물었다.

“으음.”

아침부터 그녀의 비음을 들으니 또다시 주책없는 놈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그는 적당히 기분 좋게 입맞춤을 멈추고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도저히 이 여자가 자기가 알던 유정아 박사가 맞는지 믿겨지지가 않았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정아, 참 예쁘다.”

“정말?”

“정말. 너 같이 아름다운 여자는 평생 처음 보는 것 같아.”

“거짓말.”

“아냐 진짜야. TV나 영화에서 말고 진짜로 너 같은 미녀는 내 생애 처음이야.”

소울의 말은 진심이었다.

“세경이는? 세경이도 예쁘잖아. 나보다도 어리고…….”

유정아가 조심스럽게 묻자 소울의 얼굴이 살짝 딱딱하게 굳었다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세경이도 예쁘지.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정아, 네가 한 수 위야. 더 아름다워!”

“고마워. 그렇게 얘기해줘서.”

“사실인걸 뭐…….”

유정아는 소울이 세경을 언급해도 멀쩡한 것 같아 보이자 조금은 안심이 됐다.

============================ 작품 후기 ============================

*** 정웅 님이 표지를 만들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선호작, 추천, 응원의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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