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91 제 73 장 - 극적(劇的)인 보상(報償) =========================================================================
티팅팅 팅팅팅…….
하지만 놀랍게도 대형권총에서 발사된 생체실드 중화탄은 전혀 바카써스에게 통하지 않았다.
바카써스는 목을 향해 날아오는 토마호크를 푸른빛이 번쩍이는 주먹으로 후려갈기더니 곧바로 소울을 향해 짓쳐들어왔다.
소울은 옆으로 날아가는 토마호크를 향해 왼손을 들어 살짝 휘돌리더니 다시 쉐도우 스텝을 밟아 옆으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들어 대형권총을 쏘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스, 그리스, 그리스!”
타이타늄 팔찌에 인챈트 된 그리스 마법을 무려 세 번이나 썼지만 역시 바카써스에게 먹히지 않았다.
바카써스는 아예 대형권총에서 쏘는 총알을 막으려고도 하지 않고 소울을 급하게 쫓아왔다.
휘익 쾅!
살벌한 바카써스의 주먹이 어느새 그의 눈앞으로 다가오자 소울은 등에서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다시 급히 뒤로 몸을 튕겼다.
“순간이동!”
실전에서 처음으로 쓰게 된 순간이동이 그를 살렸다.
아슬아슬하게 그의 얼굴을 스쳐간 바카써스의 주먹이 소울의 얼굴을 대번에 붉게 만들었다.
토마호크가 바카써스의 등짝을 거칠게 후려갈겼지만 푸른빛이 한번 번쩍이자 허무하게 튕겨져 하늘로 날아올랐다.
‘휴! 저걸 제대로 맞았다간 바로 가겠구나.’
소울은 이제 온정신을 집중해서 바카써스의 공격을 쉐도우 스텝을 펼쳐 피해 다녔다.
그 모습에 푸티나가 달려와 바카써스의 옆구리를 들이 받으면서 앞발로 후려갈겼다.
쾅!
파지지직!
하지만 바카써스는 푸티나가 휘두른 앞발공격에 잠깐 움찔하고는 몸을 돌렸다.
그러더니 발로 푸티나를 뻥 차버렸다.
뻑!
쿠잉!
휘이익!
데굴데굴…….
정말 순식간의 일이었다.
커다란 덩치의 푸티나가 바카써스의 발차기 공격 한 방에 맞아 뒤로 정신없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푸티나의 일렉트릭 파워가 거의 먹히지 않았다. 도대체 속성저항력이 얼마나 높기에 정통으로 맞고도 저렇게 멀쩡하지?’
소울이 놀라는 것도 잠시, 푸티나가 바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까망이를 불렀다.
[까망아, 저놈에게 기름을 부어!]
[규!]
이제 척하면 척이었다.
까망이가 아공간에 있는 기름을 몽땅 꺼내 바카써스에게 들이붓자 소울을 향해 달려들던 바카써스가 깜짝 놀라 몸을 흔들었다.
두두두두 두두두두!
화아아악!
소울은 즉시 대형권총으로 바카써스의 눈을 향해 마구 쏘아댔다.
바카써스가 옆으로 피하면서 자신의 두 팔로 눈을 가리자 그 사이 까망이가 바카써스의 몸에 불을 붙였다.
크와아아아아아앙!
치이이이익!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카써스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크게 함성을 지르자 그 순간 그의 몸에서 푸른빛이 환하게 비치더니 일시에 자신의 몸을 태우고 있는 불길을 허공으로 쭉 밀어냈던 것이다.
당연히 그의 몸에 붙은 불은 그 한 번의 행동으로 꺼지고 말았다.
별의별 스킬을 다 쓰는 놈을 처음만난 소울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떡 삼켰다.
‘씨발, 좆 됐다.’
어지간해서는 잘 쫄 일이 없었던 소울은 이번에는 제대로 쫄아버렸다.
심장이 쫄깃해지며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몸이 굳어졌다.
이놈은 B급 몬스터가 분명하다.
아무리 자신이 듀얼 능력자라고 하지만 D급 소환계 능력과 F급 강화계 능력을 지닌 하급 능력자에 불과했다.
C급이라면 한 단계 위의 몬스터라도 어찌해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무공격도 먹히지 않는 B급의 몬스터의 능력을 두 눈으로 보게 되자 도저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전의가 꺾여버렸다.
쌩! 팡!
소울이 위기의식을 느끼자 까망이가 귀신처럼 알아채고 수리검을 이용해 직접 나섰다.
주인과 그리 멀지 떨어지지 않은 거리라서 얼마든지 이 공간 안에서 마음껏 운신을 할 수 있다.
바카써스는 소울의 눈빛을 보고 전의를 상실했다는 것을 깨닫자 곧바로 소울을 잡아 죽이기 위해서 달려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날아든 수리검의 날카로운 공격을 받고는 인상을 확 썼다.
목덜미를 후려친 수리검이 여간 아픈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카써스는 영리했다.
보이지 않는 소환수의 존재가 좀 걸리긴 했지만 모든 일의 중심이 소울이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빛의 속도로 달려들어 소울을 낚아챘다.
소울도 이미 그가 달려들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극상의 쉐도우 스텝을 펼쳐서 이리저리 마구 도망다녔다.
하지만 B급의 바카써스가 작심하고 잡으려고 달려드는 것을 결국 피하지 못하고 몸통을 그대로 잡히고 말았다. 이번에도 순간이동을 썼지만 거리가 짧아 벗어나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크아악!”
소울은 몸통이 부셔져 버릴 것 같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 순간 그의 소환수들이 소울의 위기를 보고 일제히 반전해서 바카써스에게 달려들었다.
까망이 바카써스의 눈을 향해 쏘아져 왔고 넘어져 있던 푸티나가 어느새 바카써스의 한쪽 다리를 잡고 있었다.
본과 스켈레톤 부대가 일제히 바카써스의 몸통을 향해 공격을 집중했고 트로트까지 달려와 쇠몽둥이를 휘둘렀다.
캉 카카캉 캉캉캉…….
하지만 압도적인 힘과 강력한 생체실드로 무장한 B급의 몬스터 바카써스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스케레톤 메이지와 스켈레톤 주술사가 각종 디버프와 저주를 걸어대도 모조리 튕겨냈고, 푸티나가 쏟아붓는 일렉트릴 파워도 그저 짜릿한 느낌만 줄 뿐이라 침 한번 뱉고 끝났다.
한마디로 바카써스는 소울과 소울의 소환수들에게 넘사벽이었던 것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소울은 무의식적으로 생기, 마나, 스피릿 파워, 주술환에 자신의 강한 의지까지 섞어서 만든 내단을 움직였다.
“으헉!”
“이야앗!
바카써스는 갑자기 소울을 잡은 자신의 손에서 힘이 쑥 빠져 나가자 헛바람을 들이켰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울은 온몸에 잔뜩 힘을 주고는 바카써스의 악력에 대항했다. 동시에 바카써스의 손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기운을 미친 듯이 빨아들여 내단에 쏟아 부었다.
그러자 내단이 소울의 위기를 감지했는지 바카써스의 손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생기의 통로 한곳을 제외한 온몸의 통로로 폭발적으로 기운을 쏟아냈다.
바카써스는 자신의 강력한 악력을 견디는 소울을 보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놈을 살려둬서는 안 된다. 무조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여 버려야한다.’
바카써스는 본능적으로 소울을 이 자리에서 죽여야만 한다는 깨달았다. 그러자 남은 한손마저 소울의 몸통을 잡아 있는 힘껏 조이기 시작했다.
우두두두둑!
“크으으윽!”
소울은 내단에서 엄청난 힘이 솟구쳐 온몸으로 공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까보다 더욱 강력하게 몸이 조여지자 고통으로 인해 신음성을 흘렸다.
이대로 몇 초만 더 있으면 갈비뼈가 부러져 죽을 것이 분명했다.
죽을 때가 돼서 이런 것일까?
갑자기 귀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시간도 조금씩 느려지는 것 같았다.
주변의 모든 장면이 한눈에 들어왔다.
광기어린 눈을 하고 있는 바카써스가 그를 조롱하듯 비웃는 것이 보였다.
다리 대신 바카써스의 허리를 끌어당기며 안간힘을 쓰고 있는 푸티나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바카써스의 온몸을 대검으로 마구 찔러대고 있는 본과 마법과 주술을 난사하고 있는 스켈레톤 메이지와 마법사도 보였다.
까망이가 혼신의 힘을 다해 바카써스의 얼굴을 마구 찍어대고 있는 것도 보였다.
트로트까지 합세하여 바카써스의 발목에다 쇠몽둥이를 마구 쳐대는 모습을 보자 소울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그려졌다.
자신의 소환수들은 주인을 살리고자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소울은 그것으로 만족하며 편히 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날 위해서 최선을 다해주는 녀석들이 있으니 저승으로 가도 외롭진 않겠구나.’
소울은 그렇게 생각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은 준비를 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소울의 시야 왼쪽 위에 노란색 불빛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그 불빛은 마치 신호등에 있는 노란불빛과 흡사했다.
‘이게 뭐지?’
죽어가는 사이에도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는 모양이다.
소울은 정신을 집중해서 노란색 불빛을 쳐다봤다.
그러자 곧 자신의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드디어 응답을 했구나?
‘누구세요?’
-어? 이런, 내가 아주 안 좋은 상황에서 호출을 했군? 내 책임도 조금은 있는 모양이니 잠깐 편법을 써야겠군.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잠시 이쪽으로 건너와서 나와 대화를 나누지 않겠는가?
‘누구시냐고요?’
-이런 내 정신 좀 봐! 중요한 얘기를 하지 않았군. 나는 소울넷에서 보상을 담당하는 프란시스코라고 하네. 자네가 코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바람에 지금 소울넷의 차원위원회와 차원학회에서 난리가 일어났네.
‘네?’
-대답을 했으니 그럼 허락한 줄 알고 자네를 잠시 소환하겠네.
프란시스코는 소울이 놀라서 ‘네?’하는 소리를 대답으로 들은 모양이었다.
번쩍!
소울은 순간 자신의 몸이 은하계가 눈에 한가득 들어오는 우주공간에 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악!”
“어? 너무 환경이 생소한가? 그럼 다른 것으로 바꿔주지.”
번쩍!
프란시스코의 말이 끝나자 이번에는 아름다운 정원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후우, 살았다.”
한숨을 내쉬는 소울의 눈앞에 금발의 잘생긴 30대의 중년 남성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 좀 괜찮은가?”
“네, 우주보다는 여기가 좀 낫네요.”
“그렇군. 아직 격이 좀 많이 떨어지니 우주의 환경은 어울리지 않나보군.”
“격이 떨어져요?”
“아! 미안하네. 내가 사과하지. 사람과 대화를 해본지가 좀 오래돼서 내가 자꾸 실수를 하는군.”
소울은 묘한 소리를 계속해대는 프란시스코을 자세히 살펴봤다.
스스로 사람이 아닌 것처럼 얘기를 하는 것을 보니 이자가 소울넷을 만들었다는 우주의 고차원적 상위 지성체 중 하나가 아닌가 싶었다.
프란시스코는 눈처럼 하얀 튜닉을 입고 있었는데 이게 그의 진실한 모습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겉모습으로 이들을 파악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일지 모른다.’
프란시스코는 소울이 아무 말 없이 자신을 살피자 그도 소울을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가끔 고개를 끄덕임 미소를 지었다.
“아참, 이렇게 있으면 나 죽는데?”
그때 갑자기 소울은 자신이 바카써스와 전투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란시스코는 웃으면서 오른 손을 들어 슬쩍 휘저었다.
그러자 허공에 마치 말풍선 같은 것이 떠오르더니 그 안에 소울의 몸통을 조이고 있는 바카써스의 모습이 나타났다.
“내가 자네를 시간의 방으로 소환했네. 이곳에서 아무리 시간을 보내도 현실에서는 조금도 시간이 흐르지 않아. 마치 사진처럼 저렇게 가만히 있지 않은가?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긴장을 풀도록 하게.”
“아! 알겠습니다.”
프란시스코의 말을 듣자 소울은 안심이 됐다.
일단 시간이 멈춰져 있다는 그의 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무슨 짓을 하던지 이곳에서 저 때려죽일 그레이 트롤 족장 놈을 처리할 방법을 찾아서 나가면 되는 일이다.
걱정이 사라지자 머리가 차가워졌다.
그러자 프란시스코가 아까 한 말이 떠올랐다.
“저기 보상 때문에 찾아오셨다고 했는데, 혹시 소울넷 운영자이신가요?”
“운영자라……. 지구적 표현에 의하면 뭐 그렇게 부를 수도 있겠군.”
일단 프란시스코는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코어에 대한 보상 맞죠?”
“맞네. 자네가 보낸 보고서는 나를 비롯해서 여러 존재들이 확인을 했네. 영혼체험을 통해 볼 수 있게 해놓은 것은 등급에 비해 아주 일을 잘 처리한 것이야.”
“그렇군요. 그런데 그게 어떻게 그렇게 큰 일이 되는 건가요?”
“아직 모르고 있었군. 하긴 소울넷 하급 유저라면 모를 수도 있겠군.”
“좀 자세한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물론이네. 대신, 이건 어디 가서 함부로 말을 하면 안 되는 비밀이니 가급적이면 혼자만 알고 있도록 하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절대 안 된다는 말이 아니라 가급적 혼자 알고 있으라니 꽤나 합리적인 발언이었다.
“우주에는 여러 차원이 있네. 지구처럼 3차원도 있지만 4차원, 5차원 그리고 더 위의 차원도 존재한다네. 또한 우주는 광대무변해서 나 같은 고차원의 상위 지성체들도 아주 많지.”
“역시 고차원의 상위 지성체이셨군요.”
“알아봐주니 고맙네.”
프란시스코는 자신을 알아봐준 소울에게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나 잘 생긴 상판대기인지 괜히 한 대 때려주고 싶을 만큼 미남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소울넷은 전 우주적으로 영적인 네트워킹의 필요성을 인식한 몇 명의 고차원의 상위지성체가 처음 만들기 시작했네. 하지만 곧 우주의 여러 상위지성체가 참여를 희망했지. 그렇게 소울넷은 수많은 우주의 고차원의 상위지성체의 힘을 빌려 탄생하게 됐고 곧 활발한 영적 교류의 장이 열렸지. 나도 그런 가운데에 소울넷에 참여하게 됐다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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