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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자영업자 49화 (49/119)

S급 자영업자

49화

함시혁이 다시 김유정에게 연락했다는 말에 한세영은 기겁했다.

“뭐?! 함시혁 그 새끼가 유정이 너한테 연락을 했다고??”

미친 거 아니냐며 한껏 화를 내던 한세영은 이윽고 불안을 숨기지 못하고 김유정을 바라보았다.

‘지금 함시혁이 연락한 게 문제가 아니야.’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연락을 김유정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였다.

“김유정, 너 설마…… 이 자식이랑 다시 잘해 보려는 건 아니지?”

김유정이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 함시혁은 그야말로 쓰레기였다.

연애를 시작해서 바람피운 것만 무려 5번인, 얼굴 좀 잘생긴 것만 빼면 잘난 것도 없는 놈이었다. 굳이 장점을 찾자면 언변이 좋다는 것 정도.

김유정은 엄격한 어머니와 다정하신 새아버지, 귀여운 남동생. 그야말로 한세영이 원하는 화목한 가정 속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애정 결핍에 시달렸다.

함시혁은 그런 김유정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며, 마치 제겐 결국 너밖에 없다는 듯 다정하게 굴었다.

그가 바람 피울 때마다 김유정은 슬퍼했지만, 용서를 빌면 번번이 받아 주기 일쑤였다.

「이번에는 괜찮을 거야.」

제 착한 친구 김유정은 인간의 선함을 믿었다. 정확히는 인간이라면 누구든 기회가 있다면 죄를 뉘우치고 바뀔 수 있을 거라고.

‘믿음 자체는 나쁜 게 아니지만…….’

한세영은 김유정이 또다시 함시혁을 용서할까 걱정되었다.

비록 기억에 혼동이 생겨 성격이 조금 달라지긴 했어도 사람의 본성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저번만 해도 봐라! 교육생 사이에서 그런 소문이 퍼졌는데도 괜찮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지 않았던가?

기억 잃고 연속으로 거주지를 잃은 탓에 연우진 일에만 발작하지 애가 순해서 웬만한 일은 그냥 넘겼다.

물론 그건 정말 문제가 되지 않아서 그랬을 뿐인 한세영의 콩깍지에 불과했지만, 그녀가 보기엔 김유정이 안 괜찮은데도 애써 괜찮은 척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번에는 진짜 안 돼. 그 자식은 1년간 연락이 없기에 이번에야말로 떨어져 나갔나 했더니 또 왜 그런대?! 아, 설마 어디서 네 소식 듣고 그런 거 아니야? 너 S급 가이드로 발현되었잖아!”

“…….”

“네 카페도 잘 나가고, S급 가이드니 좀 비벼 보고 싶어졌다 이거지! 함시혁 그 자식, 최하급이라 민간인으로 산다고 해도 일단은 에스퍼였으니까!”

한세영이 분개하든 말든 김유정은 뭐에 홀린 사람처럼 휴대폰 화면만을 응시했다.

그에 불안해진 한세영이 뭐라 더 말을 꺼내려는 순간, 김유정이 중얼거렸다.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 이거 될 것도 같은데.”

“……응?”

“빌려준 금액이 많지 않고 변제 이행 기간이 오래되면 이것도 가능하대. 돈을 빌려주고 갚겠다고 말한 건 얼추 문자로 유도해서 받아 놓았고, 빌려준 돈은 계좌 확인…… 아, 맞다. 나 걔한테 돈 어떻게 빌려줬어? 설마 현금으로 준 건 아니지?”

“응? 아, 어…… 현금으로 줬던 것 같은데.”

“언제까지 갚겠다고 했는데?”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마 갚겠다고 말만 했을걸? 그때 네가 괜히 의심하고 싶지 않다고 차용증도 안 썼으니까…….”

“와, 망했네. 김유정 걘 왜 그랬대.”

작게 한탄한 김유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한세영은 그런 김유정을 따라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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