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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들이 내게 집착한다-107화 (107/112)

〈 107화 〉 특별 고문 (2)

* * *

어둑한 새벽길.

협회에서 뒤늦게 나온 윤 이사가 고급 세단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회사로 가지.”

운전기사가 악셀을 밟았다. 차량이 조용히 도로 위를 달렸다.

윤 이사는 방금 회의실에서 받은 프로필을 살폈다. 인상 좋은 청년이 빙글빙글 미소 짓고 있었다.

회의실에서 마주친 난폭한 눈매를 생각하면 잘 매칭이 되지 않는 얼굴이었다.

김현우.

퇴역 군인, 한유정의 매니저, 그리고 카페 알바.

맞다.

고작 카페 알바다.

스물여섯짜리 카페 알바가 우연히 협회장을 물 맥이더니 결국 이 지경까지 오게 됐다.

1년 전, 아직 코흘리개던 김현우가 협회 특별 고문으로 선임될 거라고 예언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터다.

윤 이사가 종이를 거칠게 구기며 혼잣말을 했다.

“아주 건방져, 이 새끼.”

회의실에서 이사들을 쥐락펴락하던 김현우의 모습이 영 마땅찮았다. 마치 본인이 최종 승자라도 된 것 마냥 말이다.

물론 수완은 인정했다.

승부로 따지자면 김현우는 협회에 3연승을 따냈다.

협회장을 경질 시켜 이지아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던 걸 막아냈고,

길드 창립을 방해하던 걸 억지로 뚫어냈으며,

결국 이번엔 협회 고문으로 선임돼서 이사들에게 한 방 먹였다.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었다. 이지아 때문에 적으로 마주친 게 아쉬운 인재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윤 이사가 보기에 김현우는 개새끼였다. 욕이 아니라 단어 그대로의 의미로.

겁많은 시골 강아지들은 울타리 안에 묶여 있을 때는 왈왈 짖다가 목줄이 풀리면 뻘쭘하게 집 안으로 도망간다.

김현우도 마찬가지였다.

사회적 지위와 돈의 힘이란 걸 전혀 모르고 날뛰는 개새끼였다. 이지아라는 울타리만 믿고, 그 목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바득바득 붙잡는다.

S급 헌터 이지아.

분명 헌터 업계에서는 가볍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헌터라는 것에 사회적인 힘이 부여되진 않는다.

막말로 몬스터 잡는 백정이고,

군인과 연예인의 경계 위에 선 싸움꾼에 불과했다.

굳이 이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처리할 방법은 많았다. 서로의 배경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방산 업체 회사로 돌아간 윤 이사는 집무실 책상에 앉았다.

검지로 톡톡, 바닥을 두들기던 그가 전화기를 들었다.

“박 실장, 집무실로.”

잠시 뒤, 양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대표님.”

윤 이사가 담배를 입에 물며 일어났다. 그가 팔짱을 끼고 책상에 걸터앉았다.

“처리할 인간이 한 명 있어.”

“누구입니까?”

“아마 들어봤을 거야. 김현우라고.”

남자의 어깨가 움찔 굳었다. 그가 조심스레 물었다.

“본인을 직접 말입니까?”

“아니. 그건 너무 위험하지.”

김현우는 개새끼였다.

하지만 동시에 아주 영리한 녀석이었다.

이미 얼굴이 팔릴 대로 팔린 유명인이라 직접 손을 대기는 위험 부담이 컸다.

처리한다 해도 그게 꼭 죽이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혹시라도 진실이 드러났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역풍이 불기 때문이다.

보통 유명인일수록 묻기 더욱 힘들어졌다. 지금의 김현우쯤 되면 불가능한 수준이다.

협회고, 마석이고, S급 헌터 이지아고, 김현우고,

결국 모든 게 비즈니스의 일환이었다.

이렇게 나서는 것도 비상임 이사로 들어가 있는 협회가 커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헌터 장비를 생산하는 방산 업체 특성상, 협회의 세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회사에도 득이 될 테니까.

원하는 바만 이뤄지면 된다.

최소한의 리스크와 최대한의 리턴으로.

“뒷조사하고 가족들부터 시작해.”

아주 흔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뒷조사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는 인간은 없었다. 물론 김현우의 사회 경력이 짧아 본인을 터는 것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기 힘들었다.

군대에 있을 때는 사람 구하는 일을 했고, 전역하고 1년간은 카페 알바만 했는데 그런 인간을 털어봤자 대체 뭐가 나오겠는가.

하지만 본인이 깨끗하다고 꼭 주변 인물들까지 깨끗한 건 아니었다. 본인의 인격과 친인척들의 인격은 별개다.

국정감사 때 흔히 하는 짓거리가 있었다. 친인척들까지 털다 보면 하나쯤은 반드시 얻어걸린다.

그것들을 조각조각 끼워맞추면 결국 김현우의 도덕성에 흠집이 난다. 지금 그는 2천 명을 구한 영웅으로서 협회 고문 자격을 얻어냈다.

협회에서 그를 내칠 수 있도록 구실부터 만드는 것이다.

고문 선임에 대체 이런 게 무슨 연관성이 있겠냐마는. 언론을 통해서 문제시하면 문제가 된다.

김현우가 유명인이 됐기에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였다.

그렇게 김현우를 내치고 군에 협조 요청을 한다. 비슷한 경력의 다른 인물을 입맛대로 골라 고문 자리에 앉혀놓으면 그걸로 전부 끝난다.

아마 카페 알바로서의 김현우는 이 정도쯤에서 멈췄을 거다. 이런 것도 다 수고스러운 일이다. 협회랑 부딪힐 때마다 끝장을 보지는 않는다. 송사리들까지 일일이 신경 쓰다 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은 놓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현우는 본격적으로 이빨을 들이밀었다. 이재혁을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몰라도 둘이 손을 잡은 사실은 명확했다.

이제는 일개 매니저가 아닌 협회 고문으로서 일어섰다. 무게감이 전과 같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윤 이사와 더불어 나머지 이사회 일동에게 하나의 적으로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여태까지와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싹을 짓밟을 필요성이 생겼다. 전에 쓰지 않던 더러운 방법들을 동원해서라도.

“이제 나가서 일 봐.”

“바로 조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윤 이사가 손을 휘휘 젓고는 핸드폰을 꺼냈다.

몇 마디 대화와 함께 부장 검사와의 저녁 약속이 잡혔다. 그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껐다.

“새파랗게 어린 새끼가. 싸울 줄도 모르면서 덤비고 말이야.”

뒷조사를 토대로 주변 인물들에게 압박이 들어간다.

주변 인물들을 괴롭히면 본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살려달라며 김현우에게 무릎 꿇고 빌 텐데 매몰차게 끊어낼 수 있을까.

인간관계를 단절하려는 게 아니라면, 결국 김현우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고작 1년 정도 만난 이지아냐, 가족과 친인척들이냐.

답은 뻔했다.

무력으로 해결하는 건 삼류들의 방식이었다.

걸리지 않는다면 당연히 최고겠지만, 세상에 드러났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나 컸다. 김현우에게 그런 리스크를 감수할 가치가 있나?

없었다.

설령 어떤 적이 나타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살인과폭력은 정말 최후의 최후에 쓰는 수단이었다. 심지어 이지아가 근처에 있어서 쉽지도 않았다.

잃을 게 많은 사람들은 절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다. 굳이 그런 게 아니더라도 해결 방법은 많았으니까.

대한민국은 권력자들끼리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었다. 땅덩어리가 좁고 중앙 정부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언론사와 공권력을 무기 삼아 휘두를 정도의 신분이 된다면, 사다리를 걷어차는 건 정말이지 일도 아니었다.

일주일이 지나면 김현우는 깔끔하게 정리될 것이다.

* * *

그리고 다음 날.

보고를 받은 그가 어벙하게 되물었다.

“……친인척이 없다고?”

“네, 직계 가족은 레드 게이트 때 휘말려서 전부 사망했고, 삼대독자라 친척을 찾으려면 팔촌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어이가 없는 결과였다. 아무리 그래도 팔촌을 김현우와 엮는 건 무리였다. 사실상 남이나 마찬가지다. 절대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

그가 침착하게 되물었다.

“다른 친한 사람들은?”

“현재 이지아네 집에 얹혀살고 있는 거로 보아서 한유정, 서루리라는 인물이 둘 있습니다.”

“그럼 그 두 명을 뒤져봐. 하나쯤은 나오겠지.”

그렇게 말하고 인제 그만 신경을 끄려는데, 남자가 나가지 않고 머뭇거렸다. 그가 낭패한 투로 말했다.

“그, 두 사람도 고아입니다.”

“…뭐?”

“후견인으로 등록된 걸 보면 김현우가 아예 키우고 있는듯합니다.”

“학폭은?”

“한유정은 전교 1등 우등생이었고, 서루리는 여섯 살짜리입니다. 둘 다 친척이 없습니다.”

“이지아는….”

부모가 없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이었다.

“근처에 뭔 고아들밖에 없어? 회사 대표는? 한예림도 레드 게이트 생존자인데 둘이 뭔가 있지 않나? 10년 넘게 붙어 다니던걸 보면 보통 사이는 아닌듯한데.”

“한예림은 가족이 있긴 합니다만.”

그가 침을 꿀꺽 삼켰다.

“아버지가, 그, 공직자입니다.”

“그게 뭐?”

공직자 죽이는 건 원래 검사들이 제일 잘한다.

“고위 관료라 사이즈가 좀....”

윤 이사가 서류를 확인했다.그가 얼굴을 쓸어내렸다.부장 검사와의 저녁 약속이 취소됐다.

* * *

회사 대표실.

이지아, 한예림과 함께 마주 앉아 짜장면을 먹고 있었다. 이제는 회사 사람들이 우리가 친구인 거 다 알고 있으니까 거리낄 것도 없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 앞에서까지 반말하며 개념 없이 굴지는 않았지만 굳이 감추지도 않았다.

간짜장을 두고 나랑 싸우던 한예림이 갑자기 백을 뒤적였다. 그녀가 핸드폰을 꺼내 엄지로 톡톡 두들기더니 내게 물었다.

“엄마가 집에 언제 들릴 거냐는데?”

“아줌마가?”

“다큐멘터리 보셨나 봐. 걱정돼서 전화했는데 안 받는다고 아주 호로 쌍놈의 새끼…….”

황급히 핸드폰을 켰다.

우웅! 우우우우웅──!!

진동으로 미친 듯이 떨린다. 이거 지금 전화 못 받는다. 그간 돌린 명함들로 온갖 전화가 내게 오고 있었다. 방영한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지나서 한참 땔감을 불태우는 중이었다.

“네가 아줌마한테 말 좀 잘 해줘.”

“벌써 보냈지.”

“보냈다고? 뭐라 보냈는데. 봐봐.”

한예림이 히죽이며 핸드폰을 보여준다.

[예림: 현우가 이젠 바쁘니까 약속 잡고 오라는데. 그리고 엄마 김치 맛없으니까 그만 보내래.]

으아아아.

한예림에게 달려들어 핸드폰을 뺏었다.

“팀장이 회사 대표 덮친다!!”

[예림: 아줌마 저 현우인데 예림이가 장난친 거에요. 직므 전화]

[예림: 지금 전화 못 받아요. 김치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박 여사: 아, 그래, 그럴 거 같더라.]

[박 여사: 집에 언제 들릴 거니?]

[예림: 하던 일 마무리되는 대로 들릴게요.]

[예림: 이 아줌탱이야.]

[예림: 방금 그거 예림이에요.]

발끈한 한예림이 내 멱살을 잡았다.

“야, 내가 언제 아줌탱이라고 했어! 엄마가 오해하잖아!”

“그러게 누가 먼저 나인 척 이상한 문자 보내래?”

한예림과 핸드폰을 두고 티격태격하는데 이지아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빤히 쳐다본다.

“가족끼리도 아는 사이였어?”

목소리에서 소외감이 뚝뚝 묻어나온다. 한예림이 헛기침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콜라 캔을 따며 내가 대답했다.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고등학생 때 신세 좀 졌었어.”

그러니까, 레드 게이트 이후였다.

이지아도 대충 눈치챘는지 어색한 웃음을 띠었다.

구경하던 한예림이 말을 돌렸다.

“아, 맞다. 1팀에 헌터들 충원됐어.”

“뭐?”

지지부진하던 헌터들의 모집이 드디어 성과를 보인다는 소식이었다.

“이번에 현우 활약이 컸지. 그동안 간만 보던 헌터들이 다큐보고 결정했나 봐. 이래서 이미지가 중요하다니까. 똑같은 조건이어도 훨씬 매력적으로 느끼잖아.”

휑하던 회사도 드디어 변하고 있었다.

한예림이 탕수육을 집으며 물었다.

“2차 공략대는 어떻게 됐어? 잘 해결된 거야?”

“뭐가?”

“에헤이, 내가 퇴근하고 너 어디 갔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 같아?”

옆에서 듣던 이지아가 고갤 갸웃한다.

“둘이 뭔 얘기야?”

아무래도 한예림은 내가 다큐를 터트릴 때부터 눈치챘었나보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지아야, 짬뽕만 먹지 말고 탕수육도 먹어. 이거 어차피 다 너 돈이야.”

“어어?”

한예림 앞에 놓인 탕수육을 들어 이지아의 그릇에 올려줬다. 그리고 한예림에게 쉿쉿, 신호를 보냈다.

이지아 놀라게 해주려고 발표까지 미뤄놨는데 어이없게 들킬 수는 없지. 한예림이 시큰둥하게 젓가락을 놀리며 다시 물었다.

“이제 슬슬 2차 공략대는 손 떼고 너 일도 해야 하지 않아? 유정이 요즘 너무 신경 안 써주는 거 같더라.”

“협회 일 마무리 되는 대로 준비해야지. 그러잖아도 생각하고 있었──”

우웅! 우우우웅!

핸드폰이 계속 울린다. 문자였다. 어젯밤부터 아주 불나고 있었다. 짜증 나서 전원을 끄려다가 이름을 확인하고 멈칫했다. 이재혁이었다.

[현우 씨! 게이트 재난 대응 본부 인선 관련해서 도움 좀 주십쇼!]

[현우 씨?]

[고문님!!]

[ㅇ]

[ㅇ]

[ㅇ]

[ㅇ]

[ㅇㅇㅇ]

[고문님! 혹시 저 차단했습니까?!]

[ㅇㅇㅇㅇㅇㅇㅇ]

[ㅇ]

[ㄴㄴ]

[고문님!]

[연락 좀 주세요!]

벌써 시작이다.

남은 간짜장을 입에 훌러덩 털어 넣고는 코트를 챙겼다.

*

코트를 걸치고 복도를 뛰다시피 걸어가는 와중이었다. 멀리서 익숙한 얼굴이 도란도란 걸어오는 게 보였다.

한유정과 이지혜였다.

나이대가 같아서 그런지 요즘 부쩍 같이 다닌다.

“아저씨!”

반가운 듯 인사한 한유정이 아차 하더니 다시 말한다.

“어, 팀장님, 어디 가시는 거예요?”

“일하러. 밥은 먹었어?”

“아뇨. 팀장님은요?”

“난 지아랑 예림이하고 먹었지. 이지혜하고 같이 먹지 그랬어.”

옆에서 이지혜가 끼어든다.

“야, 방금 떡볶이 먹었잖아.”

“안 먹었는데.”

우웅! 우우웅──!

주머니가 미친 듯이 떨린다. 굶었다니까 밥이라도 한 끼 먹이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내가 대체 한유정 매니저인지, 협회 매니저인지.

한예림의 말대로다.

요즘 통 신경을 못 써줘서 괜히 미안해진다. 루리나 훈련 문제도 전부 한유정한테 떠넘기고 내 일만 하고 다니는 거 같아서.

루리는 내가 데려온 거고, 훈련 커리큘럼도 본래는 매니저가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 결국, 전부 내가 할 일을 한유정이 혼자 하고 있는 거였다. 열일곱 살짜리가.

이럴 거면 매니저가 왜 필요해? 한 명 있는 헌터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거 보면 내가 초짜는 맞다.

한유정이 지갑을 뒤적이며 지폐를 센다. 그리고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더니 소중하게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아저씨, 저 아직 이번 달 용돈 남았는데 식사 드셨으면 커피…….”

“뭐? 야, 넣어둬.”

코 묻은 돈으로 받아 마시다가 체할라.

“어차피 일하러 가야 해서 마실 시간 없어. 오늘 퇴근할 때 내가 커피 사 갈게. 뭐 마시고 싶어?”

“카푸치노요.”

“그래, 집에서 보자. 훈련 너무 무리하지 말고.”

“네.”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이지혜가 똘망똘망 쳐다보고 있었다. 잠깐 해줄 말을 찾다가 겨우 내뱉었다.

“어, 너도 고생해.”

“넵!”

목소리 우렁차네.

한유정을 뒤로하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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