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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메카닉 플레이어-14화 (14/182)

14화

“m60 파워 기관총이라.”

무려 20레벨 업 만에 새로운 무기를 얻게 된 태정은 들뜬 마음으로 인벤토리를 오픈했다.

m60 [기관총]

봉인된 속도 [330km/h]

탄환: 7.62mm 파워 에너지 탄

사정거리: [30m]

기본 파괴력 - 350

“오. 좋은데?”

무기의 옵션을 본 태정은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총기류치고는 성능이 꽤 괜찮았기 때문이다.

[파워 에너지 탄] lv1

강화된 마력을 이용한 탄알.

1탄: 25mp

*스탯에 따라 파괴력이 달라짐.

소모되는 마나 또한 그리 큰 폭으로 올라간 것은 아니었다.

한 발에 25mp.

지금 그가 가진 마나로 충전 없이 거의 200발을 사용할 수가 있었다.

설명을 봤으니 이제 성능을 확인할 차례였다.

태정은 인벤토리에 있는 m60 기관총을 양손으로 끄집어냈다.

“읏차. 와. 이건 뭐 거의 철덩인데?”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아 보이던 m60은 무게부터가 남달랐다.

묵직한 정도를 넘어 이걸 들고 돌아다닐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

다행히 끈이 있어 어깨에 메니, 한결 가벼워졌다.

그 상태로 다시 이동이 시작됐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시야에 도루마 무리가 포착됐다.

안전빵으로 외골격 다리를 소환한 태정은 놈들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좁혀진 거리.

일정 범위 안에 들어선 그가 방아쇠를 꾹 잡아당겼다.

투두두! 투두두두두!

묵직한 굉음과 함께 수십 발의 탄환이 놈들의 동체를 사정없이 강타했다.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다른 총으론 전혀 피해를 줄 수 없었던 놈들이 속수무책으로 박살이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난 아닌데?’

무게만큼 값을 하는 놈이었다.

물론 단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기존 총기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들썩이는 반동.

하지만 그것이 사냥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도루마의 덩치는 눈을 감고 쏴도 될 정도로 거대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여섯 마리의 도루마를 순식간에 처리한 태정은 계속해서 사냥을 이어 나갔다.

.

.

.

“후우, 겨우 빠져나왔네.”

저녁이 다 되어서야 던전을 빠져나온 태정은 한숨을 쉬며 자신이 나온 게이트를 바라봤다.

까딱했으면 길을 잃어 나오지 못할 뻔 했다.

시간 감각이 없어 해가 질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랬다. 던전 안에도 밤은 존재했다.

어둑해질 무렵, 그것을 깨달은 태정은 급히 사냥을 종료했지만, 나오는 길에 몇 번이고 길을 잃을 뻔했다.

사체가 많아 다행이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아직도 던전 안을 헤매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건 그렇고, 괴리감이 너무 크네.”

고가도로 위, 바삐 오가는 차들을 보며 그가 중얼거린 말이었다.

한동안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태정은 자신의 차로 돌아가 헌터 마켓으로 향했다.

무려 20업을 하면서 꽤 많은 아이템을 획득한 그는 기대를 하며 정산을 기다렸다.

그리해서 입금 받은 금액은 7천만 원.

등급을 월장한 보람이 있었다.

“열심히 하시네요. 금방 꺼내 드릴 테니 여기 음료 좀 드시고 계세요.”

3일 연속 수천만 원치의 포션을 구매해 가자 직원의 태도도 조금은 살가워졌다.

그래 봐야 음료수 한 캔이 전부지만, 뭔가 대우를 받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직원을 배웅을 받으며 포션을 사서 나온 태정은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중장비를 총동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부서진 잔해들이 많아 오늘 중으로 통행이 재개가 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뭐야? 아직도 복구가 안 됐어?”

라디오를 듣고 있던 태정의 중얼거림이었다.

벌써 12시간가량이 흘렀지만 그의 동네로 들어가는 메인 도로는 아직도 정비 중이었다.

무려 25층짜리 빌딩이 도로를 덮쳤다고 하니,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모양이었다.

“빌딩이 도로를 덮칠 정도면 대체 어떤 괴물이 튀어나온 거야?”

홀로 상상을 해 보던 그는 우회로를 타고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찌든 때와 먼지를 씻고 간단하게 저녁을 챙겨 먹은 태정은, 컴퓨터를 키고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m60. 기관총.]

오늘 얻은 무기를 검색하자 사전에 등록된 m60이 제일 첫 번째 줄에 떠올랐다.

역시나 과거에 존재했던 무기.

“사거리 3,000미터에 880m/s라.”

사전에 정의된 m60의 성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최대사거리 3,000m에 탄환의 속도는 마하2를 훌쩍 넘어간다.

물론 유효사거리는 1,000m 남짓이지만, 이것만 해도 현재 태정이 가진 것에 비하면 50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만일 정상적인 성능을 가진 이런 총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웬만한 놈들이 아니고서는 깝죽대지도 못했을 것이다.

시속 3천 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수십 발을 갈겨 버리는데, 감히 어떤 놈이 이걸 피할 수 있을까.

실제로도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무기들이 존재했을 때 몬스터는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지금은 역사 속 유물이 되어 버렸지만.

“이거 봉인만 풀리면 다 작살낼 수 있을 텐데.”

지금도 충분히 강했지만 실제 무기와 비교를 하니 아쉬운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에너지 탄과 화약탄은 근본부터가 다르겠지만, 적어도 속도나 사거리에 있어서만큼은 실제 무기가 훨씬 더 좋았다.

시속 3,000km라니?

그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였다.

다음 날.

태정은 어제 사냥을 했던 미아동으로 다시 출근을 했다.

오늘 역시도 사냥을 하러 나온 헌터는 보이지 않았다.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지도를 가지고 왔다.

잡화점에서 산 대평원의 지도.

덕분에 그는 사방팔방을 누비며 몬스터를 휩쓸고 다닐 수 있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패시브 스피드 업 스킬이 오픈됩니다.]

[패시브 총기 강화 스킬이 오픈됩니다.]

[스피드 업] lv1 [패시브]

모든 총기류의 속도가 50% 증가.

[총기 강화] lv1 [패시브]

모든 총기류의 파괴력이 20% 증가.

“오. 좋아. 이런 거 좋지.”

새로 오픈된 스킬을 보며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는 태정이었다.

기대하던 무기류는 아니지만, 어쩌면 더 필요할지도 모르는 스킬.

가볍게 확인을 마친 태정은 다시 사냥을 이어 나갔다.

투두두두. 타타타탕! 탕! 탕!

[히라마를 처치하셨습니다.]

[히라마를 처치하셨습니다.]

속도와 파괴력이 올라 그런지 왠지 더 잘 죽는 느낌이었다.

태정은 m60을 주 무기로 쓰면서도, 비교적 약한 놈들은 오른팔에 장착된 미니 발칸으로 처리했다.

조금이라도 마나를 아끼기 위해서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왼팔의 유탄 발사기를 꾸준히 사용했다.

그 결과 태정은 대충이나마 무기의 각도를 계산해 낼 수가 있었다.

이제는 다섯 발 던지면 두 발은 원하는 곳에 맞는 수준.

쾅!

[경험치 13,500 획득합니다.]

“슬슬 버거워지는 거 같은데.”

65를 넘어가면서 레벨 업이 더뎌지기 시작했다.

가장 강한 몬스터를 잡아도 고작 1%.

하지만 이것이 원래 맞는 수치였다.

보통 이곳으로 사냥을 오는 헌터들의 평균 레벨은 60.

태정은 40레벨에 왔으니, 체감상 느려졌다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되나?”

커뮤니티엔 적어도 90레벨까진 사냥을 하라고 되어 있었다.

그만큼 다음 레벨의 난이도가 높으니 최대한 버텨서 올라가라는 뜻이었는데, 이미 두 번이나 빠른 졸업을 한 태정에겐 별로 와닿지 않는 말이었다.

조금만 더 무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숙련을 한다면, 다음 던전으로 넘어가도 무방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

그렇게 열심히 사냥을 하던 태정은 67을 찍고 던전을 빠져나왔다.

마켓에 들려 빠르게 재료를 처분한 그는 집으로 가지 않고 용산으로 향했다.

‘여기 어디쯤이라고 한 것 같은데.’

태정이 찾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부동산이었다.

일반 부동산이 아닌 헌터들이 주로 이용하는 특수한 목적의 부동산.

어제 생긴 이동 포탈로 인해 안전한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신세계 부동산 길드 중개 거래소]

“저긴가.”

빌딩 주차장에 주차를 한 태정은 즉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미 그 말고도 많은 사람이 와서 볼일을 보고 있었다.

‘뭐가 이렇게 많냐.’

순번표를 뽑고 의자에 앉아 대기를 하고 있자, 주변 얘기가 자연스레 귀에 들어왔다.

-그러니까, 알아보고 있다니까. 거긴 안 돼. 너무 비싸. 그래. 기다려.

-더 저렴한 곳은 없나요? 제가 알기로 일주일 전만 해도 이 가격이 아니었던 걸로 아는데요?

-아니, 뭐가 이렇게 비쌉니까. 너무 대놓고 눈탱이잖아?

-좀 더 싼 걸로 알아봐 줘요. 찾아보면 있잖아. 다 알고 왔는데, 선수끼리 왜 이러시나.

얘기를 들어 보니 대부분 급하게 집을 구하러 온 모양이었다.

그렇게 귀동냥을 하다 보니 이윽고 태정의 차례가 왔다.

“안녕하세요?”

“네. 무슨 일 때문에 오셨죠?”

“의정부 쪽에 보호 맨션 좀 알아보려구요.”

“원하시는 등급이 있나요?”

“제가 처음이라 혹시 어제 신림동에서 발생했던 규모 정도면 등급이 얼마나 돼야 안전한가요?”

“음. 그 정도면 최소 3등급은 되셔야 해요. 3등급이면 C등급의 헌터 4개 부대가 24시간 교대로 경비를 서죠. 총인원은 70명 정도로 보시면 되구요.”

“가격은요?”

“보자… 지금 의정부에 나와 있는 건 17평짜리랑 15평짜리, 9평짜리가 있는데 가장 저렴한 가격대는 220억이네요.”

“220억이요!?”

직원의 말에 태정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슨 놈의 집이 220억이나 된단 말인가.

하지만 직원은 이미 이런 반응을 많이 봐 왔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말을 덧붙였다.

“9평짜리고 여긴 이제 한 자리 남았는데, 계약하실 건가요?”

“아, 아뇨. 좀 생각을… 그런데 원래 이렇게 비싼가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어제 그 일로 서울시 모든 길드가 담합을 했어요. 고객님도 헌터시니 아시겠지만, 십 년 전만 해도 보호 맨션 사업이 길드 주 수입원 중의 하나였잖아요?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사업이 사장되다시피 했고, 그 와중에 다시 이동 포탈이 뜨니, 좋다구나 하고 올려 버린 거죠. 저희도 많이 난감한 상황이에요.”

“그럼 죄송한데, 혹시 의정부에 새로 생긴 대학에서 가장 가까운 맨션은 얼마나 하나요?”

“음… 그쪽은 현재 3등급은 없구요. 15분 거리에 2.5등급에 570억짜리가 있네요. 안전귀가 옵션 포함이고요. 평수는 35평으로 넓은 편이네요.”

“아… 일단 알겠습니다.”

어마어마한 가격에 혀를 내두르던 태정은 부동산을 빠져나와 생각했다.

현재 자신의 일일 수입은 수천.

220억짜리에 입주를 하려 해도 최소 1년 이상은 사냥을 해야 한다.

단순히 집을 사는 것이라면 1년이야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지만, 그 기간 안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냥 집으로 들어오라고 할까? 아냐. 와도 별 의미가 없잖아.’

매일 사냥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소영이 집에 들어온다 한들 보호해 줄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

더군다나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는 소영이 살고 있는 곳보다, 길드의 인프라가 떨어진다.

집을 비운 사이 사건이 발생하면 더 큰일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에 빠져 있던 태정은 이내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 일단 좀 지켜보자. 단발성일 수도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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