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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메카닉 플레이어-63화 (63/182)

63화

“과장님! 적들이 다시 모이고 있습니다. 나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부하 직원의 말에 이태호와 태정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가 확인을 하니, 사내의 말대로 대규모 병력이 집결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저만큼이나 여력이 남아 있다니, 징그러운 놈들.”

질린다는 듯 말을 뱉는 이태호를 향해 태정이 전투 준비에 들어가며 대답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제가 어떻게든 한번 해 보겠습니다.”

“그럼 제가 전권을 넘겨 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능력 없는 제가 지휘를 하기보다는…….”

이태호의 권유에 태정이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아유. 과장님, 전 그런 거 잘 못 합니다. 그냥 싸움만 하겠습니다.”

“그래도…….”

“지휘는 과장님이 맡아 주세요. 진짜 아무것도 몰라요.”

“그럼 제가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세요.”

“각 스킬의 쿨타임이 어떻게 되는지 좀 알 수 있겠습니까.”

“음. 로켓이 일반 탄 포함 분당 36발. 나머진 마나만 받쳐 주면 무한정으로 쓸 수 있습니다.”

“분당 36발에 나머진 무한이라.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예, 뭐.”

이태호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태정은 전방에 모여드는 적의 병력을 바라봤다.

대충 봐도 수천.

아까 전과 비교를 해 봐도 적은 숫자는 아니었다.

한번 이겨 봤기에 별 걱정은 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는 속으로 계속 이미지트레이닝을 돌렸다.

이 전투의 승리 요건은 하나.

피격을 당하지 않는 것.

압도적인 화력에 비해 방어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계 이상의 데미지가 들어오게 되면 그는 리스폰을 탈 확률이 높았다.

대충 500레벨대의 주력 스킬부턴 거의 원 킬이 난다고 보면 되니,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려면 단 한 대도 맞지 않아야 했다.

‘빨리 레벨을 올려서 쓸 만한 방어기를 얻어야 돼. 아니면 장비라도…….’

그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밑으로 내려갔던 이태호가 몇몇 헌터와 함께 상자 몇 개를 들고 왔다.

“이게 다 뭔가요?”

“병력들에게 걷은 포션입니다. 최소한의 전투할 것만 남겨 놓고 모조리 쓸어 왔습니다. 왠지 필요하실 거 같아서…….”

“아. 이러실 필요까진 없는데. 아직 여유가 좀…….”

“아닙니다. 어차피 저희는 다 쓰지도 못하는 건데요. 받아 주십시오. 이런 건 힘이 있는 사람이 써야죠.”

“음. 그럼 어렵게 모아 주신 거니 고맙게 잘 쓰겠습니다.”

“별말씀을요. 오히려 감사하죠.”

태정이 받은 포션의 양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이곳에 있는 헌터들의 레벨은 기본 500.

사용하는 포션도 최상급 이하는 단 하나도 없었다.

대충 계산을 해 봐도 20억은 가뿐히 넘기는 물량이었다.

뜻하지 않게 엄청난 양의 포션을 지원받게 된 그는 인벤토리에 차곡차곡 갈무리를 한 뒤 전의를 불태웠다.

“좋아. 마나도 넉넉하겠다. 어디 한번 올 테면 와 봐라.”

제닉스에서 태정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을 때, 스미스 연합에서는 조한철이 특작조를 편성하고 있었다.

“워 메이지 애들 준비 언제 되는 거야?”

“초반에 당한 이들이 많아서 600이상이 얼마 없습니다.”

“몇 명이나 되는데?”

“20명은 어림도 없고 쉴더 부대의 헌터들까지 차출하면 열 명 정도…….”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

“공략 나갔던 병력이 무려 7천입니다.”

“나도 알아. 에잇. 쯧. 일단 쉴더 애들 빼 봐. 어차피 지금 상황에 쓸데도 없잖아?”

“알겠습니다.”

얼마 뒤 조한철 앞으로 아홉 명의 워 메이지가 모였다.

“자.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은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소환하는 일이다.”

조한철의 말에 워메이지 하나가 의외라는 듯 입을 열었다.

“저희끼리 말입니까?”

“무슨 말 하려는지 알아. 이 인원 가지곤 위력이 많이 반감되겠지. 한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야.”

조한철의 말에 사내가 회의적인 투로 다시 물었다.

“저쪽에도 실력 있는 마법 부대가 있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홉 명이서 소환하는 메테오 스트라이크가 제대로 타격을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끼를 써야지.”

“미끼라면 무슨…….”

“지금 이 판에 뭐가 있겠나. 남아 있는 지상군이지.”

“그러니까 대장님 말씀은 지상군을 내어 주고 그틈에 성을 부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제대로 들어간다면 성만 부술까. 안에 있는 놈들 싹 다 날려 버릴 수도 있어.”

“일단 알겠습니다. 명령이니 따르겠습니다.”

그렇게 1개의 특작조를 편성한 조한철은 각 부대의 지휘관들을 통해 진격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물경 2천에 달하는 병력들이 함성과 함께 진군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반대편에서 지켜보고 있던 태정도 곧장 기체를 소환했다.

“아까보단 적은 거 같은데. 이게 마지막일까요?”

태정의 말에 이태호가 아마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전 병력만 해도 한 개 길드에서 나올 수 있는 수치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저쪽에서도 쥐어짜서 오는 걸 테니. 이번만 막는다면 무사히 성을 지켜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한번 퍼부어 보죠.”

태정은 그렇게 말하며 제라드를 호출했다.

“사거리 안에 들어오면 말 좀 해 줘.”

-알겠습니다.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지뢰까지 매설을 완료한 태정은 적들이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적들이 4km 내외로 들어왔습니다.

“오케이. 가 보자.”

미리 조준해 놓고 있던 좌표를 향해 장전된 로켓들이 하나둘 출격했다.

그렇게 날아간 로켓은 포물선을 그리며 대지에 떨어졌고, 동시에 지상을 초토화시키기 시작했다.

쾅! 쾅쾅!

곳곳에 떨어지며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는 로켓들.

그 굉장한 위력에 전진을 하는 적들의 대열이 깨지고 부대가 순식간에 와해됐다.

하지만 예상을 한 것인지 그들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흩어져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란 명이 있었기에 그대로 실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빠르게 성을 향해 돌진을 하는 이들과 그런 그들을 저지하고 있는 수십 개의 로켓.

성의 다른 인원들은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법사 계열의 헌터들은 이미 1차전 때 대부분 괴멸을 맞이했고, 남아 있는 이들이라 해 봐야 근접이나 지원 같은 당장에 필요가 없는 자원들이었다.

해서 그들은 두 손을 모으고 오직 태정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정신 바짝 차리고 태정 님에게 접근하는 적이 있으면 자폭을 해서라도 막아.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다들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이태호와 헌터들은 이미 태정의 방패가 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전투력의 9할 이상이 그를 통해 나오고 있으니, 그들로서는 달리 선택권이 없었다.

죽어서라도 그가 한 번의 공격을 더 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성이 지켜질 테니까.

그렇게 전투가 있은 지 십여 분.

적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개전 초반 무리를 지어 달려오던 이들이 모두 각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원래는 폭격 한 방에 우왕좌왕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미 리스폰을 각오하고 뛰는 그들에게 두려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좀 이상한데? 저것들 꼭 죽으려고 뛰는 것 같잖아?’

적들의 행동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그였지만, 달리 다른 것은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으로선 최대한 많은 공격을 퍼부어 놈들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리고 그 즈음.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태호의 시야에 무언가가 포착됐다.

그의 시선이 고정된 곳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의 하늘이었다.

그곳엔 십여 명의 헌터들이 진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피어오르는 빛의 형체가 무언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저놈들 뭘 하려고 그러는 거지?”

그의 중얼거림에 옆에 있던 헌터 하나가 미간을 좁히며 대답했다.

“저거 마나 드레인 아닙니까?”

“마나 드레인? 저쪽에 그만한 고수가 아직도 남아 있었나.”

“어? 빛이 붉게 변했습니다.”

“붉게 변했다… 화염 계열의 마법이군. 근데 굳이 마나드레인을… 잠깐, 저건?”

마법을 유추해 보던 이태호의 눈이 어느 순간 크게 떠졌다.

그들의 곁으로 떠돌던 붉은빛이 순식간에 커지며 거대한 흑구름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름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화염의 구체들.

그것은 이태호도 익히 알고 있는 마법이었다.

“메, 메테오 스트라이크야.”

“예!? 그럼 저게…….”

“확실해. 저건 메테오 스트라이크가 맞아. 700레벨대의 위자드가 남아 있었을 줄이야.”

메테오 스트라이크.

진 메테오의 하위 스킬로 700레벨대 최강의 공격 마법이었다.

800레벨의 블리자드와 쌍벽을 이루는.

보통 스킬은 레벨 차이를 극복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이 하위 마법이 한 단계 윗줄인 블리자드와 맞먹을 수 있는 이유는, 마나 총량에 의해 파괴력이 결정되는 특수성 때문이었다.

지금 여러 명의 헌터들이 그의 곁에서 마나 드레인을 돕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이태호는 대략적으로 계산을 때려 봤다.

‘열 명. 보조의 레벨은 500, 아니야 드레인인데 600은 되겠지. 그럼…….’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그가 수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적어도 12개 이상이야. 파괴력은 최소 5만.”

“그, 그럼 대피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대답도 하지 않은 그는 곧장 태정에게로 다가갔다.

“태정 님! 태정 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신나게 공격을 퍼붓고 있던 그가 잠시 멈추고 이태호를 바라봤다.

“예? 무슨 문제 있습니까?”

“그게 아니라 저길 좀 보십시오.”

이태호가 전방 하늘의 한 점을 가리키자, 태정이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다는 듯 말을 물었다.

“안 그래도 저게 뭔지 알고 싶었는데, 저게 뭡니까.”

“메테오 스트라이크라는 공격 마법입니다. 곧 있으면 공격이 시작될 겁니다. 지금 당장 대피해야 합니다.”

“대피요?”

“일단 뒷문으로 빠져나간 다음에 마법이 떨어지고 나면 다시 들어오는 걸로 하시죠.”

“뭐 그리 말씀을 하시니 일단은…….”

“저는 그럼 인원들부터 대피시키겠습니다.”

이태호가 부리나케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고 태정은 다시 한번 전방 하늘의 시커먼 화염 구름을 바라봤다.

“제라드, 메테오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거냐.”

-마나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재 주인님께서 가지고 계신 그 어떤 스킬보다 강력한 마법입니다.

“그래? 대충 어떤 건데?”

-메테오는 2가지가 있습니다. 유성 소환이라 불리는 진 메테오와 투석 형태로 날아드는 메테오 스트라이크가 바로 그것입니다. 저기 보이는 건 후자인데, 메테오 스트라이크의 경우 마법으로 만들어진 거대 화염구가 총마나에 의해 파괴력을 부여받습니다. 마나가 높으면 높을수록 파괴력 또한 증가하죠. 저쪽에 드러나 있는 마나의 총량을 계산해 봤을 때, 격중이 되는 순간 반경 100여 미터는 싹 날아간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물론 이건 하나일 때의 얘기입니다. 참고로 메테오 스트라이크는 최저 레벨일 경우 10개의 구체가 소환됩니다.

“하나가 반경 100미터인데, 최소 10개?”

생각보다 위험한 마법이라는 것을 인지한 태정은 곧장 자리를 뜨려다 멈칫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잊고 있던 무언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근데 그거로 안 되나? 우리 그거 있잖아, 요격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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