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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메카닉 플레이어-182화 (182/182)

182화

불은 정말이지 삽시간에 번져 갔다.

어느새 그가 떠 있는 곳까지 열기가 치미는 상황.

레벨은 무려 750이 넘어가고 있었다.

“무슨 레벨 업이…….”

태정은 이제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가 오늘 목표한 레벨은 700.

즉 등급으로 치면 A였다.

한데, 스킬 한 번에 750이라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성장이었다.

처음 비장한 각오와 함께 세웠던 700이란 목표가 창피하게 느껴질 정도.

“거의 100업을 한 것 같은데 아직도 계속 오르냐. 이건 뭐 몰카도 아니고…….”

그가 등급을 한 단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이유는 경험치 때문이었다.

레벨 업을 할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경험치.

특히 50레벨마다 한 번씩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뻥튀기가 되는데, 이는 헌터들에게 통곡의 벽이라 불릴 정도로 좌절을 안겨 주는 구간이었다.

태정 역시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었던 부분.

게다가 이곳은 웨이브성 던전도 아니라 규모는 크지만 모든 몬스터를 한 번에 몰아 잡을 수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700을 잡은 것인데, 소이탄의 말도 안 되는 확장력으로 인해 강제 웨이브가 진행되고 있었다.

물론, 여기엔 수십 명이 나눠 먹어야 할 경험치를 혼자 먹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즉 그는 지금 동 레벨대 헌터들과 비교해 최소 30배 이상의 경험치를 먹고 있단 뜻이었다.

달리 말하면 30배 이상 레벨 업이 빠르단 소리.

“755. 756. 757… x발, 그래. 까짓거 800까지 가 보자.”

레벨 업이 됨에 따라 새로운 스킬들도 하나둘 계속 오픈이 되고 있었다.

[대전차 지뢰 스킬이 오픈되었습니다.]

[태극 2호 스킬이 오픈되었습니다.]

“이거 뭐 확인해야 될 것도 오지게 많네. 일단 지뢰는 대충 아니까 패스하고. 그래. 태극 2호. 이건 1호 업그레이드 버전인가.”

[태극 2호] [군용 전투 슈트]

버전: 4세대.

물리 방어력 23,000

마법 방어력 14,500

차폐막 내구력 88,000 (재소환 1시간)

기동력 100

소비 마나 2만

*산소 발생기 및 여압 장치 내장.

“뭐야? 방어력이 2만 3천!? 거의 4배잖아?”

태정은 자신이 내용을 잘못 봤나 싶었다.

겨우 한 세대 차이인데, 수치가 너무 괴랄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태극 1호의 순수 방어력은 5천.

길드 버프를 받으면 6,500까지 올라간다.

2만 3천이면 거의 4배의 수치.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까지 올라가는구나. 진즉에 할걸.”

태정이 감탄과 후회를 동시에 맛보고 있는데, 카이저가 보란 듯이 입을 열었다.

[이제 알겠나.]

“어. 확실히. 네가 왜 그렇게 레벨 업부터 하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

[아직도 멀었다. 더 정진해라, 더. 파란보석을 쓸 수 있을 때까지.]

“파란 보석?”

이후 카이저는 대답이 없었다.

그런 그를 뒤로하고 태정이 제라드를 향해 물었다.

“이거 태극 1호랑 똑같은 개념이지? 블라스터도 달 수 있고.”

-그렇습니다.

“좋아. 바로 갈아탄다.”

대답과 동시에 그가 태극 2호를 활성화시켰다.

그러자 태극 1호가 사라지며 그의 몸이 하강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이내 딱 맞는 슈트가 생겨나며 허공에서 신형이 멈춰 섰다.

그리고 터지는 감탄사.

“햐. 이게 새로운 슈트구나. 4세대라 그런지 뭔가 좋긴 좋아 보이네. 색도 블랙계열이야. 멋진데?”

사실 감탄과 다르게 태극 1호와 달라진 점은 크게 없었다.

블랙 무광으로 칠해진 도색 정도가 다르달까.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어서 더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전 슈트보다는 몸에 더 찰싹 달라붙는다는 것이었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만족을 했다.

기계를 입고 있는 것이 아닌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폐막은 뭔데 8만 8천이나 돼?”

-역장으로 이루어진 실드입니다. 최대 8만 8천까지 데미지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주는 기술입니다.

“그럼 한 번에 8만 8천이 들어와도 막을 수 있다는 거야?”

-그렇습니다.

“오. 그럼 이게 그 무인으로 치면 호신강기 같은 거네? 괜찮은데?”

태정이 한상진에게 부러운 것이 있다면 딱 하나였다.

10만 이상의 방어력을 가진 호신강기.

전략폭격기나 천룡으로도 뚫을 수가 없는 무적의 방어술이었다.

물론 김용진의 필살기에 박살이 나긴 했지만, 어쨌든 10만의 방어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긴 했다.

카이저를 제외하면 핵미사일밖에 답이 없을 정도로 매우 강력한 방어기.

지금 그는 그에 준하는 스킬 하나를 얻은 셈이었다.

“일회성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기체도 아닌데. 이거 보니까 빨리 피닉스도 꺼내 봐야 하는데. 어디 마땅한 곳 없나?”

태정은 주위를 둘러보며 봉우리 같은 곳을 찾아봤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현재 있는 위치에서는 그런 것들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가 소이탄을 사용하기 위해 기체를 꺼냈던 석벽은 거센 화염에 휩싸여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황.

사실 그 어떤 스킬보다 그에겐 이게 메인이었다.

로봇 기지에서 봤던 그 거인과 같이 웅장했던 기체.

그 모습을 잊지 못하는 태정이었다.

“능력치나 한번 보자. 아까 제대로 못 봤어.”

[피닉스] [다목적 군사 기체]

역관절 전장 [5.5m] 전고 [8m]

직립형 [3.3m] [전고 11.2m]

장갑 방어력 69,000

기동력 [60-80]

부스터 [150]

소비 마나 5만

“아, 이게 8미터인 줄 알았더니, 로봇으로 변신하면 더 커지는구나. 방어력도 뭐가 이리 높냐? 잠깐, 이 정도면 소이탄도 버티겠는데? 온도 때문에 안 되려나. 제라드, 네 생각은 어때?”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소이탄은 위력만을 생각해선 안 됩니다. 특수 처리로 인해 탄은 달라붙지 않겠지만, 주변 사물의 연소로 인해 올라간 초고온의 열기는 그대로 전달이 될 겁니다. 물론, 극한의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기체라 어느 정도 방어는 가능하겠지만, 그 마지노선은 5천 도 수준으로 이때부턴 데미지가 누적돼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래? 그렇게 들으니까. 소이탄 저게 사기네. 최대 3만 도까지 올라가는데, 방어력 6만 9천이 5천 도밖에 버티지 못하면… 카이저 이놈도 못 버티겠네? 이놈 방어력이 13만인가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태정의 중얼거림에 이때다 싶은 카이저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흥. 내게 3만 도의 온도는 의미가 없다.]

“의미가 없다니. 너 고작해야 이거 두 배밖에 안 되잖아.”

[난 핵무기도 버틸 수 있게 만들어진 지구 최강의 병기다. 3만 정도야 미지근하지도 않지.]

믿을 수 없는 그의 말에 태정이 제라드를 향해 물었다.

“이놈 하는 말이 맞아? 핵무기를 버텨?”

-맞습니다. 연소 불가능한 외계 물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온도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직격을 당하면 폭발의 위력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날 순 있습니다.

[쓸데없는 설명을 하는구나.]

“쓸데없긴. 내가 네 적이냐. 아무튼 5천 도라… 근데 이것도 대단하다. 5천 도면 용광로에 들어가서 샤워도 하겠네.”

태정이 스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을 때도, 레벨 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헤라산군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2억을 획득합니다.]

[크라이손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1억 9천만을 획득합니다.]

[재래식 무기 상점 포인트 7을 획득합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이제는 불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

벌써 원래 있던 위치에서 수 킬로미터나 이동을 한 상태였다.

그에 따라 나오는 몬스터도, 경험치도 크게 달라졌다.

마리당 2억이 평균.

업그레이드 포인트도 배 이상 들어오고 있었다.

“거의 자동 사냥 수준이네. 이거 이러다 산 전체를 뒤덮는 거 아냐?”

지금까지의 상황만 보면 정말 그럴 것도 같았다.

온천지에 빼곡하게 들어선 나무와 풀들.

이것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화염은 계속해서 번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 얼토당토않은 사냥도 이제 그 끝을 보이고 있었다.

범위가 넓어진 만큼 여기저기로 전파되던 열화 에너지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불은 번지고 있지만 소이탄으로부터 나온 소이제는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태.

쉼 없이 울려 퍼지던 알림음도 조금씩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벨 업을 하기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클래스: 메카닉

등급 [측정 불가]

LV.782 경험치 128,100,000,000

공격력 [n] 방어력 [26,700]

관통력 [79%] 명중률 [82%] 마력 [142,200]

장갑 [n] 실드 [0]

*봉인된 능력치가 존재합니다.

“벌써 782. 가만. 이게 얼마야 대체. 일, 십, 백… 천억? 아니지. 레벨 업 한 지가… 제라드, 782의 필요 경험치가 얼마지?”

-6천 300억입니다.”

“6천 300억… 이러다 800되면 조까지 올라가겠네. 야…….”

엄청나게 불어 버린 경험치에 태정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650대만 해도 200억 정도밖에 되지 않던 경험치가 고작 130업 만에 30배로 뛰어 버린 것이다.

듣고도 믿기지가 않을 정도.

“이러니 10년, 20년을 해도 S급을 달기 힘든 거지. 이 경험치를 일반 클래스가 언제 다 까겠냐. 어후. 버스를 타도 힘들겠다.”

태정의 말은 사실이었다.

사할린에서 그렇게 많은 몬스터를 죽이고도 레벨 업이 얼마 되지 않았던 이유.

그것은 파티의 인원수에 있었다.

숫자가 늘면 늘수록 줄어드는 경험치.

그나마 원정 팀에 있던 서주아나 한서연 같은 저레벨들은 재미를 좀 봤지만, A등급 이상에 있던 헌터들은 쥐꼬리만 한 경험치밖에 얻지 못했다.

그 중간에 위치해 있던 태정도 기껏해야 3~4업 정도가 다였으니까.

물론 사할린 같은 경우는 극단적인 경우고, 일반 파티는 그보단 사정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혼자 하는 것과 함께하는 것은 설명을 하기가 입이 아플 정도로 큰 차이가 존재했다.

2억 먹을 걸 2천 정도밖에 먹지 못한다고 하면 10배.

1천이면 무려 20배의 차이였다.

그러니 아무리 사냥을 해도 레벨 업을 하기가 힘든 것이다.

S급부터 대우를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히든은 축복이야. 솔플도 솔플이지만, 던전 등급부터가 넘사벽이잖아.”

다시 한번 클래스에 감사하기도 잠시.

울려 퍼지던 알림음이 드문드문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정말 끝물에 다다른 것일까.

레벨을 확인해 보니 798이었다.

S급까지는 단 2레벨을 남겨 두고 있는 상황.

“조금만 더 가자, 조금만 더.”

그렇게 799가 되고 상당히 지루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G2 휴대용 캐논 발사기 스킬이 오픈됩니다.]

[현무-9 벙커 버스터 스킬이 오픈됩니다.]

[일부 무기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특수 임무 퀘스트가 오픈되었습니다.]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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