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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들고 데뷔합니다-72화 (72/236)

<제72화>

두현이의 도움을 받아, 정민을 데리고 한진성이 알려준 장소로 이동했다.

가는 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지만, 선글라스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 그렇게 알려진 건 아니어서인지.

우리를 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끝나기 30분 전에 연락 줘. 바로 올게.”

“고마워요, 형.”

차에서 내린 나는 주소를 확인하며, 눈앞에 있는 작은 빌딩을 살폈다.

“여기가 맞는데….”

이 건물 지하 1층이라고 했지.

그런데 간판 하나 없다.

하지만 한진성이 찍어준 주소는 여기가 맞았다.

일단 들어가 보는 거지 뭐.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야. 이상한 곳은 아니지?”

“오늘의 게스트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야.”

“누군지 말 좀 해줘.”

“원래 끝까지 몰라야 긴장감이 사는 법이지.”

정민을 데리고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았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 기지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아직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건물에서 나는 특유의 페인트 냄새도 났다.

딩동.

굳게 닫힌 문 앞에 놓인 작은 벨을 누르고 나자.

-아, 왔구나. 잠시만.

익숙한 한진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방금 진성 선배 목소리 아니야?”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게스트가 그럼….”

정민은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한진성이 문을 열고 우리를 맞이했거든.

“일찍 왔네. 빨리 들어와, 둘 다.”

“아, 안녕하세요. 선배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눈으로 정민이 한진성을 보았다.

“첫 자작곡 잘 들었다. ‘New Taste’ 아직도 차트에서 보이던데, 잘 썼더라.”

한진성이 정민의 등을 두드렸다.

“감사합니다.”

“너희한테 소개해 줄 사람이 있어. 아마 둘 다 알고 있는 사람일 거야.”

소개해 준다는 사람이 그가 말한 전문가일 거다.

그나저나 우리가 알 만한 사람이라.

유명한 작곡가인가?

“지금 작업 중이라 잠시 기다려야 할 거야. 여기서 조금 쉬고 있어.”

한진성이 사무실 한가운데에 있는 테이블을 가리켰다.

우리는 잠시 기다리면서 사무실을 살폈다.

상당히 넓었다.

딱 봐도 비싼 악기들이 소중하게 진열되어 있었고, 몬스터즈의 앨범 자켓이 벽면에 걸려 있었다. 국내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앨범을 모아놓은 책장도 있었다.

LP까지 있었다.

“진성 선배의 사무실인가요?”

“내 사무실은 아니고, 동료 사무실.”

동료라면….

“그럼 카이 선배님이겠네요.”

“맞아. 그 친구의 취향이 듬뿍 묻어난 사무실이지. 겉에서 봤을 때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 기지 같은 사무실에 온갖 악기로 가득한 그런 곳이야.”

카이.

전용 작곡 스킬 때문에 성능캐로 유명한 A급 아이돌 연습생이었다.

나 역시 그를 애용했던 기억이 있다.

천재 컨셉의 아이돌이었던 거 같은데, 약간 사차원 끼도 있어서 육성하는 데 꽤 애를 먹었다.

특히 악기를 다루는 데 천재적인 소양이 있는 녀석이었다.

성격이 너무 제멋대로라 랜덤 인카운터가 자주 터졌는데, 그거 때문에 육성에 상당한 난이도가 있었다.

무대 연출은 리듬 게임에서 따왔던 <마이 아이돌>이라 카이는 여러 디버프를 터트렸는데, 자신의 눈을 가린다는 컨셉으로 리듬 클릭 바가 보이지 않기도 했고, 일부러 엇박을 친다며 기존의 박자를 뒤엉키게 만들기까지 했다.

성공만 한다면 몇 배의 점수를 얻을 수 있기에 실력이 좋은 플레이어들은 카이를 사랑했다.

오죽하면 피지컬만 되면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동시에 피지컬이 구린 플레이어에겐 버림받는 캐릭터였고.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일종의 퍼포먼스 효과라고 했다.

팬들이 참 좋아하는 캐릭터였는데.

유저들을 힘들게 했던 무대 퍼포먼스가 여기에선 어떻게 적용됐을지 궁금했다.

게임의 정보대로라면, 카이는 정민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스타일의 작곡가였다.

하나하나 또는 꼼꼼하게 계획하고 작업을 진행하는 정민과 달리, 카이는 그야말로 번뜩이는 감각으로 작곡을 이어가는 스타일이었으니까.

‘정민에게 잘 통하려나.’

뚜껑을 따 봐야 알겠지.

“카이 선배님 사무실이었군요.”

정민이 감탄하며 사무실 안을 살폈다.

“저도 나중에 성공하면 이런 사무실을 갖고 싶어요.”

넓은 사무실을 보던 정민이 몇 번이고 감탄했다.

두두두두두!

그때 녹음실이라 적힌 방 안에서 드럼 소리가 들렸다.

클라이맥스로 다다르는 듯, 드럼 소리가 방음 부스를 넘어서 터져 나왔다.

“이제 곧 나오겠네.”

드럼 소리가 멎자, 한진성이 방음 부스 문을 열었다.

“카이, 애들 왔어.”

“일찍 왔네. 금방 나갈게.”

각진턱의 야성적인 매력과 부드러운 인상이 공존하는, 말도 안 되는 외모를 갖춘 카이가 방음 부스에서 나왔다.

한진성과는 다른 멋을 지닌 카이가 우리를 보며 씨익 웃었다.

얘가 원래 이렇게 잘생긴 캐릭터였나?

아닌데.

작곡에 열정이 넘치는 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의 혼혈이라는 캐릭터 설정은 기억한다.

그런데 게임에서 플레이할 때는 이렇게 잘생긴 캐릭터가 아니었다.

오히려.

‘외모가 부족해서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과금으로 천상의 외모를 스킬로 입혀줬는데.’

잠깐만.

설마….

우우웅!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핸드폰이 울렸다.

[과거의 편린을 발견했습니다.]

[윤건하의 플레이 기록에 남은 카이가 등장합니다.]

시스템이 말하는 ‘윤건하’는 지금의 내가 아닌, 사업가 ‘윤건하’를 말하는 거다.

얘가 내가 육성했던 카이라고?

그렇다면 기존의 카이랑은 전혀 다르다는 뜻 아니야?

한진성만큼은 아니었지만, 그에게도 상당한 돈을 투자했다.

그룹을 짤 때마다 필수적으로 한 자리를 차지했던 카이였다.

까다로운 성격과 랜덤 인카운터는 지옥이었지만, 그랬기에 키우는 맛이 있었다.

스타성이 있는 놈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많아서 그걸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당한 과금을 했다.

보완해 주기 위한 스킬이 SS급 스킬인 천상의 외모였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질렀던 스킬은 SS급 스킬인 마에스트로였다.

플레이 기록에 남은 카이라면 설마.

[‘윤건하’의 기록이 남은 카이의 상태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확인할 수 있다고?

이건 한진성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몬스터즈 멤버들에겐 이런 식으로 요소가 숨겨져 있는 건가?

마지막 엔딩을 보았던 최애캐 한진성이 아니라도 말이다.

[카이]

[노래: SS]

[춤: B]

[외모: SS]

[예능: S]

[스킬: 음악신동(A), 악기를 잘 다루는 남자(A), 무대 위가 천직(A), 천상의 외모(SS), 마에스트로(SS)….]

수많은 스킬이 나열되어 있었다.

내가 과금으로 질렀던 스킬을 대부분 갖고 있었다.

추억의 스킬과 능력치였다.

이놈을 위해 스킬을 뽑겠다고 얼마를 날려 먹었는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삼켰다.

과거의 추억이었다.

한참 카이를 깨보겠다고 애를 썼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만약 앞에 다른 사람들이 없었다면 놀라서 방방 뛰었을 거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인 것처럼 반겼겠지.

그러지 않은 이유는 하나다.

이 정보는.

이 스탯이 가진 추억은 오로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으니까.

추억에 터져 나오려는 기쁨을 속으로 삼키며, 나는 다시 카이의 능력치를 보았다.

이건 A급 아이돌이 아니라 S, 아니 SS급 아이돌 수준의 능력치였다.

전부 과금으로 만들어낸 능력치.

어쩐지 더 잘생겼더라니.

괜히 그런 게 아니었다.

SS급 스킬 마에스트로.

아마 저 스킬이 정민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단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정민이 갖고 있는 미래의 마에스트로.

이 스킬이 더 나은 스킬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상위 스킬인 마에스트로의 스킬을 지닌 자가 스승이 되어줘야만 했다.

스킬만 갖춘다고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지는 않겠지만.

‘카이를 정민의 스승으로 만들어 준다면?’

그 또한 해결법이 되지 않을까?

[멤버 히든 업적 - 정민의 속사정을 해결하세요.]

[성공 시: 미래의 마에스트로(S) 진화 조건 - 스승에게 받는 튜터링 달성]

시스템이 괜히 이런 멘트를 달아준 게 아닐 거다.

생각을 정리하던 찰나, 카이가 우리가 앉은 테이블로 다가오며 웃었다.

SS급 외모를 갖출 정도로 잘생긴 카이였지만, 한진성의 옆에 서자 평범해 보일 정도였다.

‘한진성은 설마 SSS급까지 올린 건가.’

최소한 카이보다 더 잘생겼다는 건 확실했다.

“반가워. 올리오스 맞지? 이야,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이다. 내가 이렇게 작업실을 따로 차린 뒤로는 GH 사무실에 가질 않아서 말이야.”

카이가 주먹을 쥔 채로 손을 내밀었다.

우리는 그런 카이와 주먹을 마주치며 인사했다.

특히 정민은.

“바, 반갑습니다! 선배님, 정민이라고 합니다! 성이 정이고, 이름은 민입니다! 외자입니다!”

“끄핫! 그렇게 반응하면 엄청 부끄러운데? 하하핫!”

부끄럽다는 말치곤 너무 좋아하는데.

“윤건하입니다.”

“아, 너구나?”

응?

나를 보는 카이의 얼굴에 질투심이 깃들었다.

“진짜 궁금했거든. 천하의 한진성이랑 선빈당을 간 건방진 후배가 누군지.”

“아.”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나를 노려보는 눈빛이 마치 살쾡이 같았다.

“나는 아직도 같이 못 갔는데.”

“후배들한테 부끄럽게 왜 그래.”

“뭐가. 나도 할 말은 해야 하지 않겠어? 내가 그렇게 가자고 졸랐던 맛집을 다른 애랑 갔다는 게 화나잖아.”

짐짓 화난 척을 하던 카이가 씨익 웃었다.

“농담이야.”

실실 웃는 카이.

첫인사만으로 카이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 것만 같았다.

“아무튼 이렇게 모였는데 한잔할까?”

“술 말씀이신가요?”

한잔하자는 카이의 말에 정민이 화들짝 놀라며 나를 봤다.

야, 왜 나를 보는데.

“아니. 술은 됐어. 나도 이따 작업해야 하니까. 너희도 몇 주 안 남았다면서. 그럼 술은 못 마시지. 그 대신 음료수나 한잔하자고.”

“음…료수요?”

“그래. 창작자에겐 필수인 액상과당 한잔해야지.”

싱글벙글 웃으며 냉장고로 걸어간 카이가 콜라를 내밀었다.

“탄산 싫어해? 그럼 주스?”

“어….”

액상과당 가득한 주스와 콜라는 아이돌이 술만큼 피해야 하는 음료였다.

그런데 카이의 냉장고에는 제품별로 줄 세워진 음료수가 가득했다.

거기엔 맥주는 하나도 없었다.

술은 하지 않는 듯했다.

그 모습을 본 정민이 당황하며 내 눈치를 봤다.

망설이는 거 같아서 내가 먼저 말했다.

“저는 탄산이 좋습니다.”

“그럼 저는 주스로 부탁드릴게요.”

음료수를 갖다 준 카이가 콜라 캔을 땄다.

따악!

경쾌한 소리와 함께 통통 튀는 소리를 내는 탄산음료를 벌컥거리며 마셨다.

“크으! 이 맛이지. 작업 끝나고 마시는 콜라 한 잔이 진짜 최고라니까?”

키득거리던 카이가 물었다.

“정민이라고 했지? 네가 작곡한다고?”

“네.”

여전히 음료수 앞에서 머뭇거리던 정민에게 카이가 물었다.

“그럼 우리 작곡가 후배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나?”

“네?”

“나는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면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거든. 안 그러면 노래가 안 나와.”

“없는데요….”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없다고? 작곡한다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스타일인가? 그런 거 같지는 않은데.”

카이의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졌다.

꿀꺽꿀꺽.

그러더니 다시 한 번 음료수를 마셨다.

“스트레스를 받긴 하는데….”

정민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푸는 방법도 모르겠고, 그런 걸 풀 때가 맞나 싶기도 해서.”

“스트레스는 풀어야지. 그걸 왜 고민해?”

“네?”

“고민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야. 그럴 땐 뭐든지 해야지.”

“…….”

정민이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저희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됐고, 다른 멤버들은 열심히 하는데 저만 스트레스 푼다고 뭘 하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정민이 너는 열심히 안 하나?”

“네?”

“노는 거 아니잖아.”

“어….”

“나도 데뷔할 때 놀았어. 스케줄은 스케줄대로 소화하고 몰래몰래 이렇게 탄산을 마셨지. 그때는 제로 콜라였지만 말이야.”

큭큭큭 웃으며 말하던 카이가 다시 한번 음료수를 마셨다.

“물론 죄책감이 들긴 하는데, 더 열심히 운동해야지. 별수 있겠어?”

“데뷔 때도 마셨다고요?”

“그래. 최강훈 대표님 몰래 마셨지. 아직도 모를걸? 내가 차 뒷좌석 아래에 제로 콜라를 하나씩 숨겨서 가지고 다녔다는 거.”

카이는 대신 나를 보았다.

“우리 건하 후배는 어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어?”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라.

사실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타입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을 요소를 원천 차단하고, 혹여나 받을 일이 있다면 문제의 근원지를 처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분명 카이는 원하는 답이 있을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답이 아닌, 정민에게 닿을 수 있는 답.

나는 잠시 생각하는 척 입을 오물거리다가,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저녁마다 거울 보는 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에요.”

“호오? 그래?”

“오늘은 조금 더 잘생겨지지 않았나?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나름대로 최고 아닌가? 하면서요.”

내 말에 카이의 눈매가 초승달 모양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진짜로? 우리 그룹에도 비슷한 애가 있어.”

“비슷하다고요?”

“안 그래? 진성?”

“조용히 해.”

한진성이 톡 쏘아붙이며 시선을 피했다.

의외의 취미를 갖고 있네.

우리의 말에 정민이 입을 다물었다.

마치 자기만 그런 방법이 없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건하 너도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었구나….”

“당연하지. 나도 사람인데.”

“나는 네가 스트레스를 안 받는 사람인 줄 알았어.”

“그런 말 많이 들어.”

괜히 찔린다.

미안하다, 정민아. 가끔은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정신이 건강해야 좋은 노래가 나오거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간 카이는 정민이 평소에 좋아하는 게 있는지 물었다.

“별거 없는데….”

“뭐라도 생각해. 이걸 했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는 거 없었어?”

“친구들이 제가 한 요리를 맛있게 먹었을 때가 기분이 좋았어요.”

“요리에도 소질이 있어?”

“네.”

“그럼 요리를 하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어보는 것도 좋겠는데?”

나는 놀란 눈으로 카이를 보았다.

확실히 같은 작곡 타입이라 그런 걸까.

자연스럽게 정민이 가진 문제에 접근하고 있었다.

노래에 대한 부담감을 주는 것보다는 작곡 외적인 이야기부터 접근해서 자연스럽게 작곡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는 것.

능수능란한 선배의 모습이었다.

‘이런 어른스러운 면모도 가지고 있었나.’

의외의 일면이었다.

물론 문제 해결은 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

다만 내가 생각하지 못한 접근방식이라 놀랐다.

이건 기회다.

정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

마에스트로 스킬을 지닌 카이.

거기에 작곡 선배.

그의 앞에서 정민이 가장 잘하는 요리로 칭찬을 받는다면?

‘자신감이 오르지 않을까?’

우리에게 요리를 해주는 것보다 몇 배는 의미 있는 해소법이 될 수 있었다.

“방금 보니까 부엌이 작게 있는데, 얘기 나온 김에 좀 써도 될까요? 말로 하는 것보단 직접 해보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나는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 말을 들은 정민과 카이의 시선이 냉장고 옆에 있는 작은 냉장고로 향했다.

“그거 좋은 생각이네.”

“지, 지금?”

“건하 말이 맞아. 정말 스트레스가 풀리는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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