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0억을 상속받았다-1화 (1/200)

32살, 한영수

1. 32살, 한영수 (프롤로그)

내 이름은 한영수.

나이는 32살.

소위 말하는 ‘지거국’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

현재까지 서울 근교에 있는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4년 차 대리다.

내 이력을 문자로 풀자면 이력서 한 페이지나 채울 수 있을까.

그야말로 놀라운 일 하나 없는 인생이었다.

갑남을녀의 표상이랄까.

아니지.

보통이란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사연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 나처럼 기구하게 인생의 출발점에 선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

나는 핏덩이 때 보육원 앞에 버려졌다.

말 그대로 부모의 얼굴조차 모르는 나에게 인생은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짐이었다.

부모 없는 삶의 설움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하지만 그런 아픔조차도 이제 딱지가 앉아 익숙해진 지 오래.

그런데,

그런 내 삶을 흔드는 커다란 사건이 일어났다.

내 아버지라는 사람의 부고를 듣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게 유산을 남겼다고 한다.

500억이라는 아득한 액수의 돈을.

거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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